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세 두번째 플레이 후기

큐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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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8 오후 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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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

저번에 맹세를 플레이 하며 룰 숙지 부족으로 플레이 동안 계속 룰북을 뒤적이며

식은땀과 전쟁을 해야 했던 보린이입니다.

보드라이프 선생님들의 엄격하지만 애정 섞인 가르침을 받고

한층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다시 한번 '맹세' 원정에 나서기로 결심했습니다.

거절을 각오하고 전에 함께해 주신 보드라이프 게이머님께 다시한번 '맹세' 도전해 보시는게 어떠신지 여쭤봤습니다.

초조한 기다림 뒤에 마음씨 좋은 게이머님께서 다시한번 참여하시겠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기쁜 마음으로 속전 속결 저번에 함께했던 보드게임을 해 본적 없는 친구에게 연락한 뒤 억지로 강제 참여를 약속 받고,

마지막으로 맹세가 싫다던 여자친구를 달콤한 말로 설득해 결국 플레이 인원 4인을 모았습니다.

다시한번 팀원을 모은 만큼 저의 부담감은 더욱 늘어났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룰북을 계속 읽었고, 테스트 플레이도 해 보았습니다.

그렇게 약속 당일이 찾아오고 저에게는 긴장감 가득인 '맹세'를 플레이 하게 되었습니다.

맹세는 역시 잔룰이 많았습니다.

잘 설명하기 위해 여러번 룰북을 읽었지만 역시 룰을 이해하는것과 설명하는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저는 더듬 더듬 설명을 이어나갔지만 다들 머리가 좋으신지 찰떡같이 이해 해 주었습니다.

여전히 자잘한 룰은 규칙서를 뒤지며 확인해야 하긴 했지만 저번 게임보다는 안정적으로 흘러갔습니다.

저번 게임에서 추방자로 승리한 친구는 이번에 재상으로,

게이머님은 시민으로 저와 여자친구는 추방자로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사람들이 재미있게 게임을 하는지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게임 세계관에 빠져들어 역사가 흘러가는 세계에 흥미롭게 몸을 맡기고 있었습니다.

게임은 여전히 다양한 룰때문에 어렵게 느껴졌고,

룰을 많이 아는 만큼 신경써야 할 부분도 많아져서 전략도 복잡했습니다.

그렇지만 끊임없는 뒤통수와 끝까지 알수 없는 팽팽한 힘의 균형은 모두가 게임을 집중하게 만들었습니다.

재상과 시민이 안정적으로 장소를 지배하며 게임이 시작되었고

하얀 추방자는 어떠한 장소도 지배하지 못하지만 군사를 두배로 모을수 있는 유물을 얻어

깡패와 같은 무력으로 다른 플레이어들을 학살하는 플레이를 했습니다.

이야기가 끝으로 갈수록 피 튀기는 전쟁과 중상 모략이 만연했습니다.

모두가 승리하기 위해 암투를 벌였고, 그 사이 재상의 승리가 눈앞까지 다가왔습니다.

결국 시민은 재상의 승리를 막기 위해 스스로를 추방해 추방자가 되었고, 추방자들도 재상의 승리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했습니다.

마지막 순간에 재상이 간교한 말로 하얀 추방자를 회유해 폭력적인 무력을 재상이 아닌 배신한 시민에게 휘두르게 하였습니다.

마지막 라운드는 주사위를 굴려 3이상의 숫자가 나오면 재상이 승리하는 상황이었고, 결국 확률의 신에게 도움을 받은 재상이 또다시 승리하게 되었습니다.

끝까지 알 수 없는 게임의 행방은 마지막까지 모두가 자신의 승리를 위해 집중하게 했습니다.

승리가 가까워질수록 짜릿함이 고조되었지만 재상이 승리했을때는 허무함이 밀려왔습니다.

저번 플레이에 비해 더욱 깊이 있는 게임을 할 수 있어서 여러가지 생각해 볼 부분이 많았습니다.

게임을 통해 느낀 몇가지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1. 깃발과 관련된 승리가 복잡합니다.

맹세에는 여러가지 승리 방법이 있습니다.

그 중 '민중의 총애'깃발 혹은 '가장 은밀한 비밀'깃발을 보유하면

승리하게 되는 목표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 깃발을 민주적인 방법으로 가져올 수도 있고(회수),

폭력을 통해 억지로 뺏어올 수도 있습니다(군사작전).

하지만 깃발을 뺏어오는 방법이 상당히 복잡합니다.

예를 들어 '가장 은밀한 비밀'깃발은 보유자가 있는 장소의 모든 거주민이 보유자가 신뢰할 수 있는 친구들일 경우 뺏을 수 없습니다.

뺏기 위해서는 보유자를 안전하지 않은 장소로 보내거나 보유자의 장소에 스파이를 보내야 합니다.

이렇게 '맹세'는 깃발을 회수하는 작업이 많이 복잡합니다.

플레이어는 두개의 깃발로도 승리할 수도 있기 때문에 깃발의 회수 룰을 아는것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룰을 잘 이해하고 난다면 깃발 덕분에 게임을 승리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늘어나서 조금 더 깊이 있는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몇번 플레이 해 보지 않은 입장에서 상대방의 승리를 막기 위해

두 깃발을 보유한 플레이어의 상태를 끊임없이 체크해야 하는건 쉽지 않은 일 입니다.

또한 깃발을 지켜내는 일도 정말로 어렵습니다.

군사적으로 상대방을 압도하지 않는다면 깃발은 결국 쉽게 빼앗기게 됩니다.

요약하자면 깃발을 뺏는것과 관련된 룰이 많고 복잡한데 군사력이 강하다면 깃발을 뺏기는 쉽습니다.

그리고 상대의 허를 찔러 깃발로 승리하게 된다 해도 기분 좋은 승리는 아닙니다.

우리는 게임을 하며 대규모 전투와 멋진 전략으로 쟁취해 낸 정정당당한 승리를 꿈꾸게 됩니다.

하지만 현실과 닮아있는 아쉬운 승리와 허무한 패배는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마치 헐리우드 영화를 보다가 갑자기 메인 케릭터가 암살당해 죽어버리는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부분이 매력이라면 매력이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맹세'만의 특징인것 같습니다.

2. 시민이 균형잡힌 플레이를 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처음 시민을 플레이 한다면 시민은 마치 재상의 편인것 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게임을 플레이 해보면 시민은 재상에게 있어 아군이 아닌 기생충과 같은 포지션을 갖게 됩니다.

시민이 군사를 모으면 모을수록 재상은 먹여 살릴 입이 늘어나 보급품이 줄어들게 됩니다.

재상은 시민이 마음에 안든다고 쉽게 내쫒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시민을 내쫒으려면 많은 총애가 필요하게 됩니다.

시민의 룰 또한 상당히 복잡합니다.

시민이 시민을 공격할 수도 있고, 시민이 재상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재상이 추방자와 전쟁을 할 경우 시민이 참여할 수도 있고, 참여하지 않아도 됩니다.

시민은 전략적 상황에 재상 편을 들기도, 또한 배신하기도 해야 합니다.

그리고 게임을 시민으로 시작했다면 재상에게 유물도 얻지 못하고 시작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높은 난이도의 플레이가 요구되게 됩니다.

재상이 이기게 하지만 이기지 못하게 플레이 해야 하는 시민의 줄타기는 게임에서 중요한 점입니다.

시민의 룰을 플레이어 모두가 알지 못하면 시민의 군사 행동이나 군사 배치에 대해 전략적인 플레이가 어렵습니다.

재상이나 추방자나 시민에게 무엇을 줄 수 있고, 시민이 되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경계를 아는것은 정말로 중요합니다.

시민은 참 매력 있지만 생각할 것이 많은 포지션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3. 승리자가 쓰는 외곡된 역사

이번게임의 승리자인 제 친구가 연대기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패자에게는 분한 노릇이지만 연대기에 기록된 재상은 정의롭고 민주적인 영웅이고,

나머지 세력은 배신자 혹은 쿠테타 세력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는 노릇입니다.

역사에서 패자는 말이 없는 법입니다.

승자가 만드는 역사서는 흥미로운 시스템이었습니다.

한판의 게임으로 끝난다는 느낌이 아니라 계속되는 역사의 일부를 만들었다라는 경험을 하게 해 준 순간이었습니다.

친구도 이런 점에 흥미를 느꼈는지 이 내용을 바탕으로 영상을 만들고 싶다느니 하며 열을 올렸습니다.

여자친구는 허무하게 끝나버린 게임에 아쉬워 했습니다.

승리를 눈앞에 둔 강력한 자경단 역할을 한 여자친구의 마음을 저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아쉬움이 많은 게임이었지만 이번 역사를 흥미롭게 지켜 본 것에 만족했습니다.

저에게는 여러므로 어려웠던 부분이 있는 게임이었지만 한번 더 해보고싶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시 참여해 주신 보드라이프 게이머님은 이번 게임을 어떻게 생각하셨을까요?

룰마가 많이 부족했는데 참을성을 가지고 다시 참여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다시 플레이 해봐도 맹세는 정말 복잡한 게임이었습니다.

반드시 모두가 많은 잔룰들을 숙지 해야만 제대로 이해하고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내가 모르면 내가 지는 종류의 게임이 아닌, 게임 전체가 망가지는 게임입니다.

그렇기에 룰마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맹세는 승리에 집착하는게 중요하지 않은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강해도 모두가 반대하면 져야 하고, 내가 아무리 약하더라도 모두가 방심하면 이길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뛰어난 지략으로 모두를 압도해야겠다!' 와 같은 마음가짐은 결국 무참하게 짓밟히게 되어있습니다.

맹세 플레이에 있어 중요한 점은 몰입 입니다.

세계관에 몰입해야 하고, 어떤 경우에는 다음 게임에 대한 구속력 없는 약속까지 받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치 왕좌의 게임같이 나의 가문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하듯이 게임을 진행해야 게임을 즐길 수가 있습니다.

이번 한판에 모든걸 결정하려 하면 게임이 망가지게 되는 시스템입니다.

승리에 집착해 빈정이 상하거나 누군가가 맹목적으로 한 사람을 밀어주게 되면 게임은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맹세는 실력이랑 많은 상관이 있는 게임이 아닌 극도의 정치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역사의 일부분이 되어 맹세 세계관의 시뮬레이터를 돌린다는 생각으로 플레이 하지 않으면

복잡하지만 밸런스 잡히지 않은 여러가지 룰 때문에 기운이 빠지거나 '맹세'의 안티 팬이 되기 쉽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맹세는 롤 플레잉 테마 게임에 가깝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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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저러니 해도 보드게임을 한번도 해보지 않은 일반인 친구가 게임을 재미있다고 합니다.

다른 분들도 다시한번 맹세를 플레이 하는데 동의 했습니다.

결국 맹세는 매력 있는 게임이라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맹세는 체스나 바둑 같은 진검승부를 위한 게임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아발론이나 마피아와 같은 묻지마 정치게임도 아닙니다.

맹세는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세계를 여행하며 직접 역사를 만들어 나가는 맹세 나름의 매력이 있습니다.

맹세를 플레이 하신다면 모든 플레이어에게 되도록 많은 룰을 설명해 주시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

하면서 적응하기엔 알아야만 할 수 있는 룰이 너무 많습니다.

승리 방법이 5가지가 넘기 때문에,

룰을 잘 알고 게임을 하는것과 일부만 알고 하는것의 차이가 아주 큰 게임입니다.

다음 약속은 5인 게임이 될 것 같아 또다른 두근거림이 저를 기다리네요.

저도 당분간 맹세의 연대기를 작성해 나가며 세계관을 즐겨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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