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여름방학 보드게임 방과후 수업 둘째 날
개인 기록처럼 남긴 글을 보드라이프에 올리는 것이라서, 본문은 1인칭(일명 half word)으로 썼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어제 오지 않았던 여학생이 왔다. 별칭은 해피!
이런 말이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말 강아지처럼 귀엽다 ㅡ.ㅡㅋ(이상한 상상 NoNo)
난 타노스와 띵호를 염두에 두고 정신교육을 시작!
모바일 게임과 보드 게임의 차이점을 부각하며, 왜 사회쌤이 보드 게임 수업을 하는지 설명했다. (내용 생략)
같은 이야기를 해주어도, 듣는 녀석들만 알아듣고, 안 듣는 녀석들은 못 알아듣는다.
이 차이가 실력의 차이를 불러오는 법인데. 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까지만 할 것이고, 나머진 학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문제이다.
지난 A반 수업 때 한 번 빠졌던 스팸에게 오늘 오라고 했었다. 강동원도 같이 오라고 했더니, 스팸과 강동원은 방과후 수업으로 여자축구를 하고 있어서, 축구 수업 마치고 오겠단다. 이 두 학생은 나중에 오후까지 남아서 스플렌더 연습 상대가 될 수 있으니!
(정작 ZERO 대신에, 벼룩서커스를 이용해서 펭귄파티를 했다)
스팸과 강동원이 오기 전까지 가볍게 펭귄 파티를 하기로 했다.
해피, 다비, 수박, 시공, 타노스가 나랑
최저가, 마블, 발리, 띵호, 리중딱이 사회쌤과 했다.
(사회쌤 이야기)
(위 마키쌤, 아래 사회쌤)
최저가, 리중딱, 띵호, 준호, 발리 가 있는 팀의 펭귄 파티는 카드를 겹쳐 놓아서 배열하였다. 나중에 보니 마키쌤이 지도하는 쪽은 겹치지 않게 모두 펼쳐 놓았더라.
최저가네 모둠 중에 어이없었던 것은 모두가 연두(형광?)색 카드를 갖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맨 아래층에 아무도 깔지 않아서 결국 한 장도 놓이지 못했다. 아마도 골고루 1~2장씩 갖고 있었기에 누군가 놓겠지 하는 마음에 자기가 많이 갖고 있는 카드부터 놓았던 모양이다. 사회쌤이 사진 찍으러 자리를 비운 사이에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지다니...
(다시 내 이야기)
나 "펭귄 파티는 참 이상한 게임입니다. 분명히 뭔가 잘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은데, 막상 머리 쓰면서 하면 지고, 걍 막 하면 이기고. 암튼 이상한 게임입니다. 그런데 더 신기한 건! 여러 판 하다 보면 이기는 사람이 이긴다는 점입니다. 그렇단 이야기는 분명 무엇인가 게임을 잘하는 특징이나 방법이 있단 말인데... 전 아직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직접 해보면서 느끼시길 바랍니다 ^^"
이렇게 거창하게 펭귄 파티를 소개하고 게임을 진행했다.
결과는? 정말 내 말대로 다비가 주로 이겼다. 난 그것 보라며 내 말이 맞지 않느냐? 라고 말했고, 다비에게 물었다.
나 "다비? 펭귄 파티해보니까, 잘하는 방법이 무엇이던가요?"
다비 (조용히 웃으며) "그냥요..."
암튼 펭귄 파티는 이러한 겜이다 ㅡ.ㅡㅋ
이후 세 모둠으로 나누어 스플렌더를 시작했다.
오늘 처음 온 해피와 아직 부족한 마블, 최저가, 수박을 사회쌤이 맡아서 다시 가르치기로 했다.
(사회쌤 이야기)
어제 안 왔던 해피와 이해가 조금 부족했던 최저가, 마블을 데리고 사회쌤이 기초부터 차근차근 설명을 했다. 처음 듣는 해피는 ‘네~네~’하고 끝을 올리는 리액션이 인상적이었고 최저가는 그 와중에도 어제 한 번 들었다고 토큰 집어가는 방법 등 자신이 아는 기초적인 부분을 중간중간에 먼저 말하더라. 게임에 참여하면 사회쌤이 본인 것에 집중하느라 학생들을 봐줄 여유가 없어 게임에는 참여하지 않고 카드의 효율성이나 기초적인 요령을 학생들 게임 중에 사례를 들어 설명을 했다.
승부보다는 게임 요령을 배우는 게 중요하므로 각자가 킵한 카드도 모두 공개로 해놓고 저 학생은 이 토큰이 필요하니까 이것을 중복으로 가져가고, 상대를 견제하기 위해서는 남이 모으는 토큰 가져가기, 토큰 개수가 3종류 이하로 남았을 때는 주저 말고 집어온 후에 생각해서 남에게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기, 같은 상황에서 이 경우와 저 경우가 있으니 둘 중에 선택은 본인이 해봐라 등 각자의 선택에 맡기되 그때그때 필요한 조언이 있으면 첨가해주는 방식으로 했다.
최저가 말로는 어제 마키쌤이 마블, 최저가, 수박에게 설명할 때는 마키쌤이 시키는 대로 집어왔다고 하던데(?) 그에 비하면 오늘은 본인에게 판단과 선택의 기회를 준 것이 조금은 더 발전된 상황이 아닐까??
게임 진행 상황에 따라 그때그때 필요한 조언을 하다 보니 시간이 꽤 걸려서 저쪽 팀의 경기가 끝났을 때까지 아직은 게임이 끝나지 않아서 그때까지의 점수로만 계산했다.(점수는 기억나지 않음.)
(다시 내 이야기)
사회쌤은 아주아주 부드럽게, 차근차근 설명을 하고 있었다. 최저가와 마블, 수박, 해피는 눈망울이 초롱초롱~^^
아마 사회쌤의 노력 덕분에, 최저가가 용기(?)를 가질 수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론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 끼리의 3인플이 제일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리중딱은 다비, 띵호, 타노스와 게임을 했고, 나는 시공과 발리를 데리고 3인플을 했다.
스플렌더를 하고 있는데 스팸과 강동원이 왔다. 그런데 이 녀석들? 왔으면 선생님께 인사부터 해야지, 친구들 게임하는 것 구경한다고 쳐다보지도 않는다. 헐...
특히 강동원은 내가 이리 와보라고 불렀음에도, 그냥 친구들 것 구경하겠다고 오지도 않음. (나 무시당했음... 강동원이 여학생이라서 내가 인상 쓸 수도 없고 ㅜㅜ)
나는 시공과 발리와의 3인플을 가뿐하게 이기고, 총평 및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었다.
(여기서도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은 차이가 난다.)
(시공, 발리 5점. 나는 15점.)
일단 총평부터~
내가 어떤 방법으로 득점을 했고, 왜 그런 방법을 선택했으며, 그 당시 시공은 무엇을 놓쳤고, 발리는 무엇을 실수했고, 그래서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고, 마지막에 이러해서 이러했다.
이렇게 총평을 마치자, 시공은 자신의 결과를 지켜보면서 나름의 복기를 하고 있었고, 발리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친구들에게 구경가 버렸다.
(발리 이노무시키! 네가 그래서 발전이 더딘 것이다. 공부의 기본이 복습 및 반복이거늘...)
나는 시공의 입장에서 게임을 풀어가는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었다. 시공은 역시나 잘 알아듣는다.
그리고 (자리를 떠난) 발리도 불러서 원포인트 레슨을 해주었다. 발리도 나름 이해는 잘했다.
스팸과 강동원을 불러서 시공, 발리와 4인플을 하게 했다.
그 사이에 나는 리중딱, 다비, 띵호, 타노스가 있는 곳으로 가서 구경했다.
(리중딱 15점. 다비 10점. 타노스 2점. 띵호 10점.
리중딱의 스타일은 견제를 받지 않으면 강하다. 반대로 견제에 취약하다.)
게임이 끝난 후, 나는 총평 및 개인 평을 해주었다.
리중딱이야 이미 실력이 검증되었으니 패스하고, 다비부터 지도했다.
다비는 집중하며 잘 알아들었다. 다음으론 타노스를 지도했다. (마찬가지로 여기서도 잘하는 학생과 못하는 학생의 차이가 난다)
다비는 내가 타노스의 플레이를 평가하는 것을 같이 듣고 있었다. 자신의 것이 끝났어도 내 말에 계속 집중하며, 자신과 같이 게임한 다른 친구의 플레이를 분석해보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다비의 것을 평가해줄 때에도, 타노스 것을 평가해줄 때에도, 띵호는 전혀 쳐다보지도 않고 옆의 친구들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띵호의 차례가 되자, 나는 띵호를 집중시켰고 지도를 해주었다. 내가 보기에 띵호는 무엇이 부족하고, 어떤 생각을 가지고 게임을 해야 하는지 등.
(귓등으로 듣는 것이 느껴진다. 휴...)
이후 한 판씩 더 했다.
나의 총평 및 레슨이 효과가 있었나?
시공 과 발리는 게임을 잘 풀어 나갔다.
시공이 15점, 발리가 14점, 강동원은 11점, 스팸이 8점
그래도 아까보단 잘 했다. 리중딱이 쉽게 이긴 것은 아니니까...
다비랑 타노스는 나아진 모습을 보였고, 띵호는 좀 더 지켜봐야겠다.
스플렌더를 마치고 오늘의 메인 게임인 라티스와 시트러스를 했다.
스팸과 강동원도 A반에서는 안 했던 게임이라서, 관심을 보였다.
(스팸, 리중딱, 다비), (수박, 마블, 시공) 이렇게 나랑 시트러스를 했고,
(최저가, 타노스, 발리), (해피, 강동원, 띵호)가 사회쌤과 라티스를 했다.
(사회쌤 이야기)
사회쌤은 라티스를 좋아하고 많이 했다.
하지만 게임한 지 몇 달이 돼서 그런지, 첫 시동 걸기가 힘들다.
타일을 붙여나가는 기본적인 방법부터 잊어버려서 마키쌤에게 물어본다;;;
하지만 시동이 걸리기만 하면 곧 기억(?)을 회복해서 아이들을 지도할 수 있었다.
아이들은 추가로 바람 타일을 쓸 때 바람 타일과 다음 타일이 한 세트인 것이 헷갈려서 보석을 두 번 내려는 경우가 많았다.
아이들은 바람 타일로 밀고 태양 자리에 놓아 먹는 것을 좋아했다.
아이들은 타일 놓는 것에만 집중하여 삐뚤빼뚤 아무렇게나 놓았다.
마키쌤과 둘이 할 때는 자로 잰 듯이 반듯하게 놓았었는데 아이들이 놓은 타일을 맘 편히 볼 수가 없어 중간중간에 타일을 반듯하게 고쳐 놓기도 했다.
강동원 팀은 한 줄로 쪼르륵 배열하여 마치 오목을 두는 것과 같이 했다.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장난치듯 그런 모양을 만들어 가는 것 같았다.
처음에 타노스?는 첫 타일부터 놓을 것이 없어서 패스하고 타일을 모두 교체하기도 했다. 하지만 빠르게 익혀나가 타노스가 잘했다. 아마 두 번 다 승리한 것 같다.
역시 최저가는 요령이 조금 떨어져서 타일이 많이 남았다. 그래서 사회쌤은 최저가 순서에서 시범을 보이며 다른 아이들에게도 요령을 가르쳐주는 기회로 삼았다.
저쪽에서 먼저 끝낸 리중딱은 와서 구경했는데 진행 중인 라티스 게임에 약간의 설명만 덧붙였는데도 금방 게임을 이해했다. 역시 게임 감각은 좋은 것 같다.
타노스가 빨리 이기고 끝낸 판에는 다른 학생의 남은 타일이 많았다. 다른 게임을 하고 온 다비와 스팸도 약간의 설명으로 금방 이해했고 스팸은 그 판에다가 남은 타일로 자신만의 게임을 이어가기도 했다.
(다시 내 이야기)
리중딱은 이해를 잘했고, 게임하는 동안 상대의 플레이를 예측하면서 했다. 스팸은 그 모습을 보더니 "뭘 그런 것까지 생각하냐?"라고 리중딱에게 말했다.
나는 "게임을 하려거든, 그 정도는 기본입니다!"라고 말했다.
리중딱이 앞서 나갔지만 스팸과 다비도 만만한 학생들이 아니었다. 나름 치열했던 게임은 리중딱의 승리로~
수박은 이해도 느렸고, 판단력도 부족했다. 그래도 조금씩 차근차근 따라왔다.
마블은 내가 조언해 준 것을 잘 따랐고, 생각을 많이 했다. 뭐, 수박과 마블 덕분에(?) 시공만 한참 기다리는 사태가 ㅡ.ㅡ;;;
시공은 알아서 잘했다.
(이건 스팸의 작품?이다... 하여간에 애들이란)
마칠 시간이 다 돼서 마블은 조금 일찍 집에 갔고, 난 마블 자리에 앉아서 마블이 하던 것을 이어서 했다. 게임은 막바지였는데, 결과는 내가 이김 ㅡ.ㅡㅋ (끝내기로 시공을 역전함, 마블이 중간중간 내 조언대로 잘해놨기에 가능했다)
급하게 메인 게임을 마무리하고, 오늘 오후에 남을 학생들을 조사했다.
난 나와 사회쌤이 4인플로 두 모둠을 할 수 있도록 학생 6명이 남길 원했다.
나, 사회쌤, 리중딱, 시공, 띵호, 발리, 강동원, 스팸. 이렇게 남기로 결정하는 순간!!!
최저가 "저도 남아서 할래요!"
나 "예? 이미 수업은 끝났고, 오후에는 스플렌더만 할 것입니다. 그래도 괜찮겠습니까?"
최저가 "예! 해보고 싶어요~"
나는 흔쾌히 최저가를 받아주었다.
(정말로 이때는 의외였다. 하지만 해보고 싶다는데 어찌 말리리오? 오히려 더 잘 가르쳐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비와 수박, 해피, 타노스와는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수업이 끝나고, 오후의 상황.
사회쌤과 발리, 시공, 띵호가 시합을 하고,
리중딱, 최저가, 스팸, 강동원이 시합을 했다.
리중딱은 지난 A반에서 있었던 토큰죄기를 당한 기억 때문에, 스팸을 두려워했고 ㅡ.ㅡㅋ, 나는 웃으면서 스팸에게 게임은 정상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었다. 그리고 최저가 뒤에 밀착해서 집중 지도를 시작했다.
첫 턴에 카드를 킵해오는 방법과 목적, 이후 진행 요령, 상대를 자연스럽게 견제하는 방법 등등,
게임의 시작부터 과정, 결과까지 다 해설해 주며 지도를 했다.
최저가의 가장 큰 장점!
이미 1학기 후기에도 썼지만, 최저가는 선생님의 말을 일단 듣는다. 알아듣든, 못 알아듣든 일단 집중해서 듣는다. 그러고 나서 그것을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는 학생이다.
최저가는 학업 성적이 평균 이하이고, 실제 게임을 같이 해봐도 센스가 좋은 학생은 아니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실력이 느는 것이 보이는 학생이다. 이유는? 앞서 말한 그대로!
최저가는 순수하고 친구들의 말도 곧잘 받아들이고 믿는다. 그래서 나쁜 친구들에겐 놀림을 당하거나 무시를 당하기도 한다. 하지만 본인은 그런 상황에서도 꿋꿋하다. 그 순수함을 잃지 않는다면, 최저가는 큰 발전이 기대되는 학생이다.
아쉽게도 그걸 이끌고 지도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이... (난 보드게임 강사일 뿐 ㅡ.ㅡ;;;)
나는 최저가 뒤에서 실시간 중계를 했다. 스팸이 왜 저렇게 플레이하고, 강동원은 무엇을 노리고, 리중딱은 무엇을 기다리는지 등. 최저가는 내 아바타처럼 나의 지시에 따라 게임을 했다.
강동원과 스팸의 실력도 뛰어나다. 리중딱은 최저가(실은 나지만)와 스팸의 견제에 초반부터 흔들렸고 (파녹콤보만 노리는 리중딱 ㅡ.ㅡ;;; 그걸 끊기면 급 당황해한다 ㅋ), 화장실까지 급해져서 게임을 포기했다. (정말 급했나 보다. 시커먼 얼굴이 하얘지더라 ㅎ)
결과는 강동원 1등, 최저가(나?) 2등, (막판에 나의 견제를 받은) 스팸이 3등, 리중딱 4등.
스팸은 계속 아쉬워하며 나를 째려봤고 ㅡ.ㅡㅋ, 최저가는 뭔가를 깨달은 듯했다.
사회쌤 테이블에선 시공이 놀라운 실력을 보였다.
15점을 먼저 내며 게임을 종료시켰지만, 마지막 차례에서 사회쌤이 16점으로 역전했다. ㅡ.ㅡㅋ
1, 2등끼리 모이고, 3, 4등끼리 모여서 다시 했다.
사회쌤, 시공, 강동원, 최저가(나).
발리, 띵호, 스팸, 리중딱.
나는 이번에도 최저가 뒤에 딱 붙어서, 처음 카드 킵하는 것부터 상대방들의 의도 및 최저가의 선택에 따른 행동 요령까지, 끝까지 밀착 지도를 했다.
놀랍게도 시공이 16점으로 1등을 했고, 사회쌤이 15점, 최저가가 13점, 강동원이 11점을 차지했다.
이번 게임이 끝난 후 남학생들은 모두 가고, 스팸, 강동원, 최저가, 이렇게 최종 3명이 남았다.
(스팸과 강동원은 남을 것이라 예상해서 부른 것인데, 최저가가 남을 줄이야...)
사회쌤과 여학생 3명이서 게임을 하고, 나는 빠졌다.
이번 게임부턴 최저가에게 초반 길을 잡아주고 더 이상은 지도를 하지 않고 지켜만 보았다.
특훈의 성과는 놀라웠다. 최저가는 내가 알려준 방식 그대로 차근차근 수행하며, 다른 사람들을 압박했고 거의 이길 뻔했다.
(위에서 순서대로) 사회쌤 15점, 최저가 14점, 스팸 12점, 강동원 11점.
스플렌더 경력 '4시간'인 최저가는 아쉽게 지고 나서, 사회쌤을 이겨보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나와 사회쌤은 동시에 놀란 눈으로 최저가를 쳐다봄)
나 "아니, 최저가? 어제만 해도 스플렌더 하기 싫다고 울면서 이야기하더니, 이제는 사회쌤을 이겨보고 싶다고요?"
최저가 "제가 울었어요?"
나 "예..." (물론 나의 강조법인데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최저가. 그렇기에 내가 밀착 지도를 했을 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사회쌤과 내가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게임을 할 때 절차의 중요성이다.
스플렌더에서는 토큰을 한 번에 다 집어서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가져가야 하고, 카드를 살 때에도 일단 사려는 카드의 비용과 내려는 토큰의 수가 일치함을 확인시킨 후에 토큰을 내고 카드를 사야 한다.
토큰을 가지고 올 때에도 토큰을 먼저 버리고 가지고 오거나,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절차대로 토큰부터 가져온 후에, 10개를 초과하는 토큰을 다시 반납하는 것이 원칙이다.
게임하는 동안 사회쌤이 이것을 몇 번이나 강동원에게 지적 했다. 그러나 자기 생각에만 빠져있던 (그리고 오전부터 기분이 안 좋아 보이던) 강동원은 흘려 들었고, 잘못된 행동을 반복했다. 그러다가 급기야 (사회쌤을 보고 한 것은 아니지만) 짜증까지 냈다.
나중에 사회쌤은 이 순간이 무척이나 불쾌했다고 한다. (당연하지 ㅡ.ㅡ;;;)
난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으나, 속으론 생각했다.
강동원이 평소에 보여준 좋은 모습이 있기에, 오늘 한 번은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보여준 저런 모습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이 모습 또한 강동원이다.
강동원이 가기 직전에 한 마지막 판에 대 이변(?)이 일어났다.
최저가 15점, 카드 6장, 귀족 0개, 토큰 6개
스팸은 15점, 카드 6장, 귀족 0개, 토큰 4개
강동원 15점, 카드 6장, 귀족 0개, 토큰 2개
사회쌤 11점.
스플렌더 대회 규칙에 따라
~ 점수가 같으면, 카드 장수가 적은 사람이
~ 카드 장수도 같으면, 귀족이 많은 사람이
~ 귀족도 같으면, 남은 토큰이 많은 사람이
~ 남은 토큰도 같으면, 순번이 늦은 사람이
승리한다.
따라서 최저가 1등, 스팸 2등, 강동원 3등, 사회쌤 4등... (시무룩...)
강동원은 집에 일이 있는지 조금 먼저 들어갔고, 나는 강동원이 하던 것을 이어받아서 마무리했다.
스팸도 16점으로 처음 1등을 했다. (손뼉을 쳐가며 어찌나 좋아하는지 ㅋㅋ)
최저가와 나는 13점으로 동점이었으나, 카드 장 수도 6장으로 동일했고, 둘 다 귀족은 없고, 토큰 수는 최저가가 많았다. 고로 최저가 2등, 나 3등.
사회쌤은 11점으로 또(?) 4등...(4무룩...)
아마도 17시까지 스플렌더를 하다 보니 피곤하셨던 것 같다. (애들은 팔팔한데... 야속한 세월아 ㅜㅜ)
암튼 이렇게 마무리했다. (수업은 12시에 끝남)
나와 사회쌤은 오후까지 스플렌더를 한 것도 좋았지만, 특히나 '최저가의 발전'에 놀라워했다.
최저가의 실력을 다시 검증해 보고자, 내일 다른 학생들과 시합을 시켜 보기로 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