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유럽은 왜 망겜일까?

별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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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6-5 오전 5:32

IP: 32.209.***.***

BEST

제가 초보자용 워게임이나 땅따먹기 전쟁 게임(?) 같은 것을 찾아볼 때 가끔씩 리스크 유럽을 추천하는 댓글을 보곤 하는데요.

저는 이 추천이 제대로 된 것인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 리스크 유럽은 정말로 망작이고, 보드게이머를 기준으로 일반 리스크보다도 더 지루할 수 있다고 봅니다.

왜 그런 걸까요?

일단 리스크 유럽을 대충 알아 봐야겠습니다.

처음 손에 8장의 액션 카드가 있고, 각각 2개의 액션 중 하나를 고르도록 되어있습니다.

그렇게 한 라운드에 액션 카드를 2개를 골라서 돌아가며 한 장씩 쓰고, 라운드가 4번이 지나서 손의 카드를 다 쓰면 다시 카드를 모두 가져옵니다.

액션 종류는 영토를 넓히거나 상대를 공격하는 (분할) 확장, 자기 영토 내에서 군대를 움직이는 기동, 돈을 주는 세금, 돈을 써서 군대를 양성하는 소비(?)이 있습니다.

군대는 보병, 궁병, 기병, 공성 병기가 있는데, 그냥 오른쪽으로 갈 수록 비싸고 좋아집니다.

보통 게임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초반 보병으로 영토를 넓힌다 -> 세금을 때린다 (영토가 넓고 도시가 많을 수록 세금을 더 많이 얻음) -> 그 돈으로 군대를 강화한다 -> 그 군대로 영토를 더 넓힌다 -> 도시 7개를 차지하고 이긴다.

리스크 유럽은 처음에 할 땐 정말로 재밌는 게임입니다. 서로 치고박고 싸우는 재미가 뛰어나죠.

그런데 리스크 유럽을 많이하면서 이제 어떤식으로 하면 이길 수 있는지를 알게되면 정말로 재미가 없어집니다.

처음엔 마구 치고박지만, 사실 이 게임은 초반에 영토만 잘 확보해서 돈만 잘 긁어 모아서 부자가 된다면 상대가 처들어와도 재빨리 대군을 지어서 혼을 내줄 수 있죠.

때문에 결국엔 게임의 목적은 처음 군대로 빈 땅을 최대한 많이 점령한다음 돈을 최대한 많이 모아서 은행의 모든 돈을 전부 끌어모으는게 됩니다.

진짜 문제는 따로 있는데, 돈 밖에 없는 자본주의 게임이 되면서 돈을 쓰면 바로 상대가 세금을 거두어서 다 가져가버리기 때문에 절대로 돈을 쓰면 안 돼죠.

근데 돈을 쓰는 행동은 뭐가 있죠? 네, 바로 상대를 공격하는 것이죠.

그렇게 상대를 공격하면 망하므로 도시 7개를 차지하면 이기는 이 게임에선 승리 조건을 달성하려면 상대를 공격해야하는데 상대를 공격하면 지는 게임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모든 플레이어는 초반에 영토만 잘 늘려서 돈을 하루 빨리 모으고, 그 뒤에 냉전 처럼 대치만 하게 됩니다.

사이드도 이러긴 하지만 그건 다른 승리 조건이 있고 이 게임은 상대를 공격해야지 이기는 게임이죠.

즉 결국에는 서로 진짜로 아무 짓도 안 하고 도시를 대체해주는 크라운 카드만 어떻게 모아서 이기게 됩니다.

엄청나게 지루하고, 할 것도 없고, 하는 의미도 없는 게임이 되는 것이죠.

그래서 전 그냥 아는 애한테 줘버렸습니다.

리스크 유럽은 진짜로 비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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