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1일 보드게임 방과후 수업 후기입니다
개인 기록처럼 남긴 글을 보드라이프에 올리는 것이라서, 본문은 1인칭(일명 half word)으로 썼습니다.
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지난주 참관 및 체험을 했던 짱과 제이콥은 바로 등록을 했었고, 스팸과 야(오늘부턴 닉네임을 설빙으로 바꾼단다)도 등록을 해서 수업을 듣기로 했다. 졸지에 4명이 늘어나서 12명이 되었다.
8명에 맞추어 계획을 짜는 것과 9명 이상에 맞추어 계획을 짜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나와 사회쌤, 둘이서 지도하면 게임을 동시에 두 개를 돌릴 수 있다.
그런데 9명 이상을 동시에 커버하려면, 4인 게임 두 개로는 안 된다.
그렇다고 미리 계획했던 게임을 다 바꿀 수도 없고, 암튼 이래저래 고민이 많았다.
(게임을 지원받아서 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순전히 내가 가진 게임을 가지고 하는 수업이다. 같은 게임을 여러 개 가지고 있질 않으니...)
오늘의 게임은 아줄과 사그라다이다.
마블은 못 온다고 연락 왔고, 하늘은 상담 마치고 온다고 아직 안 왔고, 소환사는 또 안 보였다. 일단 9명이 모임.
내가 아줄 1, 2를 동시에 지도하고, 사회쌤이 사그라다를 지도하는 것으로~
사회쌤이 교육용으로 미리 준비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사진을 보여주며, 사그라다와, 아줄의 소개를 했다. 역사적 배경 및 게임 소개를 마치고
나
"자~! 선택권을 주겠습니다. 사회쌤은 4명의 학생과 사그라다를 할 것입니다. 나머지 5명은 저랑 아줄을 합니다. 기존 학생들부터 물어보겠습니다.
우선, 최저가?"
최저가(당연한 듯이)
"전 사회쌤이요~"
나
"이건 인기투표가 아닙니다! 학생 여러분이 관심 가는 게임을 고르시면 됩니다~. 성미?"
성미(날 안 쳐다보고)
"사회쌤이요..."
나(시무룩)
"인기투표가 맞군요... 조개?"
조개(웃으며)
"사회쌤이요~~~♡"
나(급 정색)
"...... 레전드?"
레전드(눈치 보다가)
"마키쌤이요 ;;;"
나(약간 웃으며)
"좋습니다~! 발리?"
발리(이미 사회쌤 테이블로 가면서)
"사회쌤~~~~!!!!"
나(안 삐낀척하며)
"자! 이렇게 4명이 사회쌤과 사그라다를, 나머지 학생들은 저와 아줄을 합니다."
(사그라다 세팅 중)
레전드, 짱, 제이콥, 스팸, 설빙이 나랑 아줄을 하게 되었다.
아줄 1과 2를 두 개의 테이블에 세팅하고 나서, 각자 앉으라고 했더니, 남학생 세 명은 아줄 2에 여학생 두 명은 아줄 1에 앉았다.
일단 스팸과 설빙에게 룰 북을 읽으며 게임에 대해 익히라고 한 다음, 남학생들에게 아줄 2부터 설명을 시작했다.
(아줄 2의 3인 세팅 및 설명)
그나마 아줄 1과 2가, 초기 타일 배치 방식과 가져가는 방식이 같기 때문에 공통으로 설명했다. 이후는 양쪽을 오가며 설명 및 시범을 보여주었다.
지난주 지켜본 결과, 스팸이 이해력이 좋았다. 그래서 룰 북 독해를 믿고 맡긴 것이었는데, 이번에도 나름 잘 이해하더라.
문제는 설빙이었다. 설빙은 사회쌤이 좋아서 방과후 수업에 참여한 학생인데, 사회쌤과 떨어져서 게임하게 되었다고 불만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인지 적극적으로 룰을 익히는 스팸과 다르게 의욕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나는 아줄 2 설명을 최대한 빠르게 하고, (원래 계획은 점수표를 내가 체크하려 했으나) 레전드에게 점수표를 맡겼다.
(나는 스팸, 설빙과 셋이서 아줄 1을 같이 하기로 했다.)
그렇게 어찌어찌 게임을 하고 있는데...
상담 마치고 온다던 하늘이가 늦게 왔다. 거기에 친구까지 데리고???
오기로 한 학생은 아니었지만, 어찌 쫓아내리오...
나는 하늘이와 친구를 아줄 1로 데리고 왔다.
어쩔 수 없이 하던 게임을 중단하고, 하늘이와 친구를 위해 룰 설명을 다시 했다.
설빙은 또다시 지겨워하는 표정을... ㅜㅜ
(아줄 1의 4인 세팅 및 설명)
(빠르게 룰 설명하고, 아줄 1을 시작!)
《시작》
이하는 아줄 1과 2를 비교한 개인 평입니다.
*공통점
-이쁘다(네, 은근히 이쁩니다 ㅋ)
-다섯 종류의 타일을 사용하며, 초기 세팅과 가져가는 방식이 똑같다.
-가져간 타일은 한정된(정해진) 공간에 배치해야 하며, 넘치는 타일은 감점이 된다.
-완성해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끝나는 조건이 따로 있다. 둘 다 만들다가 만 느낌이다.
*차이점
-1은 벽면, 2는 창문을 만든다는 설정. 그에 따라 만드는 방식이 다르다.
-2는 일꾼(위치 표시)이 있어서, 현재 위치와 휴식(위치 리셋)에 따른 선택이 생겼다.
-1에서는 무조건 타일을 가져가야 하니까, 수 계산은 쉽지만 나중에는 폭탄을 피할 방법이 없다. ㅠㅠ
반면 2에서는 타일을 놓을 수 있는 공간도 1보다 많고, 일꾼 위치 조정으로 타이밍을 조절할 수 있어서, 폭탄을 사전에 방지하거나 피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1은 가로줄 하나 완성하면 끝난다는 조건 때문에, 전체 벽면을 다 만들기도 전에 끝이 난다.
2는 라운드가 정해져 있어서, 끝나니까 끝난다.
*저는 개인적으로 2가 더 좋았습니다.
-2에서는, 1의 재미인 폭탄 돌리기가 줄었습니다.
특히나 여럿이 게임할 때, 타일 가져가기 막판에 앞사람들이 (짜고?) 폭탄 만들어서 나에게 넘길 때의 분노~~~ 오! (빛의 속도로 짜증이 솟구침!)
반대는 꿀잼? (세상사가 다 그렇죠 ㅋㅋ)
-아줄 1에서는 종료 조건이 별로였습니다.
벽면을 만들자고 해놓고, 가로 한 줄 만드니까 끝??? (그래서 a zul=하나의 줄 인가?)
만약! 일부러 가로줄 완성 안 시키고 시간 끌면, 게임이 늘어집니다. (설마, 풍족한 게임을 즐기시는 타입? 그렇다면 아줄 1의 종료 조건을 벽면 다 만들기로 해보시길... 추천은 절대 아님)
아줄 2는 그나마 제한된 시간(라운드) 안에 최선을 다해서 만들긴 합니다.
-그것보다 2가 더 맘에 드는 건, 일꾼의 위치에 따른 선택과 적절한 휴식을 통한 타이밍 조절입니다.
일꾼이 우측 끝에 있지 않더라도, 좌측 끝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이걸 잘 이용해서 타이밍을 잡아야 하니까, 훨씬 전략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줄 2의 핵심 키!(경험이 쌓이면 요령도 생깁니다. ^^)
-제가 생각한 핵심은 초반엔 우측 창문부터 만들어 나가라는 것입니다.
점수 계산 방식을 보면, 자신이 완성한 창문 점수 더하기 (하나라도 완성된) 우측의 창문 점수입니다. 이 말은 우측의 창문 점수는 계속 중복으로 점수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죠!
-창문을 앞뒤로 두 번 만들면, 그 창문은 끝이 납니다. 그런데 두 번 만들어 놓은 창문이라고 해서, 중복해서 점수를 계산할 때, 더블로 점수를 주지 않습니다. 이 말은 우측의 창문은 빠르게 만들지만, 그것을 두 번 만들 필요성은 떨어집니다. 한 번씩만 쭈욱 완성시키고, 좌측의 창문을 만들어서 점수를 계속 늘려가는 것이 좋습니다.
-좌측의 창문을 조금 늦게 만들라고 해서, 아예 타일을 놓지 않는 것보단, 미리 타일을 놓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한두 개 정도만 빈칸으로 남겨두어서, 보너스 색깔 점수를 먹을 수 있는 라운드나 우측 창문이 어느 정도 완성된 이후에, 빠르게 좌측도 완성시키는 것입니다.
-잔뜩 쌓인 타일(일명 폭탄)을 피할 수 있거나, 애초에 그런 상황을 만들지 않을 수 있다면, 선 타일을 가져가는 것에 주저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선 타일을 가져가는 것이 주는 장점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현재 중앙에 모인 타일이 필요해서. 둘은, 다음 라운드 시작 시에 내가 필요한 타일을 부담 없이 고를 수 있어서입니다.
뭔가 더 좋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제 실력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리고 저에겐 아줄 1,2가 이 이상 시간을 들일만큼의 게임까진 아니라서요 ㅡ.ㅡ;;;)
《끝》
아줄 2 진행 모습
(노란색 짱)
(빨간색 제이콥)
(파란색 레전드)
초반엔 제이콥이 잘하고 있었다. 사회쌤의 우려가 기우인 듯, 제이콥은 차분하고 침착하게 게임을 했다.
(초중반에 독주하는 제이콥)
그런데... 레전드와 짱이 (둘은 같은 반 친구) 제이콥을 견제하기 시작했다.
게임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것일까? 레전드가 타일 가져가는 순서를 계산하더니, 짱과 협잡을 시도하더라!
레전드
"내가 이걸 가져가면 이렇게 되고, 네가 저걸 가져가면 저렇게 되고... 블라블라"
짱
"그럼 제이콥은 이걸 가져갈 거고... 블라블라"
제이콥
"선생님~~~!!! 둘이서 짜고 절 죽이려고 해요~~~!!!"
나
"응???"
가만히 옆에서 지켜보며, 레전드와 짱의 수 계산을 들어봤다. 일리가 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걸 말리진 않았다.
왜냐면 두 녀석들의 전략(?)이 뻔히 다 들렸고, 제이콥도 들었을 것이니, 제이콥이 어떻게 대처할지가 궁금했기 때문에.
내 눈에는 두 녀석의 전략을 안다면, 그걸 피할 수 있는 방법이 보였다.
(슬슬 만들어진 폭탄!)
(결국 제이콥은 9개짜리 폭탄을 맞음 ㅡ.ㅡ;;;)
사그라다를 하던 학생들은 일찍 끝이 났다.
(노란색 조개! 개인 주사위판의 주사위를 자주 잊어버림.)
(파란색 발리! 가장 무난하게 함)
(주황색 최저가! 실수를 연발했지만, 개인 목표에 집중해서 점수를 획득.)
(빨간색 성미! 주사위를 놓는 것에만 신경 쓰다가, 개인 목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음)
(다들 하나씩은 구멍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서로를 체크하며 게임을 했다.
그러다가 게임 중간에 최저가가 실수를 해서 주사위를 제거해야 하지만, 나머지 학생들이 (불쌍해서??) 봐주더라 ㅋㅋ
그런데 예상(?)을 깨고 최저가가 1등을 했다. 해맑게 웃으며 큰소리로 1등이라고 외치는 최저가. ㅋ
성미는 개인 목표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해서, 꼴찌를 했다. (하나에 집중하면, 다른 것을 놓치는 성미...)
발리는 자신의 것을 하면서도, 옆에 앉은 조개를 챙기는 여유(?)를 부렸다. ㅋㅋ
조개는 그냥 무난하게, 그럭저럭 ㅎㅎ
게임을 마치고 사그라다를 정리하는데,
발리
"잠시만요~~"
하더니, 주사위 20개를 한 번에 주사위 타워에 쏟아버리더라... ㅋㅋㅋ 속 시원하냐???
이어서 다음 게임으로 노흐말을 했다.
(추가 용지 잔뜩 샀는데, 얼렁 써야 함 ㅋ)
(주사위 빨 게임이지만, 선택을 잘해야 한다)
(최저가는 중간에 가고, 3명이서 게임을 마무리함. 연필을 준 것이 실수... 다음에는 사인펜으로)
아줄 1이 끝난 시점이 애매해서, 다른 게임을 하지 못했다. 하늘이와 친구는 먼저 가고, 설빙도 돌아감. 스팸은 최저가가 빠진 자리에 앉아서 노흐말을 구경했다.
아줄 2는 치열하게 진행되었는데...
결국 폭탄 맞고 정신 못 차린 제이콥이 꼴찌. 협잡을 주도한 레전드가 1등, 짱이 2등을 했다.
이렇게 수업은 끝나고 뒷정리를 하면서 사회쌤과 이야기를 나눔.
두 개의 게임을 동시에 설명하느라 힘들었고, 기다리는 학생들에게 미안했고, 앞으로의 방향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학생들에게 룰 공부를 시킬 것이 아니라면, 동시에 여려 명이 진행하는 게임 위주로 수업을 하든가, 아님 같은 게임을 여러 개 사든가.
아무래도 방학 때는 같은 게임을 두세 개 사서 수업을 해야겠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끝?
이 아닙니다 ㅡ.ㅡ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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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비는 받지 않겠습니다.
문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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