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No.6]그라운드호그 데이: 더 게임, 2021

별밤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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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7-17 오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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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명절 때 자주 TV에서 방영되었던 "사랑의 블랙홀(원제: Groundhog Day, 1993)"이라는 영화를 기억하시나요? 일상이 반복되는 루프물의 원조 격인 영화인데 제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로코 영화입니다. 그라운 호그는 표지에 나와 있는 저 귀여운 녀석이에요 ㅎㅎ.

전 이 영화가 너무 좋아서 수없이 많이 본 것 같습니다. 좋아하는 영화고 유년기에 영어 공부하기에 좋을 것 같아서 많이 본 것도 있고요 :D 요즘 가끔 보는 해외 유튜브로 "She hates Board game"를 보는데 나이 지긋한 두 분이 이 게임을 다루는데 정말 즐거워 보이더라고요. 여자분은 평점을 무려 이 게임을 9점을 주어서 놀랐습니다. Funko Games가 가격이 저렴하고 괜찮은 게임을 내기로 유명하고 Prospero Hall이 워낙 PI를 잘 이용하는 게임 개발 그룹이다 보니 다시 물량이 풀리자마자 구입한 것 같아요!

<영화에 대한 약 스포 시작>

영화에 대한 약 스포가 될 수 있지만 게임 테마 몰입과 주제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줄거리를 간단히 말씀드릴게요. 극 중 기상 케스터이자 주인공인 "빌 머레이"는 필라델피아에 있는 작은 마을 축제인 "성촉절"에 대해 취재를 갑니다. "성촉절"이란 겨울이 얼마나 지속될 건지 그라운드 호그의 동면 상태로 점을 쳐보는 건데 마을 축제처럼 자리 잡았다고 하네요. "빌 머레이"는 매년 겨울에 필리의 작은 마을 취재 나가는 것에 불만이 많은 이기적이고 냉소가 가득한 사람입니다. 마을 축제 후 바로 일행들이 돌아오려고 했지만 블리자드에 의해 마을에 하루를 더 묵게 됩니다.

<사진: 매일 저 라디오 알람 시계로 시작되는 하루 >

이후부터 예감하시겠지만 자고 일어나도 무슨 짓을 해도 매일 같은 날이 반복됩니다. 주인공은 "에라 모르겠다"라는 심정으로 막살기도, 반복되는 일상을 못 이기고 자살도... 그러다가 같이 취재를 온 프로듀서 "앤디 맥도웰"의 마음을 얻어보려고 계획적으로 그녀의 모든 것을 파악하지만 마음까지 얻지는 못합니다. 그러다가 여러 가지 일들로 삶을 깨닮게 되고 이타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뀌게 됩니다. 매일 같은 오늘이라도 이전의 오늘 보다 점점 괜찮은 인간이 되어 간다는 내용입니다. 어떻게 끝나는지는 영화를 끝까지 한번 보시길 바라요 :D 예전 영화지만 지금 보아도 괜찮고 정말 주옥같은 명대사와 명장면들이 많이 나옵니다.

<영화에 대한 약 스포 끝>

<어떤 게임인가?>

영화와 같이 우리는 주인공 "필 코너(빌 머레이)"가 되어서 이 루프에서 탈출하기 위해 7일 안에 완벽한 날을 보내야 합니다. 카드의 종류는 5 가지고 있고 1-12까지의 숫자가 있기 때문에 총 60장의 카드가 전부입니다. 카드의 종류마다 하트가 0~4개가 그려져 있습니다.

아! 자세한 진행 방법은 글 아래 부록으로 돌렸습니다.

플레이는 서로 대화 없이 하는 협력게임인 더 마인드와 같은 방식이라고 보시면 될듯해요. 그라운드 호그 아래 적힌 날짜 만큼 카드 가지고 온 후 플레이어에게 대도록 균등하게 나누어 줍니다. 만약 24라고 적혀있으면 4인플시 6장씩 나누어 줍니다.

그리고 어떤 카드를 낼지 개인적으로 생각할 시간을 가집니다. 마음의 준비가 다 되면 1분 안에 서로 대화 없이 카드를 오름차순으로 7칸을 채우면 되면 간단한 게임입니다. 그런데 라운드 후에 7개 카드의 하트 합이 스코어 마커로 표시됩니다.

영화와 같이 주인공은 점점 괜찮은 인간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하트 합은 점점 높아져야 하고요. 테마적으로 이 부분은 정말 영화와 잘 연결시킨 것 같습니다. 완벽한 날을 위해서는 빨간색(하트 4개짜리) 카드 모두 내려놓아야 합니다. 여기서 일부 노란색 카드는 빨간색 카드 7~12를 이후에 사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림을 잘 보시면 알겠지만 이 카드들은 서로 스토리상 연결되어 있는 걸 보실 수 있어요.

같은 숫자를 가진 모든 카드들이 점진적으로 영화와 관련된 건 아니지만 일반적으로 "필 코너"가 점점 인간다워 지거나 상황을 잘 대처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영화에 계속 나오는 얼음 물에 발을 빠트리다가 익숙해져서 나중에는 반사적으로 피하게 되는 장면도 4번 카드들에 묘사되어 있습니다. 마지막에는 동료들에게 커피 셔틀 하는 여유까지! 5번 카드는 점점 좋아지는 축제 촬영 멘트입니다! 처음에는 정말 비꼬면서 멘트를 날렸는데 마지막에는 정말 "감동적 연설"을 해서 다른 방송국도 "필"을 찍게 되는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ㅎㅎ 이 밖에 더 재미있고 풍성한 장면 설명은 영화를 안 보신 분들에게 스포일러가 될까 봐 삼가하겠습니다 :D

네드를 만난 후 계속 얼음 물에 발을 빠트리는 "필"

< 주옥 같은 멘트를 축제에서 날리는 필 코너 "극작가 체호프는 겨울을 희망이 없는 황량한 계절이라 했습니다. 하지만 겨울 역시 생명 순환의 일부입니다." 블라블라>

<왜 이 게임을 좋아하는가?>

일단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전 이 영화를 정말 사랑하는데 핸드 관리와 협력 메커니즘이 영화 테마에 정말 자연스럽게 녹아 있있어서 좋네요. 일단 주인공들의 얼굴이 카드에 있지 않지만 대부분의 중요한 장면들이 카드에 담겨 있어서 더 좋았고요.

너무 빨리 게임을 끝내 버리려고 하면 게임이 터져 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점진적으로 손에 있는 하트의 수가 작은 카드를 먼저 털어 내서 빨간카드들만 남게 하는게 기본 전략입니다. 근데 카드를 내려놓을 때 하트의 수도 지속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라운드가 진행 될수록 가지게 되는 총 카드의 수가 줄어들고 하트의 수에 민감해지기 때문에 생각 보다 1분이 순식간에 지나가요. 뒤로 갈수록 서로 눈치를 더욱 많이 보게 되는 편이에요 ㅎㅎ 정말 어쩔 수 없이 중간에 빨간 카드도 써야 하는 경우도 발생해요. 핸드 관리 효율화와 더 마인드의 절묘한 만남이라서 신선하더라고요. 이 게임처럼 "더 마인드"를 변형한 게임을 앞으로 더 만날 수 있으면 좋을것 같습니다.

저희 모임에서는 어려운 것부터 해보자는 경향이 있어서 바로 가장 하드코어 (20일) 난이도부터 시작했는데 여러 번 했음에도 불고하고 한 번도 성공을 한 적이 없긴 해요. ㅠㅠ 아슬 아슬하게 계속 실패를 ... 솔직히 24일 22일 난이도를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완전한 평가는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카드를 많이 받을수록 낼 수 있는 카드의 경우는 많아지기 때문에 게임의 난이도는 점점 낮아지는 건 당연해 보여요. 가장 어려운 난이도로만 해서 그런지 도전 의식 불타오르더군요 ㅎㅎ

플레이 시간도 10분 내외이고 실패해도 여러 번 도전하기에 괜찮은 것 같아요. 다만 아시겠지만 같은 멤버로 이 게임은 여러 번 돌리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어 보여서 리플레이성이 좋은 편은 아닙니다. 약간 시간 어정쩡하고 인원 상관없이 돌리기 좋은 필러 게임 같습니다. 그리고 "더 마인드"와 "사랑의 블랙홀"을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정말 추천드립니다 :D

영화 팬이 아니고 카드에 쓰여 있는 영어를 보지 않아도 플레이하는 데는 전혀 지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간략한 영화에 대한 소개를 하고 플레이하면 테마 몰입에는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요즘 코시국으로 인해 요즘 일상이 단조롭고 반복되는 루프물 같지만 다들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이 지겨운 루프가 깨질 때 다들 더욱더 즐거운 보드게임 라이프를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영화 리뷰인지 보드게임 리뷰인지 알 수 없게 되어 버렸지만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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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어떻게 진행되는가?>

그럼 게임 방법을 알아보면요. 7~12 하트 4개짜리(빨간색) 카드들을 따로 빼서 저렇게 보드판 위에 놔둡니다. 만약 쉬운 게임을 한다면 24일에 "그라운드 호그" 마커를 놔둡니다. 정말 어렵게 플레이하시려면 20에 놔두시고 시작하시면 됩니다. 라운드는 7일이니 7라운드 안에 승리해야 합니다.

게임 방식은 간단하게 더 마인드라고 보시면 돼요. 룰북 예를 보시면 이해가 더 잘 되실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