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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보드게이머의 카탄에 대한 끄적임

5,371 조회

2021.04.25 05:27

지난 편: https://boardlife.co.kr/bbs_detail.php?tb=community_post&bbs_num=17656&id=&reply_type=on (황혼의 투쟁)

안녕하세요 끄적임 시리즈 복구하기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제 보드게임의 시작이었던, 그리고 뱅과 함께 제가 보드게임에 발을 들이고 보드게이머로서 성장할 수 있게 해 주었던, 카탄에 대헤 끄적여 볼겁니다.

1) 첫 만남
전 보드게임을 모르고 지냈습니다, 보드게임 가끔 하는 거라곤 부루마블, 루미큐브, 도블(이건 별로 안 했던 것 같다) 정도??

그러던 어느날, 카탄을 사게 되었죠.

그리고, 저에게 카탄이란 정말로 꿀과도 같았죠.

규칙은 아주 쉬우면서도 정말로 재미있었습니다. 엄청나게 쉽고 간단한 보드게임들만 하던 저의 입장에서는 만날 평생 동안 맛 없는 것만 먹다가 같자기 진수성찬이 눈 앞에 나타난 것이죠!

그때부터 저는 보드게임에 점점 빠져들게 됩니다. 그렇게 다른 보드게임을 알아가고, 알아가서 보난자, 바퀴벌레 포커, 쿼리도, 스플렌더, 뱅 같은 보드게임을 만날 수 있게 되었죠.

그리고 머나먼 길을 지나 쓰루에 도착하게 되었고, 제 보드게이머의 인생이 시작된 것이죠.

2) 카탄에 관한 생각들

일단, 카탄은 쉬워서 보드게임을 못해도 즐기 수 있으면서도 보드게임머도 즐길 수 있을 만큼 정말로 재밌습니다.

즉 한 마디로 명작이란 소리죠.

참 카탄은 기본 시스템을 잘 맞추어 놓아서 명작이란 느낌이 듭니다.

물론 카탄이 좀 우정 파괴가 있어서 가족이 다 같이 하다가 가족 파탄이 날 수도 있긴 하죠...

제가 예전에 할 때는 분위기 험악하게 안 만들려고 도둑 옮길 때 일부러 이상한 지역에 옮기기도 했죠 ㅋㅋ

그래서 인지 '카탄'하면 우정 파괴가 그렇게 많이 떠오르진 않아요. (오히려 쓰루가 더 우정파괴가 되는 것 같기도 한데... 아닌가?)

다른 점을 얘기하면, 카탄은 아주 쉬운 것에 비해 전략성이 은근히 높습니다, 특히 확장판을 좀 더하면 상당히 많이 높아지죠.

또 게임마다 맵이 바뀌고 게임을 진행하는 방향도 조금씩 달라지니 리플레이성도 상당히 훌륭하죠.

그래서, 저는 이 게임은 보드게임을 아직 잘 모르거나, 너무 쉽기만한 보드게임만 하신 분들이 보드게임을 하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해 주고 싶은 것들 중 하나입니다.

3) 애러플

많이 어릴 때이기도 하고 보드게임을 잘 모를 때 해서 그런지 저는 카탄을 할 때 상당히 치명적인 애러플들을 많이 했었습니다.

그 예로는 마을(또는 도시)끼리 2칸이 떨어져야 되는지 몰랐고, 무려 도시를 마을에서 업그레이드 시키는게 아니라 생으로 지어도 되는 줄 알았고, (그래서 철만 찾으러 다녔습니다;;;) 마을 또는 도시끼리 2칸 떨어져야 되는 것도 몰랐고, 도시가 자원을 하나만 생산하는 줄 알았습니다;;;;;

제가 한 애러플은 이거 말고도 더 많으며 심지어 이게 애러플이란 거를 오랬동안 모르고 있기도 했죠...

그래도 카탄이 재밌다는 건 변하지 않았고 앞으로 어떤 애러플을 발견해도 영원히 제 최대 추억의 게임으로 남을 것입니다 ^^

4) 확장판

저는 여러 카탄 확장판들을 샀습니다.

도시와 기사, 항해사, 아메리카의 개척자, 탐험가와 해적이 그들이죠.

4.1) 도시와 기사

저는 카탄이 너무 나도 좋았고, 카탄 박스의 옆면에 여러 확장판들이 있어서 확장의 존재도 알고 있었죠.

도시와 기사는 항해사와 함께 가장 대표적인 카탄의 확장이죠, 저는 도시와 기사가 전략적이란 말을 듣고 재밌을거 같아서 항해사보다 먼저 샀습니다.

근데 도시와 기사를 산다음에 살짝 귀찮가도하고 그 당시 저에겐 좀 어려워사 룰북도 안 읽도 한 달 가까이 방치만 해두었죠;;;;

그래도 계속 노력하며 자꾸자꾸 읽다 보니 규칙을 알게 읽게 되었고, 도시와 기사도 할 수 있게 되었죠.

사실 도시와 기사를 했을 때 뭔가 엄청나게 재미가 추가된다는 건 잘 못 느꼈습니다. 근데 나중에 생각해 보니 사실은 큰 재미와 전략성을 추가해 주었다는 걸 알게 되었죠 (근데 이게 아마 처음에 할 땐 게임을 잘 몰라서 재미가 엄청 더해지진 않은것 같고 나중엔 도시와 기사가 익숙해져서 기존 카탄도 이렀게 재밌었다고 착각을 한 것 같습니다.)

일단 도시와 기사는, 게임이 할 게 더 많아지고 훨씬 더 부유해 집니다. 저는 이 점에서 정말 좋았습니다. 물론, 초반에 기사 없어서 야만족한테 망하기도 하고 내 기사 활성화 안 시켜서 상대 도시가 날아가는 엄청난 우정파괴가 있긴 하죠 ^^

4.2) 항해사

대표적인 확장 두개중 하나인 항해사는 당연히 도시와 기사 다음에 샀죠.

기본적으로 항해사는 도시와 기사에 비해 크게 추가 된게 없습니다, 그냥 바당 있고 도로랑 완전히 똑같은 배가 추가된 것 뿐이죠.

그러나 항해사는 여러 시나리고가 있고, 그 시나리오들이 굉장히 재밌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전 시나리오 7이 가장 재밌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새로 만드는 것도 참 좋았습니다.

특히 항해사는 맵이 넓어져서 훨씬 더 만들 수 있는게 많은 것 같네요.

저는 보통 항해사를 도시와 기사랑 합쳐서 하는데요, 그러면 더욱더 창의력을 발휘 할 수도 있는 것 같네요.

여담으로, 제가 두번째로 좋아하는 항해사 시나리오 4번을 하면서 안개(세팅 때 뒤집어 놓는 육각형 타일, 배나 도로가 연결되면 무엇인지 공개된다) 라는 개념이 생기게 되었죠, 그래서 맵 전체를 하나도 빠집없이 안개로 뒤덥히게 만들고 했담니다 ㅋㅋㅋ 운빨이 좀 높아지긴 하지만 이것도 은근히 재밌어요 ㅎㅎ

4.3) 아메리카의 개척자

항해사 다음은 확장판은 아니고 이거 하나만으로서도 할 수 있는 아메리카의 개척자였습니다.

사실은 아메리카의 개척자는 알지도 못했고 상인과 야만인을 생각하고 있었죠.

근데 어쩌다가 이걸 찾게 되었고 뭔가 미국 지도가 떡하니 그려져 있으니까 흥미롭고, 재밌을것 같았죠.

근데... 개인적으로 아메리카의 개척자는 별로 인 것 같긴 합니다 ㅠㅠ

이게 저한테 왜 별로냐면, 일단 골드 때문에 교역이 별로 없습니다, 근데 철도를 많이 지으면 꽤 이익이되서 혹시 (제가 상인과 야만인은 안 해봤지만) 상인과 야만인의 상인과 야만인 시나리오처럼 철도를 마구마구 지어서 이익을 엄청나게 얻는건가? 그럼 재미겠는걸? 이라고 생각했는데 철도만 마구마구 짔는 플레이가 안 먹히더라고요, 도시를 꼭 지어야지 뭔가 작동이 되요. 즉, 일반 카탄에서 교역만 쏙 빼낸 것 같아서 별로였습니다. 물론 애러플을 좀 하긴 해서 그것 때문일 수도 있고, 좀 플레이를 잘 못 한걸 수도 있긴합니다...

4.4) 탐험가와 해적

현재을 기준으로 가장 마지막에 산 카탄 확장판은 탐험가와 해적입니다.

왜 상인과 야만인이 아닌 탐험가와 해적을 샀냐면, 일단 전 미국에 있었고, 카탄 미국 버젼 컴포너스 들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할 거면 독일판 아니면 한국판을 사야했습니다.

상인과 야만인은 글이 써져있는 카드가 있어 독일판을 사면 좀 문제가 되니 한글판을 직구 해서 사야했고, 탐험가와 해적은 언어요소가 없어서 독어판을 사도 문제가 없었죠.

탐험가와 해적을 좀 찾아보니까 이것도 정말 재밌을 것 같아서 굳이 직구하지 말고 이거 독어판을 사는게 좋다고 생각하고 이걸로 결정했죠, 규칙도 우리들의 꺼무위키로 대충 알고 있었고 설명서는 영어로 다운 좀 읽으면 완벽히 알 수 있었죠.

그래서 탐험가와 해적을 하게 되었고, 제가 느낀것은 카탄의 대표적인 확장중에서 이 만큼 적략적인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여러 배를 움직이면서 해적을 소탕하고, 물고기와 향신료 경쟁을 하며 명당 자리를 차지해서 항구도시를 만들어 엄청난 이익을 보기도 하고, 막 선적을 해가며 배를 엄청나게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건, 정말로 재밌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전략적이고 재밌는데다가 또 '대항해'라는 테마도 잘 표현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탐험가와 해적은 카탄중에서 제 최애인 것 같습니다.

5) End

오늘도 끄적임 시리즈, 카탄편을 써보았습니다.

제가 쓰루 디 에이지스도 하고 여기까지 온 것은 정말로 카탄에 덕이 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