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턴 (Boardton) - 보스턴 보드게임 모임 후기 #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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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03 05:17

저희 모임 페북에 올린 후기입니다. 혹시 사진이 보고 싶으신 분은 페북으로 와 주세요. https://www.facebook.com/Boardton/

2019년 3월 30일 모임후기

열성적인 YJ씨께서 오전에 모이고 싶어하셔서 오늘도 오전 10시부터 모임을 가졌습니다.

전 보드게임 많이 안 접해 본 사람을 보면 항상 이것저것 다양하게 소개시켜주려는 욕구가 강한데 YJ씨도 요즘 보드게임에 재미를 많이 붙이셨는데 이런 종류의 게임은 못해봤을 것 같아서 set을 첫 게임으로 골랐습니다. 저는 아내한테 아직 한 판도 못 이겨 본 셋린이지만 그래도 다행히 처음하는 사람들보다는 쉽게 찾을 수 있었네요. 저만 너무 빨리 찾아버리면 다른 사람들이 게임하는 재미가 없어서 저는 다른 사람이 1개 찾는 동안 몇 개나 찾을 수 있나 세보면서 게임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두 분 다 헤매고 계셨는데 YJ씨는 점점 익숙해 지더니 금방금방 찾으시더라구요. 가끔은 저보다 먼저 찾아서 놀랐습니다. YM씨는 이런 게임이 성향에 안 맞으시는지 멍하니 바라보기만 하다 게임이 끝나버렸습니다. YJ씨가 IQ가 올라가는 느낌이라고 했는데 확실히 셋만큼 집중을 해야하는 게임도 드문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는 YJ씨가 선물해준 기즈모를 3인플로 돌렸습니다. 예전에 YJ씨도 한 번 해본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모든 카드를 게임 끝날때까지 한번씩만 쓴다는 황당한 에러플을 하고 계셔서 바로 잡고 게임을 다시 돌렸습니다. YM씨가 1레벨 카드를 빠르게 모아 게임이 금방 끝나버려서 당황했었는데 다행히 만들어 놓은 콤보가 몇 번은 돌아가서 승리했네요. YJ씨도 에러플 잡고 하니까 재밌다고 해주셔서 좋았습니다.

그리고는 다시 머리가 좋아지는 게임인 Swish를 꺼냈습니다. Set과 거의 비슷하지만 계속 새로운 사람들과만 하다보니 매번 3장으로만 하다보니 난이도가 Set보다는 낮은게 좀 아쉽더라구요. YM씨는 여전히 한 장도 못 찾고 헤매시고 저랑 YJ씨랑 거의 둘이 게임을 한 것 같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갯수가 늘어난다고 게임이 더 재밌어질지 잘 모르겠네요.

YM씨가 먼저 가시고 둘이 잠깐 할 게임을 찾다가 Ganz schon Clever는 많이 해봤으니 Noch mal!을 알려드렸습니다. 주사위 게임이긴 하지만 초보자들은 다 누를 수 있어서 가볍게 꺼냈으나 YJ씨에게 대패를 해버렸습니다 ㅠ.ㅠ 앞으로는 쉬운 게임도 정신 바짝차리고 해야겠습니다.

다른분을 기다리면서 사실 대화를 나눠도 되는데, 보드게이머의 고질병이 남는 시간을 가만히 있질 못하는거라서 그새를 참지 못하고 The mind를 꺼냈습니다. 예전에서로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면서 하니까 너무 쉬운 것 같아서 찾아보니까 숫자를 세면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숫자를 세지 않으면서 대충 타이밍을 맞추는게 이 게임의 핵심인 것 같아서 숫자를 세라는 이야기는 안해주고 자기의 카드 숫자를 보면서 대충 나갈 타이밍을 쟤보라고 했습니다. 이렇게라도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면 그냥 찍기 게임이 되더라구요. 그래서 YJ씨와 둘이서 해봤는데 둘이 카드를 붙잡고 내려놓지는 못하고 피식피식 웃고만 있게 되더라구요. 확실히 숫자를 세는것보다는 어려워졌는데 혼자 숫자 세는데 집중하기보다는 다른 사람 눈치를 보고 있는게 이 게임의 본질에 더 잘 맞는 것 같았습니다. 같은 사람이랑 여러판을 하면서 좀 더 발전하는 재미도 있을 것 같네요.

시간에 맞춰서 부부 2분이 오랜만에 오셔서 이때부터는 4인플로 진행을 했네요. 두분이 예전에 Ganz schon clever를 재밌게 하셨던 기억이 나서 다시 해봤는데 이번에도 좋아하시더라구요. 저는 50판을 넘게 했는데도 할 때마다 이상하게 점수 편차가 너무 크네요. 200점도 못 넘겨서 기겁했는데 간신히 1등하고 SM씨하고 YJ씨가 간발의 차이로 2,3등을 했습니다. 이것도 슬슬 지겨워지는데 얼른 2판이 미국에 정식발매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다음 게임으로는 여성분들이 있으면 항상 혹하게 만들 수 있는 수목원을 했습니다. 룰은 쉽지만 손에 버릴 카드가 없어서 항상 비명을 지르게 되는 게임인데, 오늘도 여기저기서 카드주기 싫다고 안 버리면 안되냐는 탄성 소리가 터졌네요. 부부 중 남편분이 보라색 나무로 6개나 연달아 심으셔서 지는게 아닌가 했었는데 제가 3종류의 나무를 골고루 심어서 간신히 승리했네요. 4인플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을 견제하려고 손에 들고 있는 카드가 분산되서 견제보다는 자기 카드에 집중하는 편이 더 좋은 것 같네요.

늦게 오신다는 분이 계셔서 시간이 좀 애매하게 남아서 YJ씨가 가장 좋아한다는 벼룩 서커스를 연달아 2판을 돌렸습니다. 우리 모임에서 에러플을 전파중이신 DE씨에게 잘못 배워서 ‘카드를 한장 주세요’를 숫자를 부르고 그 카드를 달라는 완전 깡패 카드로 알고 계신분이 계셔서 에러플을 고치고 진행을 했습니다. DP씨는 이 게임에서 운이 지독하게도 없어서 고작 2장이 깔려 있는데도 열 때마다 같은 카드가 나오더라구요. DP씨가 도박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든 게임이었습니다. 저는 갈라쇼 전략으로 트리오를 외치지 않고 다른 색깔만 매우 빠르게 모아봤는데 그래도 승리를 하기가 쉽진 않더군요. 손에 7이 많지 않은 이상 갈라쇼 전략은 별로 좋은 것 같지가 않았습니다. 트리오를 착실히 모으신 SM씨가 두 판 모두 승리!

SJ씨가 뒤늦게 합류하셔서 모던 아트 5인플을 플레이 했습니다. 모던 아트는 항상 왁자지껄해져서 분위기가 좋은 것 같아요. 저는 2x 카드를 모았다가 후반 라운드에 사용하는 전략을 써봤는데, 손에 2x카드만 있고 같이 깔 카드가 없어서 망해버렸습니다. SJ씨가 값이 계속 올라가는 주황색 카드를 마지막 라운드까지 손에 쥐고 있다가 2장을 한꺼번에 팔아서 대박을 치고 승리를 하셨네요. 같은 작가의 다른 경매 게임인 태양신 라보다 재밌다는 평을 해주셨는데 태양신 라는 항상 조용한 탄식이 나오는 반면에 이 게임은 약을 잘 팔아야해서 왁자지껄한 분위기를 만들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같은 게임은 2개 안 사려고해서 한글판 모던 아트를 걸렀는데 항상 이 게임을 할 때마다 한글판 모던 아트가 눈 앞에 아른거립니다.

부부 2분이 가시고 오늘의 마지막 게임은 기차섬! YJ씨가 극 초반에 석탄을 실으면 아무 액션이나 할 수 있는 메가호퍼 열차를 깔았는데, 카드를 2장 밖에 얻지 못해서 이 카드가 그렇게 좋다는 생각이 안 들었었는데 오늘 빌딩을 하게 해주는게 열차가 게임판에 이것 밖에 깔리질 않아서 항상 대인기였습니다. YJ씨가 앞서나간다는걸 알고서도 계속 YJ씨 열차에 석탄을 실어줬네요. 서로 호객 행위도 열심히하고 호갱도 되면서 재밌었습니다. 고작 카드 몇 장으로 이런 전략 게임의 재미를 줄 수 있다면서 다들 감탄하면서 게임했네요. 올해 5월에 확장이 나올 예정인데 꼭 사야겠습니다.

사실 오늘 3분이 더 오기로 하셨는데 연락도 안 닿고 오질 않으셔서 언제 오실지를 몰라서 계속 금방 끝나는 게임 위주로 할 수 밖에 없는게 좀 아쉬웠습니다. 한국의 식당들이 no show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데 저희 모임에서도 주의를 좀 줘야할 것 같네요. 그래도 10시부터 6시까지 스트레이트로 게임만 계속 돌려서 오랜만에 가져간 게임을 거의 다 해보고 와서 뿌듯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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