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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게임에 인생을 건 남자입니다.
보드게임 강의 후기 (21. 9월 1주차)
그동안 귀찮아서 안했고, 앞으로 얼마나 하게 될지도 알 수 없지만...
나 자신의 활동 상황에 대한 기록이 필요할 것 같아서 일단 가장 쉬운 선택지인 이곳을 찾게 되었다.
매주 진행하는 지역아동센터의 보드게임 강의가 있는데, 이곳에서 진행되었던 게임에 대한 후기를 적어보도록 하겠다.
대상 : 초등학교 1~6학년
2021년 9월 1주차 게임
템플러 : 더 시크릿 트레저스
퀸게임즈라는 브랜드가 나에게는 최소한의 믿음을 주는 브랜드로 점점 굳혀져 가고 있다. 물론 '최고다'라는 느낌은 아니지만, 뭘 골라도 최악은 아니다... 정도랄까?
가끔 엄지척 할만한 것도 있고 말이지.. ㅎㅎ
게임 제목만 보면, 중세 테마에 보물 컬렉션 하는게 아닐까 싶은데...???
초등학교 4~5년 아이들과 돌봐주시는 대학생 선생님 (애들 공부봐주는 자원봉사자 분)과 함께 5인플로 게임을 가르쳐드리고, 지켜보았다.
(보통 하루나 이틀 전에 필자가 게임을 공부하여, 아이들에게 강의 시간에 설명해주면서 함께 하는 스타일로 강의가 구성된다. 이 아이들과는 벌써 4~5년째 함께한 친구들이다.)
메뉴얼로 게임을 이해한 바로는 이런 스타일의 게임은 직접 플레이하기 보다는 시켜놓고 지켜보는게 더 필자의 성향에 맞아서 지켜보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걸 선택할 수 있다는 점도 이런 보드게임 강의를 조하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임은 전략적인 선택, 눈치보기 선택, 대놓고 딴지, 은근한 협상, 정치질 등등의 여러 요소가 녹아있지만, 결정적으로 이 게임이 요구하는 핵심은 바로 "정치질"이다.
요즘 (같이 게임하는) 아이들이 물이 오른게 바로 '정치질'이기도 하고 말이지~~
(참고로 '정치질'이라는 말은 내가 한게 아니라, 애들이 '섀도우 레이더스'를 하면서 내게 던진 말이다. (ㅎㅎㅎ)
하지만, 아무리 4~5년째 매주 다른 게임을 시도하는 등의 노력을 했어도, 처음부터 잘하기가 어려운 게임들이 있는데, 주로 선택의 폭이 넓은 게임들이 그러하다.
더욱이 필자가 게임에 참여하는 것과 그냥 옆에서 살짝살짝 도와주면서 지켜만 보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뭐할까?? 응룡력이 떨어진다고 해야하나???
이번 주의 경우, 고학년들 게임과 저학년들 게임을 나누어서 진행했어야 하기에 이 게임에 계속 집중해줄 수 없었다는 것이 아쉬운 부분이 되었다.
게임 플레이 타임은 60분으로 되어 있지만, 2시간이 넘도록 게임하면서 (물론 설명포함 시간이다) (내가 볼때는) '반도 진행이 안된 상태'로 게임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후반 40분 정도는 옆에서 지켜보는 맛이 있을 정도의 플레이를 펼쳤다는 것이다.
게임에서는 어쩌다 규칙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더라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면, 그냥 넘어가게 된다는 설명을 한 적이 있는데...
중요한 것은 심지어 그걸 발견당하면, 마이너스 점수를 받게 된다는 규칙까지 있다는 것인데, 이게 있다는 것은 원한다면 일부러 이런 플레이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정말 놀라운 점은 게임 중반에 같이 하는 대학생 선생님이 일부러 규칙을 깨는 행동을 했는데, 그걸 눈치챈 아이 중에 한명이 일부러 기다렸다가 그 선생님의 플레이가 완전히 끝난 후에 이를 지적해서 마이너스 점수를 먹였다는 것이다. 이정도까지 했다면, 적어도 그 선생님과 그 아이는 이 게임의 절반은 이해했다는 것이라고 봐도 무방한 거 아닐까???
앞서 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 점이 정치질이라고 했는데, 특히나 5인플에서는 앞선 플레이어'들'이 사용한 같은 액션 카드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규칙으로 인해, 할 수 있는 액션 요소가 굉장히 제한적이라는 느낌을 받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수많은 선택지가 막혔을때 차선책을 선택하는 게 아이들로서는 힘겨웠을 것이다.
이건 장담하건데, 어른들도 마찬가지 일거다.
즉, 이 게임은 8세 이상으로 표시되어 있지만, 결코 그정도 난이도가 아니다. 무슨 머리에 쥐나는 정도의 난이도라고는 결코 할 수 없지만 (왜냐면 룰 자체는 그다지 어렵지 않기에), 이 게임을 제대로,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게임의 이상적인 플레이를 하려거든 게임에서 뭔 짓을 해도 이상하지 않은 제법 코어한 게이머들이 모여서 할 수 있는 수많은 협잡과 정치질이 난무하는 상황일 때, 이 게임이 진정으로 빛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 느낌을 어떻게 전해야 좋을까??? 한참을 고민해봤다.
혹시 '프리드리히 프리히제'의 '암흑의 복도'라는 게임을 아시는 분이라면, 내가 그리는 이 게임의 분위기를 아주 조금은 이해하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암흑의 복도는 매우 쉬운 규칙을 가지고 있고, 캐주얼하게 하려면 한없이 캐주얼해질 수 있는 게임이지만, 나는 그 게임을 온갖 협잡과 파티와 정치질의 향연으로 만드는 걸 좋아한다.
어느 정도냐면, 게임이 끝났을 때, 살아남은 사람이 1~2 캐릭터 밖에 없을 정도로 말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절대 무거운 게임이 아니다.
하지만, 한없이 무겁게 만들 수 있는 게임이라는 점이 내가 이 게임에 끌리는 이유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냥 지켜만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는 것이다. ㅋㅋㅋㅋㅋ
스푸키 캐슬
앞서 밝혔듯이 이날은 저학년용 게임도 따로 준비하였다.
혹자는 이쪽했다가 저쪽했다가... 어느 하나도 제대로 안되는거 아닌가 싶을 수도 있는데, 어차피 저학년들은 간단한 설명에 플레이 타임이 짧은 걸로 정하기 마련이다.
실제로 집중에서 가르쳐줘도 1시간 이상 게임에 집중하지 못한다. 적당히 하고 적당히 끝내는게 강사로서의 정신 건강에도 안정적이다.
현재 센터에서 거의 7~8년을 함께 했기에 이 아이들도 결국 고학년이 되면, 알아서 집중하고, 알아서 따라오게 되어 있을 것이라 걱정하지 않는다.
고학년들 게임은 어차피 나도 참여할 거라서, 내가 해보고 싶은 게임을 고르고 있지만, 저학년들 게임은 은근히 선택지가 많지 않다.
1. 개인적으로 필자는 너무 쉬운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데다가
2. 저학년을 위한 완구형 게임의 경우, 비싸기도 하고, 구성물의 파손이나 분실이 염려되기도 하고.. 너무 시끄럽게 굴어서 옆에 고학년 아이들이 게임하는데 방해가 되는 면도 있고...
3. 어찌되었건 머리를 쓰는 요소가 있어야 한다...라는게 참~~~
그나마 다행인 건, 예전이라면 이걸 다 내가 커버해야 하지만, 지금은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이 계셔서 설명을 할때, 도와주시는 선생님이 이해하셨으면 맡기고 고학년 진영으로 갈 수 있다는 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직 저학년 학생들의 숫자가 적어서 조금은 살짝 덜 신경쓰더라도, 애초에 센터장님께서 고학년 게임에 집중해주는 걸 당연하게 생각해주신다는 거다.
(여러모로 강사로서 운이 좋은 편이라고 해야할까???)
첫 후기라서 쓸데없는 얘기가 많았는데, 앞으로 적게될 게임 후기 전에 전반적인 상황 설명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적어보았으니 양해 바란다.
마찬가지로 믿고 선택하는 퀸게임즈 브랜드 게임이다.
게임 박스 뒷면만 봐도 대충 어떤 게임인지 감이 잡히는 면이 있을 것이다.
강사로서 이런 류의 게임을 저학년 아이들에게 소개할때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일까???
각각의 선생님마다 다양한 견해를 가지고 계시겠지만, 필자가 가장 선호하는 방식은 "완전하고, 완벽하게 적용되는 규칙"이라고 할 수 있겠다.
심지어 원래 규칙보다 일부러 더 깐간하게 적용되는 규칙을 만들기도 한다.
아마 보드게임 메뉴얼을 많이 읽어보신 분이라면, 오히려 어린 친구들을 위한 더 쉬운 규칙 같은 것도 많이 접해보셨을텐데, 필자가 오히려 반대로 하는지에 의문이 생기실텐데...
단 하루 놀거라면, 당연히 그럴 필요가 없겠지만, 짧게는 1년... 길게도 6년 동안을 함께 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초장부터 '보드게임 규칙은 신성한 것이다'라는 것을 심어주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된 것이다.
적당히 알려주고, 적당히 놀게 놔두면, 끝에 가서는 엉망진창이 되어 있는 것을 너무나 쉽게 보게 될 것이고, 그제와서 바로 잡으려고 해봐야 아무런 쇼용이 없다.
다만, 실수했을때, 너무 빡빡하게 굴지 않는 편이 좋다. 특히 실수했을때 패널티를 받는 게임의 경우, 너무 집요하게 굴면, 오히려 게임을 망치게 된다. 그런걸 커버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강사의 실력과 연관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이런... 또 옆길로 샜네요...
엄격히 말하면, 스푸키 캐슬은 덱스트리형 협력게임이다.
동전의 양면이라는 말이 있듯이, 앞선 게임처럼 역시나 이 게임도 마찬가지로 그것보다는 몸보다 마음이 앞섰을때의 쫓기는 마음이 반영된 엉망진창 실수투성이가 이 게임의 진정한 재미요소일 것이다.
이 게임을 너무 잘하면, 오히려 재미가 없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실수할 수 있도록 더욱 엄격하고 까다롭게 규칙을 적용시키는 것이다.
고학년 게임이라면, 이길 수 있는 팁을 주지만, 이 게임에서는 굳이 따로 팁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이렇게 하면 안되고, 저렇게 하면 안되고, 요렇게 하면 안되고... 등등 안되는 것들만 잔뜩 알려준다.
그리고, 그게 안되서 답답할때, 서로 싸우고 (협력게임이라 서로 싸울 이유가 없다) 그 과정 중에서 최선의 방식을 스스로 찾게 만드는 것이다.
(물론 이 모든 과정은 각각의 선생님마다 선택하는 방식의 차이가 있을 것이고, 모두 존중하는 바이다.)
퀸게임즈 브랜드에서는 '퀸게임즈 키즈'라는 브랜드 상표도 있는데, 이 게임의 쉬운 규칙을 생각하면, 왜 '키즈' 브랜드에 속하지 않는지가 의문스러울 수도 있겠다.
아마도 이 게임의 제작자는 필자처럼 초등학교 1~2학년 생이 아닌 더 어린 친구들을 대상으로 이 게임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밖에 다른 많은 퀸게임즈 덱스트리 게임이 있는데, 아마도 '덱스트리'라는 메카니즘 자체가 미취학 아동에게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충분히 이해는 된다.)
문제는 한국의 1~2학년 들에게 이런 정도의 덱스트리 게임은 오히려 너무 쉬울 수 있다는 아쉬움이다.
필자는 미취학 아동들에게는 보드게임 강의를 하지 않기 때문에, 한때는 이런 류의 게임이 아예 없었을 정도였지만, 보드게임 강의의 바운드리를 좀 넓힐 필요성이 느껴져서 이정도 수준의 게임을 많이 보유하게 된 것이고, 이때 퀸게임즈의 아동용 게임들은 꽤 많은 도움이 되어 준 것이다.
이 게임을 사게 되더라도 써먹을 수 있는 기간은 그리 길지 않을 것이지만, 혹시나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린 자녀들이 있으신 분이라면 일단 추천드리는 바이다.
어른들과 함께 하기에는... 좀 거시기하다....
일단은 협력게임이니 또래의 친구들과 함께 한다면, 괜찮을 것 같다...
1학년 정도의 고만고만한 애들이 모여서 이 게임을 진지하게 하고 있으면, 그냥 보고만 있어도 흐뭇한 미소가 나올 것만 같다... ㅎㅎㅎ
혹시나 하고 적어보는... 딱~~ 이정도 수준의 괜찮은 퀸게임즈 덱스트리 게임들을 소개해본다.
슈퍼 뱀파이어
캡틴 실버
웜 파티
푸쉬 어 몬스터즈 (키즈 브랜드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