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라지 리뷰 - 니가 지은 그 댐, 그 댐이 내 댐이었어야 해 -
※ 이 리뷰는 확장팩을 제외한 본판만 한 후 그걸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사진의 트레이와 메탈코인은 기본 구성품이 아닙니다.
- 테마
버라지는 수력을 이용하여 새로운 에너지를 생산하게 된 가상의 유럽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세계대전이 끝나고 몇 년이 흐른 후 테슬라의 기술로 에너지 혁명이 일어나고
유럽은 다시금 새로운 에너지 생산 경쟁이라는 또 다른 전쟁을 시작하죠.
프랑스의 알프스산맥에서 네 개의 회사가 거대한 굴착기와 레미콘을 이용하여 수력발전시설을 건설하기 시작합니다.
그 회사들은 이탈리아, 독일, 미국, 프랑스로 이루어진 각기 다른 나라에 소속되어 있었죠.
표면적으로는 회사 간의 경쟁이지만 회사마다 나라가 다르기에 사실상 나라 간의 에너지 전쟁이 되었습니다.
플레이어들은 한 기업의 총수이자 국가의 대표가 되며 수력을 이용한 새로운 에너지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일꾼을 이용하여 건물을 건설하고 수력 발전 시설을 돌려 에너지를 생산하세요.
그리고 맺어뒀던 계약을 통해 보상을 얻으면 승리의 깃발을 거머쥘 수 있습니다.
- 게임 방식
생산된 전력은 미리 맺어뒀던 계약을 통해서 판매하게 됩니다.
계약은 시작 시 주어지는 기본 계약, 업적 개념인 정부 계약, 계약중계소에서 체결해야 하는 수의계약이 있습니다.
기본 계약과 정부 계약은 발전량만 요구대로 맞추면 언제든지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수의계약은 계약중계소로 일꾼을 보내 무작위로 공개된 계약 타일 중에서 조건과 보상을 계약을 맺어 타일을 골라오는 것이죠.
건설 / 발전 / 계약맺기 등등 게임에서 할 수 있는 행동은 소유 중인 일꾼을 행동칸에 보내는 것으로 실행하게 됩니다.
해당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공용 보드와 개인 보드가 마련되어있고요.
일꾼 놓기로 발전 시설을 건설하고 에너지를 생산하여 계약에 맞춰 팔아서 이득과 승점을 모으는 것이 이 게임의 큰 흐름이죠.
그 안에 특허를 내어 신기술을 개발한다던가 건설을 돕는 기계류를 더 구입한다던가 자잘한 운영 요소들이 들어가 있습니다.
- 인터랙션
남이 댐과 발전소를 짓는 것을 보고 그곳에 도관을 놓으면 수수료를 뜯어먹고 승점을 얻습니다.
남이 짓는 발전소의 위치를 보고 그 아래에 댐을 지으면 남의 사용한 물을 내가 사용할 수 있고요.
남이 일반 댐을 지었다면 더 상류의 댐을 건설하여 남의 댐을 무력화시킬 수도 있습니다.
즉 내가 짓는 것을 보고 남도 나에게 견제가 들어온다는 얘기죠.
플레이어들끼리 얽히고설켜 주고받는 것이 무척 뚜렷한 것 외에도
일꾼 놓기 특유의 자리 선점과 계약 타일, 특허청 타일 선점이 있어 버라지는 상호작용이 꽤 강한 게임입니다.
- 각기 다른 플레이어 특수능력
4개의 회사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7명의 간부가 존재하며 그들도 저마다 특수기능이 다르고요.
회사를 고르고 한 명의 간부를 등용하기 때문에 다양한 조합을 해볼 수 있습니다.
첫판은 매뉴얼에서 추천해주는 조합이 길잡이를 해주기 때문에 게임에 익숙해지기 전에 느낄 부담감이 적습니다.
밸런스 얘기를 종종 보게 되는데 전 아직 게임을 깊게 하지 못하여 밸런스와 관련한 이야기를 못 하겠네요.
밸런스가 완벽하지는 않다는 의견이 대세인 것 같습니다.
- 건설 회전판
수차(물레방아)를 연상케 하는 건설 회전판은 사실 수력과는 별 상관이 없습니다.
이 구조물을 쉽게 설명하자면 같은 행동을 여러번 할 수 없도록 만들어져 있는 장치죠.
댐을 지을 때 댐 타일을 안에 집어넣는데 더 이상 댐 타일이 없기 때문에 댐을 건설하지 못합니다.(댐 건설 타일을 더 얻지 못한 경우)
또 건물에 맞는 특수 일꾼들이 투입되어 그 특수 일꾼이 필요한 다른 건물을 못 짓게 되죠.(특수 일꾼의 수가 모자란 경우)
하지만 다른 건물을 짓거나 일꾼이 칸을 미는 행동을 하면 정해진 만큼 바퀴가 돌아가며,
한 바퀴를 다 돌리면 댐 타일을 다시 돌려받아서 다시 댐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타일과 함께 회전판에 투입되는 자원도 돌려받기 때문에 자원 운용의 재미도 담겨있죠.
건설 회전판은 비주얼적으로도 특색있고 버라지만의 특색있는 운영법이 담긴 재미있는 요소입니다.
외워야 할 룰의 양이 많은가? YES
게임 메커니즘이 이해하기 쉬운가? YES
게임 구성물에 표시된 것 외에도 신경 써야 할 룰이 많은가? NO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생각해야 될 것이 많은가? YES YES YES
긱 웨이트가 3.98로 사실상 4에 육박하는 게임입니다.
룰 양이 적지 않은데 외워야 할 양이 많다 보면 헷갈리는 부분이 나오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면 놓치는 것들이 생기죠.
그래도 게임 메커니즘과 아이콘이 잘 어우러져서 게임의 흐름은 웨이트의 숫자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랙션이 세다 보니 생각해야 될 것도 많고 이기려면 신경 쓸 부분도 많아서 저 정도 웨이트가 나오지 않았나 싶네요.
비슷한 난이도로는 3.92의 브라스 버밍엄이 있는데 배우기에는 버라지가 비교적 쉬운 것 같아요.
다만 게임을 하면서 더 머리를 생각으로 태웠던 것은 버밍엄보다 버라지였습니다.
회사마다 디자인이 다른 매력적인 미플들과 물 부분이 코팅되어 고급스러운 맵,
보드게임 중 최상위권이라 칭할만한 아트웍과 아이콘 디자인, 이중 레이어로 만들어진 개인판 등
아주 계획이 잘된 구성물을 지닌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계획은 말이죠….
생산단가 절감을 위해서인지 품질 문제로 구설에 오른 중국의 생산 업체에서 만들어져 아쉬운 것이 너무 많습니다.
질이 떨어지는 종이 타일과 수많은 불량품은 많은 유저를 골탕 먹였죠.
공장이 일을 너무 못한다는 얘기가 있던데 버라지에 이어 같은 곳에서 생산된 로렌초를 보니까 확실히…
AS만 잘되면 별 문제 아닙니다만 문제는 첫 번째 수입되었던 버라지 천개가 AS 마무리되는 것이 오래 걸렸었다는 겁니다.
2차 입고는 500개라서 AS가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구매 시 AS를 받을 각오는 하시는 게 좋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버라지는 신판만 두 번 받아봤는데 두 번 다 AS했거든요. ㅡㅡa
양품을 받거나 AS만 잘 받는다면 버라지는 그럭저럭 좋은 구성물을 지닌 게임입니다.
종이 질만 좋았다면... 뛰어난 구성품을 지닌 게임이 되었을텐데 아쉽네요.
그리고 게임 중에 기계류 구성품의 수량이 부족한 경우가 생길 때가 있다고 합니다.
이 문제를 지원하기 위해 유통사에서 따로 해당 부품을 판매하기도 했으니 게임을 구매하실 분이라면 참고하세요.
장점
· 멋지게 어우러진 테마와 메커니즘
· 뛰어난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구성품
· 난이도보다 이해하기 쉬운 규칙
· 전략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 느끼게 될 재미
단점
· 높은 확률의 불량품이 발견되는 구성품
· 기본 구성만으로는 수량이 부족할 수 있는 기계류 구성품
· 큰 테이블이 필요한 구성품들의 크기
· 장고하는 플레이어가 나올 수 있는 시스템
호불호
· 수 하나로 울고 웃게 되는 강한 인터랙션
· 브레인 버닝을 유발하는 높은 난이도
· 반복되는 플레이에 신선함을 주지만 밸런스가 아쉬운 회사 및 간부 특성
· 계약 타일과 신기술 타일이 열리는 것에 따라 갈리는 운
평점 : 8.3
3인, 4인 모두 재밌었는데 2인은 해보지 못했습니다.
다만 2인은 추천되지 않는 편이고 게임을 해보니 대충 왜 2인이 비추천인지 감이 오더군요.
아무래도 서로 엮이고 하이에나같은 플레이가 중요한 게임이라 다수가 모여야 뜯어먹을게 많죠.
그래도 2인의 경우 좀 더 자기의 계획대로 게임이 흘러갈테니 다른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오토마를 통한 1인플을 지원하고 그를 위한 타일이 잔뜩 들어있습니다만,
제가 1인플을 즐겨하지 않아서 해보지 않았고 그게 관해 적을 수 있는 것이 없네요.
1인도 2인도 안해보고 리뷰를 적다니 민망하군요. ㅡㅡa;;;
기본 맵 뒷면을 3인 이하의 맵으로 만들어줬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부분이죠.
어쩌면 맵 확장 발매를 위한 그림이었을 수도 있고요.
개인적으로는 정말 어려운 게임이었습니다.
룰을 배울 때는 '오 이거 이해도 잘되고 룰만 봐도 꿀잼인데?'이랬다가 게임을 해보니 골머리를 썩이더라고요.
맵과 행동 칸을 보면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할지 예상도 해야 하고,
내가 가진 특수능력과 자원으로 승점 조건을 따지면서 이것저것 계산해야 하며,
차례 순서가 전략량에 따라서 바뀌는데 그것에 따라서 다음 행동까지 고려해야합니다.
더구나 라운드마다 일정한 전력을 생산 못 하면 승점이 깎이는 요소가 있어서 잘하려면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습니다.
어려워서 머리가 터질 것 같은데 재밌어요.
잘하는 부류의 게임은 아닙니다만 재미있게 했고 처음 했을 때는 끝나고 나서 게임이 되게 머리에서 맴돌았습니다.
다만 인터랙션이 강하다보니 하면서 꽤나 스트레스 받는 편이었네요.
보드게임의 재미를 꼽을 때 거론되는 손맛이 꽤 있습니다.
가지런히 건물이 놓이는 듀얼레이어 개인판과 그럴싸한 목재 컴포,
그리고 돌릴 때 이득이 있어 돌리는 맛이 나는 건설회전판 덕분에 꽤 만지는 기분이 좋습니다.
수력으로 신 에너지를 생성한다는 테마가 조금 쌩뚱 맞을 수도 있습니다만
가상의 역사와 과학으로 구성된 게임이라 이해해줄만 했습니다.
레미콘과 굴착기의 설정화만 봐도 이 세상의 과학이 아니라는 티가 팍팍 나죠.
보드게임긱에서 구성품 불량으로 인해 낮은 평점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그나마 개선이 되었지만 우리나라에 들어올 때도 유통사에서도 제품의 품질에 대해 자신 없다는 투로 얘기했었죠.
판매 후 역시나 품질 이슈가 터졌지만 그나마 as와 함께 프로모 타일을 줘서 그럭저럭 무마되었습니다.
이런 사태가 벌어질지 알고 공장을 바꾸고 싶었다고 합니다만 허락이 안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2차 판매분은 그나마 더 개선을 해서 들여온다는데 물건이 와봐야 정말 개선이 되었는지 알 수 있겠죠.
1차 판매 때 많은 분이 기대하던 게임이라 천개의 물량이 이틀 만에 다 팔렸었습니다.
곧 시작되는 2차 판매는 500개가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찌될지 모르겠네요.
이미 살만한 사람들은 다 산 것 같기도 하고... 어쩌면 금방 또 팔릴 수도 있죠.
칭찬이 많았던 글이지만 긴 플레이 시간과 강한 인터랙션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에 쉽게 추천할 수가 없네요.
재밌다는 소문 때문에 구입하실 생각이 있으시면 자신과 잘 맞을지 한 번 고민해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