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펜탈의 선술집 리뷰 - 죄송합니다 손님 원하시는 맥주가 없네요… -
- 테마
티펜탈은 깊은 계곡이라는 의미를 가진 독일 남서쪽에 위치한 작은 지역입니다.
https://www.aerialphotosearch.com, 위키피디아 펌
플레이어들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이곳에서 선술집을 운영하며 다른 선술집들과 경쟁을 하게 됩니다.
항상 오는 단골들과 같이 일해온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만으로는 잘 나가는 선술집이 될 수 없죠.
단골들을 대접하며 돈을 벌면 선술집 운영에 도움이 되는 사람들을 고용하거나 맥주의 공급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맥주의 공급량을 늘리면 넉넉한 맥주를 발판삼아 새로운 손님을 유치할 수 있죠.
새로운 손님들은 단골들보다 더 많은 양의 맥주를 먹으며 많은 돈을 주고 인맥을 통해 선술집 운영을 도와주기도 합니다.
매상이 오르면 가게의 시설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게 되고
시설이 더 좋게 되면 뛰어난 선술집이라는 소문이 퍼져 귀족들이 찾아옵니다.
여러 종업원과 손님 그리고 귀족을 선술집으로 모아 티펜탈 최고의 선술집이 되는 것이 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 게임 방식
먼저 기본 방식을 설명하겠습니다.
플레이어들은 각자 개인 보드 하나와 기본적으로 주어지는 카드 더미를 받고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게임은 총 8라운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라운드 마커를 진행할 라운드에 배치하고 해당하는 보상을 받은 후 라운드가 시작됩니다.
라운드가 시작되면 개인 보드의 테이블이 손님 카드로 가득 차게 될 때까지 내 카드 더미에서 카드를 뽑아 개인 보드에 배치합니다.
카드 더미는 가게 운영을 도와주는 선술집 카드와 손님 카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테이블에 손님이 가득 차기 전까지 계속 카드를 뽑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많은 선술집 카드를 둔 상태로 라운드를 진행할 수 있지만
운이 없다면 추가로 놓이는 선술집 카드 없이 손님만 맞이하게 되죠.
카드 배치가 끝나면 플레이어들은 주사위를 굴립니다.
개인 보드에 놓인 손님을 대접하거나 선술집의 구성원,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그들이 요구하는 눈금의 주사위를 줘야 하거든요.
각자 4개의 주사위를 굴리고 그 결과에서 하나의 주사위를 택한 다음 나머지 주사위를 왼쪽 사람에게 넘깁니다.
그리고 받은 주사위에서 또 하나를 고른 다음 다시 왼쪽 사람에게 넘기기를 반복하여 총 4개의 주사위를 가지게 됩니다.
이렇게 얻은 주사위를 눈금에 맞춰 선술집의 시설이나 방문한 손님에게 제공하면 금화나 맥주를 얻게 되죠.
금화는 선술집 카드를 얻거나 선술집의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에 쓰이고 맥주로는 손님 카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시설이 좋아지면 금화를 더 획득할 수 있거나 맥주를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는 등 생산성이 향상하게 되고
좋은 선술집이라는 소문에 이끌려 귀족 손님이 방문하게 되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맥주로 얻는 손님들은 기본 손님들에 비하여 금화를 더 많이 주며 그 외에 각자 다른 보너스를 갖추고 있어서 도움이 되죠.
주사위를 이용하여 어떤 보상을 선택할지, 그 보상으로 무엇을 할지 잘 생각해야합니다.
라운드가 모두 끝나면 총점을 내고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사람이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혼자만의 주사위를 굴려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종업원, 마커를 전진 시켜 보상을 얻는 수도원 보드,
개인판에 놓인 카드를 모두 재배치할 수 있게 해주는 계산대 손님, 돈이나 맥주를 저장할 수 있는 보관소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운을 보정해주거나 운용의 묘를 추가하여 게임의 재미를 돋궈줍니다.
기본 방식 외에 모듈이 네 개가 더 존재하며 모듈을 추가하면서 게임에 추가 규칙을 더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자원이 생기거나 자원 수급 방법이 추가되며 게임 시작시 플레이어마다 다른 시작을 꾀할 수 있습니다.
- 덱 빌딩
선술집 카드와 손님 카드를 얻어 내 카드 더미에 섞은 후 순환하면서 사용하기 때문에 덱 빌딩 요소가 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카드를 얻으면 사용한 앞면 카드 더미가 아닌 대기 중인 뒷면 카드 더미 위로 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얻은 카드는 다음 라운드에 바로 개인 보드로 올라오게 되죠.
대가가 크지만 좋은 보상을 주는 카드들이 다음 라운드에 확정적으로 개인 보드로 오기 때문에 좋은 카드를 얻는 맛이 있습니다.
- 주사위 드래프트
솔리테어 게임이 될뻔했지만 주사위 드래프트 덕분에 희미한 상호작용이 남게 되었습니다.
4개의 주사위를 돌려가며 가져가기 때문에 뭐 이런 숫자만 남겼냐, 아 그거 내가 쓰고 싶던 건데 등 대화거리가 늘긴 합니다.
나의 선택지가 넓다면 남에게 안 좋은 주사위를 남겨줄 수도 있구요.
- 모듈
모듈 중 1번은 기본 게임이고 거기에 2, 3, 4, 5번 모듈을 추가하면서 게임 규칙이 늘어납니다.
모듈은 몇 개 골라서 게임에 적용하는 방법이 아니라 3번 모듈을 사용할 거면 1, 2, 3을 모두 쓰고
4번을 사용할 거면 1, 2, 3, 4를 모두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즉 단계별로 운영 난이도를 올리면서 모듈이 추가하는 것이죠.
모듈 추가로 게임을 잘 못 비틀어서 별로인 게임들이 있었는데 이 게임은 기본 게임이 쉬운 데다 모듈도 직관적이라 마음에 들더군요.
처음에 할 때도 2, 3번 모듈 정도는 추가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 운
덱 빌딩, 주사위 드래프트, 모듈로 추가되는 게임의 룰 변화 등 앞에서 말한 것만 보면 실력 게임의 향기가 나지만
작가의 전작인 돌팔이 약장수처럼 이 게임은 운이 필요합니다.
카드 더미에서 개인 보드로 카드가 놓일 때 손님만 연달아 나오면 운빨망겜 소리가 나오고
주사위도 눈금이 안 좋게 나왔을 때 보정해주는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잘 나온 사람과 비교하면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게임은 진지한 승부보다 가볍게 운과 지혜를 겨루는 것에 매력이 있는 게임입니다.
라운드 시작 -> 카드 더미에서 카드를 가져와 개인 보드에 배치 -> 주사위 굴림 후 돌아가면서 선택 ->
주사위를 개인 보드에 배치 -> 배치한 주사위에 맞는 보상을 얻기 -> 카드 구매 혹은 시설 개선
기본 게임은 딱 저 정도고 운영도 어렵지 않습니다.
공용 보드나 개인 보드, 카드에 아이콘이 제법 있지만, 의미를 파악하기 쉽게 잘 그려져 있어서
한 번 설명 들으면 이해되고 비슷한 아이콘의 의미 파악도 쉬운 편이죠.
모듈을 추가해도 자원이 늘어나고 자원들을 얻는 방법이 추가되는 정도로 직관적이라 엄청 어려워지지 않습니다.
표기 난이도가 2.64로 비슷한 난이도의 유명한 게임은 윙스팬(2.42), 에버델(2.81)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긱에 표시된 난이도는 모듈을 포함한 난이도라고 생각해서 모듈을 제외한다면 더 낮아질 것 같네요.
공용으로 사용하는 수도원 보드, 조립식 개인 보드, 흔하게 보는 원판 및 정사각형의 목재 마커, 평범한 주사위들
이쁘거나 멋진, 게임 테마와 관련된 목재나 플라스틱 구성품이 없어서 아쉽더군요.
그래도 조립식 보드 덕분에 개성은 확보했습니다.
모듈 이용 혹은 선술집 업그레이드를 통해 앞뒤를 바꿔서 조립하는 보드는 선술집의 좋은 요소라고 생각해요.
다만 펀칭 후 잃어버릴만한 것들이 있으니 펀칭하실 때 이게 버리는 것인지 아닌지 주의하셔야 합니다.
정리할 때도 좀 귀찮은 면이 있고요.
게임에 사용된 그림들은 꽤 테마와 잘 어우러집니다.
가이아, 테라 미스티카, 몰타의 관문 등 제 취향과 먼 그림들 때문에 그다지 좋아하는 일러스트레이터는 아닙니다만
아를의 평원이나 오딘은 썩 잘 어울리게 그렸다고 생각했었는데 선술집도 꽤 괜찮네요.
장점
· 직관적이고 이해하기 어렵지 않은 규칙
· 모듈을 통해 단계적으로 추가되는 확장성
· 짧은 다운 타임
단점
· 개성이 아쉬운 구성품
호불호
· 승부에 꽤 간섭하는 운
· 낮은 상호작용
평점 : 7.7
머리를 쓰지 않는다면 높은 확률로 패배합니다만 머리를 잘 써도 패배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노력한다면 누구든 이길 가능성이 있는 게임이라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겠지만
'이럴 거면 그냥 파티 운빨망겜하지 뭐하러 긴 시간 머리 굴려 가며 운빨망겜을 해'라는 사람도 있죠.
그래서 이 게임은 진지하게 두뇌 싸움을 하며 승부를 겨루는 전략 게임으로 쓰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적당히 머리를 쓰면서 누가 이길지 모르는 승부를 겨루고 싶을 때가 있는 법이고
때로는 머리 쓰는 게임을 하면서 진심으로 플레이하고도 격차가 나지 않아야 할 때도 있죠.
즉 접대 게임이나 전략 입문용으로 꽤 적절한 포지션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게임은 모든 모듈을 추가할 경우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줍니다.
수도원, 명성, 덱 압축 등 선술집을 성장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방식이 마련되어있죠.
긱에서 전략 게임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그에 걸맞은 게임성을 가졌습니다.
저는 작가의 전작인 돌팔이 약장수를 사서 코인캡슐까지 한 다음 중고로 팔았었는데요.
'혼자 하는 게임이나 마찬가지인 운빨망겜에 이 정도 시간을 태운다고??'라는 생각이 들어 맘에 들지 않아서였습니다.
운이 필요한 것은 약장수나 돌팔이나 비슷합니다만
비슷한 개념인 약재나 카드를 더 뽑을 수 없게 되었을 때의 처리방식, 운에 대한 보정 방법, 개인 자원의 운용, 상호작용의 차이 등
여러 가지가 약장수보다 선술집이 나았습니다.
다만 둘의 난이도와 포지션이 엄연히 다르므로 제 취향이라는 거지 선술집이 나은 게임이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객관적인 긱 평점으로 보면 약장수가 7.8, 선술집이 7.6으로 약장수가 더 위고 순위도 높죠.
분명히 평작, 취향에 맞으면 수작 정도로 평가되는 게임이지만 앞서 얘기한 대로 게임이 노리는 위치가 확실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테마도 게임 메카니즘과 딱 떨어지는 타입은 아니었지만, 승패보다 분위기를 즐기는 게임성과 잘 어울려서 좋았네요.
단계별로 난이도를 높이는데 적합한 모듈 방식도 꽤 괜찮았고요.
한 시간 넘게 머리 쓰는 게임의 승패에 운이 간섭하는 것을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정가가 4만7천 원이고 출시가격이 3만5천 원대였는데 세일하면 출시가격과 비슷하게 나올 겁니다.
사실 마음이 드셨으면 세일할 때를 노려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