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케이프 테일즈: 웜우드의 아이들 리뷰

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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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12 오전 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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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웜우드의 아이들.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스토리가 강조된 방 탈출 게임 시리즈 ‘이스케이프 테일즈’의 어웨이크닝과

로우 메모리에 이어,

이스케이프 테일즈: 어웨이크닝 간단 리뷰

이스케이프 테일즈: 로우 메모리 리뷰

마지막 게임인 ‘이스케이프 테일즈: 웜우드의 아이들’(이하 웜우드)를 큰 기대를

가지고 아내와 플레이해 봤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딱 절반까지는

진짜 갓겜이었는데, 그 이후로는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웜우드가 이전 게임들과 차별화되는 점을 간단히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1. 웜우드의 특징

일단 웜우드는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데, 그래서인지 주인공 캐릭터에

능력치가 생겼으며, 롤플레잉 게임의 퀘스트를 수행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종종 있고, 이런 퀘스트에 성공하면 그 보상으로 능력치가 상승해

이후의 플레이를 쾌적하게 이끌어 갈 수 있습니다.

한편, 언락처럼 아이템 두 개를 조합해 사용할 수도 있어, 어드벤처 게임의

느낌도 약간 살렸습니다.

스토리는 기본적으로 판타지 세계 탐험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실제로 탐험한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아서 쉽게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 로우 메모리.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2. 문제의 난이도

지난 로우 메모리 리뷰에서, 게임 막판에 문제의 난이도를 (폭주라고 할 정도로)

지나치게 끌어올리는 바람에 게임을 망쳤다고 말씀드렸는데, 디자이너가

그걸 의식해서인지 웜우드의 문제 난이도를 로우 메모리의

(경쾌하게 풀리면서도 성취감을 살짝 느낄 수 있었던) 초중반 문제 난이도에서

살짝만 더 높였더라구요. 문제 스타일과 난이도가 EXIT를 떠올리게 했고 말이죠.

EXIT의 문제를 풀다 보면, 매우 자연스러우면서도 그럴듯한 (절대 틀릴 리 없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뭐야, 너무 쉽잖아!”

라며 여유롭게 답을 입력했는데 오답이라 놀랄 때가 종종 있죠? 웜우드의 문제가

딱 그렇더라구요. 그런 만큼 문제를 푸는 재미가 로우 메모리에 비해

(당연히) 더 좋았습니다. 개연성도 좋았구요.

(EXIT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예전 글에서 얘기한 적이 있습니다.)

EXIT 방 탈출 게임 초보자 레벨 - 아내와의 간단 후기

3. 절반까지의 플레이

몰입감 있는 스토리와 잘 어울어지는 (적당한 난이도의) 재밌는 방 탈출 문제

덕분에 딱 절반까지는 진짜 갓겜이었습니다. 제 아내가 이스케이프 룸 2탄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와~ 재밌다!”

라고 말할 정도였거든요. 저도

“이번에야말로 스토리가 강조된 방 탈출 갓겜을 찾았다!”

며 흥분했었는데, (총 네 개의 스토리 북 중) 세 번째 스토리 북으로 플레이하면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4. 의아한 종료 조건

세 번째 스토리 북으로 진행한 게임의 종료 조건이 특정한 문제들을 푸는 것이

아니라, 경우에 따라 굉장히 빨리 달성할 수 있는 (저로서는 굉장히 의아한)

조건이었던 겁니다.

그래서, 별로 한 것도 없이 다음이자 마지막 스토리 북으로 넘어가게 되었는데,

스토리가 산으로 가는 겁니다; 앞부분과 연결도 잘 안 되고 말이죠. 게다가

얼마 안 가서 전체 게임도 갑자기 끝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진짜 이상했네요ㅠ

이런 느낌은 첫 번째 게임인 어웨이크닝을 떠올리게 하더군요.

- 어웨이크닝.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5. 멀티 엔딩과 다회플

그래서, 그 재밌던 갓겜이 왜 이렇게 됐나 하고, 플레이를 복기해 보고

보드게임긱의 커멘트들도 꼼꼼히 읽어 보니, 작가들이 멀티 엔딩을 중요시하고

또 그런 만큼 다회플을 당연한 것으로 봤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더군요.

이 게임은 플레이어가 내린 여러 결정들이 이후의 플레이에 계속 영향을 미쳐,

결과적으로 플레이어에 따라 (엔딩을 포함해) 서로 다른 플레이를 경험하도록

설계됐는데, 저희는 게임이 빨리 끝나는 쪽으로 선택을 이어 가는 바람에

스토리를 많이 놓친 게 아닌가 싶었던 겁니다. 작가들도 이런 경우를

충분히 예상했을 텐데, 아마

‘그런 경우에는 한 번 더 플레이하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했던 거 같고 말입니다.

하지만, 첫 번째 플레이가 아쉬웠던 아내와 저는 굳이 다회플을 하고 싶진

않더라구요. 작가와 사용자인 저희 사이에 게임에 대한 시각 차이가

있었다고나 할까요? 저희는

“5시간 반이나 플레이했는데, 또 하라고?”

라는 쪽이었거든요. 돌아보면, 어웨이크닝도 비슷한 이유로 재미없었던 거 같고요;

물론, 다 뇌피셜이지만요.

6. 웜우드를 재미있게 플레이하려면?

그러면 웜우드를 재미있게 플레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마 위의 내용을

읽으신 분이라면 저와 같은 생각이실 거 같은데, 가능한 여기저기를 많이

탐험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놓치는 스토리를 줄이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렇게

플레이하더라도 1회플로는 모든 스토리를 파악할 수 없을 거 같지만 말이죠.

7. 마무리

웜우드는 적어도 게임 중반까지는 저희에게 갓겜이었고, EXIT를 연상시키는

방 탈출 문제들도 난이도와 재미 양쪽 모두에서 (게임이 끝날 때까지)

좋았기 때문에, 다른 분들은 대체로 (저희와 달리!) 상당히 즐겁게 플레이하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보드게임긱의 유저 평균 평점도 7.4로 꽤 괜찮은 것만

봐도 말이죠.

하지만, 보드게임긱의 커멘트를 읽어 보면 저와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도

계신 만큼, 혹시 이 게임을 플레이하실 분은 앞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기저기 많이 탐험해 보시길 권해 드리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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