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프와 즐긴 히트 (Heat : Pedal to the metal) 간단 후기
안녕하세요.
날이 많이 춥네요.. 이런 날엔 집에서 따뜻한 차 한잔과 함께 보드게임하면서 도란도란 얘기하며 보내야죠ㅎㅎ
요즘 BGG Hotness 1위를 달리고 있는, 나온지 얼마 안된 따끈따끈한 히트 : 페달 투 더 메탈 (Heat : Pedal to the metal) 와이프와의 2인플 간단 후기를 작성해 봅니다.
꽤 하고싶은 얘기가 많은데, 모바일로 작성하려니 힘도 들고 하나하나 세세하게 쓸것도 아닐 것 같아서 주요 내용만 써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 길어지네요ㅠ
[저와 와이프 성향]
- 강한 인터렉션 극호
- 아름다운 이미지 / 일러스트 극호
- 웨이트 높은 게임 선호
- 장고 호 (플레이타임에 대한 제약 없음)
- 협력 비선호 : 특히 펜데믹, 글룸헤이븐 등 알파 플레이어가 생길 수 있는 게임 비선호.
- 액션에 '이유'가 명확한 시스템 선호
(박스가 생각보다 커요..)
(트레이는 꽤 잘돼있습니다. 기어봉과 머신 미니어처 자리에 비어있는 2칸은 혹시 확장..?ㅎㅎ)
[종합]
- 낮은 웨이트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잘 구현된 레이싱 게임!
[장점]
- 뱅상 듀트레의 수려한 일러스트로 완성된 1960년대 F1 그랑프리의 보드게임화! 뱅상 작가의 작화는 참 매력적입니다. 작가가 그린 게임은 무조건 모으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요. 로스트 시티나 황금의 땅 엘도라도에서도 느낄 수 있는 작가 특유의 화풍은 60년대 F1의 느낌을 살리는데 엄청난 역할을 합니다. 일단 게임을 하고싶게 만들어주는데 큰 몫을 합니다.
- 쉽고 직관적인 룰, 적당히 고민하게 만드는 시스템, 과하지 않은 F1의 재현 등을 잘 버무려놨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카드플레이지만, 플레이할 수 있는 카드 장수는 현재 '기어 단수'로 구현했고, 작가의 전작인 '플람 루즈 Flamme rouge' 에서도 호평받았던 슬립스트림은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이었던 카드는 '스트레스 카드'인데요, 실제로 드라이버들이 장시간 집중해서 고속과 저속을 넘나들며 급한 코너를 돌면서 레이싱을 진행하다 보면 그만큼 정신적/체력적 스트레스가 쌓이기 마련입니다. 그런 부분을 이 게임에서는 스트레스 카드로 묘사했고, 얼만큼의 속도를 낼지는 덱에서 어떤카드가 드로우 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즉,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제대로 컨트롤을 못하는 상황으로 해석한다면 참 잘 표현했다고 생각됩니다. 이 카드는 버리지도 못하는 카드라, 적기 적소에 잘 사용하는게 중요합니다만 또 100프로 운에 따라 결정되는것도 아닌 것이, 처음 내 덱에 어떤 속도카드가 들어있는지 알고있기 때문에 덱에 남은 카드를 어느정도 예측해서 확률을 올릴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이 종합되어, 꼴지도 언제든지 추월 가능한 상황을 만들어줍니다. 뒤쳐졌다고 포기하는 순간 한번에 대역전극을 만들어내는 상황도 생기구요.
- 4가지 종류의 맵 + 날씨, 도로 상태 변화 + 개인 머신 업그레이드 등 추가 규칙 적용을 통한 리플레이성 확보! 사실 기본 규칙은 튜토리얼입니다. 그저 직선/곡선 구간에 맞춰 카드플레이하는게 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날씨 변화에 따라 기본 덱의 장수가 바뀌고, 구간별 도로 조건에 따라 컨디션이 바뀌고, 드래프트로 업그레이드 카드를 뽑아 약간의 비대칭성이 가미되는 순간부터가 진짜 이 게임의 시작입니다. 조금 더 고민하게 되고, 조금 더 도박도 해보게 됩니다.
- 2인플도 6인플처럼 가능케 해주는 오토마 시스템이 있습니다. 레이싱은 둘이 하면 무조건 재미없죠. 그래서 둘이 하더라도 4명의 오토마를 넣고 총 6대의 머신이 트랙을 달립니다. 여기까지만 보면 '4개 오토마 하나하나 돌리기 귀찮겠는데..'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생각해보면 1위가 목표인 레이싱 게임에서의 오토마는 그저 '달리기만 하면' 됩니다. 길막같음 개념도 필요없죠. 오토마 카드 한장으로 모든 머신들을 조종할 수 있고, 10초도 안걸려요ㅎㅎ 전혀 번거롭지 않습니다. 이녀석들이 적당히 앞서 주면 전 슬립스트림으로 꿀좀 빨아줘야죠ㅎㅎ
(날씨타일과 코너/직선에서의 도로 컨디션에 따라 조건이 조금씩 달라져 다양성을 제공합니다.)
[개인적으로 약간은 아쉬운 점]
(그간 작성했던 간단후기에서 단점이라고 써왔지만, 생각해보니 나 따위가 뭐라고 게임의 단점이라고 얘기했나 싶어서 개인적인 입장에서의 아쉬운점으로 수정했습니다ㅜ)
- 조금 더 구현할 수 있을법한 부분들이 있어보였습니다. 예를 들면 레이싱 도중에도 바뀌는 날씨 상황이라든지, Pitstop이라든지.. 쨍한날 레이싱이 시작되다가 갑자기 비가 몰려와서 로드 컨디션이 바뀌어버리면 더 재밌었지 않았을까? 코너를 너무 쎄게 돌아서 스핀이 났을 경우, 다시 직전 코너에서 시작하는게 아니라 피트스탑에 들어가는 대신 1회성 업그레이드 카드를 받는다면 어땠을까? 하는 등의 아이디어들이 떠오르더라구요. 이런 부분까지 구현했으면 웨이트가 올라가서 패밀리 게임이라는 포지셔닝에는 맞지 않았겠지만요ㅠ
- 날씨나 도로 조건, 업그레이드 카드 드래프팅에 따른 약간의 비대칭성 등등이 게임의 다양성을 제공하긴 하지만, 결국 이 게임은 카드플레이를 통해 "천천히 갈거냐 빨리 갈거냐"를 선택하는 게임입니다. 여러가지 액션이 있어서 고민할 거리가 많은 유로게임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자칫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제 와이프가 딱 그러더라구요. 게임이 귀엽긴 한데 심심하다.. 유로게임을 매우 많이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가벼운 이런 게임도 찾으시는게 아니라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저도 유로게임을 주로 좋아하지만 이 게임은 참 재미있게 즐겼습니다. 레이싱에 관심이 많아서 그런걸까요?ㅎㅎ 회사 들고가서 여러 사람들과 함께 하면 더 왁짜지껄 재밌게 할 것 같아요. 한판 하는데 1시간 안쪽으로 할 수 있을듯 해서 점심시간에 펼쳐봐야겠습니다.
이상 간단 후기였습니다.
모두 행복한 메리크리스마스 보내시기 바랍니다 :)
(개인판과 기어봉 커엽...)
(보드피아 56x87 하드슬리브는 제가 좋아하는 핏감을 보여주네요ㅎ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