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겟 패킹 vs 우봉고 3D 비교 리뷰

4,102 조회

2019.06.17 22:15

라이트게이머인 무이입니다.

한 번은 모임에서 이상한 퍼즐 게임 하나를 접했더랬습니다.

플레이하면서 진짜 황당하다는 생각은 했지만,

마침 아마존에서 떨이로 팔고 있는데다가

교육적으로 쓸모가 있을지도 몰라 하나 구입했는데요,

택배가 도착하기도 전에 보드피아에서 한글판 출시예고를 하더군요.

바로 긱유저평점 5.74(오타 아님;)에 빛나는

‘겟 패킹’(Get Packing, 2018)입니다.

겟 패킹은 그리 간단한 퍼즐이 아니지만,

단순화해서 말하면... 칠교판(tangram) 조각들과 비슷하게 생긴

13개의 퍼즐 조각들 중에 문제 카드에 그려진 몇 개를

여행 가방 안에 2층으로 먼저 쌓는 사람이 그 카드를 가져가는 게임입니다.

2층으로 쌓는다는 점과 높은 난이도에서 우봉고 3D를 생각나게 하지만,

차이점도 많은 퍼즐 게임이라 비교를 통해 리뷰해보기로 했습니다.

상세한 게임설명은 보드피아의 상품 페이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boardpia.co.kr/mall/product_show.html?no=4487&category=61

A. 게임 소개

(1) 우봉고 3D 초간단 소개

주어진 입체 테트리스 조각들을 가지고 개인판 위에

2층으로 빈틈없이 (그리고 무엇보다도) 빨리 쌓는 게임입니다.

보드게임긱에서 가져온 사진.

(2) 겟 패킹의 구성물

아마존의 겟 패킹 소개 페이지에서 가져온 사진.

이 게임은 4인플까지 가능한데...

위의 사진에 보면 각자에게 지급되는 여행가방과

(서로 다른) 13가지의 입체 퍼즐 조각들이 있고,

문제 카드도 보입니다.

(3) 겟 패킹의 게임 진행

게임은 간단합니다.

문제 카드를 공개해 각자 거기에 그려져 있는

(칠교판과 유사하게 생긴) 퍼즐 조각들을 챙겨서

자신의 여행가방 안에 2층으로 쌓아 가방을 닫습니다.

가장 먼저 닫은 플레이어가 문제 카드를 가져가고,

다음 문제 카드를 공개합니다.

카드 세장을 먼저 모으면 승리합니다.

B. 게임감상

(1) 퍼즐로서의 우봉고 3D

비교를 하기 전에 우봉고 3D에 대한 제 생각을

간단히 정리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퍼즐의 관점에서 우봉고 3D를 보면 사실 입체도형을

사용한다는 걸 제외하면 별게 없습니다.

이런 류의 퍼즐들이 대개 그렇지만

가장 까다로운 모양의 조각을 하나 골라 배치한 뒤,

나머지 조각들이 채워지는 지를 살피고,

안 되면 그 까다로운 조각을 다른 곳에 배치해서

다시 나머지 조각들이 채워지는 지를 살피는...

이 과정을 되풀이하는 거죠.

퍼즐 중에서는 굉장히 흔한 방식입니다.

그에 반해, 입체도형을 사용하는 방식은 매우 훌륭합니다.

기존에 이런 입체도형들을 사용해 3x3x3의 큰 큐브를 만드는

‘소마큐브’라는 퍼즐이 있는데,

이 퍼즐만의 트릭을 모르면 매우 까다로울 수 있는 퍼즐입니다.

하지만, 우봉고 3D는 3층이 아닌 2층으로 쌓게 함으로써

난이도를 적절한 수준으로 잘 낮췄습니다.

뭐, 일단 이런 입체도형을 만지작거리는 거 자체도 재밌고요.

위키피디아에서 가져온 소마큐브 사진.

(2) 퍼즐로서의 칠교판

겟 패킹은 칠교판을 기초로 만들어진 퍼즐이라,

칠교판에 대해서도 잠깐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칠교판 퍼즐들은 테트리스 퍼즐과 확연히 구분되는 점이 있거든요.

테트리스 퍼즐은 퍼즐 조각을 격자선에 맞게 놓아야 하기 때문에

놓을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안 됩니다.

뭐, 20가지가 넘을 수는 있지만요;

그에 반해, 칠교판 퍼즐의 경우 격자선이 따로 없어서,

퍼즐 조각을 놓을 수 있는 방법이 무한히 많습니다.

칠교판으로 동물모양을 만들어 보셨으면,

이런 점을 충분히 경험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게 두 퍼즐 간의 차이점입니다.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닙니다.

조금 진지한 칠교판 퍼즐들은 격자선이 그려져 있지 않음에도,

마음속으로 격자선을 그려놓고 거기에 맞게

조각들을 놓는 것이 요령으로, 결국엔 테트리스 퍼즐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이런 퍼즐들에 숨겨진 작은 비밀입니다.

여기에 대해 간단히만 부연하면... 아래의 그림처럼

퍼즐조각의 꼭짓점을 격자점에 맞춘다는 것입니다.

(3) 겟 패킹 초회플: 이것은 방탈출?

드디어 겟 패킹에 대해 이야기할 준비가 됐네요!

겟 패킹의 퍼즐 조각들 중에는 칠교판의 조각들과 흡사하게 생긴 10개 외에

생뚱맞은 것들이 있습니다.

노란색 (챙이 조금 접힌) 모자, 빨간색 튜브, 빨간색 공인데요...

아래의 사진에서 뾰족뾰족한 것들을 제외한 3가지입니다.

게임을 처음 해보면

얘네들을 어디에 배치할지가 관건이란 걸 직감하게 됩니다.

특이하게 생긴데다가 크거든요;

와중에 빨간색 공은 다른 조각들과 달리 2층짜리입니다;

이 조각들이 까다로운 게... 칠교판 퍼즐을 할 때처럼

가상의 격자선을 그어놓고, 거기에 맞게 놓더라도

(마치 착시인양) 공간이 많이 남아 보여,

공간이 적게 남는 방식으로 놓다보면,

이번에는 다른 조각들이 맞아 들어가질 않아,

계속 헤매게 되고... 시간만 흐르고... 빡치고... 오기가 발동해

“내가 풀고 만다!”를 외치게 됩니다.

그러다 누군가 풀고 나면 나도 한 번 풀어보자며

다음 문제를 공개하게 되고요.

이런 이유로 초회플 때 경험하는 난이도는 매우 높으며,

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막막함은

방탈출 보드게임을 할 때 자주 마음 속으로 외쳤던

‘그래서 어쩌란 말이야!’ 뭐 이런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초회플 때는 협력해서 문제를 푸는 게 어떤가 합니다;

보드피아의 게임 소개글을 보면,

“게임 방식이 칠교와 비슷해 보이지만, 조각이 입체적이고

복잡하게 생긴 덕분에 꽤나 머리를 써야합니다.

언뜻 보면 스피드 게임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한 문제를 푸는데 꽤 시간이 걸려서

도전 욕구를 불태우는 퍼즐 게임입니다.”

라고 돼있는데, 꽤 순화된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4) 겟 패킹 2회플: 단서를 찾다.

2회플 때는 모자, 튜브, 공에 좀 익숙해지면서

대략 어떻게 해야 할지 알게 됩니다.

하지만, 나머지 조각들을 어떻게 배치해야 할지에 대한

단서는 아직 부족합니다.

그러다, 나머지 조각들 중에 한 조각의 모양이

매우 특수하다는 사실을 관찰하게 됩니다.

이 조각이 어떤 조각인지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만,

이 조각을 배치할 수 있는 방법이 매우 한정적이라

다른 조각들을 어떻게 배치할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줍니다.

이 정도까지 퍼즐을 파악하면, 이제 순발력 게임이

가능해질 정도로 충분히 난이도가 떨어지게 되는 거죠.

(5) 3회플부터의 게임

이제부터의 난이도는 아무래도 2층으로 쌓다보니

우봉고나 칠교판 퍼즐에 비해서는 높을 수 있으나,

우봉고 3D에 비해서는 낮습니다.

우봉고 3D의 경우 까다로운 퍼즐 조각 하나를 선택하는 거

자체가 그리 쉽지 않거든요. (적어도 저에게는;)

어느 정도의 경험이나 감을 요구하는 거죠.

하지만, 겟 패킹은 처음에 어떤 퍼즐 조각들에 집중해야하는 지가

정해져있어, 퍼즐을 푸는데 가이드라인이 있는 게 됩니다.

그 덕분에 우봉고는 너무 쉽지만 우봉고 3D는 좀 오버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딱 적당한 정도의 난이도가 될 거 같습니다.

(6) 문제 카드

드디어 게임을 즐길 준비가 됐는데,

여기서 플레이어들은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됩니다.

문제 카드가 30장 밖에 안 되는 겁니다;

겟 패킹의 경우, 각 문제들의 핵심은

모자, 튜브, 공, 그리고 특수한 모양의 조각 이렇게 네 개를

어디에 배치할 것인가여서,

뭐가 문제의 핵심적인 단서인지 파악하기 힘든

(그리고 문제가 엄청 많은) 우봉고 3D와 달리,

한 번 문제를 풀어보면 해법이 비교적 쉽게 기억됩니다.

그래서 문제 카드가 많아야하는데, 겨우 30장 밖에 안 되다니...

러쉬아워 같은 1인용 퍼즐도 보통 40개 이상의 문제가 들어있는데,

이건 좀 아닌 거 같네요.

그나마 있는 30장의 문제 카드들에도 중복이 있어,

제가 확인해보기로는 결국에 23개의 문제가 있는 거더라구요.

참으로 아쉬운 점은, 제가 해보니 문제를 만드는 게 쉽더란 겁니다;

C. 마무리

이 게임은 긱유저평점이 매우 낮은데,

긱 커멘트들을 읽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초회플 때 너무 어렵다는 겁니다.

하지만, 이런 난이도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첫 게임을 일종의 협력게임으로 하면 해결이 될 거 같습니다.

이렇게 초회플을 잘 넘겨 게임에 익숙해지면,

게임의 난이도가 많이 낮아져

우봉고보다는 높고 우봉고 3D보다는 낮아집니다.

덕분에 순발력 게임이 가능해지고, 퍼즐의 재미도

(저에게는) 두 게임보다 훨씬 뛰어난 데...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문제 카드가 적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가능할지는 모르겠으나,

(현재로서는 없는) 추가 문제들을 구매할 수 있다면,

강력히 추천할 수 있는 게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겟 패킹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려나요?;

Thanks to : 이 게임을 소개해주신 ‘쉘링포드’님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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