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에 가족들과 즐긴 게임 간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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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2 20:51

안녕하세요. 보린이 다오의 명절 게임 간단 후기입니다.

처가에 가서 저녁 먹고 가볍게 장모님과 9살 초등 아들과 와이프와 게임을 시작했습니다.

첫 게임은 가볍게 사보타지 3라운드로 진행했습니다.

마피아 게임을 못하는 저로서는 늘 걸려서 곤혹을 치루지만 이번에는 어찌어찌 잘 남겼습니다. 사보타지는 방해꾼이라는 뜻으로 광부들이 금광을 캐기위해 노력하는 반면, 사보타지 1인은 훼방을 놓으면 되는 간단한 길 연결 게임입니다. 짧은 카르카손 + 간단 마피아, 굳이 말하자면요. 첫 판은 처음하는 장모님께서 사보타지 걸려서 뭘 해야되는지도 모르는 채로 아무런 방해없이 광부들이 금광을 찾았습니다. 제가 지도가 2개나 나오는 바람에 아주 쉽게 이길 수 있었죠. 두번째 판은 제가 사보타지 걸렸습니다. 와이프 촉이 좋아서 사보타지 아니냐고 캐묻는 걸 와이프 치료해주면서 자연스레 넘겼죠. 마지막 한 수로 돌무지로 연결해서 저의 승. 마지막 라운드는 누가 사보타지인지 도저히 못 찾은 채로 금광의 위치도 찾지 못한 상태라 모두 다 까기를 시전하려는 찰나에 장모님께서 이렇게 하면 되는거야라며 자연스럽게 돌무지로 길을 연결하는 바람에 장모님 승. ㅡㅡ 와이프랑 저랑 서로 사보타지 아니냐고 의심하다가 뒤통수 맞았네요. 결국 종합해서 제가 1등, 장모님 2등, 아들과 와이프 3등. 맨날 3명이서 하면 와이프가 이기는데 처음 제가 이겨봤네요. 장모님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모습에 찐 당황. ㅎㅎㅎ

두번째 게임은 장모님 보드게임 잘하시기에 엘리베이터 앞에서를 꺼냈습니다.

새치기해서 엘리베이터 타거나 카페 보내는 게임(?) 입니다. 카드 가지고 이렇게 전략적이고 재밌게 만들 수 있다는 점에 늘 놀랍습니다. 규칙도 엄청 쉬운데 잘하기 참 어려운 재미난 게임입니다. 부피도 작아서 여행갈 때 무조건 픽하고 있습니다.

장모님 처음이라 설명드리니 금방 이해하시더라구요. 아들이 늦은 시간에 해서 그런지 3라운드 즈음 지쳐하기는 했지만 어쨋든 끝낼 수 있었습니다. 지난번 3인 게임에서는 아들이 1위, 와이프 2위, 제가 3위였는데, 이번에는 운이 좋네요. 운도 잘 따르고 장모님께서 와이프 견제를 적당히 해주셔서 제가 1등, 장모님 2등, 아들 3등, 와이프 4등. ㅎㅎㅎ 장모님이 예전부터 느낀 거지만 보드게임에 소질이 있으십니다.

세번째 게임은 아들이 엄청 좋아하는 노땡스.

이거 한다고 하니 안 자고 하겠다네요. 하면 기본이 2판인 선물같은 게임입니다. 한마디로 마이너스 경매. 숫자 카드를 가져가면 벌점을 받고, 카드 안 가져가려면 돈 내야되고, 연속된 숫자를 가져오면 가장 작은 벌점만 받는 무지 심플하지만 서로서로 도와주고 돈없으면 핵폭탄 맞는 그런 게임입니다. 서로 필요한 숫자 나오면 돈 얹어서 선물로 주고, 뒷면도 선물포장이라 정말 선물주는 느낌이 들어 재밌으면서 유쾌하게 대화할 수 있는 그런 게임입니다. 시간도 짧아서 보드게임 마지막에 서로 기분 좋게 할 때 참 좋습니다.

아들은 노땡스 장인으로 돈을 엄청 좋아합니다. 그래서 큰 숫자 일부러 가져가서 돈 벌고, 열심히 숫자 연결해서 벌점을 줄이는 걸 참 잘합니다. 일단 애가 필요하다고 하면 어른들이 다 주거든요. ㅎㅎㅎ 2판해서 종합 평점으로 승부를 가립니다. 1등은 4점, 2등은 3점, 3등은 2점, 4등은 1점 이렇게요. 종합 평점으로 제가 1등, 아들 2등, 와이프 3등, 장모님 4등. 막판에 장모님 34만 가져가면 되는 빅픽쳐를 그리셨고, 마지막에 34가 나오는 그림같은 일이 벌어졌는데 바로 앞 순서인 와이프가 그만 돈 없다면 그걸 가져가는 바람에 와이프, 장모님 모두 핵폭탄 맞고 펑, 온 가족 웃음도 팡팡 터졌답니다. ㅎㅎㅎㅎ 이 게임은 이 맛에 하죠. ㅎㅎㅎ

처가에서 돌아와 네번째로 한 게임은 스플렌더 확장 찬란한 도시입니다.

사실 마블렌더를 아들이 너무 좋아해서 안 사려고 했는데, 종료 조건이 여러개가 되고, 펼쳐놓는 카드도 늘려준다기에 너무 궁금해서 사서 첫 개봉했습니다. 역시나 그 명성 그대로네요. 일단 종료조건 3개 까는 걸로 해봤는데 모두의 평은 오히려 더 신경쓸게 줄어든거 같다는 평입니다. 귀족타일 대신 종료조건을 나타내는 타일 3개를 깔고 나머진 그대로 진행하는 건데, 아들은 역시 마블렌더의 승리조건이 모든 색깔 카드 1개이상에 16점이상 카드를 제일 먼저 픽하더군요. 익숙한 조건이죠. ㅎㅎㅎ 나머지 랜덤으로 2개 뽑았는데 에메랄드 4개이상, 아무색이든 같은 색 4개이상에 14점 이상 조건을 와이프가 먼저 가져가는 바람에 한 턴 차이로 와이프 승, 전 한 색깔 5개 이상에 15점 이상으로 2등, 아들은 바로 다음 턴에 모든 색 1개 이상에 16점 이상으로 3등. 늘 느끼지만 스플렌더는 딱 한 턴 차이로 승부가 결정되서 너무 재밌습니다. 하우스룰로 아들한테 7개 스톤을 주고 시작하고, 첫 턴을 아들이 하게 해주면 정말 밸런스가 완벽하게 딱 맞습니다. 카드 늘려주는 확장으로 한 판 더 하고 싶었으나 너무 늦은 시간이라 다음 기회로...

다섯번째 게임은 개봉노플 상태였던 아줄 확장 크리스탈 모자이크입니다.

투명케이스 씌우고 하니 없던 시절에 어떻게 했는지 상상이 안 되더라구요. 점수 큐브가 너무 잘 움직이거든요. 개인적으로 점수판은 아줄2 스테인드글라스가 훨씬 낫습니다. 그걸 꺼내서 하고 싶을 정도예요. 그나마 케이스 씌우니 조금은 나아졌습니다. 아줄은 와이프가 엄청 좋아하는 게임인데, 아들이 항상 1등했었는데, 확장판 들어와서 바닥타일에 일부 색깔 지정이 이게 물건이네요. 굉장히 어려워졌습니다. 기본판에서 바닥타일을 지정한 거나, 아예 없는 걸 할 때랑은 완전히 차원이 다르더라구요. 뒷면으로 해봤는데 가장 큰 느낌은 벌점이 줄어들어서 플레이 스타일을 많이 바꿔야겠더라구요. 아들은 벌점 최소화 전략을 쓰는데 이 확장에서는 그게 무척 손해였습니다. 그리고 바닥에 일부 고정 타일있어서 결국 놓지 못하는 타일이 생겼습니다. 와이프는 이거 모두 놓을 수는 있는거냐고 했는데, 게임 끝나고 제가 다 놓은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습니다만 그걸 상상하면서 해야되서 너무 어렵습니다. 와이프는 거의 제 점수의 2배 정도가 될 정도로 벌점을 잘 먹어가며 타일을 풍성하게 잘 채웠습니다. 저는 막판에 세로줄 완성 보너스로 겨우 1점차이로 아들을 이겨서 2등이었습니다. 다음번에는 아들 생각하면 케이스는 쓰고 타일 그려진 기본을 하고, 와이프가 주장하면 벌점 적은 확장 하고, 제가 주장하면 역시 아줄2를 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저는 역시 아줄2가 훨씬 재밌습니다. 아줄1은 늘 꼴지네요. 확장해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여섯번째 게임은 역시나 시간없어서 못하고 있다가 최근 플텍 작업 완료한 마블 유나이티드입니다.

아들이 아주 노래를 해서, 명절 갔다오자마자 플텍 작업해서 준비해놓고 저녁에 같이 룰북 읽으면서 세팅하고 빌런 2번째 행동까지만 보고 애 재웠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바로 이어서 진행했는데 규칙이 무척 쉽더라구요. 느낌은 5분 마블에다가 장소를 입히고 시간 재촉을 없앤 느낌입니다. 뭔가 스토리라인이 꼭 영화보는 느낌이고 행동은 5분 마블처럼 간단합니다. 주먹 나오면 때리고, 별 나오면 시민구하거나 미션수행하고, 이동나오면 이동하고. 미션 좀 수행하면 빌런 때릴 수 있는데 합심해서 쓰러트리면 끝. 5분 마블은 시간 제한때문에 손 떨려서 안하고 방출 대기 중인데(아이가 좋아해서 방출 못하고 있었습니다ㅜㅜ) 이번 유나이티드 덕분에 부담없이 갈아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유있게 할 수 있어서 좋네요. 뭔가 시민 진짜 구하는 느낌도 들고, 쫄들 정리하는 느낌도 들고, 딱 초1~2 아이들에게 먹힐 수 밖에 없는 게임이었습니다. 마블 좋아하는 아이들 있는 집이라면 강추합니다. 피규어는 덤이죠. ㅎㅎㅎ

일곱번째 게임은 날아라 고블린입니다.

역시 연말에 사서 일 바빠서 못하고 있다가 이번 설 연휴에 첫 플했는데 아주 난장판이었습니다. 와이프도 좋아하고 저도 좋아하고, 아들은 뭐 거의 크레이지네요. 아들 친구들 놀러오면 그동안은 텀블링 다이스 했었었는데, 이제 날아라 고블린까지 하나 더 추가될 것 같습니다. 지우개 한 끝 눌러서 지우개 레슬링 하듯이 게임은 고블린 가져와서 시소에 놓고 다른 쪽 손으로 눌러서 날린 다음 성 안에 떨어진 곳의 효과로 돈도 벌고, 다이아도 벌고 그러다 고블린 늘리고, 토템 늘리고, 다이아 늘려서 이기면 되는 간단한 게임입니다. 근데 토템 세워서 이길 수는 있기는 한 건가요? 세우는 족족 누가 날려버리니 뭐 다이아 모아서 이기는 것 말고 토템은 기대하면 안 되겠더라구요. ㅡㅡ 아들이 중앙탑 안으로 고블린을 몇 명이나 넣었던지 압도적 격차로 이겼습니다. 뭐 쏘기만 하면 중앙탑 안으로 들어가네요. ㅡㅡ 전 제 도둑도 날려버리고 흑 ㅜㅜ 그래도 다들 빵빵 터지며 하는거 보니 역시 제 선택이 옳았다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역시 산 게임들이 재밌으니 내무부 장관도 별 다른 잔소리는 없더라구요. 아들 수학 문제집에서 숫자 세기 문제가 있었는데 "정수 앞에 4명 뒤에 5명 있을 때 총 몇 명이 줄을 섰는지 구하시오"라는 문제를 엘리베이터 앞에서 게임을 가져와서 애 보고 줄 세워보라고 하고 공부시키니 웃더라구요. ㅎㅎㅎ 역시 보드게임은 훌륭한 교육도구입니다. 즐거운 명절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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