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스 리뷰와 랭커셔, 버밍엄의 차이점
※ 본 리뷰에 쓰인 사진들은 구매를 따로 한 구성품들이 추가되어있으며 테이블 탑 시뮬레이션의 스크린샷도 포함되어있습니다.
게임의 정확한 구성품은 글 항목 중 4번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테마
브라스는 영국에서 발생한 일차 산업 혁명을 바탕으로 방직소, 제철소, 탄광 등을 짓고 수로와 철도로 길을 연결하는 게임입니다.
일차 산업 혁명은 면직물 대량 생산 기계의 발명 / 철, 강철로 된 신소재 활용 / 석탄과 증기기관 사용으로 시작되었고
브라스는 랭커셔, 버밍엄 모두 게임 안에서 위의 것들을 모두 사용하여 생산과 판매를 하며 진행됩니다.
게임은 뱃길을 연결하는 수로 시대와 기찻길을 연결하는 철도 시대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것도 테마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브라스의 배경이 되는 시대는 1770~1870년입니다.
1776년에 산업용 증기기관이 개발되고 1807년에 이르러 증기선이 나오면서 많은 물품을 수로로 옮겼으며
1830년에는 최초의 여객/화물 겸용 철도가 랭커셔의 무대인 리버풀-맨체스터에 연결되어 철도 시대가 열리게 되죠.
역사적으로 철도가 연결되면서 증기선을 이용한 운반이 쇠퇴하였다고 하니
게임에서 수로 시대가 종료되고 철도 시대로 넘어가는 것은 꽤 테마에 부합하는 자연스러운 흐름입니다.
<1차 산업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한 방직소와 기차>
방직소를 많이 건설하면 시장에 면직물이 많이 풀려서 방직소의 금전적 가치가 낮아지는 점,
수요공급에 따른 철과 석탄의 가격 변화, 구시대 기술의 쇠퇴 등
브라스는 세세하게 테마 구현이 무척 잘 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무대가 되는 랭커셔와 버밍엄이 실제로 산업 혁명에 중추였던 지방인 것도 빼놓을 수 없겠지요.
- 게임방식
게임 방식은 간단합니다.
카드를 하나 써서 건물 건설 / 길 연결 / 산업 개발 / 상품 판매 / 대출 중에서 한 가지 행동을 하면 됩니다.
자신의 턴마다 카드를 두 장 사용할 수 있죠.
1) 건물 건설
돈과 자원이 있다면 건물을 건설할 수 있습니다. 건물을 건설한 후에 판매해야 수입이 증가하며 승점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2) 길 연결
길이 연결되어 있지 않아 자원을 가져올 수 없으면 건설이나 판매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고
건물을 건설하더라도 필요로 하는 곳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 판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길 연결은 중요합니다.
또한 길 연결만으로도 점수를 획득하기 때문에 주요 승점 획득 방법이기도 하죠.
3) 산업 개발
산업은 1단계, 2단계, 3단계 식으로 나뉘어 있고 개발을 통하여 현재 지을 수 있는 단계를 넘어갈 수 있게 해줍니다.
더 나은 보상을 원하거나 도태된 산업을 없애기 위해 혹은 자신의 자원을 소비(판매)하기 위한 행동이죠.
4) 상품 판매
자신이 건설한 방직소 등의 건물을 파는 행위입니다.
판매하면 수입이 증가하며 승점을 습득합니다.
5) 대출
자신의 수입을 감소시키면서 돈을 대출합니다.
일반적인 대출과 다르게 원금을 갚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대출에 부담이 적습니다.
이 다섯 가지 말고도 한 가지 더 다른 행동이 있긴 합니다.
카드 하나를 손해를 보지만 자신에게 꼭 필요한 행동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변형 행동이죠.
이는 랭커셔와 버밍엄에 따라 룰이 다르며 둘의 차이는 글 마지막 부분에서 이야기하겠습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행동은 건설과 길 연결, 상품 판매>
- 사고의 깊이
브라스는 행동 하나하나의 결과가 타인의 행동과 게임의 승패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어려운 게임이죠.
자신의 기반을 어디에 닦을지, 어떤 산업 건물을 지을 지로 시작하여
건설에 필요한 자원을 어떻게 공급해올 수 있는지, 길은 제대로 연결이 되어있는지, 어떤 카드를 사용할지 등
여러 가지로 생각할 거리가 많습니다.
거기에 인터랙션이 강한 게임이라서 남의 행동을 방해할 수도 있고
내가 내 점수를 올리기 위해서 한 행동이 남에게 큰 도움이 되기도 해서 나 좋은 대로만 게임을 할 수도 없죠.
게임을 잘하기 위해서는 그림을 크게 그려야 하는데 쉽게 망가지기도 해서 뛰어난 임기응변이 필요합니다.
이것저것 따져봐야 할 것이 많기 때문에 흔히 말하는 브레인 버닝이 제대로 되는 게임이지요.
- 큰 그림
판매 행동 한 번으로 여러 개의 건물을 팔 수 있고
건물 건설과 길 연결로 자원을 사용하여 자신의 자원 건물들을 한 턴에 여러 개 팔 수도 있기 때문에
좋은 점수를 얻기 위해서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다만 다른 플레이어들이 큰 그림 그리는 것을 눈치채고 방해 공작을 하거나
의도치 않았지만 내가 필요로 하던 자원을 사용하는 등 큰 그림을 망쳐놓기도 합니다.
작은 상황의 변화들이 플레이어들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는 게임이라서 큰 그림을 그리기가 무척 어렵죠.
하지만 어려운 만큼 자신의 그림이 완성되었을 때의 기분이 참 좋습니다.
게임 중에도 성취감을 느낄 수 있더군요.
남의 턴에 내 그림이 망가지지 않을까 하는 쪼는 맛도 장난 아닙니다.
계획이 망가지면 장탄식이 안 나올 수가 없죠. 아~~
< 한 턴 동안 사용한 돈에 따라서 다음 턴의 순서가 정해져 계획적인 소비가 필요 >
- 인터랙션
건설 가능 지역의 선점, 길 연결 선점.
이 두 가지 선점 요소는 타 게임에서도 흔히 보이는 인터랙션이지만
브라스에서는 선점 후 그것을 뿌리로 다른 곳으로 뻗어 나갈 수 있는 점 때문에 엄청 강한 인터랙션입니다.
길을 연결해서 산업 카드로 건물을 지으려고 했더니 다른 사람이 길을 이어서 건설을 못 하는 경우가 있고
다른 사람이 건물을 지으려고 길을 연결하는 것을 보고 내가 먼저 그 건물을 선점해서 계획을 망가뜨릴 수 있죠.
남의 건물에 올려져 있는 자원을 사용할 수 있어서 네 자원, 내 자원 없이 사용할 수만 있으면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내가 사용하려고 건물을 지었음에도 사용 못 할 때가 있습니다.
내 계획이 꼬이기도 하며 남의 계획을 꼬이게 할 수도 있죠.
연결 점수를 얻기 위해서 혹은 내 건물 판매를 위해 연결한 길이 남의 상품 판매에 도움이 될 수 있고
내 건물 건설을 위해 남의 자원을 사용했더니 상대방의 자원을 팔아준 꼴이 되기도 합니다.
당연히 이것도 남의 행동이 내 이득으로 이어질 때가 있고요.
하나의 보드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지고 인터랙션이 뚜렷한 게임이라서 함께 경쟁하며 게임을 하는 맛이 확실히 살아있습니다.
< 선 플레이어 석탄을 구입하여 석탄이 비싸졌는데 1골드가 모자랄 때 밀려오는 갑갑한 마음이 게임의 묘미 >
랭커셔나 버밍엄이나 룰이 엄청나게 복잡한 게임은 아니라고 생각하며
룰 습득의 난이도로 보면 긱웨이트 3.2인 테라포밍 마스보다 조금 더 어려운 정도 같습니다.
하지만 브라스 시리즈의 긱웨이트는 3.9점으로 거의 4점에 가까운 편인데요.
그것은 2번 항목에서 말했던 것처럼 게임을 하면서 고려해야 하는 것이 너무나도 많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익히는 것에 비해서 잘하기 위한 것이 훨씬 어려운 게임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높은 긱웨이트 때문에 굳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룰을 익히면서 머리가 터지는게 아니고 게임을 하면서 터집니다. ㅎㅎ;
브라스의 구성품은 이미 자세히 작성하신 분이 계셔서 그 분에게 허락을 구하고 이미지를 빌리고 글을 링크하기로 했습니다.
허락을 해주신 맨손주먼님 감사합니다.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4011&id=&tb=info_boardgame&game_category=
< 브라스의 구성품들 상 : 랭커셔 / 하 : 버밍엄 >
3명으로 이루어진 브라스의 아티스트들은 브라스가 고급스러워 보이게 만들어준 1등 공신입니다.
연기로 뿌옇게 된 검은색 배경에 젠틀리 사업가를 그려 넣어 산업혁명의 욕망과 어두움을 표현한 랭커셔.
산성비가 내리는 배경에 망가진 수레, 술병과 함께 그 시대의 노동자를 고인 물에 비친 모습으로 거꾸로 그려놓음으로써
그들의 곤두박질하던 고통스러운 삶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버밍엄.
그들의 대조되었던 삶처럼 강렬한 대비를 보여주는 검정과 흰색으로 이루어진 박스는
디자인도 멋진데 내포하고 있는 의미조차 뛰어나서 최고의 박스 아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 브라스의 박스 아트 좌측이 랭커셔, 우측이 버밍엄 >
박스뿐만 아니고 카드, 메인 게임판, 개인판 그리고 설명서까지 뛰어난 디자인을 갖추고 있죠.
구성품 하나하나 괜찮은 품질을 보여주며 타일 두께도 준수하고 보드 및 다른 구성품도 문제 될 것이 없죠.
그 중 카드는 플텍씌우기가 아쉬울 정도로 고급스럽습니다.
다만 6만 원의 가격(최대 할인가)만큼 구성품이 풍성한가로 묻는다면 딱히 좋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전 랭커셔와 버밍엄을 모두 샀네요.
박스아트의 연계와 시리즈를 모은다는 관점에서 둘 다 소장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점
· 테마와 게임의 구성이 잘 어우러져 있음
· 머리를 쥐어 짜내는 맛이 진함
· 행동 하나마다 게임에 중요한 결정이 됨
· 플레이로 간의 상호작용이 강함
· 뛰어난 디자인의 구성품
· 다 회차 플레이 가능(랭커셔보다 버밍엄이 훨씬 더 뛰어남)
· 장점들을 종합하여 뚜렷한 재미를 지님
· 인원과 상관없이 비슷한 게임 시간
· 미묘한 실력차이를 덮어주는 약간의 운 요소
단점
· 인터랙션이 너무 강해서 취향이 갈릴 수 있음
· 실력 차이가 크다면 이기기 어려움
· 임기응변이 중요해서 장고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음
· 버밍엄 한정으로 한 지역이 오타가 나와 보드와 카드의 발음이 다름
평점 : 9
랭커셔와 버밍엄은 언뜻 보면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구성품을 포함하여 꽤 다른 게임입니다.
둘의 차이는 아래와 같습니다.
- 산업 타일
철, 석탄, 방직소는 동일
랭커셔 : 항구, 조선소
버밍엄 : 도자기, 화물, 맥주
개인판에 깔리는 산업 타일의 종류가 다르고 버밍엄에는 맥주가 있기 때문에 구성품에 목재 맥주 통이 추가되어있습니다.
- 룰
특수행동)
랭커셔는 두 장을 써서 아무 곳에나 어떤 건물이든 짓기 가능
버밍엄은 와일드카드를 얻음
물건 판매)
랭커셔는 물건 팔 수 있는 곳으로만 연결되어있으면 아무거나 판매 가능, 해외 판매 개념이 있어서 관련 룰이 따로 존재
버밍엄은 물건 팔 수 있는 곳에서 취급품이 정해져 있음 + 물건 팔 때 다른 자원(맥주)이 필요함 + 첫 판매 시 보너스 있음
대출)
랭커셔 : 덱 타일이 존재해서 대출을 못 하는 타이밍이 나옴, 대출 금액을 설정 가능
버밍엄 : 언제든지 대출 가능, 대출금 고정
컴포)
랭커셔 : 해외 면직물 판매용 타일과 마커, 대출 금지를 표시하기 위한 타일
버밍엄 : 와일드카드,랜덤 시장을 위한 시장 취급품 타일, 목재 맥주통
이외에 둘을 비교하자면 전체적으로 버밍엄이 랭커셔와 비교했을 때 게임성이 깊어졌습니다.
버밍엄은 물건 파는 곳의 취급품을 처음에 랜덤으로 정하기 때문에 판마다 다른 양상이 나오게 되었고
산업 타일이 늘어났으며 맥주의 도입하고 물건을 팔 때 필요로 하게 만들어 인터랙션을 강화했죠.
첫 판매에 보너스를 주는 룰도 추가되어 전략의 다변화도 추가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두 게임의 차이점 중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손꼽히는 것은 맥주의 추가 >
둘이 놓고 비교하면 버밍엄이 더 뛰어난 게임입니다.
이는 보드게임긱에서 버밍엄이 4위, 랭커셔가 19위에 위치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입증되어 있죠.
굳이 두 개를 다 사거나 해보고 싶다면 랭커셔를 먼저 두세 판 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랭커셔가 룰을 익히기도 더 쉽고 상대적으로 게임이 간단하며 랭커셔를 익혀두면 버밍엄은 아주 쉽게 익힐 수 있거든요.
애초에 랭커셔가 버밍엄보다 뒤떨어진다는 거지 객관적으로는 좋은 게임이죠.
여담으로 2인 게임의 경우 랭커셔이 더 오밀조밀하게 진행이 되서 버밍엄보다 낫다는 의견들이 꽤 있었습니다.
많은 분이 굳이 랭커셔를 해볼 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합니다만(저도 동의합니다)
그렇다고 랭커셔를 꼭 건너뛸 필요도 없긴 하니 맘이 가시는 대로 하시면 됩니다.
끝으로 브라스는 참 재미있는 게임입니다.
처음에는 큰 감흥이 없었는데 하면 할수록 더욱더 게임에 빠져들게 되었네요.
보드게임에는 유독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게임들이 있는데 그 계열에 동참해있는 게임이니 한 번쯤은 꼭 해보시길 권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