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S 게임즈 습격기X 방문기O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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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5-30 오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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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MTS 게임즈에 다녀왔습니다. 신작 게임을 접할 일이 많지 않다보니 이번 기회에 할 수 있는만큼 최대한 많이 해보고 가려고 방문요청을 했거든요.

무더운 날 열심히 찾아간 MTS! (복도 맞은편 끝에서 확대해서 그런지 화질이...;;)

샘플, 시제품, 협의 중인 작품으로 추정되는 예민한 정보가 여기저기 보이다보니 실내 사진은 일부러 찍지 않았습니다. 대신 MTS 에서 다양한 신작을 접해보고 그 후기를 남기니 양해 바랍니다 :D

대기실에서 잠시 대기하는 동안 건네 받은 작품. 나의 첫번째 모험이라는 게임북 입니다. 한글화 되어 나올 예정이라 하네요.

장면마다 나오는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가며 앞으로 나아가는 어린이용 책입니다.

게임북을 사서 1회차 클리어 후 일부러 오답을 골라가며 모든 경우의 수를 확인하던 어린 시절이 생각나서 반갑더군요.

영문판을 받아들고 자리에 앉아 탐독 시작!

책 표지의 안쪽에는 이렇게 다이얼이 달려 있습니다. 게임 도중 특정 아이템을 얻을 때마다 돌려서 아이템의 소지여부를 기록하는 방식이예요.

이걸 보자마자 3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1. 별도의 도구가 필요하지 않은 좋은 아이디어네!

2. 구조상 한 다이얼에 있는 여러 아이템을 동시에 얻을 순 없겠는걸.

3. 소비 & 교체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이야기가 나오려나?

페이지를 넘기면 이런식으로 귀퉁이에 다이얼의 일부가 보입니다. 아이템을 유무를 아주 간단하게 확인 할 수 있죠.

게임북이라 하길래 페이지 번호에 따라 앞 뒤를 오가며 내용이 이어지는 구조일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독특하게도 1-3-1-3-1-3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1개의 내용이 좌측에 나오고 우측에 3개의 쪼개진 선택지가 나옵니다. 이 3개의 선택지는 주인공 / 아이템의 유무에 따라 내용이 조금씩 다르게 진행 됩니다.

고른 선택지의 이야기가 마무리 되면 페이지 전체가 넘어가며 다시 1개의 내용 3개의 선택지가 나오는 방식이예요.

왜 이렇게 디자인 했을까 하며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뚜렷한 장점이 하나 떠오르더군요.

게임 내내 좌측에서 우측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기 때문에 몰입하기 좋아요.

이리저리 페이지를 넘겨야 할 일이 없다보니 아이들의 스토리 몰입에 방해 될 요소가 극히 적거든요.

총 5권의 다른 이야기가 했는데 저는 드래곤 편만 해보았어요. D&D 의 짬밥 때문인지 가볍게 한번만에 성공했죠 후후.

해피 엔딩을 맞이하는 방법이 하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저처럼 앉은 자리에서 모든 내용을 독파해버리는 식으로 즐기기보단,

하루에 한번씩 도전하는 식으로 자녀들과 즐긴다면 좀 더 오랜 수명을 가지리라 생각해요.

게임 도중 나타나는 특정 종족의 재미난 영문말투를 한글판에선 어떻게 살릴지 가볍게 물어보고 피드백을 드린 뒤 나의 첫번째 모험 체험은 끝!

다음은 셜록홈즈 컨설팅 디텍티브의 아컴 버전인, 아컴 미스터리: 광기로 물든 사건집을 소개 받았습니다.

정신없이 게임을 해보느라 정작 사진을 하나도 안찍었더라고요 -_-...

그래서 사진은 MTS 인스타에 올라온 것으로 대체 합니다.

<사진 출처: MTS 인스타>

저는 동봉된 튜토리얼만 해보았기에 전체적인 난이도나 흐름에 대해서 코멘트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튜토리얼만 해봐도 여러가지 감상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1. 생각보다 어울리는 테마

저는 러브 크래프트의 크툴루 테마에 별 다른 애착이 없습니다. 애착이 아니라 질렸다는게 더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보드게임만큼 러브크래프트 테마를 잘 끌어다가 쓰는 분야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 흔하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이예요. 작품 소개를 받았을 때 이런 것도 크툴루 테마를 입히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튜토리얼을 해보자마자 제 선입견이 완전히 무너졌어요. 뭣만 하면 크툴루 가져다 쓰는구나애서 크툴루 테마만큼 이 장르가 어울릴 수 있는게 있을까로 말이죠.

셜록홈즈와 아컴 미스터리는 둘 다 추리와 미스테리를 바탕으로 하지만 사건을 다룰 때 생각해야 하는 방향이 완전히 달라요. 셜록홈즈가 실마리를 찾을 때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경우를 지워가며 진실을 추적한다면, 아컴 미스터리는 오히려 불가능한 것이 진실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인없는 성인의 구두 한켤레가 놓여있고 어린아이 크기의 운동화 한켤레가 사라져 있다고 해보죠.

셜록홈즈에선 "아이를 유괴했나? 범인은 신발을 바꿔 신었나?" 식으로 생각한다면 아컴 미스터리에선 "성인이 아이로 모습이 바뀌어 현장에서 사라진 것인가?" 식으로 생각을 전개 할 수 있단거죠.

이렇게 생각을 펼치는 방향이 완전히 다른게 색다르게 다가왔어요.

<사진 출처: MTS 인스타>

2. 시간 제한

셜록홈즈에선 시간제한이랄게 딱히 없습니다. 문제를 잘 풀어가다가 두 세번 삽질하는 순간 플레이 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날 수 있죠. 저는 원작에서 특정 사물에 대한 묘사가 주는 힌트를 완전히 놓치는 바람에 2~3시간을 책을 잡고 끙끙댄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홈즈의 답변을 보고 "내가 이딴걸 어떻게 알아!" 하며 분노했죠 ㅋㅋ

아캄 미스터리에는 시간제한을 둠으로써 이러한 늘어짐을 원천 봉쇄 했는데요. 본 시나리오를 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여유있는지 혹은 빠듯한지 알 수는 없지만, 말도 안될 정도로 빡빡하지만 않다면 전 이 부분은 정말 극찬하고 싶습니다.

<사진 출처: MTS 인스타>

펀딩 특전으로 들어간 지도와 메모 용지도 굉장히 좋았어요.

<사진 출처: MTS 인스타>

3. 신문의 재미

신문에 게재/투고 된 내용을 읽는 것은 셜록홈즈의 숨겨진 재미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신문에 나온 내용이 보너스 문제로 출제되기도 하기 때문에 틈틈히 읽어두면 그 시대의 분위기도 알 수 있을뿐더러 유용해요.

그런데 그 재미가 아컴 미스터리에도 여전히 담겨있더군요. 테마가 테마이다보니 기괴한 일이 여기저기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데요. 고담시에 살아도 이것보단 안전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읽을수록 미소가 번지는 자잘한 내용이 많습니다. 어쩌면 시나리오에서 나올 것 같은 이야기도 구석구석 숨어있고요.

이 게임이 펀딩을 통해 나왔다죠?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정말 재밌게 즐기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쪽 테마는 웬만한 게임이 아니고서야 관심을 잘 안두는데... 스토리 기반의 게임을 좋아하는데다 셜록홈즈와는 다른 매력이 있기에 나중에 중고매장에 흘러나오는게 있으면 하나 줍줍 할까 싶어요.

그려줘! 상상마법사라는 이름으로 바뀐 imagician 입니다. 영문판의 이름을 찾아보자마자 약간 말장난을 느꼈는데 (발음상 imagine+cian으로 같기도 하고 eye+magician 이 될 수 있기도 하고...) 국문판 이름은 꽤 정직하고 귀여운 이름으로 바뀌었네요.

간단한 드로잉 게임입니다. 모든 플레이어는 똑같은 용지를 받은 뒤 뒤집어진 카드를 따라 선을 이어서 정답이 무엇인지 우상단에 적는게 게임의 전부예요.

누가봐도 어린이들을 타겟으로 했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게임이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쉽습니다. 어른과 아이의 실력차가 크게 나지도 않을 것 같고요.

저는 이런 게임을 소개 받으면 게임도 게임이지만 그 외적인 것들을 살펴보는 편인데요. 전반적으로 어린이를 많이 배려했다는 인상을 크게 받았습니다.

1. 점진적으로 게임을 소개하는 배려심이 보입니다.

우선 직선으로 잇는 게임을 알려주고나서 동그라미 그리기를 추가하고, 거기에 익숙해지면 곡선이 추가 됩니다. "설마 애가 그것도 이해 못할까?" 하는 생각도 들겠지만, 이런 사소한 것조차도 세분화 시켜 설명해주는 것은 언제나 좋아요. 실제로 어린이와 게임을 할 때 룰을 잘게 쪼개어 중요한 부분만 가르치고 조금씩 추가하는 방법은 효과가 좋기도 하고요.

2. 유사어를 인정하는 넉넉함이 좋습니다.

그림이 꽤 단순하게 그려지기 때문에 정확한 명칭이 헷갈릴 수 있어요. 정답이 리볼버일지라도 권총, 총, 장총 등 어느정도 근접하기만 하면 정답으로 처리해주는 배려가 좋습니다.

3. 사물의 이름을 정확히 몰라도 돼요.

제 기억이 맞다면 룰북에서 "사물의 명칭을 정확히 모르더라도 용도를 설명할 수 있다면 정답으로 인정한다" 같은 비슷한 문구를 본 걸로 기억합니다. 저는 성인이지만 이 규칙를 가끔 적용받는 일이 있어요. 영어 원어민들을 상대로 영단어 게임을 해야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아무래도 어휘량의 차이가 상당하다보니 극복 할 수 없는 불리함을 떠안을 때가 많거든요. 그러다보니 해당 규칙이 아이에게 적용 된다는 것을 보고 꽤 기뻤어요.

4. 애들이 조용해진다(?)

그림을 찾으라 집중해야하니 테이블이 잠깐 조용해집니다. 와글와글 떠들던 아이들이 순식간에 조용해지는 기적을 볼 수 있을거예요.

어른들은 색이 없는 뒷면으로 해도 좋습니다. 정말 자신있다면 직접 그리지 않고 머리 속으로만 그림을 완성시켜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공식 규칙은 아닙니다).

*업데이트: 한 라운드에 점수 2점을 획득하면 다음 라운드는 뒷면으로 뒤집어서 하는 규칙이 있다는군요. 선두가 계속 달려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일시적인 조치랍니다. 하지만 여전히 어른들은 흑백면으로 해도 좋을 것 같아요.

다음 게임은 달러스 투 도너츠. 컨셉을 위해 도너츠를 주문하신걸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요... ㅋㅋㅋㅋ

게임은 간단하면서도 꽤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메뉴판에 있는 도넛 조각을 가져와 자신의 보드에 배치합니다. 색상이 매칭된 도넛은 도넛 토큰을 받고 그렇지 않은 도넛은 네모난 도넛칩을 받게 되는데요. 이 도넛칩이 메뉴판에 있는 타일을 사오거나 자신의 개인보드를 채우는데 사용됩니다. 이렇게 도넛토큰을 모아 중앙에 놓인 손님의 주문을 채워줌으로써 점수를 모아가는 퍼즐 + 셋콜렉션 게임이예요.

호기심 때문에 이것저것 실험 해보느라 처참한 점수를 받았는데요. (이 게임 때문에 유정님이 살생부에 등록 됩니다 ㅋㅋㅋ). 다음과 같은 점이 재밌습니다.

1. 개인보드를 뚫고 나오는 도넛조각

대체로 테트리스 게임은 정해진 틀 안에서 최대한 효율을 뽑아내는게 주된 목적입니다. 그런데 이 게임은 필요에 따라 보드를 뚫고 나와도 괜찮아요. 물론 장외로 나간 그림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판정하기 때문에 장외를 이용한 변칙 플레이는 불가능해요. 처음엔 초보자를 위한 재밌는 아이디어지만 게임 자체엔 큰 의미가 없을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말이죠...

2. 배치 문제

일부러 타일을 낭비 할 필요가 있나? 하면서 최대한 꾸역꾸역 타일을 보드에 배치 했는데... 과욕으로 놓은 타일이 되려 빈공간을 조각조각 깨뜨리며 1번으로 채울 수 있는걸 2-3번에 걸쳐 채워야 하는 기막힌 상황이 발생하더군요. 게임이 끝났을 때 빈칸 당 -1 점씩 감점을 받기 때문에 보드의 파편화가 이뤄지면 그만큼 많은 턴을 낭비하게 됩니다. 감점 폭탄을 피할 수 없죠. 게다가 돈으로 쓰이기도 하는 작은 타일도 생각없이 박았더니 마찬가지로 턴을 늘려버리는 악수로 변하며 점수를 조금 얻고 종료시 페널티를 왕창 받는 어이없는 상황이 생깁니다. 그래서 타일을 조금 손해보는걸 알면서도 타일을 바깥으로 빼는 작업이 중요한 경우가 있어요!

3. 재미난 도넛패턴

그럼 잘 놓으면 되는거 아니냐고요? 최근에 테오티우아칸을 하며 피라미드 타일의 절묘하게 맞아떨어지지 않는 패턴을 보고 디자이너가 악랄하게도 디자인 했다며 웃은 적이 있는데요. 달러스 투 도너츠의 도넛타일도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분명히 도너츠가 넉넉하게 그려져 있어 놓을 때마다 딱딱 들어맞고 점수가 크게 벌릴 것 같은 이미지를 주거든요? 그런데 정작 해보면 내가 못한건지 아니면 타일이 원래 그런건지 묘하게 아귀가 맞질 않아 도넛토큰도 받기 힘들고 돈은 돈대로 모자라는 빡센 상황에 처하기 쉽습니다. 쉽게 게임을 하고 싶다면 눈에 보이는대로 막 놔도 되지만... 그랬다간 후반에 고통을 받게 될 거예요.

이 밖에도 더 언급하고 싶은게 있는데 이쯤되면 리뷰가 되버릴터이니 여기까지만!

전체적으로 가벼운듯 하면서도 생각할거리가 풍부하게 있는 좋은 게임이었어요. 퍼즐 좋아하시는 분들은 꽤 호평할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소개 받은 게임은 코덱스. 카드에 금박지가 씌워진 게임은 처음 봅니다. "이거 꽤 비싸겠네요" 라고 여쭈어 보았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이라 놀랐어요.

게임은 스플렌더에 공간개념을 섞은 느낌입니다. 귀퉁이에 카드를 겹쳐 올려놓으며 모습이 드러나는 아이콘에 따라 자원과 승점을 모으는 게임이예요. 어떤식으로 카드를 배치하느냐에 따라 효율에 차이가 납니다. 게임을 가르쳐주신 지니님은 해당 게임의 점수를 보고 카드를 효율적으로 배치하며 알뜰하게 자원과 점수를 모아가는 반면, 저는 지금 눈 앞에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점수를 뽑아낼 수 있는 방법만 보았는데... 나중에 보니 점수차이가 살벌하게 나더라고요;

지니님이 상대방(저요...)을 제압하는데 사용하신 공간의 개념이 코덱스의 특징이자 장점이예요. 카드의 배치 순서에 따라 놓을 수 있는 카드 없는 카드가 갈리는데다 기존의 자원을 덮기도 안덮기도 하기에 제법 생각해야 합니다. 저처럼 막무가내로 보이는 곳곳 카드를 설치하다보면 조금씩 쌓여온 비효율이 갑자기 터져나오며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_-;;

흠... 스플렌더랑 비교하긴 했지만 이 개념 때문에 1:1로 맞붙히는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드네요. 카드를 겹쳐가며 엔진을 만드는 게임과 비교하는게 더 옳은 비교인듯 하나... 당장 생각나는 게임은 없어요...ㅠ

플레이 타임도 짧고 눈요기에도 좋고. 간간히 생각날 것 같은 게임 입니다.

마지막은 고고 시티. 5x5(일본어로 5 = 고)의 칸을 건물타일로 채워서 건물에 따른 점수를 챙겨가는 셋콜렉션 게임입니다. 이보다 작은 공간을 활요하는 게임으로 타이니 타운이 있네요. 하지만 게임 진행 방식은 완전히 다릅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각 플레이어는 똑같은 수가 적힌 레이아웃 카드를 한장씩 받게 돼요. 이 카드엔 1~12까지 5x5칸을 구역별로 나눈 그림이 있는데요.

게임이 진행되면 무작위로 지역카드를 뽑아서 거기에 해당되는 칸의 갯수만큼 * 인원 수만큼 타일을 뽑습니다. 3인플인데 1번 레이아웃 기준으로 7번 카드가 뽑였다면 2개씩 3더미를 뽑는거죠.

이제 선부터 시작해서 타일 더미를 가져가 해당 지역에 배치하는게 게임의 골자예요. 게임이 꽤 단순한듯 보이지만 재미는 요소가 구석구석 숨겨져 있습니다.

1. 무작위로 뽑히는 순서

보통 이런 류의 게임은 구석부터 차근차근 채워가는 것을 선호합니다. 변수를 최대한 줄여가며 조금씩 조금씩 점수를 덧대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편인데요. 이 게임은 1번 구역에 채웠다가, 12번 구역에 채웠다가, 있다 7번 구역에 채웠다가 하는 등 이곳저곳에 타일을 뿌리듯 채워가기 때문에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덕분에 과거의 내가 했던 짓이 미래의 나를 목조르는 일이 왕왕 발생해요. 그때마다 최선책은 포기하고 차선택을 고르게 되는데... 그 마저도 엉뚱하게 뽑혀나온 타일 조합 때문에 차차선책으로 가게 되기도 합니다.

2. 10종의 건물들

건물마다 점수를 주는 방법이 모조리 다른데다 무려 10종의 건물을 빼곡하게 채워야 하다보니 생각보다 고루고루 점수를 받는게 쉽지 않습니다. 반드시 무언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나오는데요. 포기하는 그 타일이 다른 사람이 원하는 타일인 경우도 있기 때문에 가지긴 싫고 주기 싫은 애매한 상황이 자주 나옵니다. 케이크 자르기 스타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딜레마죠.

타이니타운은 그 특유의 큐브 배치 -> 패턴 완성 -> 큐브 회수 시스템 때문에 아주 비좁은 공간에서 몸을 비틀어가며 점수를 빨아낸다면 고고시티는 아주 정직하게 놓은만큼 점수를 가져가는 시스템이라 접근성이 훨씬 높습니다. 가벼운 타일놓기 + 셋콜렉션 게임을 찾는다면 고고시티가 꽤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네요.

=====

이 밖에도 다양한 게임을 경험하시며 게임을 선정하는 방식, 나오는 과정, 번역 & 검수 절차, 홍보 방식 등 게임을 접하고 글을 써서 알리는 입장에서 전혀 몰랐던 출판 & 유통의 세계를 배울 수 있던 좋은 경험이었네요.

들으면 들을수록 '소비자로써 게임을 즐기고 그 생각을 공유하는게 가장 쉬운 일이구나...' 하는 느낌을 뼈저리게 새기고 왔습니다 ㅋㅋ 전 그냥 취미의 영역에 남는걸로...

기회가 되어 여러 게임을 해보고 살짝 발 끝만 담가보긴 했지만 나누고 싶은 생각 & 감상을 최대한 풀어내서 설명 해보았습니다.

재밌게 읽으셨길 바랍니다.

그럼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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