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스토리즈 시리즈에 대한 단상 (feat. 무지성구매)

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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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1 오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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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아스모디 코리아에서 블랙 스토리즈 시리즈 한글판을 출신한다는 소식을 뒤늦게

접하고 급하게 소개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먼저, 이 추리게임을 모르는 분이

많으실 거 같아 간단히 소개하고 넘어가겠습니다.

0. 초간단 소개

먼저 구성물입니다. 게임 상자에는 카드가 50장 정도 들어 있는데, 카드 한 장이

사건 하나를 다루고 있습니다. 앞면엔 알 듯 모를 듯한 문제가 적혀 있고,

뒷면엔 사건에 관한 자세한 진상이 적혀 있구요.

- 카드 앞면인 문제. 사진 출처: 블랙 스토리즈 시리즈의 출판사 moses가

공개한 스쿨 스토리즈 문제를 한글화

게임의 목표는 스무고개를 통해 카드 뒷면의 답(즉, 사건의 자세한 진상)을

파악하는 것으로, 플레이어들은 답에 다가가는데 필요한 단서들을 찾아내기 위해

진행자에게 예, 아니오로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됩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문제를 예로 들면...

“저 곳은 교실인가요?” ➙ “네.”

“저 여자분은 선생님인가요?” ➙ “네.”

“저 선생님이 전투의 심판인가요?” ➙ “음...... 아니오.”

⋮

“젬이 친구들의 원성이 자자했던 선생님에게 대들었다가

그것 때문에 나쁜 점수를 받았나요?” ➙ “아니오!”

⋮

1. 낯선 진행

이 게임은 규칙이 간단하고 한판 한판이 짧지만 의외로 어려운데, 그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게임 진행이 낯섭니다.

(특히 추리게임이 익숙치 않은) 플레이어들이 질문을 왜 해야 하는지 의아해하며,

질문 없이 답만 맞히려 드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느낌이냐면,

위에서 들었던 예에서 다른 질문 없이 (그리고 밑도 끝도 없이) 마지막 질문을

던진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몇 판 뒤에 질문하기에 익숙해졌다 하더라도, 거기서 단서를 찾아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2. 찾기 힘든 단서

두 번째, 다른 추리게임에 비해 단서 찾기가 힙듭니다.

다른 추리게임에선 주어진 (그리고 아주 정제된) 텍스트를 반복해서 읽으며

어렵지 않게 단서를 발견할 수 있죠.

“어, 이 사람이 여기서 이런 말을 했다는 건 좀 이상하지 않아?”

와 같은 말을 하면서 말입니다. 하지만, 블랙 스토리즈에선 빠르게 지나가는

(정제돼 있기는 커녕 무의미, 무질서한) 수많은 질문과 답변 중에서 단서를

캐치해야 하는데 이게 쉬울리가 없겠죠?

이런 어려움은 세 번째 이유로 이어집니다.

3. 힘든 협력

세 번째, 다른 추리게임에 비해 플레이어들이 서로 협력하기 어렵습니다.

좀 더 자세히 적어 보면요...

추리가 교착 상태에 빠져 다들 허우적거리고 있을 때, 한 플레이어가

어떤 질문과 답변에서 드디어 의미 있는 뭔가를 느꼈다고 합시다! 어렵사리

단서를 캐치한 거죠. 하지만, 이 단서가 다른 추리게임에서처럼 정제돼 있질 않아,

정확히 어디가 어떻게 이상한지 파악하기 힘들고, 그러다 보니 질문도

어떻게 던져야 할지 애매해, 게임의 승패를 결정하는 이 중요한 순간에

굉장히 생뚱맞으면서도 어색한 질문을 하게 되는 겁니다. 이때, 다른 플레이어들이

‘쟤 지금 뭐래는 거야?’

라며 흘려듣지 않고,

‘쟤가 이상한 소릴 하는 걸 보니 뭔가 느꼈나 본데?’

라며 질문의 의도를 파악하면 게임이 잘 풀리게 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질 않아서 협력하기 힘들다는 겁니다.

이런 세 가지 이유로 이 게임이 어려워지는데, 여기에 대해 어떠한 안내도 없이

게임에 돌입하기 때문에, 더더욱 어렵고 그만큼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4. 추천 대상

그래서, 저는 이 게임을 우선 추리게임 팬에게 추천합니다. 예전 글에 적었듯이,

추리로서의 ‘왓슨 앤 홈즈’

이 게임은 (어설픈 추리게임이 아니라) 제대로 된 추리게임이면서, 난이도도

제법 있고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되거든요. (단, 아쉽게도 1인플은 할 수 없습니다.)

더불어

보드게임 모임장, 교육 관련 종사자

에게도 추천하는데요, 짐작하시겠지만 진행자가 능숙하면 게임이 잘 풀릴 수 있는데,

이런 분들이라면 이 게임을 여러 번 플레이하면서 능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서

말입니다. 미리 안내를 잘 할 수도 있고, 답변을 잘 해서 의외의 단서를 제공할 수도

있거든요.

‘당연히, 아니오라고 대답할 줄 알았는데, 모르겠다고? 어떻게 된 거지?’

뭐,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아, 그리고 논리적인 사고를 연습해 보기에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

5. 무지성구매 이유

한편, 저는 블랙스토리즈 시리즈 한글판이 나올 때마다 무지성으로 구매하려고

하는데,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저는 늘 진행자 역할을 해 왔는데, (늘 그렇듯이) 능숙해지지가 않더군요.

그래서 생각 끝에, 우선 플레이어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문제를 엄선한 다음,

이 문제들을 난이도별로 나누어 쉬운 문제부터 풀어 나갔습니다. 처음엔,

감이 좋은 플레이어라면 단번에 맞힐 수 있는 문제를 풀고, 그 다음엔 적어도

질문 한두 개는 던져야 풀 수 있는 문제를 푸는 식이죠. 튜토리얼이라고나 할까요?

그런데, 그러려면 일단 문제가 많아야겠죠? 그래서, 게임을 제법 샀습니다.

블랙 스토리즈 1, 2도 갖고 있고, 좀 쉬운 버전인 (독일어라 한글화가 힘들었던ㅠ)

블랙 스토리즈 주니어 시리즈도 몇 개 갖고 있거든요.

블랙스토리 주니어 리뷰

블랙스토리 주니어 리뷰 2

앞서 예시로 들었던 문제도 블랙 스토리즈 주니어 중 하나인 스쿨 스토리즈

문제였는데, 게임마다 개성이 강해서 모두 만족하고 있습니다.

6. 결론

저는 블랙 스토리즈가 처음엔 좀 어렵지만 한 번만 익숙해지면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멋진 추리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보드게임긱에서 찾아보니,

시리즈에 속한 게임이 80개가 넘던데 그만한 이유가 있겠죠?

구매에 도움이 됐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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