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씬 갓겜 대결: 푸른 달 vs 웬디

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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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3 오후 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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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최근에 언더독게임즈 사장님에게 ‘몇 번이고 푸른 달에

불을 불였다’(이하 ‘푸른 달’)을 빌려서 플레이해 봤습니다.

이 게임은 머더 미스터리 게임(크라임씬 게임)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누구나 그 이름을 들어 봤을 ‘구두룡관의 살인’과

같은 시리즈에 속하는 게임으로, 사장님은 푸른 달이

이 시리즈 최고의 게임이라 생각하시더라구요.

그도 그럴 만한 게, 제가 이전 리뷰에서

‘시체와 온천’, ‘웬디, 어른이 되렴’ 리뷰

극찬했던 갓갓겜 ‘웬디, 어른이 되렴’(이하 ‘웬디’)의

디자이너가 푸른 달에도 참여한 겁니다!!! 웬디를 해 보신

분이라면 이 사실만으로도 저처럼 흥분되실 텐데요...

게다가, 페리페리님도 예전 리뷰

드디어 이 시국 게임! 미스테리 파티 인 더 박스 시리즈 조금 긴 리뷰입니다! [구두룡관, 마녀, 푸른달] [머더 미스테리]

에서 푸른 달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즐긴 세 게임 중 가장 여운도 남고 복잡한 게임”,

“엔딩을 보시면 와 미쳤네. 라는 소리가 안 나올 수 없다”,

“독특한 액션들과 유기적인 조합은 진짜 레전드

스토리를 불러올 수도”

등 자극적인 표현을 많이 쓰셨고, 자메스 카임님이

스포일러 우려에 많이 절제하며 쓰신 후기

지극히 주관적인 3분 후기 – 44. 몇 번이고 푸른 달에 불을 붙였다(once in a bluemoon)

도 댓글을 읽어 보면

‘이 게임 장난 아니구나!’

싶으실 겁니다.

글 제목부터 갓겜이라 쓴데 대한 설명은 이 정도로 하구요,

이제부터는 두 게임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두 시리즈

푸른 달과 웬디는 같은 회사에서 출판됐지만, 두 게임이

속한 시리즈는 다릅니다. 푸른 달은

미스터리 파티 시리즈 (MTS에서 한글판 출시),

웬디는

머더 미스터리 미니 시리즈 (언더독게임즈에서 한글판 출시)

에 속하는데, 다른 시리즈에 속하는 만큼 성격이 다른

게임임을 짐작할 수 있죠. 실제로 게임을 해 보니,

정말 다른 게임이던데 그 차이를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은

‘밀담’이었습니다.

2. 밀담

플레이어들이 모두 테이블에 둘러앉아 오가는 이야기를

다 들으며 플레이하는 웬디완 달리, 푸른 달은 테이블을

벗어나 원하는 플레이어와 몰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데

이를 밀담이라 부릅니다.

그동안 밀담을 경험해 보지 못한 저는 자메스 카임님이

머더 미스터리 게임 후기마다 밀담, 밀담 그러시길래

자메스 카임님의 보드라이프 블로그

‘저게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저러실까?’

했는데, 그만한 이유가 다 있더군요. 게임의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겁니다.

그동안 머더 미스터리를

머더 미스터리 = 추리 + 역할극(마피아)

로 이해했는데, 밀담이 들어가니 여기에 ‘협상’(혹은 협잡?)을

추가해야겠더라구요.

머더 미스터리 = 추리 + 역할극(마피아) + 협상

어떤 느낌이냐면

“그 단서 궁금한데, 이 단서랑 서로 바꿀까?”,

“내가 갖고 있는 이 단서 궁금하지 않아? 알고 싶으면,

니가 알고 있는 거 다 알려 줘.”

와 같은 거죠. 거기다, 역할극도 더 활발해지는데... 보통,

모두가 함께 있을 때보다 단둘이 있을 때 훨씬 많은 (혹은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있잖아요? 그런 만큼,

“우리, 할 얘기 있지 않아?”,

“걔가 그렇게 말했다구? 내 단서랑 안 맞는데?

걔가 범인인가? 내가 지금 가서 한 번 슬쩍 떠볼게.”

와 같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게 되더라구요. 결과적으로

게임이 훨씬 역동적이고 파티스럽게 흘러가구요.

두 게임을 확실하게 차별화시키는 메카니즘 ‘밀담’에 대해

이야기해 봤는데, 이번에는 두 게임의 스토리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3. 웬디의 스토리 vs 푸른 달의 캐릭터 설정

웬디는 스토리가 놀랍고 충격적인 게임으로 알려져 있는데,

푸른 달은 적어도 저에겐 스토리가 평범했습니다.

대신에 푸른 달을 특별하게 만든 것은 다채로운 캐릭터

설정이었는데요, 이 설정 덕분에 플레이어마다 서로 다른

게임을 (그것도 동시에 여러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인상이었습니다. 게임이 굉장히 다층적이라고나 할까요?

4. 푸른 달: 구경하고 싶은 게임

그러다 보니, 1회성 게임임에도, 한 번 플레이해서는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더라구요.

게임이 좀 복잡합니다; 그래서, 다음에 다른 사람들이

플레이하는 모습도 구경하고 싶네요.

- 이 말 맞습니다ㅋ 사진 출처: MTS

5. 푸른 달: 깍두기 캐릭터

특히나, 제가 맡은 캐릭터가 6인플일 때는 안 쓰고,

7인플일 때만 쓰는 (있으나 없으나 상관없는) 깍뚜기

캐릭터라 더 그랬던 거 같습니다. 방 귀퉁이 마다

두 명씩 자리잡고 밀담을 나누는데, 저는 혼자 테이블에

외롭게 앉아 있을 때가 있었거든요.

보통, 머더 미스터리는 인원을 풀로 채워서 플레이하는 게

좋다고 하는데, 이 게임은 7인일 때 깍두기 캐릭터가

추가되기에, 꼭 7인을 채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을 하기 위해 7인을 모으되, 혹시 한 명이 못 오게

되면 6인플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될 듯하구요,

깍두기 캐릭터는 모임을 주선하신 분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맡으시면 어떨까합니다. 게임 초반 플레이가

좀 아쉬우니까요. 그래도, 게임 후반에는 괜찮았고,

범인을 지목한 유일한 플레이어가 저였던 걸 보면,

굳이 뺄 필요까지는 없다고 봅니다.

6. 결론

1회플로 파악하기 힘든 게임이라 좀 조심스럽긴 하지만

결론을 내려 보면요...

범인 검거에 실패했음에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다들

웃고 있는 모습을 보건데, 푸른 달은 추리 성공-실패와

상관없이 유쾌하고 파티스러워

“대중적인 재미를 보장하는 웰메이드 갓겜”

이라고 결론 내리고 싶습니다. 웬디에 비해

JTBC 예능 크라임씬에 좀 더 가깝다고나 할까요?

단, 대중적이라곤 했지만, 게임이 복잡하고 밸런스도 좋아

추리에 성공하긴 힘들어 보입니다. 다들 수첩 하나씩 들고

다니면서 플레이하셨음 좋겠네요.

반면, 웬디는 추리게임에 좀 더 가까워 충격적인 스토리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추리에 꼭 성공했으면 합니다.

그런 만큼,

“추리에 숙련된 플레이어들이 즐기기에 더 좋은

추리 매니아용 갓갓겜”

이 아닌가 합니다.

앞으로 머더 미스터리 장르에서 이 게임이 차지할 위상은

추리게임에서 디텍티브가 차지하고 있는 위치 정도이지

않을까 싶네요.

이 게임들을 실제로 돌려 보려면, 인원수도 중요할 텐데요...

웬디는 4~5인 게임인데, 보통 5인을 추천하시더라구요.

하지만, 추리에 숙련된 다섯 명을 모으기는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 푸른 달은 6~7인 게임인데, 6인은 언젠가는

모을 수 있는 인원이 아닐까합니다.

마지막으로, 어제부터 MTS에서 텀블벅 ‘미스터리 파티 시리즈’

펀딩을 시작하죠.

텀블벅 미스터리 파티 시리즈 펀딩 페이지

- 사진 출처: MTS

저는 세 게임 중에 ‘구두룡 저택의 살인’은 7~9인 게임이라

부담스럽고, 테마도 그리 선호하지 않아 패스하구요...

(박스 일러는 문어??)

‘늑대인간 마을의 축제’는 역시나 7~8명으로 많은 인원을

필요로 하지만, 마피아게임에서 빠질 수 없는 테마에

난이도가 낮다고 해서 구매해 놓으려고 합니다. 언젠가

한 번은 돌릴 수 있지 않을까요?

한편, ‘푸른 달’은 이미 플레이했지만 워낙 게임이 괜찮아

다른 분들에게 돌려드리기 위해 역시 구매하려고 합니다...

라고 쓰려 했는데, 펀딩 시작하고 보니 3개 세트가

9만9천원이 아니라 8만9천원이네요?? 마음 고쳐먹고

3개 세트에 들어 갈지도 모르겠습니다 ㅋ

그리고, 혹 게임엔 관심이 있지만 가격이나 인원수가

부담스러운 분이 계시다면, 푸른 달만 구매해서

6인플로 해 보시는 것도 이 시리즈의 에센스를 경험할 수

있는 한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펀딩이 성공해 미스터리 파티 시리즈 다른 게임들도

출시됐으면 좋겠네요!

머더 미스터리에 관심 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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