덱텍티브 (발음이 어렵군요) 리뷰: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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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8 오전 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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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탈출 게임이 한동안 유행하는가 싶더니 여전히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크게 보아 방탈출이지만 앱이나 디지털기구를 이용하는 게임도 있고, 자르고 오리는 등의 크래프트를 중시하는 게임도 있고,

다른 도구 없이 오직 카드로만 방탈출을 구현한 게임도 있습니다.

바로 덱스케이프죠.

덱텍티브가 어딘가 익숙하다 했더니 바로 덱스케이프에서 파생된 것이더군요.

오직 50장의 카드로만 구성되어 룰북이 따로 없이 카드를 순서대로 플레이하다보면 자연스레 하는 방법이 익혀지는 게임입니다.

덱텍티브 또한 같은 형식이죠. 카드 50장이라더니 50번 카드는 광고네요 ㅎ

방탈출 게임들은 대체로 호흡이 짧습니다.

한문제 한문제가 간단한 문제풀이로 이루어져있죠.

그래서 게임이 제시하는 배경에 깊이 들어가기 보다는 눈 앞의 문제를 추상화하여 풀게 되곤 합니다.

엑시트의 최근 시리즈처럼 마지막에 추리를 가미한 형태도 있지만 본질은 문제풀이입니다.

방탈출 게임의 그런 부분을 탈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의 일환인지 요새는 추리 형식의 게임이 많이 보이더군요.

사건파일이라던가 위에 있는 셜록파일즈 라던가.

덱텍티브 리뷰를 훑어보니 셜록파일즈보다 더 좋게 평가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셜록의 랜덤 단서 시스템보다 덱텍티브의 정교하게 카드 순서를 구성해 놓은 시스템이 더 안정적이라는 평가인 듯 합니다.

요새는 거기에 한걸음 더 들어가 아예 플레이어 스스로 사건현장의 주인공이 되어 역할극을 하며 사건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형태의 게임이 출시되고 있네요.

위에 머더 미스테리도 그런 시리즈인 것 같습니다. 5~13명 플레이 가능 이었던 걸로 기억하네요.

(과연 나는 이걸 해 볼 기회가 있을 것인가)

<신기하게도 이 게임 시리즈가 보라에 등록이 되어 있는데 관련 글은 하나도 없네요>

요 게임은 전체가 하나의 사건을 해결하는 게임이라

방탈출류의 짧게 짧게 끊어지는 문제해결과는 궤를 달리 합니다.

본격 추리라고는 말하기 어렵지만 50장의 카드로 한시간 정도 호흡의 게임을 훌륭하게 구현해 냈습니다.

엑시트의 그것만큼은 아니지만 주어진 컴포넌트를 (이라고 해봐야 박스와 카드) 재미있게 활용하여

사건 현장을 구현해 줍니다. 아래 사진을 보시죠.

박스 뒷면에 나오는 사진이라 스포는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

요렇게 카드를 끼워넣고,

요렇게 다리를 연결하면 3D 현장 완성.

게임의 진행은 간단합니다.

요렇게 사건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요, 인원수에 따라 각자 카드를 몇장씩 받게 됩니다.

저는 1인플이라서 5장을 받았습니다.

카드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각자 자기가 받은 카드는 살펴볼 수 있고, 제목도 말할 수 있지만,

내용은 절대 말할 수가 없습니다.

카드를 뒤집어서 앞을 보면 중요도를 나타내는 숫자와 사건에 대한 직간접적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중요한 단서를 포함할수록 앞면 숫자가 높아지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각자 받은 카드를 살펴본 후에 한사람씩 플레이를 하는데, 두 가지 중에 한 행동을 합니다.

1. 카드 한장을 비공개로 버리거나,

2. 카드 한장을 모두에게 공개하여 테이블에 펼쳐놓거나.

2번을 하기 위한 조건은 버려진 카드의 숫자가 플레이하고 싶은 카드의 중요도 숫자 이상이어야 합니다.

(처음에 한장이 버려진 더미로 놓여지게 되어, 첫턴에 무조건 버리는 행동이 강요되지는 않습니다.)

즉, 플레이어들은 자신이 가진 카드중에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카드를 버리고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카드는 공개해야 하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죠.

행동을 마친 후에 덱에서 카드 한장을 받아와 보충하고 다음 사람으로 순서가 넘어갑니다.

언제든지 공개된 카드와 사건현장을 보며 사건에 대해 토론할 수 있습니다.

다섯장의 카드가 버려져 있으니, 저는 중요도 5 이하의 카드는 플레이 할 수 있겠네요.

이렇게 플레이하다 보면,

요런 카드가 나옵니다.

열심히 사건에 대해 조사하고 있는 와중에 새로운 정보가 주어지는 것이죠.

이건 액션에 상관없이 그대로 뒤집어 공개하고 계속 순서를 이어 나갑니다.

큰 스포일러는 아닌것 같지만 그래도 Plot Twist 내용은 스포일러에 넣겠습니다.

열심히 정보를 취합하고 새로운 카드를 받아가며 진행을 하다보면 조금씩 사건의 윤곽이 보입니다.

열심열심.

그러다보면 이렇게 자, 이제 문제를 맞출 차례야, 라며 다음 카드부터 사건에 대한 문제를 줍니다.

이때 플레이어들은 공개된 카드와 자신이 버린 카드의 기억을 바탕으로 토론을 해서 답을 내게 됩니다.

게임속에 클립이 들어있어서 문제풀이를 위한 도구인가 했는데

단순히 정답 표시용이었네요.

아래는 혹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클립을 어떻게 쓰는건지 궁금하신 분만 슬쩍 실눈뜨고 보십시용.

영어인데다 화질을 낮춘 사진이라 큰 스포는 아닐 수도 있겠지만요.

사건의 진상자체는 쉬운 편입니다.

하지만 설명을 보니 제가 놓친 디테일들이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저는 증거보다는 심증과 감으로 수사를 했나보네요.

꽤 재미있는 한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에 다른 방탈출 게임 느낌으로 뭔가 풀어야 할 문제가 있기를 기대하고 덱을 슥슥 넘기며 플레이를 했더니

아무 생각도 없는 저에게 문제를 맞추라고 하더군요. 엥?

아 이게 이렇게 하는게 아니구나 싶어서 다시 처음부터 차근차근 플레이 했습니다.

엑시트에 익숙해져 있던 게임스타일은 버려야 하는 게임이더군요.

몇가지 특징적인 점이 있다면:

1. 공개되지 않는 정보로 인해 알파 플레이어의 문제가 완화되며 개개인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마지막 토론에서 알파 플레이어가 목소리 크게 주장할 가능성은 있겠지만,

플레이 중에는 서로 내용을 보여 줄 수가 없어서 온전히 본인의 선택이 됩니다.

모두가 참여하고 생각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좋은 시스템인 것 같아요.

2. 미리 말을 안 해주더니 나중엔 기억력도 중요해진다.

이건 제가 혼자 잘못 생각해서 그럴수도 있겠네요.

필요없다고 생각되는 카드는 버리면서 플레이하라고 하니 전 필수 단서 카드들만 있으면 문제가 풀리는 걸로 생각했습니다.

여타 방탈출 게임들처럼 단서 1,2,3 이 있으면 문제 1번이 풀린다. 이런식으로 생각했던 것이죠.

물론 필수카드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뭐가 필수인지 모르니 큰 상관 없을 수도 있겠네요.

이 게임은 모든 카드가 크고 작은 단서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기억이 쉬운 단서는 버리고 함께 보아야 할 단서는 살려야 하는 것이죠.

하지만 여럿이서 할 때 이걸 미리 알고 하는 것보단 모르고 하는게 더 좋을 것 같기도 한데, 잘 모르겠네요.

심각하게 무조건 이걸 극강의 효율로 해결해야해, 하는 상황은 아니니까 굳이 모두에게 버린 카드를 다 기억하라고 할 필요는 없을 듯 합니다.

3. 디테일이 살아있다.

앞서 살짝 언급했지만, 주어지는 정보에 꽤 디테일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너무 숨어있지도 않고 대놓고 주어지지도 않는 정도로, 은근한 정보들입니다.

전 자세히 본다고 했는데도 정답해설을 확인하니 놓친 부분들이 꽤 있더라고요.

알고나서 다시 보면, 오 이런것도 있네, 라고 할 만한 부분입니다.

요 스타일을 알고 나서 시리즈의 다른 게임을 하게 되면 더 잘 보일런지 궁금하네요.

4. 정보를 흩어놓은 때문인지 사건의 진상 자체는 쉽다.

누가 그런 일을 했는지 밝혀내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선형적이지 않은 단서 구조와 일부 단서는 버려진다는 시스템 상

너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기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이 게임이 덱텍티브의 첫 게임인 것도 있고요. 다음 부터는 조금 더 어려워지길 기대해봅니다.

추리를 좋아하시고 문제풀이를 좋아하신다면 그런 장르의 도입게임으로 자신있게 추천할만한 게임입니다.

플레이 후에 바로 시리즈의 다른 게임들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반대로 방탈출은 좋아하지만 추리는 싫어하신다면 이 게임은 안 맞으실 겁니다.

하시게되면 저처럼 1인플로 하지 마시고 다인플로 하시길 권합니다

1인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었지만,

다인플로 서로 못 보던 것을 보고, 생각 못했던 부분을 토론으로 알게되고,

등등, 다인플에서 느끼도록 의도된 재미를 못 느껴서 아쉬웠네요.

게임을 하고 나니 다인플에서 충분히 그런 재미들이 느껴질 것 같습니다

게임을 하고 나면 리플레이는 불가능합니다.

특히 제가 놓쳤다가 답을 보고 알게된 디테일들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기억날 것 같네요. . .

연이 닿는다면 덱텍티브 다른 시리즈로 또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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