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노트 #1 "왜 하필 트릭테이킹인가?"
안녕하세요, 실버건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개발 노트를 써봅니다. 최근 작업한 부릉부릉 쿼카는 트릭테이킹(Trick-taking)이라는 카드게임 장르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입니다.
먼저, 트릭테이킹이 어떤 게임인지 간단히 소개해보겠습니다. 트릭테이킹은 유럽에서 유래한 전통 카드게임 장르로, 앞사람이 낸 카드와 같은 슈트(문양)의 카드를 내고, 그중 가장 높은 숫자를 낸 사람이 해당 라운드(트릭)를 가져가는 방식입니다. 대표적인 게임으로는 '스컬킹'이 있습니다.
일본에서 특히 많은 사랑을 받아 매년 수많은 신작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유사한 게임도 많지만, 그 안에서 참신한 아이디어를 담은 작품들은 오히려 더 뚜렷하게 빛납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인상 깊게 생각하는 3대 트릭테이킹 게임은 '스페이스크루', '슈뢰딩거의 고양이', '지킬대하이드'입니다.
스페이스 크루는 트릭테이킹에 미션과 협력 요소를 더해 장르의 한계를 확장했고,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슈트가 없는 독특한 구성으로 기존 공식을 깨뜨렸습니다.
특히 지킬 대 하이드는 2인 전용 트릭테이킹이라는 드문 포맷과 슈트 파워 변화를 토큰과 특수 카드로 감각적으로 살려냈습니다.
지킬대하이드를 만든 건일 작가님을 직접 만난건 행운이었습니다. 주로 트릭테이킹 장르의 게임을 만들기 때문에 전세계의 다양한 트릭테이킹을 플레이해볼 수 있었고, 개발 중인 프로토타입의 테스트 플레이를 함께하면서 트릭테이킹의 구조와 매력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시절, 건일님이 제게 이런 말을 해주셨습니다.
“트릭테이킹은 다른 메커니즘에 비해 뼈대가 단단해서 만들기 쉬워요. 한 번 만들어보세요.”
그 말 한마디가 깊게 와닿았고, 결국 트릭테이킹 게임을 직접 만들어보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해서 처음 만들게 된 트릭테이킹 게임은 바로 '홍길동전'이었습니다.
그 당시 마침 프랑스 퍼블리셔와의 미팅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시제품을 보여주자마자 그쪽에서 뜻밖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오늘 미팅에서 본 게임 중 가장 인상 깊습니다. 이건 꼭 저희가 가져가고 싶어요!”
순간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첫 트릭테이킹 도전작이자, 이제 막 완성한 프로토타입이 프랑스 퍼블리셔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은 것입니다.
하지만, 그때는 몰랐습니다...
2편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