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판매를 시작하고난 소감
안녕하세요~~ 제프리 입니다.
아끼고 애지중지하던 게임들이 팔려나가는 것으로 보면서 마음이 참.....애잔하다고 해야 할까요.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
와이프는 저의 취미 생활을 존중해 주는 편입니다.
방 전체에 지금 박스테이프도 뜯지도 않은 해구 박스가 10개도 넘고,
보드게임이 쌓여서 책장과 옷장을 넘어, 방바닥에 깔리기 시작하고,
급기야는……..
방문이 열리지도 않을 정도가 되자, 정리는 좀 스스로 하라고 겨우 잔소리 정도 하는 편입니다.
보드게임 뿐만 아니라 취미로 수집하는
TRPG 룰북, 맵, 피규어들……PC나 플스 게임 소장판….
이 모든 것들이 방 하나에 뒤섞여서, 천장까지 쌓여 있습니다.
와이프가 그걸 보고는 저보고 “아예 집을 하나 더 사야 겠다” 하고 농담까지 할 정도입니다.
사실 제가 봐도 한숨이 나옵니다.
작년에 아들이 태어나면서 이제 보드게임은 그만사야지 하고 결심했지만,
뭔가에 홀린 듯 한달 전 까지만 해도 엘드리치 호러, 패스파인더, 반지의 제왕 풀셋을 구매했죠.
(지름신이 이렇게 무섭습니다~~~~! 여러분!!!!)
그러나 아들이 기어다니기 시작하면서 이것저것 호기심에 만지기 시작하는데,
저는 행여나 제 컬렉션이 망가질까봐 전전긍긍하여 방문을 걸어 잠그고,
아들한테 “그거 건들지마!”하고 소리치는 제 모습에
불현듯 이건 아니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의 취미생활보다는 아내와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입니다.
------------------------------------------------------------------
그래서, 가장 아끼는 게임부터 과감히 팔기 시작했습니다.
PC게임 소장판들도 중고장터에 다 내놨구요.
피규어들도 꽤 많이 판매했습니다.
유일하게 고민되는 것이 스팀 계정….. 230개 정도되는 게임이 있는데 이건 처분하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
저는 보드게임을 취미를 가지게 된 것은 약 4년 정도 되었습니다.
그런데 4년 동안 사 놓고 와이프와 플레이한 게임은 손에 꼽습니다.
스플렌더, 패치워크, 카르카손, 서바이브, 버건디, 바벨, 마치코로(미니빌), 라스베가스, 티츄, 퍼레이드, 아그리콜라, 푸에르토리코, 스코틀랜드야드….. 이게 전부입니다.
그에 반해서, 아래와 같은 게임은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1. 뜯어놓고 플텍만한 게임
2. 뜯지도 않고 책장에 밀봉상태로 보관중인 게임
3. 책장에 넣지도 않고 바닥에 쌓아올린 게임
4. 배송 온 박스만 뜯고 뽁뽁이 비닐로 그냥 쌓아올린 게임
5. 심지어 배송 박스도 안뜯음…….. 배송 날짜보면 2016년도 있음……
6. 하지도 않는 게임 확장에 프로모는 다 샀음..... -> 이베이, 긱스토어를 비롯 전세계 각지에서
구하기 어려운 프로모 구입을 위해 현지 개인판매자랑 러시아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로도 메일 보내 봄...
(구글 번역기 짱짱입니다~~~~! 해구 어렵지 않아요 여러분~~~ 한국어를 영어로 1차 번역한 다음에 하면 잘됩니다.)
어쨋든 심각한 비합리적 구매를 한 것이지요.
게임이란 게임은 열심히 사 모았는데, 정작 제가 플레이하는 것은 고정되어 있었습니다.
아들이 크면 아들이랑 해야지…..4인플하려면 딸을 하나 더 낳아야지…..ㅎㅎ
그런데 그런 건 다 제 개인적인 욕심이더라고요.
아들이랑 놀 때는, 아들이 하고싶은 걸 해야지, 제가 하고 싶은 걸 아들한테 강요하면 안되겠죠.
쓰다보니, 주저리주저리 길어졌네요.
아직도 마음이 싱숭생숭합니다만, 두서없이 글을 쓰다보니 조금 낫네요.
------------------------------------------------------
저에게서 게임 구매하시는 분들이 행복하고
제가 판매한 게임을 통해서 다른 분들이 즐거운 시간을 누릴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행복한 보드라이프를 즐깁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