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 vs 방 탈출: 셜록 홈즈 베이커가 탐정단 리뷰

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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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4 오후 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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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얼마 전 아스모디코리아에서 ‘추리 협력 어드벤쳐’를 표방한 게임북

‘셜록 홈즈 베이커가 탐정단’을 출시했는데요, 체험단 리뷰를 읽어 보니 어렵지 않은

적당한 난이도에 재밌을 거 같아 구매했습니다.

이 게임에 대한 저의 결론을 간단히 말씀 드리면, (총 네 개의 사건 중에)

사건 2의 경우 굉장히 흥미로웠지만 게임을 즐기기에 안내가 약간 부족했고,

(난이도가 가장 높은) 사건 3의 경우 추리와 방 탈출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좋았지만 굉~장히 어이없는 부분이 있어서 더 이상 진행을 못하고 막힐 수

있었습니다. (리뷰 쓰신 분들은 다들 어렵지 않게 해결하신 거 같더군요;;)

이 두 가지 때문에 (특히, 사건 3!) 게임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았지만,

이걸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재밌었고 신선한 느낌도 많이 받았습니다.

(이 게임에 대한 호평이 워낙 많으니, 제가 단점을 좀 지적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거 같네요 ^^;)

- 아내와 네 개의 사건을 모두 플레이했는데, 난이도가 가장 높은 사건은 중간에

막혀, 모임에 가서 (방 탈출에 매우 능한 분들과) 4인플로 다시 플레이해 보았습니다.

이 게임은 게임북, 추리, 방 탈출이 섞여 있기 때문에 먼저 각각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게임북의 한 장면.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1) 게임북

이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책 한 권을 같이 보면서 진행하는 게 아니라, 각자 자신이

선택한 캐릭터에 배정된 책을 (그것도 만화!) 보면서 진행합니다.

- 왼쪽 아래의 박스와 바로 옆의 지도, 그리고 각 캐릭터에 배정된 네 권의 책.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이런 방식은 같은 출판사의 ‘크루소 해적단’에서 이미 시도했던 방식이지만,

달라진 게 있었습니다. 저와 아내가 예전에 크루소 해적단을 플레이할 때는

(게임북이 익숙치 않아서 그런지) 이미 방문했던 장소만 뱅글뱅글 돌며 무척

힘겹게 플레이했었는데, 이 게임은 지도를 도입해서 현재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만들었고, 한 번 방문했던 곳에는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도록 해서 플레이가 무척

쾌적했다는 겁니다.

- 크루소 해적단의 박스와 각 캐릭터에 배정된 네 권의 책.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하지만, 이런 쾌적함은 어디까지나 실외에서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건물 내부에는 지도가 없는 겁니다. 저는 이 점이 너무너무너무 아쉬웠습니다.

(2) 게임북은 추리 및 방 탈출을 하기에 적절치 않다?

왜냐면, 지도가 없으면 추리나 방 탈출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되는 단서를 나중에

다시 보기가 어렵기 때문이죠. 조금 더 자세히 얘기하면... 단서를 담고 있는 장면을

펼쳐 보는 즉시 그 단서를 캐치하지 못 하면, 나중에라도 다시 그 장면을 보면서

단서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지도가 없으니 한 번 지나간 곳을 다시 방문하기가

어려워지고 그만큼 단서를 파악하기 힘들어지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게임북이라는

매체가 원래 추리나 방 탈출을 하기에 적절치 않은 매체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제가 얼마 전에 리뷰했던 게임북 ‘늑대인간 마을에서 탈출’의 작가들도

그렇게 생각했던지

게임북 ‘늑대인간 마을에서 탈출’ 간단 리뷰

그 게임에는 지도를 아주 잘 갖춰 놓았을뿐만 아니라, 중요한 단서를 발견할 때마다

따로 기록해 놓도록 그때그때 정확하게 안내하고 있더군요.

그래서이겠지만 셜록 홈즈 베이커가 탐정단을 플레이할 때, 한~~~참 헤매다가

“어! 단서가 여기 있었네;;”

라는 말을 자주 했네요ㅠ

(3) 방 탈출

이 게임의 사건 1, 2, 3에 등장하는 방 탈출 문제들은 대체로 난이도가 높지 않고

개연성도 좋았습니다. 특히 사건 2에 등장하는 협력 방 탈출 문제는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언락 1의 협력형 시나리오가 생각날 만큼 신선하고

재밌었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의사소통에 제한을 가하는

협력게임임에도, 매직 메이즈의 ‘뭐라도 좀 해!’나 쿼키 서킷의 “삐뽀”같은 장치가

없는데다,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자세히 안내하지 않아, 작가의 의도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 사진 출처: 다이브다이스

(4) 추리

추리는 이 게임의 사건 3에만 등장하는데, 왠만큼 진행했으면 범인을 맞히는 거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자세한 진상을 모두 파악하는 것은 꽤 어려울 거 같더군요.

(저는 못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추리에 성공하질 못 해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지만) 개연성은

높은 거 같아서, 추리게임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사건 3의 추리에 만족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5) 단점

앞서, 건물 내부에 지도가 없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지만, 좀 치명적일 수 있는

단점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글 앞머리에 쓴 것처럼, (추리나 방 탈출이 아니라

게임북 요소라고 해야 할 거 같은데) 진행이 안 되고 막힐 수 있는 곳이 한두 군데

있다는 겁니다. 이곳들의 해결 방법을 알고 나니 좀 터무니 없다는

(혹은 밑도 끝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암튼 너무 별로였습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어떻게든 돌파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죠.

(6) 마무리

이 게임은 지도를 보며 길을 찾아가는 재미나 적절한 방 탈출 문제,

제법 잘 만들어진 추리 등 정말 많은 장점과 함께 지도, 캐릭터별로 다른 책,

캐릭터 능력 등 멋진 아이디어들로 가득찬 게임임에도 치명적일 수 있는

한두 가지 단점 때문에 저에게는 정말로 안타까운 게임이었습니다.

그래서, 사건 1은 강추하지만, 사건 2는 조심스레 추천, 사건 3은 살짝 비추하며

글을 마칩니다.

‘셜록 홈즈 베이커가 탐정단’에 관심 있는 분들께 도움이 됐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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