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 팜] 제작기
안녕하세요!
보드게임 작가 홍승재입니다.
5월에 포켓팜이 팝콘과 만두를 통해 정식으로 출시됩니다.
홍보 겸 제가 포켓팜을 만든 과정을 써보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스플렌더는 구입한 카드에 그려진 보석만큼 할인을 받습니다.
할인말고 가려서 지불하면 어떨까? 칩이 필요없겠는걸?
'카드에 그려진 자원을 가려서 비용 지불과 배치를 한 번에 하는 게임'은 이렇게 스플렌더 카드를 보다가 떠올렸습니다.
19~20년에 군대를 갔다왔습니다.
규칙적인 일과에 생각할 시간이 많으니 창작하기 좋았던 것 같네요.
포켓문명을 이 때 구상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배치할 때 머리를 쓸까 생각하다가 자원의 가치가 연결됨에 따라 바뀌면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하나만 있으면 별론데 붙을수록 가치가 오르는 자원A
하나만 있으면 좋은데 붙을수록 가치가 떨어지는 자원B
두 자원의 컨셉에 어울릴만한 것을 찾다가 주식과 대출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마침 카드 배치 게임이고 영토 확장 느낌도 나니까 자연스럽게 문명 테마가 됐습니다.
구성물이 카드뿐이니 간편하다는 의미로 '포켓 문명'을 게임의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포켓문명 ver.20을 5월 페스타에 맞춰 휴가를 써서 작가존에서 선보이고 싶었으나
코로나 때문에 페스타가 열리지 않았습니다.
아쉬운대로 보라와 긱에 PNP로 할 수 있게 올려서 만족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게임* 만드느라 거의 2년간 묻어놨습니다.
(*the Vale of Eternity라는 게임입니다!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385529/vale-eternity)
세월이 흘러 2022년, 다시 열린 페스타 작가존에 참가하려고 포켓문명ver.20을 오랜만에 꺼냈습니다.
ver.20은 아이콘마다 능력이 달랐는데 밸런스가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ver.22는 아이콘 능력을 통일하고 배치 퍼즐과 점수 계산을 중시하는 쪽으로 개발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즐겨주셔서 기뻤고 감사했습니다.
특히 부루마불 갤러리 통해서 많이 오셨어서 그 때 후기 써주신 분들은 제 평생 은인입니다.
그 중 한 분께서 '도쿄게임마켓에서 팔았다면 샀을것이다.'라고 말씀해주신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 때 도쿄게임마켓을 처음 알게 됐고 작가협회장님께서 같이 갈사람 모집할 때 신청할 용기도 얻었습니다.
게임을 직접 제품화하는 것은 큰 도전이었습니다.
오랜 숙제였던 테마부터 친근한걸로 바꾸기로 했습니다.
점수 계산법이 과일나무 주변에 바구니를 놓아 과일을 수확하는 것을 연상시켰기 때문에 농사 테마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성질이 다른 두 자원 A,B는 식물이 자랄때 필요한 빛과 물이라 생각해보니 너무 잘 어울렸습니다.
두 번째 숙제는 전략성을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전략성이란 플레이어가 얼마나 계획을 짤 수 있고 통제감을 느끼는지를 말합니다.
먼저 라운드 수를 12라운드로 고정시켰습니다. 12달동안 농사를 짓는거라 생각하니 테마와도 잘 어울렸습니다.
핸드에 카드를 킵할 수 있게 했습니다. 카드를 킵하면 더 정교한 배치를 할 수 있고 다른 플레이어의 차례때도 내가 할 것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숙제는 전술, 퍼즐의 재미를 높이는 것이었습니다.
카드 수급 방식을 오픈 드래프팅으로 바꿨습니다. 내 카드, 상대 카드, 버려질 카드를 모두 고려해 최선의 수를 찾는 것은 즐겁습니다.
같은 과일은 바구니를 중복해서 계산하지 않도록 바꿨습니다. 이 규칙은 플레이어가 과일을 다양하게 수급하고 더 정교하게 배치하도록 유도합니다.
제작 경험 많으시고 친절하게 알려주신 작가님들과 제 손이 되어준 일러스트레이터님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이 계셨기에 포켓팜이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https://boardgamegeek.com/boardgame/373062/pocket-farm
이상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포켓팜 많이 사랑해주세요!
앞으로도 좋은 게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