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임은 글로 남겨야해! 리뷰 - 노 땡스
출시년도: 2004년
디자이너: Thorsten Gimmler
게임유형: 눈치보기, 토큰 관리
플레이인원: 3~7인 (추천 4인)
플레이타임: 20분
운: 4/5
판단력: 3/5
상호작용: 2/5
리뷰를 적고있는 저는 가벼운 게임을 아주아주 좋아합니다.
시시한 게임을 좋아하는게 아니에요!
가벼우면서도, 아주 절묘한 밸런스를 갖고있고, 몇번을 다시 플레이해도 질리지않는 매력을 갖고있는.. 그런 게임을 좋아합니다!
오늘 리뷰할 게임은 제가 체험해본 게임들 중 절묘한, 매력적인, 가벼운 게임의 첫번째
카드와 토큰만으로 구성을 이루고있는, 단촐하지만 훌륭한 게임, 노 땡스 입니다.
#카드를 먹으면 점수가 깎여?
노 땡스에는 3에서부터 35까지의 숫자들이 적혀있는 카드들이 있습니다.
모든 카드를 섞고, 그 중 9장을 무작위로 제거한 뒤, 각자 11개의 칩을 갖고 시작합니다.
더미에서 카드를 한장 펼쳐놓고 게임을 진행합니다, 자신의 차례가 되면 두가지의 행동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1. 펼쳐진 카드를 가져와 자신의 앞에 놓습니다.
2. 카드 위에 토큰을 한개 올려놓으며 자신의 차례를 넘깁니다.
노 땡스에서 중요한 점은, 자신이 가져온 카드에 적힌 숫자는 게임 종료 후 모두 마이너스 점수가 된다는 점입니다.
즉 카드를 최대한 덜 먹는게, 만약 먹더라도 작은 숫자를 먹는게 중요한 게임이죠.
그렇다고해서 카드를 먹기 싫다고 마구잡이로 토큰을 올릴 수도 없는게, 만약 수중에 토큰이 하나도 없는 채로 내 차례가 돌아온다면?
?
바닥에 깔린 카드에 어떤 숫자가 써있던 그냥 먹을 수 밖에 없습니다.
네, 작은 마이너스를 피하자고 토큰을 올려대다가는, 나중에 더 큰 똥을 먹게 될 수도 있다는 말이죠!
카드를 가져올 때, 카드와 함께 올려져있던 토큰도 전부 함께 획득할 수 있기 때문에
바닥에 깔려있는 카드가 정말로.. 저어엉~말로 먹기 싫더라도, 나중에 찾아올 더 큰 마이너스 똥무더기를 피하기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카드를(정확히는 토큰에 붙어있는 구데기같은 마이너스 점수를) 가져와야할 경우가 반드시 생기기 마련입니다.
[이 똥쓰레기를 먹게 될 사람은 누굴까]
#이왕 먹을거면, 잘먹어라
노 땡스에는 특별한 규칙이 있습니다.
'숫자가 이어진 카드를 갖고있다면, 그 중 가장 작은 숫자만 마이너스로 받는다'는 규칙이죠.
즉, 이미 숫자 10을 갖고있다면, 연결된 숫자인 11카드를 갖고와도, 9카드를 갖고와도.. 전혀 손해가 아닙니다! 어차피 마이너스로 안치니까요!
그럼 여러분, 숫자 10을 갖고있는 상태에서 여러분의 앞에 9카드가 펼쳐졌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신난다고 바로 가져올까요?
이 게임을 몇번 플레이해본 플레이어는, 십중팔구 토큰을 올리며 자신의 차례를 넘깁니다.
왜냐하면, 다른 플레이어들에게는 여전히 이 카드는 먹으면 똥인 카드거든요!
다른 플레이어들이 마이너스 점수를 먹기 싫어서 차례차례 토큰을 올려놓으며 한바퀴가 돌아, 다시 내 차례가 돌아온다면?
여러분은 '먹어도 별 상관 없는 카드' + '다른 플레이어들이 눈물을 흘리며 올려놓은 토큰' 을 전부 획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러분이 토큰을 먹고 좋아서 낄낄대는 모습을 도저히 보고싶지 않은 다른 플레이어가.. 여러분의 차례가 오기전에 해당 카드를 가져가 버릴 수 도 있습니다.
그래서 노 땡스에서는
'내가 이 카드를 넘기면 이 카드가 다시 내 차례까지 돌아올까?' , '지금 내가 이 카드를 가져가서 마이너스를 먹더라도 저놈을 엿먹이는게 더 나을까?'
쉼없이 눈치를 보고 서로의 상태를 살피는 양상이 만들어지는거죠.
게임은 카드더미가 모두 소모된 후, 각자 획득한 마이너스 점수에 남은 토큰당 +1점으로 계산하여 점수가 덜 마이너스된 플레이어가 승리합니다.
[이렇게 먹어놓고서도 겨우 -22점]
#어차피 운빨겜, 억울하다 한판 더
노 땡스에선 큰 그림을 그리는 플레이를 하기 어렵습니다. 처음에 카드 9장을 무작위로 제거하기 때문이에요.
33카드와 35카드를 먹고서 두 카드를 연결해 줄 34를 기다려도, 처음에 제거 된 9장중에 34가 끼어있었다면, 손 쓸 방법도 없이 내 점수는 망해버립니다.
반대로 원하는 카드가 빵빵 터져주면 다른 사람들의 토큰을 전부 쓸어 담으며 압도적으로 게임을 풀어나갈 수 도 있죠.
노 땡스는 자칫 치열한 확률계산과 획일적인 진행만 나올 수 있던 시스템을, 몇장의 카드를 제거하고 시작함으로써
될지 안될지 모르는 토토를 긁는 맛을, 이 게임이 망한건 내가 못한게 아니라 카드가 거지같았기 때문이라는 정당한 도피처를 마련해주었습니다.
플레이 타임도 길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쉽게 '한판 더!'를 외칠 수 있죠.
'새로운 디자인과 함께, 한글판으로도 출시되고있는 노 땡스'
노 땡스의 시스템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는 'Mogul' 이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게임 진행은 노 땡스와 동일하지만, 보드가 있고, 카드를 모으고, 기차역을 세우는 등 훨씬 전략적인 면을 갖고있는 게임이죠.
단 한번 플레이 해본 제 기억엔 모굴도 굉장히 재미있는 잘 만들었다고 느낀 게임이였지만,
언제나, 누구나와, 몇번이고 즐겁게 플레이할 수 있는, 이 컴팩트하고 훌륭한 게임 노 땡스를 향한 제 애정의 지분엔 변함이 없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