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씬 게임/머더 미스터리 비교 리뷰 및 장르 고찰

땡그랑반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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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23 오후 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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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 장르에서는 거의 무조건적으로 내부자 중 범인이 있습니다.

제 3자가 갑자기 범인으로 지목되면 뜬금없게 느껴지기 때문에 등장인물 중 범인이 있는 것이 암묵적인 룰이죠.

이처럼 소수의 내부자 중 범인이 있는 경우를 '클로즈드 서클'이라고 합니다.

현실의 사건들이 용의자를 좁히기 위해 광범위한 수사를 해야 하는 것과 달리

작품 속 사건들은 이미 용의자가 정해져 있는 클로즈드 서클이 전통적 입니다.

보드 게임에도 이런 클로즈드 서클을 활용한 게임들이 있는데,

흔히 크라임씬 혹은 머더 미스터리 게임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보통 머더 미스터리라고 부른다고 하던데,

국내는 추리 예능 크라임씬이 이쪽 계통으로 유명했기에 크라임씬 게임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잦은 것 같습니다.

일단 편의상 본 글에서는 크라임씬 게임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국내에도 크라임씬 게임이 많이 출시되어서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이 늘었을테고 저도 그중 한명입니다.

원래는 제가 해본 크라임씬 게임들에 대한 리뷰를 각각 작성하려고 했었는데, 스포하지 않고 리뷰를 하려니 별 내용이 없더라구요.

그래서 아예 장르에 대한 리뷰를 해보고자 합니다.

크라임씬 게임들을 비교해보고 재밌는 크라임씬 게임의 기준은 무엇인지 개인적인 생각을 끄적여 봅니다.

최대한 스포가 되지 않도록 작성합니다.

하지만 조금의 스포라도 걱정되시는 분은 하단에서 도입과 결론만 읽으시길 권합니다.

추리 장르에서 크라임씬 게임의 특징

추리 게임에서 먼저 따지게 될 요소는 분명 '스토리' 일 확률이 높습니다.

추리 장르의 매력은 치밀한 트릭과 충격적인 반전, 비극적인 이야기인 만큼 탄탄한 스토리가 바탕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크라임씬은 다소 예외입니다.

서로 의심하고 추궁하는 상황에서 범인을 찾아야 하기 떄문에, 아주 간단한 사건이라도 진상을 파악하기 힘들죠.

때문에 소설이나 영화처럼 스토리에 고난도의 살인 트릭과 반전을 담아내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크라임씬 게임이 끝나고 사건의 진상을 보면 생각보다 단순한 경우가 많습니다.

크라임씬 게임에서 스토리란, 개연성과 몰입을 위한 장치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크라임씬 게임에서는 스토리보다 룰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룰에 따라 범인의 플레이 난이도가 바뀌는데, 범인의 압박이 줄어야 게임이 흥미진진하게 흘러가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범인역이 살짝 유리한 정도가 좋은 것 같습니다.

마피아 게임에서도 마피아가 너무 못하면 오히려 재미가 줄어들죠?

크라임씬 게임에서도 범인이 너무 쉽게 들통나면 굉장히 허무해 집니다.

게다가 마피아 게임은 한판 한판이 짧은 반면,

크라임씬은 한판 즐기기 위해 최소 2시간 이상이 소요되기에 허무하게 끝날 경우 실망감이 배가 됩니다.

심지어 크라임씬은 1회성 게임이라 다시 즐기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한번 할 때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만 하는 거죠.

크라임씬 게임 룰이 다 그게 그거 아닌가?

크라임씬 게임의 기본적인 흐름은 대부분

[캐릭터 선택 및 숙지 - 캐릭터 소개 - 단서 조사 - 토론 - 범인 투표 - 진상 확인]

순으로 진행됩니다.

각 게임에 따라 단서 조사와 토론이 몇 번 반복되는지 차이가 있지만 큰 흐름은 비슷합니다.

때문에 크라임씬 게임끼리 룰이 비슷해 보입니다만,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차이가 있습니다.

크라임씬 게임에서 중요하게 볼 룰은

1. 거짓말에 대한 규제 (범인만 거짓말 가능한지 / 모두가 거짓말 가능한지)

2. 단서가 공개되는 정도 (모두에게 단서가 공개되는지 / 각자 조사한 단서만 볼 수 있는지)

3. 단서 조사에 대한 자율성 (자동으로 단서가 주어지는지 / 직접 단서를 찾아야 하는지)

입니다.

1,2 번이 어떻게 설정되느냐에 따라 범인역의 난이도가 많이 바뀌고

3번에 따라 몰입도와 게임성이 바뀝니다.

제가 해본 게임들을 비교하면서 설명을 해보겠습니다.

(스포 방지와 쉽게 설명하기 위해 룰을 대략적으로만 설명합니다. 실제 룰과 다소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 ============= =============

1) 게이머 오버 : 게임 박람회 살인사건

- 7~8인

- 범인만 거짓말 가능

- 모든 단서 공개

- 자동으로 단서가 주어지는 방식 (수동형 플레이)

- 개연성, 몰입도 평범

- 범인 체포 성공

플레이 인원이 많기 때문인지 개개인의 자유도가 많이 낮습니다.

매 라운드마다 자동으로 단서가 주어지는 수동형 방식이고, 이렇게 주어진 단서는 모두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비밀 단서도 있습니다만, 게임 내 대부분의 단서는 투명하게 공개됩니다.

거짓말은 기본적으로 범인만 가능하고 다른 무고한 용의자들은 불가능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런 룰이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은 그저 주어진 단서를 같이 확인하며 누가 의심스러운지 대화를 나누는 게 거의 다 입니다.

거짓말이 불가능한 일반 용의자들은 그나마 묵비권이라도 내세울 수 있어야 하지만,

어차피 모든 단서가 공개되므로 묵비권이 의미가 없어요.

결국 범인도 능동적인 플레이가 어렵습니다.

모든 단서가 공개되기 때문에 거짓말을 했다가는 걸릴 수 있기 때문이죠.

디지털 게임으로 치면 선형적 스토리의 포인트 앤 클릭 게임처럼 플레이어가 개입할 여지가 부족합니다.

스토리의 개연성과 핍진성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기에 몰입에 방해되는 건 없습니다.

그렇다고 흡입력있는 스토리도 아닙니다.

딱 적당한 수준에 많은 인원을 커버할 수 있는 게임이라고 봅니다.

2) Y의 장례식

- 4인

- 범인만 거짓말 가능

- 2명이 한 조가 되어 같이 단서 확인 (매 조사 때마다 조원 변경)

- 자율적 조사 방식 (능동형 플레이)

- 개연성은 살짝 아쉽고, 몰입도는 우수

- 범인 체포 성공

플레이어가 능동적으로 단서를 찾을 수 있어서 직접 추리하는 기분입니다.

조를 짜서 하나의 단서를 두명이 같이 보는 다소 특이한 방식인데,

이 때문에 모든 단서 중 본인만 단독으로 아는 단서는 없지만 그래도 모두 공개되는 것보다 범인의 부담이 줄어듭니다.

거짓말은 범인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스토리를 좀 복잡하게 꼬려고 했는지 개연성은 좀 아쉽지만 말이 안된다고 생각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능동적으로 조사가 가능했기에 몰입도는 우수했습니다.

3) 서스펙트 게임

- 4인

- 거짓말 모두 가능

- 단서 정보 공유는 가능하지만 공개는 불가능. 모든 단서 확인 불가

- 자율적 조사 방식 (능동형 플레이)

- 각자 비밀이 있고 비밀이 들통나면 범인이 잡혀도 무고한 캐릭터가 질 수 있음.

- 개연성 우수, 몰입도 아주 우수

- 범인 체포 성공x2 / 범인 체포 실패x2

능동적으로 조사가 가능했고, 단서 수가 굉장히 많습니다.

다른 플레이어에게 단서를 설명해 줄 수 있지만 직접 보여줄 수 없는데, 거짓말이 모두 가능한 룰이라서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범인이 단서를 은폐할 가능성도 있죠.

보지 못하는 단서가 필연적으로 생기므로 조사의 중요성이 늘어나서 직접 추리하는 듯한 몰입도가 상당히 뛰어납니다.

그리고 각자 비밀이 있고 이걸 들키면 범인 체포에 성공해도 질 수 있기 때문에 이 비밀을 숨기기 위해 거의 필연적으로 모두 거짓말을 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난이도가 상승하지만 범인 입장에서는 거짓말의 리스크가 줄어서 보다 능동적으로 범죄 은폐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상당히 다이나믹하게 흘러가게 됩니다.

다만 모두 거짓말 가능한 난장판, 각자의 비밀, 선택의 중요성, 긴 플레이 타임이 전부 합쳐졌기 때문에 게임 말미 즘에는 머리가 터질듯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컴포넌트 퀄리티나 구성이 다른 게임들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수합니다.

더욱이 본 게임에는 사건의 진상외에도 '플레이어 입장에서 어떻게 범인을 추리할 수 있는지' 해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설의 디테일과 개연성에 대한 평은 각자 차이가 있겠지만, 해설이 가능한 정도로 논리적 개연성을 갖추려했던 제작진의 노력이 돋보입니다.

제작진이 플레이어에게 던지는 답안지라는 점에서 정통 추리물의 '작가vs독자' 구도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크라임씬 게임이 처음인 분들보다 이미 몇 번 해본 분들에게는 꼭 권해드리고 싶네요.

에피소드 별 편차는 있으나 전반적으로 개연성이 좋습니다.

스토리에 대한 종합적인 평은 1편 만족, 2편과 4편 매우 만족, 3편만 다소 아쉽습니다.

3편만 역할지의 서술 스타일이 바뀌는데 이로 인해 호불호가 생길 수 있습니다.

3편의 범인은 그냥 존재만으로도 가장 의심을 받는 인물인데, 여기에 여러가지 악재가 겹칩니다.

역할지를 봐도 왜 피해자를 죽였는지 굉장히 애매하게 표현되고

게임 중 본인도 모르던 사실이 밝혀지는데 살인의 동기로 너무 강력한 소재인데다가

개연성도 아쉬워서 범인으로 몰리기 너무 쉽습니다.

서스펙트 게임은 모든 에피소드가 같은 세계관이라서 서로 조금씩 연관성이 있는데,

3편에서 이 연관성을 종합하려다가 무리수를 던진 것 같습니다.

제작자 측에서 게임을 만들어야 했는데 너무 뽕이 차올라서 소설을 쓴 느낌이에요.

범인마저 엔딩을 보면서 진상을 알고 반전과 충격을 느끼거든요.

4) 리얼월드 리얼 크라임씬 (2편, 7편)

- 4인(2편), 4~5인(7편)

- 범인만 거짓말

- 단서 정보 공유는 가능하지만 공개는 불가능(2편), 모든 단서 공개 (7편)

- 자율적 조사 방식 But, 수동형 플레이

- 개연성, 몰입도 살짝 아쉬움

- 범인 체포 성공

보드게임은 아니고 리얼월드라는 어플에 있는 크라임씬 게임입니다.

모바일로 간편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만나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어서 편하지만, 장르 특성상 만나서 하는게 훨씬 재미있어서 이 부분은 일장일단이 있는 부분인걸로.

자율적으로 조사를 할 수 있지만 사실상 수동형 방식과 다름이 없습니다.

선택지는 줬지만 결국 모든 선택지를 볼 수 있고, 대놓고 모든 단서를 보도록 유도해서 능동적이라고 하기엔 애매하기 때문이죠.

범인은 거짓말이 가능하지만 들통나기 쉽습니다.

실제로 두판 전부 범인이 거짓말 했다는 게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다른 사람을 의심할 여지도 없었습니다.

불리한 증거에 대해 어떻게 변론하면 되는지를 게임 내에서 알려주는데, 이 때문에 게임의 방향을 제작자가 강요하는 느낌도 듭니다.

2편은 아예 무료라서 크라임씬 게임이 처음이라면 킬링타임+크라임씬 감각 익히기 용으로 해볼만은 합니다.

다만, 룰로 인해서 난이도가 너무 쉽고 다른 유료 에피소드들은 가성비가 안 좋아서 권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5) 목 베는 마을

- 5인

- 거짓말 모두 가능

- 모든 단서 공개

- 자율적 조사 방식 But, 수동형 플레이

- 개연성 보통, 몰입도 우수

거짓말이 모두 가능하지만, 서스펙트 게임처럼 개인 비밀 같은 장치는 없어서 거짓말이 강요 되지는 않아요.

어디까지나 거짓말은 각 플레이어의 의사에 달렸습니다.

거짓말이 난무할 지, 정직한 플레이가 될 지 모임의 성향에 따라 갈릴 수 있겠네요.

자율 조사이긴 하지만 게임 내 존재하는 모든 단서를 볼 수 있고, 심지어 공개하여 다 같이 보게 됩니다.

즉, 단서를 보는 순서만 정할 뿐이고 어느 순서로 보더라도 게임에 큰 영향은 없어서 능동적인 느낌이 전혀 없습니다.

스토리 흡입력이 좋아서 게임 내내 흥미진진했습니다.

끝나고 모든 인물의 역할지를 보니 개연성 측면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지만,

플레이어의 개입에 유동성을 주기 위해 일부러 두루뭉술하게 표현한 느낌이라 흠이 될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여담으로 Y의 장례식과 스토리 작가가 같은데, 이 작가가 스토리에서 임팩트를 주기 위해 개연성과 디테일을 조금 희생시키는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심한 정도는 아닙니다만 게임이 끝나고 진상을 확인해보면 크라임씬 장르에 어울리는 스토리 라인이 아니라는 느낌이 듭니다.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는 것에 중점을 둔게 아니라, 사건에 얽힌 사람들의 인간 군상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장르적으로 추리라기 보다는 서스펜스 드라마 느낌이네요.

논리적인 추론과 단서로 추리하는 것이 아닌, 서로 압박하며 범인을 유추하는 스타일이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 ============= =============

결론 1. 거짓말 제약은 없는 게 좋다.

'범인만 거짓말이 가능하다'는 것은 게임의 시스템입니다.

게임 내 '캐릭터'는 알 수 없는 정보로 게임 바깥의 '플레이어'가 범인을 유추하게 되면 게임의 몰입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재미를 느끼기 어렵게 됩니다.

실제로 위 글을 보면 범인만 거짓말 가능한 크라임씬 게임은 모두 범인이 잡혔다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게임 내 단서가 얼마나 모였는지 상관없이 '어, 거짓말했네? 범인이야!' 라는 식으로 허무하게 잡힌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얼핏 보면 범인을 위해 마련한 룰 같지만 범인 역 플레이어가 실수 한번만 해도 범인 증명이 되는 극강의 단서로 작용되더군요.

플레이어가 '시스템을 활용해 추리'하는 게임은 마피아 게임입니다.

크라임씬 게임에서는 제4의 벽을 허물지 않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며, 모든 플레이어가 세계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각자 메타성 발언을 자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만, 아예 룰 자체에 거짓말 제한이 없는 게 좋습니다.

거짓말을 알아챘는데 일부러 모른 척하기도 어려우니까요.

결론 2. 가급적 능동적인 조사가 가능한 것이 좋다

몰입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능동적인 단서 조사가 가능해야 합니다.

단서가 주어지는 수동적인 방식은 추리하는 재미도 반감됩니다.

심하면 그냥 제작자가 정한 루트를 따라 스토리를 감상하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게임 '플레이'를 하려면 능동적인 조사가 가능한 룰의 게임을 선택합시다.

결론 3. 단서 공개 정도는 취향에 따라

재미있는 크라임씬 게임을 위해서는 범인이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단서가 모두 공개되면 범인이 소극적으로 플레이 하게 됩니다.

거짓말 하는 게 쉽게 들통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거짓말을 안하면 게임 후반부에 사건 윤곽이 보이면서 제대로 변명도 못하게 되는 경우도 제법 많습니다.

때문에 개인적으로는 공유는 가능해도 공개는 제한이 있는 게 좋다고 봅니다.

반대의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이 있습니다.

단서를 은폐/점유할 수 있게 되면 게임이 오리무중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생깁니다.

그래서 최종 투표 때 논리적인 추리로 범인을 정하는게 아니라 그냥 의심스러운 사람을 마녀사냥 하듯이 투표하기도 합니다.

물론, 추리 장르에서 마녀사냥 식 몰아가기를 원하는 사람은 많지 않겠죠.

결국, 단서가 모두 공개되는지 아닌지는 호불호의 영역일 겁니다.

이 부분은 스토리가 뛰어나면 충분히 커버가 가능하고,

결론 1과 결론 2에 따라 게임을 선정했다면 게임 자체는 흥미진진하게 플레이 할 수 있을 겁니다.

결론 4. 스토리는 여전히 중요하다

본 글에서 크라임씬 룰에 대해 집중해서 얘기했지만 스토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닙니다.

스토리가 좋다는 평을 받는 크라임씬 게임은 개연성이 좋고 몰입도도 좋습니다.

둘 다 크라임씬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기에 결국 스토리는 중요하긴 합니다.

스토리가 좋으면 룰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고, 룰이 깔끔해도 스토리가 별로면 몰입되지 않습니다.

다만, 크라임씬에서 진상은 플레이어가 납득 가능한 정도여야 하기에 스토리에서 엄청난 차별점을 두기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어차피 크라임씬 게임은 스포일러를 방지하기 위해 기본적인 시놉시스만 알 수 있어서 스토리를 기준으로 게임을 고르긴 어렵습니다.

결론 5. 추천하는 게임은?

처음 해보는 경우고 플레이어 전원이 추리에 자신이 없다면, Y의 장례식을 추천합니다.

거짓말 제약은 다소 있지만 단서 공개가 부분적이고 크라임씬 게임의 감을 잡기 좋습니다.

이미 경험이 있다면, 목 베는 마을을 추천합니다.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서 몰입이 잘 되고, 독특한 시도가 돋보입니다.

단서가 모두 공개되긴 하지만 거짓말 제약이 없고 여러 요소가 잘 어우러져 범인이 불리한 느낌은 없었습니다.

다만, 본격적인 추리물을 원하시는 분은 호불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추리에 자신있거나, 추리 게임을 많이 해봤다면 서스펙트 게임을 강추합니다.

훌륭한 컴포넌트 퀄리티 때문에 게임 시작전부터 몰입이 잘 됩니다.

거짓말 제약이 없고, 개인 비밀 룰 덕분에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매력이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정신없을 수 있다는 건데, 그렇다고 범인을 유추할 수 없을 정도는 아닙니다.

어떻게 추리했어야 하는지 답지가 준비되어 있는 만큼 최소한의 개연성은 챙기고 있는 게임입니다.

또한, 단서 공개 정도의 밸런스가 적절한 편입니다.

상기 결론 3에서 단서는 완전히 공개되면 시시하고, 비공개되면 오리무중으로 흐를 수 있다고 했는데요.

이 부분에서 서스펙트 게임은 두 가지를 적절하게 섞어서 기본적으로 단서는 자신만 확인가능하지만 남의 단서를 살펴볼 수도 있게 했습니다.

다만, 그 기회가 굉장히 귀하기 때문에 토론을 통해 논리적 추리를 완성하고 쐐기를 박기 위한 마지막 수로 사용됩니다

서스펙트 이후에 다른 크라임씬 게임은 잘 만족이 안 되기도 하는 부작용이 있습니다만..

그만큼 서스펙트 게임이 종합적으로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요약

1. 공정한 게임 밸런스를 위해, 범인만 거짓말 가능한 룰은 절대 비추

2. 게임적 재미를 위해, 능동적으로 단서 조사가 가능한 룰 추천

3. 개인적으로는, 모든 단서가 공유/공개되는 건 좀 비추

4. 잘 모르겠으면, 그냥 서스펙트 게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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