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장터 판매 후기~~
오늘 올라온 중고장터 사건 글을 읽으면서 참 이러저러한 생각을 했습니다.
최근 제가 보유한 컬렉션들을 방출하면서 몇 가지 사건들이 있었지만, 구매자 분들이 다들 좋은 분이신지, 지금까지는 저에게 불만 사항이 접수된 것이 매우 적습니다. 판매를 하면서 생각나는 몇 가지 사건들을 끄적여 봅니다.
투스카니 프로모
글을 쓰려다 보니, 가장 먼저 투스카니를 구매해 가신 분이 생각납니다.
투스카니를 구매하면서 프로모를 찾으셨는데 그 때 당시에는 프로모가 있는 줄 몰라서 그냥 투스카니만 배송해 드렸습니다.
판매글에도 프로모는 없는 줄 알고 올리지 않았었죠.
나중에 게임 정리하다보니, 다른 해구 박스 안에 프로모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거 찾으셨는데 안타깝네….. 하고 그렇게 지나가는 것 같았는데….
나중에 그랜드오스트리아호텔 판매할 때, 투스카니 구매자에게 또 연락이 온 것입니다.
그래서 두 번째 구매 때, 프로모까지 같이 보내드릴 수 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보라에 저에게 구매해 가신 게임 후기까지 올려주셨던데 읽어보니 저도 참 행복합니다.
게임 판매하고 나서 제일 기분이 좋았던 사건이었습니다.
반지의 제왕 LCG
반지의 제왕 LCG 중에 머크우드 사이클만 구매하신 분이 계십니다.
제가 판매글에는 구매 의사를 표현하고 나서 48시간 안에 더 많이 구매하시는 분이 있다면, 기존 구매 약속을 취소한다는 특약을 설정한 적이 있습니다.
금요일 오후 10시 경에 구매하시겠다고 어떤 분이 말씀하셨고, 입금도 받은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일요일 자정 12시경, 다른 분이 머크우드 사이클을 포함하여 다른 디럭스팩과 사이클까지 전부 구매하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부득이 밤 늦은 것을 알면서도 양해 문자를 보냈습니다.
누구라도 짜증날 겁니다.
그런데 그 구매자 분도 저를 이해해 주시고, “중고거래라는게 억지로 할 수는 없는거니까요. (중략)… 하지만 오히려 먼저 말한 사람이 밀린다는게 좀 그렇네요….” 이렇게 문자를 주셨어요.
구매자분이 화가 날 법도 하신데 매우 정중하게 답장이 오고, 환불 계좌번호도 바로 보내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양심이 찔려서 도저히 취소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설정한 규칙을 제가 어기는 꼴이 되니까 말이죠.
그래서 나중에 더 많이 주문 주신 분에게 사정이야기를 해 드리고 머크우드 사이클은 판매가 불가능하다 말씀드렸습니다.
그러자 이분도 새벽 1시가 됨에도 불구하고, 먼저 구매자가 있어서 그런거라면 괜찮다고 말씀하시면서, 쿨하게 모든 주문을 취소해 주셨습니다.
비록 저는 금전적으로는 손해를 보았지만, 무엇인가 소중한 저의 원칙을 지켰다는 것에 더 만족감을 느낀 사건이었습니다.
아울러, 혹시라도 이 글을 사건 당자사인 두 분이 보신다면, 두 분 모두에게 사과 말씀 다시 한번 드립니다.
오를레앙 디럭스
오를레앙 디럭스를 너무 싸게 올렸나 봅니다.
올리자 마자 5분도 안되서 18건의 문자가 쏟아지는 바람에 일일히 답장해 드리느라 곤욕을 치른 건이라서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 합니다.
문제는 제가 16만원에 판매글을 올렸는데 무려 30만원 부른 분이 한 분 계셨습니다.
정말로 꼭 사고 싶으셨던 듯 해요…..
문제는 제가 이미 가장 먼저 주문 주신 분에게 이미 판매하겠다고 공지를 올리고, 그 분께 판매하겠다는 문자까지 보낸 상태였어요….
그러나 아직 입금 전이라서, 취소할 수는 있었습니다.
계좌번호를 알려주지 않으면 입금 못하니까, 딱 한번 눈감고 돈 벌어볼까 별 생각이 다 들었습니다만……..
기존대로 제일 먼저 문자주신 분에게 판매했습니다.
오를레앙 디럭스 구매자 님…..
그 게임 꼭 아껴주시고, 플레이 많이 해주세요….. 사연있는 게임입니다^^
도미니언 풀확장
도미니언도 개별로 판매하겠다고 이미 다 문자 보냈는데, 나중에 풀확장 한번에 구매하겠다고 문자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오를레앙 디럭스 사건과 마찬가지로 판매가 완료되었다고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이분은 정말 구매하고 싶으셨나봐요. 다시한번 고려해 볼 수 없겠냐는 문자가 계속 오더라고요......
팔 수 없다는 문자를 보내드리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저도 게임 풀세트 모으려고, 중고판매자에게 사정해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해외 판매자한테 사정사정 해보기도 하였기에,(심지어 독일어로) 그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거절 문자를 보내는게 참 어렵더라고요…….
하루만 더 빨리 문자를 주셨으면 좋았을 텐데, 참 아쉬웠습니다.
도미니언 프로모
도미니언 암흑의 시대를 구매하면서, 어떤 분이 프로모까지 구매할 수 있냐고 문의가 왔습니다.
저야 당연히(?) 판매 하겠다고 하고서는 입금까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찾는데 프로모가 안보이는 것이었습니다.
분명히 본판에 넣어둔 거 같은데 안보여서 처음에는 구매자 분께 사정상 하루 늦게 택배 보내드리겠다고 하고서는 계속 찾았습니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났는데 도저히 못찾겠어서, 할 수 없이 구매자 분께 사정이야기를 하고 환불해 드리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구매자 분이 이해를 해주셔서 환불처리하고 끝냈지만, 이 사건으로 배운 교훈은 판매글 올리기 전에 제품 검수를 먼저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분의 판매글을 보니 컴포넌트 하나하나 다 찍어서 사진까지 같이 중고장터에 올리셨던데, 앞으로는 저도 그렇게 해볼까 생각 중입니다.
패스파인더 풀확장
패스파인더를 판매 목록에 올리자마자, 몇 분도 안되어 의인의 분노 세트를 구매하겠다는 분이 문자를 주셨습니다.
판매하겠다고 하고서 조금 시간이 지나니, 패스파인더 전체 다 구입하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래서 패스파인더를 정리하기 시작하는데….. 완전 헬이었습니다.
패스파인더 룰을 아시는 분은 직감하시겠지만, 카드가 다 뒤섞여서 하나하나 다 찾아내고 어드벤처팩 별로 정리하는데 1주일 가까이 걸린 듯 합니다.
택배 박스 크기와 무게도 어마어마해요….
그렇게 일단 제품을 보냈는데, 카드가 2장 없다고 연락이 온 것입니다. 정리를 하긴 했는데, 카드 리스트를 보고 한장 한장 검수한 건 아니라서, 참 난감하더라고요.
A/S를 어떻게 해드릴까, 가격을 빼드려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와중에…..
구매자 분 말씀이 한글화를 하고 있는데 카드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캐릭터 덱도 사고 싶다고 그러시는 거에요!
그래서 캐릭터 덱을 판매함과 동시에 필요없다고 하셨던 캐릭터 덱까지 전부 보내드려서, 중복되는 카드는 카드 한글화 하시는데 사용하시도록 하였습니다.
구매자 분이 카드 누락에 대하여 이해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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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보드게임을 사랑하는 게이머로서, 게임을 판매할 때 마치 내가 구매하는 것처럼 최선을 다한다고는 하지만, 막상 예상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면, 참 해결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 때마다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사실대로 당사자와 이야기하는 것
2. 상대방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것
3. 원칙 고수와 융통성 사이에 중용을 실천하는 것
4. 시비를 가리기 전에 내가 먼저 사과하는 것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과 저에게 게임을 구매하신 분들 모두 즐거운 보드라이프 되기를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