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러타우 체험담

sk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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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26 오후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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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따끈따끈한 할러타우에 대한 걸 써 보려고 하는데요. (체험단 아니고 체험"담" ㅎㅎ)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지난 일요일에 저는 할러타우를 꺼내서 비닐도 뜯고, 펀칭도 하고, 카드 슬리브도 씌웠습니다.

제 할러타우는 작년 5월에 산 영어판이거든요.

바로 다음날부터 한글판 주문이 가능했... ㅠㅠ

할러타우 밀봉품의 무게가 상당히 나갑니다.

체급을 비교해 보자면, 헤비급인 오딘이나 카베르나와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할러타우는 책장에 꽂혀 있던 지난 11개월 동안 휜 카드나 보드를 육중한 몸 (?)으로 눌러서 펴 주고 있었습니다.

=> 정보: 할러타우는 물리적인 무게가 무거움

화요일인 오늘 지인이 놀러온다고 해서 낮부터 카우보이 비밥 OST를 틀어 놓고

할러타우를 혼자 2인플로 하고 있었습니다.

하다가 크게 잘못한 부분을 찾아서 5라운드까지만 하고 접었습니다. ㅠㅠ

긱에서 웨이트를 다른 게임과 비교해 보니,

누스피오르드나 뤄양 같은 게임과 비슷하거나 아주 살짝 더 어려운 정도라고 보여지는데요.

저의 경험으로도 오딘, 카베르나, 아그리콜라와 비교했을 때에 할러타우가 훨씬 더 쉽게 느껴졌습니다.

=> 정보: 할러타우의 긱웨이트는 별로 안 무거움

지인이 오는 동안에 할러타우를 해 보겠냐고 물어 봤는데, 뭔지 모르겠지만 한 번 해 보자고 해서 세팅을 미리 해 두었고요.

참고로 이 지인은 아그리콜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일단, 할러타우는 공간을 좀 잡아 먹습니다.

아그리콜라의 개인 보드 2장을 붙여 놓은 크기의 행동 보드가 있고,

각 플레이어가 큰 보드 3개, 약간 큰 타일 4개를 놓고 해야 해서 그런데요.

개인 보드에는 타일이나 미, 토큰을 올려 놓고 칸과 칸 사이를 자주 이동시켜야 해서

듀얼 레이어드 보드라면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특히 게임을 진행하면서 마을회관 보드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밀게 되는데,

손이나 팔꿈치로 그 옆에 있던 자잘한 토큰들을 잘못 건드려 대열을 흐트러뜨리면 신경이 쓰입니다. ㅠ

=> 정보: 보드 위에 자잘한 토큰들 흐트러지지 않도록 주의!

게임은 총 여섯 라운드 동안 진행되고, 각 라운드는 10개의 단계로 나뉩니다.

이것만 보면 엄청나게 복잡한 것 같지만 이 열 단계 중의 대부분은 정말 짧게 뭔가를 더하거나 빼거나 하는 등 간단한 작업을 합니다.

4번째 단계인 행동과 9번째 단계인 발전이 다른 단계들에 비해 비중이 크고 많은 시간을 쓰게 합니다.

=> 정보: 단계가 10개나 되지만 대부분은 간단한 작업만 하고 넘어간다. 미리 쫄지 말자!

이 게임도 일꾼 놓기 게임입니다만 기존의 우베 아저씨식 일꾼 놓기와는 다릅니다.

일꾼은 큐브 모양이고, 모두 진한 파랑으로 한 가지 색깔입니다.

2단계에서 마을회관 보드의 창문 사이로 보이는 숫자만큼 일꾼을 받아서 그 라운드의 4단계에서 다 써야 합니다.

마을회관을 오른쪽으로 밀수록 창문 사이로 보이는 숫자가 커져서 더 많은 일꾼을 받을 수 있습니다!

각 행동 칸은 아래에서 위로 1칸짜리, 2칸짜리, 3칸짜리 행이 있습니다. (3칸짜리 행이 없는 행동 칸도 있습니다.)

그 행동 칸에 먼저 들어가는 플레이어가 가장 아래 빈 칸수만큼 일꾼을 넣고 그 행동을 하는 방식입니다.

다른 플레이어가 들어가든, 아니면 자기 자신이 또 들어가든 나중에 들어갈수록 더 많은 일꾼을 투입해야 하는 겁니다.

그러니까 어떤 행동 칸은 일꾼 1개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어떤 곳은 2개 이상을 놓아야 하는 거죠.

그래서 일꾼과 액션 포인트 그 중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행동 칸에 일꾼을 놓고 그 행동을 하는 것 대신에 자신의 일꾼 중 원하는 만큼을 반납하고 그만큼의 도구를 받는 것을 해도 됩니다.

1:1로 바꾸든 N:N으로 바꾸든 어쨌거나 턴 하나를 쓰는 겁니다.

남은 일꾼이 없는 플레이어는 4단계가 끝날 때까지 턴을 갖지 못 합니다.

모든 플레이어가 그렇게 되면 5단계로 넘어갑니다.

일꾼 음식 먹이는 거... 이 게임에 없습니다.

=> 정보: 일꾼을 놓고 행동하거나 일꾼을 소비해서 도구를 얻는 게 턴. 음식 먹이는 거 없음!

제가 알기로는 유럽은 중세부터 윤작을 시행해 일부 땅을 쉬게 해서 지력을 높이게 합니다.

그 윤작 개념이 할러타우에 있어서 쉬는 밭은 지력이 높아지고, 수확한 밭은 지력이 떨어지게 됩니다.

지력은 밭 개인 보드의 행으로 표시가 되는데요.

"4" 줄에 걸려 있는 밭이 빈 밭이면 지력이 높아져서 "5" 줄로 올라가고,

"3" 줄에 걸려 있는 밭은 지력이 3이어서 그 밭에서 수확하면 해당 작물을 3개 주고 그 밭은 지력이 2로 내려가는 식입니다.

아그리콜라나 카베르나 때처럼 모든 밭에 씨를 쫙쫙쫙쫙 다 뿌려서 해도 됩니다만

그러면 지력이 계속 떨어져서 생산량도 떨어지게 됩니다.

굉장히 현실적이면서도 세련된 수확 시스템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지...지력습니다...~~

=> 정보: 사람도 밭도 쉬어야 생산성이 올라감!

우베 아저씨가 자신의 게임들 중 일부에 다이얼을 써서 자원 미플 한두 개만으로도 그 종류의 개수를 표현했는데요.

여기에서는 위에서 말한 밭 개인 보드의 숫자 칸에 자원 미플을 놓고 올렸다 내렸다 하면서 개수를 표시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에 미플들이 적게 들어 있냐?

그건 아닙니다.

미플은 충분히 많이 들어 있고, 자원 미플들을 여러 개를 놓아서 충분히 큰 개수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트랙에 있는 같은 종류의 자원들은 아무 때나 합칠 수 있고, 여럿으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3개 있던 자원을 3개 더 얻으면 "3" 칸에 그 자원 미플을 2개 놓아서 표시해도 되고,

"5" 칸에 1개, "1" 칸에 1개 이렇게 표시해도 된다는 얘기입니다.

계산만 똑바로 하면 됩니다.

규칙서에서 빈 밭에 작물을 심으려고 하면 "1" 칸에서 그 작물을 가져다가 심으라고 되어 있는데요.

"1" 칸에 작물이 없다고 당황하지 말고,

다른 숫자 칸에 있던 그 작물 미플을 한 칸 내리고,

같은 종류의 작물 미플 1개를 공급처에서 가져와서 "1" 칸에 놓고 그걸 빈 밭에 심으면 됩니다.

=> 정보: 자원은 트랙으로 표시해서 편함!

이 게임에 동물은 양 한 종류입니다.

이 양으로 양모, 양고기, 양가죽을 얻을 수 있는데요.

다른 수확 시리즈와 다르게, 양이 저절로 번식하지 않습니다.

양을 얻으면 현재 라운드에서 3을 더한 라운드에 해당하는 자신의 안마당 카드 위에 놓습니다.

왜 3을 더하냐 하면 그게 그 양의 남은 수명입니다!

그 양을 그대로 두고 세 라운드가 지나면 그 양이 죽습니다. ㅎㄷㄷ

4라운드부터, 얻은 양은 바로 외양간으로 들어가고, 그런 양들은 영생을 얻습니다.

안마당 카드 위에 있는 양을 살리고 싶으면 "+X 라운드 획득"의 효과가 있는 행동 칸에 들어가거나 카드 효과를 써서

그 양이 안마당 카드에서 X 라운드 뒤로 이동하게 해야 합니다.

양이 이렇게 이동해서 6번째 라운드에 해당하는 안마당 카드를 넘어가면 그 양도 외양간에 들어가게 됩니다.

안마당 카드 위에 있든 외양간에 있든, 내가 소유한 양들은 각각 양젖을 생산합니다.

양을 직접적으로 얻거나 양젖을 양으로 바꾸면서 양 개수를 늘려갈 수 있죠.

양을 소비할 때에도 안마당 카드 위나 외양간 중 아무 곳에 있는 양이나 써도 되지만

웬만하면 수명이 얼마 안 남은 양을 잡는 게 좋겠죠.

=> 정보: 양만 키우는데, 양에게 수명이 있고, 양이 저절로 번식하지 않음 (양아치!)

이 게임에 득점 루트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이 마을회관과 작업장에서 나오는데요.

마을회관 오른쪽에 다섯 종류의 작업장이 막고 있습니다.

작업장들은 저마다 요구하는 자원이 다른데, 그걸 소비하면 그 작업장을 오른쪽으로 한 칸 밉니다.

작업장들을 밀어서 마을회관과 작업장 사이에 마을회관이 다가갈 수 있는 틈이 생기면 즉시 마을회관을 오른쪽으로 밀착시킵니다.

마을회관을 오른쪽으로 밀수록 받아오는 일꾼 개수도 늘고, 게임 종료 시에 받는 승점도 커집니다.

작업장을 밀기 위해서 자원을 내거나 장신구를 내야 합니다.

장신구 1개를 내면 작업장 1개를 밀 수 있을 정도로 좋은데, 얻기 힘듭니다. ㅠ

제가 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게 작업장을 미는 비용으로 자원을 내는 것이었는데요.

기본적으로 현재 라운드 수만큼 내야 하고,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내는 개수가 줄어듭니다.

이게 규칙서에 적혀 있는데, 읽어도 알쏭달쏭합니다.

이 특정 조건이 외양간 개인 보드에 적혀 있으니 그걸 읽으시면 이해하시기가 더 빠를 겁니다.

뤄양을 해 보신 분이라면 이 작업장들이 단골손님과 좀 비슷한 느낌이 들 것 같아요.

그들이 원하는 조건으로 라운드마다 지불해야 하는데, 차이점이라면 점점 내야 하는 비용이 커진다는 것이죠.

라운드마다 이 작업장들을 밀어낼 수 있게 자원을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 정보: 작업장들을 밀고 마을회관을 밀어야 우리가 산다!

그런데, 작업장 앞에 바위들이 있습니다.

작업장이 밀리다가 바위와 딱 붙게 되면 그 작업장을 맨입으로 밀 수 없게 됩니다.

바위 1개를 밀려면 도구 1개를 사용해야 합니다.

도구는 저 위에서, 자신의 턴에 일꾼을 소비해서 얻는다고 말씀 드렸죠.

그래서 작업장을 좀 많이 밀어내고 싶다면 일꾼을 도구를 얻는 데에도 써야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게, 도구는 6라운드 전까지 바위를 밀어내는 데에 쓰이면 다음 라운드에 회수가 됩니다.

석기시대의 도구(돌도끼)랑 똑같아요.

6라운드에서 바위를 미는 데에 쓰인 도구는 깨져서 반납해야 하고요.

작업장을 쭉쭉 밀다가 앞에 바위 2개가 연속으로 있다?

그러면 그 작업장을 밀기 위해서 도구가 2개 필요한 겁니다.

=> 정보: ~~아부지, 돌 굴러유~~~ 도구로 밀었다!

할러타우를 하면서 받은 문화충격 중 하나는 카드를 아무 때나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카드를 아무 때나 내린다는 게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지만 사실입니다. (일부 카드는 특정 단계에서만 플레이된다라는 제약이 있기는 합니다.)

카드의 윗 부분이 조건/비용을 나타내서 해당 조건을 충족하거나 해당 비용을 지불하면 그 카드를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굉장히 잘 되어 있는 게, 책 모양인 건 조건이고, 아래를 향하는 꺾쇠 모양은 비용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카드는 크게 4종류인데요.

뒷면의 그림과 아이콘으로 구분될 수 있습니다.

출입문, 안마당, 보너스, 점수 이렇게 되어 있는데요.

게임 시작 시에 플레이어들이 카드를 몇 장 받습니다.

안마당은 자신의 외양간 개인 보드에 한 칸에 1장씩 뒷면이 보이도록 놓이고,

그 중 현재 라운드에 해당하는 안마당 카드가 핸드로 들어옵니다.

출입문 카드는 달성하기 쉬워서 금방 쓸 겁니다.

아, 주의하실 게 플레이한 카드 버리지 말고 자기 앞에 모아야 해요.

저 혼자 하다가 모르고 다 버렸는데, 나중에 보니 자기 앞에 있는 특정 카드 개수를 참조하는 카드 효과가 있더라고요. ㅠㅠ

보너스 카드는 이름 그대로 보너스를 주는 카드인데,

비용을 지불하고 플레이된 보너스 카드는 3단계 때마다 수입을 줍니다.

달성하기 쉽지는 않지만 영구적인 보너스여서 일찍 내릴수록 좋아요.

카드는 대부분 숫자와 아이콘으로 되어 있고, 텍스트가 간혹 있지만 르 아브르만큼 텍스트가 적습니다.

=> 정보: 카드는 정말 아무 때나 플레이해도 됨! (아닌 것도 있음)

시작 플레이어는 자동으로 돌지 않아요.

카드 드로우 행동 칸에 닭 그림이 있는데, 그게 시작 플레이어 마커를 가져온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이 닭 그림이 있는 행동 칸에 들어가면 시작 플레이어 마커를 빼앗아 가기 때문에

4단계에서 그런 행동 칸에 가장 마지막에 들어간 플레이어가 최종 시작 플레이어가 됩니다.

카드 뽑는 거 봐서 할 만하면 하는 게 좋은 것 같아요.

=> 정보: 시작 플레이어 마커는 행동 단계 동안에 계속 움직일 수 있음!

할러타우가 우베 아저씨의 수확 시리즈 게임입니다만 기존의 수확 시리즈와는 느낌이 다릅니다.

같이 했던 지인이 할러타우 마음에 들어하더라고요.

일꾼에 대한 유지비도 없고, 행동 칸에 일꾼을 여럿 넣는 경우가 자주 있고,

작업장을 밀어서 마을회관을 앞으로 영차영차 끌어가는 걸 보면

우베 아저씨가 혹시 러시안 레일로드를 해 보고 영감을 받은 건 아닐까라는 저 혼자만의 상상을 해 봤습니다. (얼티밋 레일로드 곧 나올 것 같은데...)

카드에 넘버링이 있어서 부록에서 관련 설명을 찾을 때에 좋습니다만

빠져 있는 숫자들을 생각하면 확장 나오기 쉽겠다는 두려움도 듭니다.

규칙서 보고 해 봤지만 경험이 적어서 제가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으니 주의 바라고요.

그런 부분을 발견하셨으면 댓글로 알려 주세요.

마챔 덱 탐구생활 다음 편은 5월 16일에 올리겠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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