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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케이프 룸 패밀리 간단 리뷰

5,238 조회

2021.08.20 21:48

라이트게이머 무이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천문학자 저택의 미스터리’에 이어,

씽크펀의 방 탈출 게임 ‘이스케이프 더 룸’ 리뷰

방 탈출 입문 게임으로도 좋고, 가족 게임으로도 훌륭한 이스케이프 룸 패밀리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어린이를 제대로 겨냥한 게임이라 ‘패밀리’가 괜히

붙은 게 아니더군요!)

박스 일러. 사진 출처: 보드게임긱

이스케이프 룸 패밀리는 ‘이스케이프 룸 방 탈출 게임’ 시리즈인 만큼,

이스케이프 룸 1편의 특징을 상당 부분 그대로 물려받았지만, 1편과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특징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1. 이스케이프 룸 1편의 유전자

지난 글

이스케이프 룸 방 탈출 게임 1탄 리뷰: 언락과 엑시트의 정반대편에 있는 게임

에서 이스케이프 룸 1편의 특징으로 몇 가지를 꼽았는데요, 그중에

(1) 답을 정확하게 하나로 압축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둘 중에 하나가

답이라는 것까지는 짐작할 수 있는 높은 개연성

(2) 다양한 물건 중에 어떤 것이 단서인지 가려내는 것이 중요해,

복잡한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 같은 플레이

(3) 자잘한 문제 네 개를 풀어야 하나의 문제를 푸는 게 되어서,

진하게 느껴지는 성취감

(4) 다양한 용도로 사용될 수 있는 열쇠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낮은 접근성

이렇게 네 가지는 이스케이프 룸 패밀리도 보여 주고 있었습니다.

한편, 이스케이프 룸 패밀리는 어린이를 겨냥해서이겠지만,

이스케이프 룸 1편과는 달리 스토리와 다채로운 퍼즐에 힘을 많이 줬습니다.

2. 스토리

이스케이프 룸 패밀리에는 세 개의 시나리오가 들어 있는데, 모두 어린이들의

탐험을 다루고 있으며, 첫 번째부터 세 번째 시나리오까지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보통, 방 탈출 게임에서 스토리는 큰 의미가 없는데, 이 게임에선 문제를

스토리에 맞게 잘 만들어서, 문제를 풀면서 자연스레 스토리의 디테일를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구요. 적어도, 구색을 맞추기 위해 억지로 스토리를

만들었다는 생각은 안 들더군요.

그럼에도, 최근에 어사일럼 이스케이프를 플레이해서인지, 스토리에 조금만

더 힘을 줬으면 좋았겠다라는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어사일럼 이스케이프 간단 리뷰

3. 다채로운 퍼즐

이 게임의 가장 큰 특징은 아마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퍼즐을 총망라했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플레이하면서

‘와, 이 퍼즐도 넣었네?’

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거든요.

잠깐, 일곱 살인 저희 딸 이야기를 해 볼 텐데요... 요즘 얘가 자꾸

방 탈출 게임을 하자고 조릅니다. 물론, 게임의 문제를 그대로 푸는 건 아니고,

제가 힌트를 적절하게 주면서 진행하는 거죠. 그런데, 게임에 따라서는

일곱 살에게 힌트를 주는 것도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곱하기를

알아야 문제를 풀 수 있다면 설명하기 어렵겠죠? 하지만, 이 게임은 딸과 같이

플레이하기에 아주 좋았습니다. 힌트를 주기도 편했지만, 그러다가 정 안되면,

(대부분이 퍼즐이라) 정확하게 어떤 퍼즐을 풀면 되는지 알려주면 그만이기

때문이죠. 아이가 이해하고 즐겁게 풀만한 퍼즐들을 잘 선별했더라구요.

4. 난이도

가족 게임을 표방한 만큼 난이도가 중요할 텐데, 어떤 단서를 사용해서

어떤 문제를 풀지 친절하게 안내하는 편이라 전반적인 난이도는 낮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시한 정도는 아니어서, 아내와 제가 힌트를 안 보고

경쾌하게 풀기에 딱 좋은 난이도였습니다. 이런 점에서, 방 탈출 입문 게임으로도

좋을 거 같습니다.

단, 문제마다 난이도가 좀 들쑥날쑥하긴 했습니다. 텍스트를 자세히 읽기만 하면

바로 풀 수 있는 문제도 있는 반면, 꽤 고생한 문제들도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아이들이 힌트 없이 플레이하는 건 어려울 거 같네요. 그렇다고

힌트를 보면서 플레이하는 건 아무래도 재미가 떨어질 수 있으니 규칙서에

나와 있는 것처럼 어른이 상황에 맞는 적절한 힌트를 조금씩 흘리면서

도와주는 게 아이들이 가장 즐겁게 플레이하는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물론 어른이 먼저 플레이해 봐야겠죠?

5. ‘천문학자 저택의 미스터리’ vs ‘이스케이프 룸 패밀리’

이스케이프 룸 패밀리가 방 탈출 입문 게임으로 괜찮아, 비슷한 위치에 있는

‘천문학자 저택의 미스터리’(이하 천문학자)와 비교해 보면요...

먼저, 어떤 단서를 어떤 문제에 적용할지는 천문학자가 좀 더 구체적이고

친절하게 안내합니다. 딱 떨어진다고나 할까요? 그에 반해 이스케이프 룸 패밀리는

조금 덜 친절할 때가 있어서, 상대적으로 조금 더 방 탈출 문제를 푸는 거 같습니다.

한편, 둘 다 퍼즐 문제가 많은데, 퍼즐의 난이도는 천문학자가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방 탈출 문제에 경험이 없는 성인이 플레이한다면 저는 천문학자가

더 좋을 거 같습니다. 조금 덜 방 탈출 게임 같지만, 퍼즐의 난이도는

성인이 풀기에 적합할 정도니까요. 그에 비해

이스케이프 룸 패밀리의 경우엔, 성인이 풀기에 쉬운 문제도 섞여 있어서

너무 시시하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을 거 같네요.

대신에, 아이들이 플레이한다면 스토리와 다채로운 퍼즐 때문에

이스케이프 룸 패밀리가 훨씬 좋을 거 같네요. 문제의 난이도가 들쑥날쑥하는 면이

있긴 하지만, (게임 내에는 힌트가 없는 천문학자와 달리) 힌트도 있고,

어른의 도움을 받는다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을 거 같거든요.

6. 마무리

이스케이프 룸 패밀리는 방 탈출 입문 게임으로도 좋고, 특히 아이들과 함께

즐기기에 상당히 좋은 게임이었습니다. 스토리와 다채로운 퍼즐이 정말

인상적이었거든요. 하지만, 이스케이프 룸 패밀리도 이스케이프 룸 시리즈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낮은 접근성을 어느 정도 물려 받았기 때문에,

어른이 함께 플레이하면서 힌트를 주는 쪽이 아이들이 이 게임을 가장 재밌게

즐기는 방법이 아닐까 예상해 봅니다.

방 탈출 입문 게임을 찾고 계시는 분에게 도움이 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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