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드세요, 인더스트리아. 당신 경매겜 아닙니다.

양철나무꾼

5,568

2021-7-22 오후 3:35

IP: 14.43.***.***

블로그 방문

팔로우

BEST

쪽지발송

내용 댓글23

※ 해당 리뷰는 미드나잇정글로부터 게임을 제공 받아 쓴 리뷰입니다.

± 안녕하세요. 양철나무꾼입니다.

± 이번에 미드나잇정글에서 새로 나오는 인더스트리아를 들고 리뷰하러 왔습니다.

± 자원 치환류 게임이고, 2~4인, 14세 이상, 30~60분 정도의 플레이 타임을 가지고 있습니다.

±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은 기존 리뷰를 올려주신 두 분의 의견을 참조하시고....

(- 먼저 리뷰 올려주신 두 분이 글을 너무 잘 쓰셔서 제 글을 몇 번 엎었다는 사실ㅠㅠㅠ)

± 저는 아예 새로운 관점에서 평가를 해볼까 합니다.

± 읽어보시고 관심 있으신 분들께서는 보드엠 사이트에서 오늘 오픈한 따끈따끈한 선주문 한번 찾아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ㅎㅎ

± 링크 드려요~ https://boardm.co.kr/front/product/product_list.php?pinid=24454

± 일단 한줄 요약부터 하자면요. 경매 게임으로 알고 계실 텐데, 일단 경매가 메인인 게임이 아닙니다.

± 제가 이 게임에서 느낀 점을 3가지 정도로 골랐는데요. 천천히 하나씩 풀어가 보려 합니다. 같이 보시죠.

± 첫째로, 점수 기댓값 설계에 대해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 일단 게임 내에 주어지는 자원이 총 4종입니다. 석탄, 철, 석유, 업그레이드 토큰인데...

± 이 자원들 사이의 정확한 점수 비율을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 보통 자원 치환류 게임은 자원별로 점수 기댓값이라는 게 있잖아요.

± 예를 들어 게임 끝났을 때 3원당 1점, 금 1개당 1점이면 이면 돈 1원의 가치는 0.3점 정도고, 금은 1점인 셈으로.

± 그런데 인더스트리아는 점수 비율을 정확히 정의 내리기 어렵습니다.

± 왜냐면 내가 어떤 점수 변환 카드를 낙찰 받을지 모르거든요.

- 노답으로 망한 좋은 예....자원은 많은데 점수로 바꿀 수가 없는 상황

± 석탄 1개를 2점으로 4번 바꾸는 카드를 낙찰 받을 수도 있고,

± 석탄 1개 + 철 1개를 4점으로 3번 바꾸는 카드를 낙찰 받을 수도 있는거죠.

± 어디까지나 내가 저 카드를 낙찰 받는다는 전제 하에서, 점수 테크를 궁리해야하는 겁니다.

± 네, 이 게임은 점수 기댓값의 설계를 경매를 통해 큰 그림으로 짜야 되는 엔진 빌딩 게임입니다.

± 엔진 빌딩 느낌인데 왜 홍보자료에 경매 게임이라고 자꾸 소개하지? 하면서 저 스스로도 의문이 드는 부분이였기도 해요.

(± 근데 저는 이 생각을 아래에서 다시 한번 바꾸게 됩니다.)

± 물론 처음에 주어지는 시작 회사로 최대 석탄을 2개씩 2점으로 바꿀 수는 있는데, 이 바꾸는 횟수마저도 제한되어 있습니다.

± 그리고 종료 시에 남은 자원은 타이 브레이커 용도로만 쓰입니다. 아끼다 똥이 되죠.

± 그래서 초반부터 나는 어떤 테크를 타고, 어떤 점수 체계를 만들어 갈 것인가? 하는 고민을 먼저 해야합니다.

± 자원 생산 카드가 아무리 많아도 그걸 점수화 하는 카드가 없으면 패배의 지름길이죠.

± 이런 점들을 고려해서 카드 콤보 짜는 맛이 있는데, 첫 경매에서부터 천천히 점수 테크를 짜야하는거죠.

± 언뜻 생각해도 이런 경매 + 엔진빌딩 시스템을 쓰는 게임이 잘 안 떠오르긴 한데요.

± 이 특징은 두번째, 세번째 특징과 맞물려 독특한 시너지를 냅니다. 계속 보시죠.

± 두번째로, 게임 템포의 변화입니다.

+ 1라운드의 진행은 아주 느린 속도로 갑니다. 튜토리얼 급이죠.

± 1라운드에 얻을 수 있는 경매로 자원은 10개 내외 정도입니다.

+ 첫플이라도 라운드 운용하면서 무리 없이 계산할 수 있는 범주죠.

± 1시대. 2장을 낙찰 받고 석탄 5개와 철 2개를 받게되었습니다.

+ 자원을 변환하는 방법, 점수 버는 법을 1라운드 만에 깨우치게 해줍니다.

+ 시속 20km로 자세히 알려준다고 할까요. 초보운전 딱지 잘 떼게 천천히 굴러갑니다.

+ 이 과정이 너무 친절하고 쉬워서 보드게임 처음 하는 초보자나 어린 학생들도 잘 적응할 것처럼 보입니다.

± 그런데 2~3라운드는 갑자기 급발진 하기 시작합니다.

- 점수로 여차저차 바꾸고 났는데도, 철 3개와 석탄 7개가 남았다...

±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겠지? 정신차려, 이제 매운 맛 진짜로 간다~하는 느낌입니다.

± 카드 경매로 2~3장 추가로 따오면 그 순간부터 게임 속도가 급발진하게 시작합니다.

± 갑자기 늘어난 카드 엔진은 초고속으로 돌아갑니다.

- 어? 석탄 왜 10개나 남지?

- 아 이 순서대로 콤보 굴리면 철이 엄청 남는데...

± 자원을 점수로 바꾸는 횟수가 굉장히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 헐 뭐야?의 당황이 아니라 아 잠깐만!...내 계산은 이게 아닌데!?! 하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 게임의 깊이가 자연스레 푸-욱 깊어집니다. 머리가 뜨끈뜨끈해지기 시작합니다.

± 4라운드 되니 자원 수급과 엔진이 어느정도 안정화 됩니다.

++ 이제 진짜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인제 점수 딱 보십쇼. 빵빵 터집니다.

± 응, 게임은 끝이야. 돌아가, 벌써 늦었어, 담 판에 잘해봐.

± 좋아! 이 테크로 한번만 더 돌리면 점수 왕창 되겠다 싶은데 게임이 끝납니다. 아쉬워요!!!! 엄청 아쉬워요!!!!!!!!

± 왜 점수로 변환 안되는 석유가 이렇게 남는지!!!! 자원 이렇게 남으면 안되는데!!!!

± 나의 멍청한 경매 낙찰 순서가 크게 부메랑이 되어 내 뒤통수를 때립니다.

± 지난 턴의 카드 사용 순서가 잘못된건 아닌지 자꾸 조절을 해봅니다

± 이렇게 4라운드하고 끝나는게 또 신의 한수입니다. 잘 될려고 할때 끝납니다.ㅋㅋㅋ

± 자동으로 느낍니다. "아 한판만 더하면 잘할 수 있을 듯."

± 이제 2회차 플레이를 하면...1라운드의 그 느린 템포가 튜토리얼이 아니라 큰 그림 그리기 싸움이 됩니다.

± 4짜리 입찰 토큰을 아끼고, 3, 2짜리 토큰으로 상대가 입찰한 카드들도 신경쓰게되요.

± “누가 써도 효율이 엄청 좋아서 반드시 먹고 싶은 카드”라는 기준이 없어집니다. 다음 라운드에서 내가 뭘 낙찰 받을줄 알고요??

± 석유를 고효율 점수로 바꿀 수 있는 카드를 낙찰 받게 설계한다 해도, 석유 수급이나 석탄, 철을 석유로 바꾸는 변환 자체가 어려워지는 게임 양상이 그려질 수 있습니다.

± 3번째, 여기서 우리는 새로운 관점으로, 이 게임의 실체를 알아야 합니다.

± 경매가 중요한가요? 네,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건 경매가 메인이 되는 게임이 아녜요.

± 이 게임의 핵심 포인트는 생산입니다.

± 자원을 생산하고 점수화 하는 단계를 잘 운용하는게 이 게임의 진짜 목표인거죠.

± 생산을 위한 수단을 가져오는 단계가 경매입니다.

± 그러기 위해선 1번으로 돌아가서, 첫 경매부터 깔리는 카드들을 보고 점수 기댓값을 미리 그릴 필요가 있어요.

± 그럼 경매가 안 중요한가요? 어....? 제가 위에서 경매가 메인이 아니라고 말했나요?

+ 트릭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이 게임 경매가 중요해요!

± 그런데 이때부터 또 한 단계 더 나아가 깨우치셔야 해요. 4짜리 토큰으로 낙찰 받는 카드가 중요한게 아닙니다.

± 이 게임에서 매턴 공짜로 주어지는 생산되는 자원은 시작 카드에 있는 코딱지만큼 주는 자원 밖에 없습니다.(시작 카드마다 다름)

± 자원을 얻고 싶으면 경매에서 내 토큰이 유찰되어야 하고, 내가 입찰한 자원 토큰의 숫자만큼 자원을 X배 하여 가져가야합니다.

± 그런데 잘 보세요, 이 게임에서 내 경매 토큰을 이미 놓은 곳은 못 들어갑니다.(이건 당연한거고)

+++ 이 게임에서 이미 누가 놓은 경매 토큰과 같은 수의 토큰을 놓을 수도 없습니다.(...이것도 당연...어?!!)

± 이제 이 게임의 실체를 아셨습니까 휴먼?

± 내 소유의 카드의 생산을 위해 '1~3으로 일부러 유찰 되서 얻는 자원'이 훨씬 중요합니다.

± 사실 2번, 3번 토큰도 위험해요. 내가 누군가 상위 입찰하겠지 싶어서 자원 얻으려고 들어갔는데 아무도 들어오지 않아서 강제로 '낙찰' 되는 일도 있습니다.

± 이 게임을 다시 보게되면, 자원치환 게임도 아니고, 경매 게임도 아니고, 일꾼 놓기도 아닌 절묘한 접점에 맞닿아 있습니다.

± 경매에서 이기는 것은 중요합니다. 경매에서 이겨야 생산 단계가 잘 돌아가기 때문이죠.

± 그런데 생산을 잘 하려면 경매에서 잘 져서 자원을 적절하게 수급해야 됩니다.

± 경매 유찰 결과로 받는 자원도 내가 받고 싶은 순서대로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 경매 결과는 항상 왼쪽부터 처리합니다. 5번째 카드에서 유찰되어 받은 보상으로 2번째 카드의 유찰 보상을 선택하는게 불가능합니다. (이것도 중요!)

± 그래서 막 유찰을 받거나 엉뚱한 곳에서 낙찰 받으면 생산의 큰 그림이 어그러집니다.

± 4라운드의 아주 빠른 진행 중에 한 번의 생산이 어그러지면 경매에서 그렸던 큰 그림이 망하기 쉽습니다.

± 몇번 생산이 꼬이다 보면 눈치를 챕니다.

± 왜 입찰 3짜리 토큰으로 유찰되면 자원을 3배나 주는지 눈치를 채야 했었습니다.

± 점수 변환 기회를 왜 많아야 네 번밖에 안 주는지 알아야채야 했습니다.

± 지금보니 미리 기댓값을 설계하고, 빨라지는 게임 템포에 대비 할 수 있었던 게임이였습니다.

± 엔진 최적화를 위해 진지하게 생각해 달라고 애초부터 말하고 있었던 게임이였습니다.

± 룰북에 있었는데 이걸 이제야 봤...

± 이걸 눈치채고 나니까 카드 풀이 너무 작은것 아닌가 생각했던걸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 카드가 36장이니 몇번 하다보면 효율이 좋은 카드를 알 수는 있을 것 같더라구요

± 그런데 이 게임의 기본은 경매잖아요?

± 스플렌더는 게임 끝났을때, 90장 중에 적어도 10장 넘게 가질수 있지만, 이 게임에서 경매 4짜리 토큰은 하나밖에 없습니다.

± 내가 확정으로 얻을 수 있는 카드는 매 라운드 1장씩, 4장이 전부입니다.

± 운 좋아서 게임동안 10장 넘게 낙찰 받으면 자원 수급은 어떻게 될까요?

± 인더스트리아에서는 스플렌더처럼 누구나 자원을 3개씩 받는 동등한 기회 따윈 없습니다.

± 금 1개 가져가고 카드 킵하는 사기 능력따위 없습니다.

± 자원을 많이 얻고 싶으면 카드 경매에서 져서 카드를 포기해야되요...ㅠㅠ

± 입찰에서 밀리면, 혹은 유찰 되라고 넣었던 원하지 않는 카드를 낙찰 받아버리면...

± 효율 좋은 카드를 내가 낙찰 받을 수 있을 것인가 + 그 효과를 뒷받침 해줄 다른 카드도 낙찰 받을 수 있을 것인가 + 유찰된 토큰으로 자원 수급이 원활하게 될 것인가...를 생각했더니...

± 카드 풀이 중요한게 아니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시 이 게임은 경매와 생산 모두 중요한 게임으로 또 순환합니다...ㅎㅎ

± 아, 프로모 카드가 1장 있는데요. 꽤 성능이 좋습니다...밸런스 붕괴까지는 아니지만 아주 강력한 편입니다.

± 척 봐도 엄청난 성능....

± 적은 카드풀이 맘에 걸리시면 카드 1장도 아까우실 터, 프로모 주는 선주문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래요.

± 아, 개인 특수 능력을 주는 자본가가 들어가는 옵션 규칙은 바로 적용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게임의 양상이 다양해지거든요.

± 마무리 할까요?

± 이 게임과 비슷한 메커니즘이나 웨이트를 가진 게임은 정말 많이 나왔지요.

± 그런데 이 게임의 추구하는 바가 개성있습니다.

± 대중성을 생각하면서 게임을 만들었는데 매니악함을 더 넣은 게임이라고 할까요.

± 보통 이렇게 두마리 토끼를 5 : 5로 추구하면 포지션이 애매해서 망하던가 할텐데

± 인더스트리아는 매니악함에 조금 더 비중을 둔 케이스입니다.(대중성 3 : 매니악 7정도)

± 파고들려면 계속 파고들게끔 준비해둔 게임입니다.

± 플레이하는 웨이트와 재미 지점을 플레이 하는 사람의 수준을 믿고 맡기고 있습니다.

± 작은 부피에 브레인 버닝을 절묘한 수준까지 눌러담았어요.

± 제가 이 글 맨 위에 플레이 타임 30~60분이라고 진한 표시로 적었던것 기억나시나요?

± 30분짜리로 즐기려면 30분짜리로 즐기고, 1시간만큼 파고들려면 1시간만큼 즐기셔도 되는 게임입니다.

± 여러분이 얼마만큼 이 게임에 진지하게 집중하여 즐길 것인지는 모르지만, 인더스트리아는 충분한 깊이만큼 준비되어 있다는거죠.

± 게임은 잘 만들어져서 7월 22일(목) 바로 오늘 출시되었습니다.

± 그래서 재밌냐구요? 구매하시려는 여러분께 오히려 묻고 싶네요.

± 여러분이 '이 게임을 얼마나 진지하게 대할 것인가' 그게 여러분의 재미 수준을 결정할 것 같습니다.^^

± 그럼, 여러분. 다음에 만나요~

+ 추가.

± 그런데 저는 원래 보드게임 악세사리에 투자를 안하는 편이라 몰랐는데...

± 원래 보드게임 매트들이 이렇게 잘 포장되어서 오나요? (저는 비닐에 둘둘 싸인 퀸즈데일 매트를 받은게 전부라...)

+ 포장부터 약간 돈 값하는 고급진 느낌...매트를 정리하는 위치도 알려줘서 감탄....

+ 기본 트레이 자체가 잘 짜여져 있다보니 매트가 없어도 크게 아쉬움이 없긴 합니다만

+ 이정도로 매트에 진심이면 악세사리를 선호 안 하는 저도 혹 할 수 밖에..

+++ 특히나 매트 따로 챙길 필요 없이 원래 박스 트레이 밑에 넣을 수 있는 것도 좋네요.

++ 추가2

+ 플텍 씌워도 모서리 구김 없이 들어가는 트레이, 편안- ㅋ

이 글이 도움이 되셨다면

추천을 눌러주세요!

내용 보기

팔로우

피드

저장

양철나무꾼

님에게 댓글 작성

댓글 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