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korea 간단후기입니다
0.1.
들어가기에 앞서 제 보드게임 편식(?)성향은 직관적이고 룰이 쉬운편인 게임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리코쉐로봇, 포세일, 바퀴벌레포커(거짓말 잘 못합니다만 쉬워서 좋아합니다), 임페리얼, 18xx 등이 대략 그러합니다.
18xx는 어려운 게임 아니냐 라고 하시겠지만 막상 해보시면
18xx를 진행하는거 자체는 대부분의 룰들이 쉽게 머리속에 각인가능한 수준이라 생각보다는 쉽다는걸 아시게 될겁니다. 플레잉타임과는 별개로요^^;
이와는 대조적으로 인기리에 절찬 판매되는 막강하고 복잡한 시스템으로 무장한 유로게임들은 일단 취향이 아니더군요
아그리콜라, 테라포밍마스, 마르코폴로, 우베류, 펠트류, 등등이 그러합니다.
괜한 사설을 늘어놓는 이유는 이런 성향인 자가 쓴 글이니 알아서 필터링하시며 보셔야 한다는 빠져나갈 구멍을 파두는겁니다^^;
0.2. 18xx의 기본적인 이야기를 깔고 가볼께요(이미 아시는 분은 스킵해주심 됩니다^^;)
1830으로 대표되며 수많은 파생상품(?)이 있는 18xx라는 게임장르는 익히 알려지다시피 주식을 기반한 경제운영게임입니다.
개념은 인게임 플레이어는 게이머가 아니라 게임상 존재하는 회사들입니다.
즉, 게이머와 인게임플레이어가 구분이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게임하는 사람의 보유자금과 인게임플레이어인 회사의 보유자금은 은행돈과 더불어 철저하게 분리되어 있어야 합니다.
(유사한 게임으로 맥거츠의 론델게임중 임페리얼이 있습니다)
게이머는 주식라운드에
- 주식을 판다(대부분의 경우 원하는 만큼 팔 수 있음)
- 주식을 산다(대부분의 경우 한 턴당 1장이지만 이번 주식라운드에 팔았던 주식을 다시 사는건 안됨)
- 위의 행동을 둘 다 하거나 둘 다 안하고 패스한다
를 주식라운드동안 돌아오는 턴마다 결정합니다.
이 과정에서 일정지분 이상이 팔린 회사들은 출범하게 되어 운영라운드에 등장합니다
(일정지분은 시리즈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이건 좀 있다가 다시..)
모든 플레이어가 올패스를 하면(달무티?) 주식라운드가 끝나고 운영라운드(사장님들의 시간)이 되고
회사의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사장님이 회사를 운영합니다.
회사의 운영은
1. 철로의 개설
2. 역토큰 설치
3. (기차를 보유중이고 운행가능한 선로가 있다면) 기차노선 운행
4. 운행한 노선의 수익을 주주들에게 배당하거나 배당을 보류하고 회사자금으로 홀딩
5. 회사의 자금으로 기차를 구매(선택이지만 대부분의 18시리즈의 공통적인 규칙은 회사에 기차가 없다면 1대는 무조건 구매)
의 프로세스를 회사사장의 선택을 통해 순서대로 진행합니다.
이 과정에서 누군가는 돈을 더 벌고, 덜 벌고, 털리고 등등의 과정을 거쳐
종료시점에 가진 자금과 주식지분을 정산하여 가장 부자가 되신 분이 이기는 게임이죠
1.1. 18korea는
한반도맵을 바탕으로 한 18xx입니다.
18xx는 실제역사 기반인 게임들(1830, 1848, 1889, 1862 등등)과
실제역사와는 무관하게 지형만 가져다가 가상의 회사들로 구성된 가상역사(?) 18이 있습니다.(18EU, 1817 등등)
한반도의 철도역사는 익히 아시는대로 구한말 외세(특히 일본)의 외세에 의한 외세를 위한 철도부설인지라
실제역사로는 만들기가 모호하고 맘이 안가고 그렇죠
그래서 18korea 역시 일종의 가상시나리오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실제역사인 한국전쟁은 매우 강력하고 중요한 이벤트로 활용해서 세미역사물이 되네요^^;)
이미 많은 분들이 언급하신대로 초기에 공개드래프트 방식으로 주어지는 A,B,C 세가지 유형의 특수능력카드가 다채로움을 주고 리플레이성을 높여줍니다
(다만, 저는 라이트게이머라 앞서 언급드린대로 아그리콜라, 테포마에서 처럼 이 카드들의 뿜뿜하는 능력들이 익숙치 않아 친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겠어요^^;)
1.2. 18korea의 좋았던 점은
일단 익숙한 지리와 지명이 나온거에 대한 반가움^^
1846이나 1856에 등장하는 2주 출범(대부분의 18은 50~60% 출범)
주식라운드의 턴순서결정방식(테라미스티카 등 유로게임에선 사실 일반적인 방식 중 하나인 먼저 패스한 사람이 다음 주식라운드 턴우선권)
18시리즈치고는 길지 않은 플레잉타임(이건 일장일단이 있는거라 생각하는데 후술합니다
한국전쟁이라는 이벤트를 적절하게 18xx게임의 흐름에 이식
전쟁 전
전쟁 후(사진상으로는 나오지 않았는데 휴전선 이북 북한에 있던 타일들은 모조리 제거)
풀스트레치 기준이라고 하셨습니다만 외국산 18xx게임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퀄리티였습니다.
(솔직히 연식이 꽤 된 18xx게임들 퀄리티들을 생각해보면 컴포질 때문에 까일 가격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
1.2. 18korea의 아쉬웠던 점
18korea는 기존 18xx의 악명높은 플레잉타임을 대폭 줄여 진입장벽을 낮추고 기존18xx와는 차별점을 두어
비18러님들의 접근성을 높이는데 어느정도 초점이 맞춰져있다고 생각되는데
이를 위해서 게임의 템포가 굉장히 (여느 18xx에 비해) 빠른 편입니다.
(철로를 최대 3개까지 깔 수 있는 부분이나 사기업의 사기적인 수입펌핑으로 극초반 라운드임에도 여타 18에서 보기 힘든 수익찍기 등)
랜덤으로 메인회사들이 셋팅되고 특수능력을 제공하는 사기업들도 랜덤으로 나오기 때문에
양상이 다른 때에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제가 했던 판은 극초반 라운드임에도 수익이 무시무시하게 터지고
이 스노우볼링이 나중에 너무 빠르게 커져서 4기차 막바지부터 최종기차인 8E까지 뜨는데 불과 1라운드밖에 걸리지 않았는데
이로 인해 플레이시간이 매우 단축된 부분이나 플레이의 다이내믹해진 부분을 좋아하실 분도 분명 있으시겠지만
호불호가 갈릴 여지가 있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한국전쟁 발발 후 남한맵만 사용하는데(그나마도 앞서 언급했던대로 너무 빠르게 트리거가 발동되서 엔딩라운드셋 포함 총 4운영라운드만)
맵 자체가 작은 편인데다 먼저 출범했던 회사들이 설치한 역토큰들로 경로가 막힌 곳이 많아 8E가 제대로 활용될 공간이 쉽게 나오지는 않는 편입니다.
차라리 18AL이나 18MEX같은데 있는 4D기차 같은 개념이 나오는게 낫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물론 1회플 뿐인 극히 이례적인 케이스였을수도 있고 공식옵션룰(만들어진다면요^^;)이나 비공식옵션룰(이라 쓰고 하우스룰이라고 읽는)을
통해 어느 정도는 수정이 가능할 것(물론 말처럼 간단하지만은 않겠지만요)이라 생각되서
펀딩은 그대로 들어가게 될 거 같습니다.(게을러서 아직 펀딩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 ㅈㅅ)
기본적인 큰틀에서는 상당히 만족스러웠고 작가님께서도 피드백에 매우 적극적이시라 믿음이 가더라구요
쓰다보니 잡다하게 길어졌는데 부디 펀딩이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