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포착] 라스베가스 카드 (여름휴가 보드게임 Part 1)
지난 주말 해운대로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다. 출발 전 날 짐을 싸면서 <숲속의 여우>, <라스베가스 카드게임>, 그리고 얼마 전에 장만한 <이스탄불 다이스게임> 딱 3개만 가방에 넣었습니다.
아쉽게도 <숲속의 여우>까지 할 시간이 없었던 탓에 <라스베가스 카드>랑 <이스탄불 다이스>만 한 판씩 했는데요. 처음엔 몰랐지만 두 게임 모두 같은 작가의 게임일 뿐만 아니라, 원작 주사위 게임을 카드 버전으로 / 혹은 주사위 게임이 아니던 것을 주사위 버전으로 변형시킨 게임이라는 공통점이 있더라구요.
명성이 자자한 원작 라스베가스를 제쳐두고 굳이 카드게임을 할 필요가 있을까? 이에 대한 저의 대답은 "충분히 그럴만하다" 입니다.
포커, 블랙잭 등 카드게임이 갖는 원초적인 재미요소 중 하나는 카드를 까뒤집는 행위 자체에 있다고 할 수 있을텐데요. 카드를 깐다는 것은 내 손에 새로운 패가 생긴다는 것이고, 이때 승부근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에게 유리한 카드가 들어오길 바라면서 한껏 기대를 하게되기 마련입니다.
<라스베가스 카드>에서는 각자에게 (주사위 역할을 대신하는) 카드더미가 주어지고, 플레이어들은 매 턴마다 각자의 더미에서 5장을 까서 손에 들고 시작합니다. 해보신 분은 알겠지만 이 5장이 어떨 때는 아무 것도 아닌데 어떨 때는 너무 야속하게 느껴지지요? 지금 이 타이밍에 그 카드가 좀 나와줘야 하는데 그럴 때면 꼭 하늘도 내 편이 아니거든요.
또 하나 카드게임이 원작과 다른 점(그리고 제 개인적으로 맘에 드는 점)은 모든 플레이어가 동시에 주사위 카드를 내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원작의 경우 한 명씩 돌아가면서 주사위 굴리고 카지노 위에 올려놓고 다음 사람에게 차례를 넘기고의 반복이잖아요?
물론 카드게임에서도 한 명씩 돌아가면서 카드를 내는 변형 룰이 있긴 하지만, 기본 게임에서는 모두가 동시에 카드를 냅니다. 짠~하고 카드를 냈을 때 누군가는 자기 전략대로 대성공을 거두고, 누군가는 단지 운빨이 좋아 이득을 보고, 또 다른 누군가는 폭망하는... 이 모든 상황이 모두에게 동시에 일어나면서 나도 모르게 다음 카드 5장을 까고 있는 자신 발견...
그래서 그날 결과는 어땠냐구요? 저는 폭망했습니다~ㅠㅠ
아내가 $136만, 저는 코 묻은 돈 $123만
하다보니 에러플도 있었군요. 한 사람이 카드를 8장 이상 내려놓는 순간 그 라운드에서 빠진다는 룰을 무시하고 계속 진행했네요~^^;;
글이 길어져 <이스탄불 다이스>에 대한 간단후기는 Part 2로 이어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