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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북 ‘늑대인간 마을에서 탈출’ 간단 리뷰

3,644 조회

2021.11.12 22:21

- 책표지. 사진 출처: 아이콕스

이번 글에서 이야기할 게임은 보드게임이 아니라; ‘늑대인간 마을에서 탈출’이라는

게임북입니다. 저는 게임북에는 관심이 없어서 플레이해 본 게 몇 권 안 되는데,

모임에서 한 분이 빌려 주셔서 이 게임을 플레이해 보게 되었습니다.

게임을 모두 플레이한 후에 공식 웹사이트에서 찾아보니, 이 책의 저자인 ‘SCRAP’은

2007년에 세계 최초로 방 탈출 이벤트를 진행한 회사의 이름이라고 하네요.

1. 게임북으로서

제가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제일 놀란 것은 쾌적함이었습니다. 다른 게임북도

이런지는 모르겠는데, 각 단락에는 몇 번 단락에서 이번 단락으로 이동해 왔는지

적혀 있고, 중요한 정보는 플레이어가 따로 기록하도록 안내하는 등 플레이가 무척

쾌적했습니다.

‘어떤 단락이었더라?’

라며 헤메거나, 같은 단락을 반복해서 방문할 필요가 없었거든요. 책갈피가 세 개나

들어 있었지만, 사용할 일이 없더라구요.

2. 방 탈출 문제

이 게임의 방 탈출 문제는... 저는 별로였습니다. 약 서른 개 정도의 문제가 있는데,

문제가 좀 다양하고 재밌는 문제도 제법 있었지만,

언락 vs 엑시트 비교 리뷰 2: 난이도 높은 게임

에서 이야기한 문제의 난이도를 높이는 좋지 않은 방법들을 많이 사용했더라구요.

누구에게나 엔딩을 허락하지는 않겠다고 저자가 결심했던 걸까요? 게다가, 개연성

떨어지는 문제도 있고 말이죠. 그래서, 중반부터는 그냥 체념하고 공식 웹사이트에

있는 힌트를 보면서 플레이했는데, 그래도 해결이 쉽진 않더군요; 결국, 스토리가

모두 끝난 뒤에 등장하는 최종 문제는 못 풀었는데, 사실 별로 풀고 싶지도 않더라구요;

결론적으로 말해, 이 책의 문제는 그동안 플레이했던 방 탈출 보드게임의 문제들과

비교했을 때 저에겐 완전 별로였습니다. 2012년에 출판된 책이던데, 옛날 문제라

그런 건가 싶기도 했네요.

3. 스토리

문제가 정말 별로라고 생각했지만, 어쨌든 끝까지 플레이했던 것은 스토리

때문이었습니다. (문제를 못 풀면 스토리 진행이 안 되기 때문에 힌트를 보며

악착같이 풀었네요ㅠ)

스토리는 환타지 같기도, 동화 같기도, 역사물 같기도 한데, 전반적으로

아주 귀여운 스토리여서 빠져들었거든요.

총 닷새 동안 마을에 머무르며, 열 여섯 명의 등장인물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책 제목에서 눈치챈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 이 중에 누가

1) 늑대인간: 마피아게임의 마피아,

2) 괴도,

3) 무녀: 아발론의 멀린과 비슷한 존재,

4) 미치광이: 자신이 무녀라고 생각하는 인물

인지 밝혀내는 것이 메인 스토리라, 마피아 게임을 다섯 라운드(닷새 동안의

이야기라서) 진행하는 것 느낌을 주는데, 이런 점이 보드게이머로서

특히 흥미로웠습니다.

4. 마무리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이야기에 분기점이 생기지 않기 때문에,

결국 책 한 권을 모두 읽게 되고, 그러다 보니 플레이 시간이 꽤 길었지만,

진행이 너무 쾌적하고 스토리도 귀여워서 즐겁게 플레이했습니다.

특히, 스토리는 제가 플레이한 방 탈출 보드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높은 퀄리티를 보여 줘서 솔직히 좀 놀랐네요.

한편, 언락처럼 숫자를 더하는 시스템를 사용하고, 컨설팅 디텍티브처럼 신문을

보면서 진행하는 등 보드게이머로서 흥미로운 시스템이 많은 것도 좋았습니다.

방 탈출을 좋아하는 분이시라면 한 번 플레이해 보시길 권해 드리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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