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니가 빈사 상태에 빠질 때까지) 같이 놀아줄게 - 모임 pt.2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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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13 오후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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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아온 "내가 같이 놀아줄게!" 모임 후기입니다.

지난 번 글(http://boardlife.co.kr/bbs_detail_new.php?bbs_num=19290&tb=community_post)에서 친구가 가지고 있는 콜렉션을 한바퀴 돌아주기 위해 직접 방문 & 함께 게임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했지요. 이전 세션은 3시쯔음부터 12시까지 해서 조금 아쉬웠어요. 이번엔 2시간 더 일찍 찾아가서 저녁식사를 제외하곤 단 1초의 휴식도 없이 계속 "다음 게임!"을 외쳤습니다.

그럼 후기를 시작 해볼까요!

[오후 1:17분]

첫 게임은 워터게이트로 가볍게 시작! 제 Top100에서도 언급한 굉장히 좋은 게임이죠. 서로가 가진 카드를 주도권 / 기세 / 증거 줄다리기 싸움에 쓰거나 이벤트로 사용하여 반전을 노릴 수 있는 재밌는 카드 드리븐 스타일의 게임이예요. 짧고 굵게 끝날 줄 알았는데, 1시간 가까이 서로 치받으며 아주 간신히 기적의 뽑기 운으로 승리! 황투가 그리울 때 꺼내면 아주 좋은 게임입니다. 2인 게임을 찾고 계시면 워터게이트를 한번 검색 해보세요.

하지만 이걸로는 오늘 게임 할당량을 채울 수 없죠.

"다음 게임 가져와!!!"

[오후 2:32분]

오딘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게임인데요. 오늘 처음으로 확장을 넣어서 해보았습니다. 동물의 효율이 좋아지는데다 다양한 종류의 오두막(?)과 재미난 섬들이 생겨서 이것저것 해보는 맛이 좋더라고요. 특히 애매하게 남던 마지막 1-2개의 일꾼을 아주 알뜰하게 쓸 수 있는 액션칸이 생긴 것도 굉장히 좋았어요. 이정도면 거의 필수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기본 규칙을 뒤틀지 않으면서 게임의 밸런스를 잘 맞추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보드게임을 할 때 궁금한게 생기면 곧바로 룰 담당에게 질문을 마구 던지는 편입니다. "이 경우는 어떻게 돼요?" "그럼 이렇게 하면요?" "이런 경우가 생길 수 있나요?" 등 말이죠.

그래서 저에게 게임을 가르치는 많은 분들이 손에서 룰북을 떼질 못합니다 ㅋㅋㅋ

참, 제 친구가 아주 재밌는 방식으로 섬타일을 배치하더군요. 이렇게 틀 위에 얹어서 세로로 전시를 하는데, 나름 공간도 아낄 수 있고 뒤집기도 편해서 좋더라고요.

솔직히 한판 더 할 수 있었지만 오늘 할 게 많을 것 같으니 다음에 또 해봐야겠습니다.

"이게 네가 할 수 있는 최선이야? 이걸로 만족해? 다음 게임 가져와!!"

[오후 6시 11분]

저녁 40분 정도 잠깐 먹고 갑분 워체스트 한 판...

제가 좋아하는데다 열심히 하지만 할 때마다 처참하게 박살나는 게임입니다 -_- 나름 이겨보겠다고 노하우도 읽어갔는데, 유닛간의 포지션과 토큰의 순환만 생각하다가 순식간에 6개를 점령 당하면서 게임에서 패배...

제가 게임하면서 화를 내본 적이 없거든요? 그런데 이 게임은 질 때마다 제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납니다 ㅋㅋㅋ

질 때면 "으!!!" 소리를 내며 주먹을 움켜쥐는데... 하아... 스트레스 받으면서도 연패를 거듭하는 제가 이렇게 못나고 미울 수가 없어요. 당연히 이 날도 한번도 못이기며 세번째 게임도 끝. 좀 더 공부를 해야겠습니다. 다른 게임은 금방 익숙해지는데 이 게임은 아무리 해도 낯설어요.

"...으!! 다음 게임은 내꺼 해!!!"

[저녁 6시 45분]

잠시 휴식(?) 할 겸 이번엔 제가 가져온 게임을 알려줬어요.

지니님의 Top100에서 등장했던 스텔라죠. 그 글에 뽐뿌 당해서 지른 게임인데요. 생각보다 꽤 재밌더군요. 자신의 주요보드와 서브보드를 균형있게 모으는 것이 중요한데요. 카드를 사용하여 주요보드를 채우면 그 카드의 번호를 통해 테이블에 올려진 카드를 가져오며 보조보드를 채우거나 그 반대의 행동을 해야 합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행동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일을 동시에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고민거리가 제법 있어요. 당연히 상대방을 견제까지 해야하니 좀 더 까다롭죠.

게임이 이쁜건 좋은데... 그냥 레이아웃 역할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소년(소녀?)의 그림자 일러스트가 아쉽긴 합니다. 게다가 게임 내내 이리저리 밀리고 움직여서 다소 귀찮기도 해요.

둘 다 처음 해보는 게임이라 "이걸 뽑고. 이걸 쓰면. 이게 발동하고. 이게 발동해서. 저게 사용되고. 저걸 가져와서. 여기에 놓고..." 이 말을 게임 내내 계속 반복한 것 같습니다 ㅋㅋㅋ 이러한 직접&간접액션의 조합이 좀처럼 익숙해지지 않더라고요.

자, 이것으로 4번째 게임 끝.

"이건 내 게임이니까 인정 안함. 다음 게임!!!"

[저녁 7시 30분]

오부족은 제가 좋아하기도 하고 잘하기도 하는 게임입니다. 만칼라를 이용한 대표적인 게임 중 하나죠. 게임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검색하시리라 믿고 넘기겠습니다.

워체스트의 패배로 인한 분노 때문인지 이 날은 유독 수가 눈에 잘 보이더군요. 256점인가? 상당한 고득점을 올리며 다섯번째 게임은 압도적 승리!

"하지만 이것으로 진정 만족하는가, 친구여? 겨우 워터게이트, 오딘, 워체스트, 스텔라, 오부족 정도만 즐기고 만족한다 할 수 있겠는가? 다른 게임을 가져와라!"

[저녁 8시 37분]

정말 오랜만에 하는 기즈모네요.

이 게임을 처음 접했을 당시에도 꽤나 재밌게 잘 만든 엔진빌딩 게임이라 생각했는데, 그 생각은 몇년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처음엔 심심하게 구슬을 한개 집어오는게 전부지만 엔진이 쌓이면 쌓일수록 연쇄 행동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몰입감이 확 늘어나요. 이거 가져오고. 그 효과로 이걸 하고. 그 효과로 뭘 또 가져오고. 그 효과로 통에서 뭘 가져오고... 이게 누적될 수록 액션 하나의 효율이 엄청나게 좋아지는걸 체감 할 수 있죠. 확장이 나올법도 한데 의외로 잠잠해서 신기합니다.

"이걸론 부족하다! 머리를 쓴거 같지도 않아! 다음 게임을 가져와!"

[밤 9시 20분]

타이니 에픽 좀비스 라는 게임인데요. 친구가 이 게임을 소개하면서부터 룰이 좀 엉망으로 씌여있다고 몇 번이나 강조하더군요. 뭐 얼마나 심하겠어 싶었는데... 실제로 게임 내내 제가 던지는 질문을 친구가 제대로 답을 하지 못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룰북을 뒤적여 봤는데 실제로 해당하는 경우에 대한 답이 안나와있어요. 서로 룰을 계속 확인하다보니 게임이 제대로 흘러가지 못한게 아쉽네요.

보앙하니 솔로모드, 협동모드, 대결모드 등 다양한 모드를 지원하고 있는 것 같던데... 이렇게 다양한 모드를 지원하느니 모드 하나라도 제대로 만드는게 어떻겠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들었습니다. 룰만 제대로 다듬었다면 꽤 괜찮은 가성비 좀비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싶어요.

게임은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지만. 그냥 바이크를 탄 미플을 찍는걸로 만족.

"이게 7번째 게임인가? 깊은 밤이 찾아오기엔 한참 멀었다. 다음 게임 꺼내!!"

[밤 10시 30분]

좋아하는 게임과 잘하는 게임은 분명히 다르단걸 보여주는 게임, 그랜드 오스트리아 호텔. 자잘한 부분이 기억나지 않아서 룰북을 많이 참조할거라 생각했는데, 친구가 카드 슬리브에 함께 넣어둔 부분 한글화 때문에 생각보다 굉장히 편하게 즐겼어요. 이걸 보고있자니 본판도 당연히 이 정도는 해야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_-;

친구가 굉장히 잘하는 게임이었다면 초반부터 심하게 말린걸 보고 시무룩 했을텐데 둘 다 시원하게 망하는 바람에 낮은 점수로 티격태격 치열하게 싸우는 수준 낮은 조잡한 혈전이 벌어졌습니다. 그 와중에 또 패배 ㅠㅠㅠㅠ

"이게 8번째 게임인가? 지치지 마라, 친구!!! 이제 겨우 밤 10시 반이야! 다음 게임을 가져와!!!"

[밤 11시 30분]

휴 앤 큐라는 게임입니다. 원래는 질문자가 색깔 정답을 몰래 보고 하나의 단어로 힌트를 주면(방아깨비!) 다른 사람들이 콘 하나를 올려놔서 어떤 색을 말하는건지 맞추고, 두 단어로 힌트를 주면 (농약먹은 방아깨비!) 플레이어들이 나머지 콘 하나를 또 올려서 정답을 맞추는 게임인데요. 정확히 맞추면 3점. 정답 틀 안에 들어가면 2점. 틀 바깥에 딱 붙어있으면 1점 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게임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