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디즈 펀딩을 준비하며, 보드게이머분들과 나누고 싶은 글
안녕하세요!
저는 예술과 게임을 하나로 묶어 출판하는 퍼블리셔 안민우라고 합니다.
이번 5월 2일, 3년여 만에 Boast or Nothing(B.o.N)이라는 첫 게임으로 와디즈 펀딩을 도전합니다. 항상 좋은 정보 받아보는 보드라이프에 직접 소식을 전해드리는 게 예의라는 생각에 글 올려봅니다!
저는 아거게임즈라는 사명(社名)으로 작년 4월, 킥스타터에 도전하면서, 현실의 높은 벽을 실감했습니다. 해외는 이미 크라우드 펀딩 문화가 자리 잡은 지 꽤 됐고, 워낙 규모가 컸습니다. 때문에, 팀의 좋은 가치 제시만큼이나 '든든한 자본력과 해외 시장 마케팅'이 중요했습니다. 그리고 1년간 디자인 및 제조 품질 개선, 후발 라인업 확보 등 각고의 노력 끝에 돌아왔습니다. (작년 킥스타터때도 보드라이프 및 한국에서 펀딩을 해주셨던 분들이 계셨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무한한 감사를 드립니다. 덕분에 지금까지 포기 않고 올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킥스타터 실패는 제게, 본질로 돌아가게 해줬습니다. 제가 진정으로 어떤 것을 위해서 *독립 출판하기를 원하는지 고심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나온 결론은 간단했습니다. 보드게임 말고는 그 어떤 문화예술도, 그 자체로서 사람을 만나게 해주고 많은 대화를 만들어 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는 단지 그 분야를, 제가 만들 수 있는 최대한을 '잘' 만들고 싶은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제가 생각하는 좋은 게임은 '가능한 많은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는' 게임입니다.
*여기서 '독립(Indie)' 의 의미는 상업성보다 작품성, 가치에 더 중점을 둔 출판 방식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무 데나 붙이는 수식어가 아닌, 팔리는 것보다 만드는 것, 즉 가치 공유에 중점을 둔 방식을 의미하는 것이죠.
그래서일까요. 보드게임에는 수많은 장르가 있다지만 저는 유독 파티게임에 꽂혔습니다. 어릴 때부터 가능한 많은 사람이 웃으며 즐기는게 보드게임에서 제가 느낄 수 있는 최고의 가치였거든요. 만약 제가 게임을 출판한다면 파티 게임에 집중하고 싶었습니다. 그와 더불어 제가 스무 살 때부터 푹 빠져있던 '예술'과 결합해 더 큰 의미를 가지는 작품으로 바꾸고 싶었습니다.
왜냐하면, 게임과 예술은 똑같거든요. 합하면 더 큰 강점을 가질 분야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내린 예술의 정의는 '다름을 이해하는 것'이었고, 게임의 정의는 '다름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둘 다 우리를 새로운 세상으로 데려가고, 새로운 시각으로 일상을 보게 합니다. 게다가 게임의 실제 메커니즘을 구성하는 게임 작가분들의 열정이, 게임을 출판하는 출판사보다 항상 높았습니다. 작가에게는 출판사의 게임이 상용 '제품'이 아닌 '작품'이니까요. 먼저 업계에 계셨던 아버지를 따라 다니던 어린 시절, 제가 뵀던 수많은 게임업계 사람들은 90% 이상 게임 작가분들이셨습니다. 지금까지도 항상 좋은 말씀 해주시고 다방면으로 도와주시지만, 그분들의 열정이 무엇보다도 강한 동기부여가 됐죠. 그래서 저도 '예술'과의 융합이라는 제 색깔을 넣게 되었습니다.
(더 자세한 얘기는 https://brunch.co.kr/@minutimes/26 블로그에 있습니다.)
그렇게 만든 첫 게임은, 이번에 런칭하는 'Boast or Nothing' B.o.N(본)이라는 게임입니다. 트릭 테이킹이라는 장르의 카드 게임이고, 플레이어는 카드의 강함과 약함이 수시로 바뀌는 손 패를 운영해야 합니다. 앞사람이 내는 색깔에 맞게 내야 하고, 모든 사람이 한 장씩 내면 가장 센 카드를 낸 사람이 해당 트릭을 가져가는 트릭테이킹. 이 카드 게임 장르는 간단한 카드 구성에 심리전과 지략을 더해 풍성한 플레이를 만들어내는 장르입니다. 하드 유저에게는 좋은 중간(필러) 게임으로, 라이트 유저에게는 재밌고 어려운 카드 게임이 될 것입니다. 첫 게임으로서 전문성과 대중성을 함께 다루기 위해 준비했습니다.
앞으로도 게임을 연작물(series)처럼 일관성을 가지고 디자인하고, 확고한 정체성을 유지할 것입니다. 그 아이덴티티(정체성)은 각각 게임과 아트워크에 맞게 아래와 같이 설정했습니다.
[Identity of Game]
말을 많이 하게 하는 파티 게임
게임 구성물에 언어가 들어가지 않는 게임 (Text-independent)
30분 이내의 플레이 타임
5분 이내의 규칙 설명
13세 이상이라면 쉽게 배울 수 있을 난이도
[Identity of Artwork]
고유의 색깔을 가진 예술가와 협업합니다. 우리는 게임과 예술의 화음을 만들어 낼 것입니다. 게임의 윗 박스의 앞면, 옆면은 전부 아트워크로 채워지며, 이외의 어떠한 문자적인 정보도 없습니다. 그 대신 아랫 박스의 뒷면에, 간략한 설명이나 로고, 이름, 바코드, 아이콘 등등 모든 정보가 담깁니다.
이렇게 준비하며 갈고 닦는 동안 텀블벅 등 국내 크라우드펀딩에서 진행한 수많은 프로젝트를 봐왔습니다. 보드게임을 아끼고 사랑하는 분들의 신뢰를 올릴 수 있는, 책임감 있는 프로젝트가 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수요일 목요일은 정말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사무실 겸 보드게임 체험 공간(http://naver.me/IFesw5qp) 에 있으니 언제든 찾아오셔도 됩니다. (그 외 일자 또한, 웬만하면 해당 장소에 있지만 집중해서 일을 보거나 미팅 차 밖에 있을 수 있습니다. 주말은 장소가 분주하여 밖에서 따로 자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만남이 필요하시다면 언제든 메일로 연락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arckist@agergames.com)
이렇게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은 와디즈로 개시일(5월 2일) 전까지, 미리 '저희 이런거 합니다!' 는 느낌으로 오픈 예정 페이지를 등록한 상태입니다. 프로젝트 오픈 시 알림설정을 할 수 있는 페이지 입니다. 무료배송 등의 얼리버드 혜택이 있으니 오픈 알림 신청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픈 예정 페이지 링크]
https://www.wadiz.kr/web/wcomingsoon/rwd/16785
다음달 5월 2일, 본격적으로 와디즈에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1.
쓰다보니 내용이 너무 많아졌네요.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와디즈 프로젝트가 궤도에 오르고 아거게임즈에 대한 훨씬 더 자세한 내용을 기획해서 시각화 할 수 있는 영상으로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PS 2.
질문 있으시면 언제든 댓글이나 메일 (arckist@agergames.com) 주시면 답변해드리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PS 3.
아거게임즈 사무실 겸 보드게임 카페로 운영하는, '영등포 보드게임 공간 디 아날로그'에 오시면 언제든 테스트플레이를 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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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이미지 (뒷면, 앞면 빨강 10 카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