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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은 뭐가 달라요?
지난 글에서 저는 보드게임 설명을 잘 할 수 있는 7가지 팁을 나누며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쉽게 설명 할 수 있는지 경험을 함께 공유하였습니다. 그 7가지 요점은 다음과 같았죠.
하지만 당시에 올렸던 글은 다소 즉흥적으로 올린터라 하나로 연결된 흐름은 없고 이것저것 생각나는 식으로 경험을 마구 적어내리는 스타일에 가까웠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선 실제로 저는 어떤식으로 룰북을 읽고, 머리 속에서 정리를 하고, 어떤식으로 설명할지 재구성하고, 실제로 설명으로 옮기는지 그 과정을 보여드릴까 해요. 어디까지나 제 방식이기 때문에 참고하신 뒤 개인에게 맞는 방식으로 응용하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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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나는 왜 설명을 못할까? 2. 설명의 구조 3. 설명시 유의해야 할 점 4. 룰북 같이 훑어보기 5.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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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설명을 못할까?
설명에 어려움을 느끼는 덴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게임이 방대하거나, 내가 게임을 100% 이해하지 못했거나, 낯선 사람들 앞이라 긴장했거나, 내용을 까먹거나, 청자의 수준을 예상하지 못했거나... 이 밖에도 이유는 많죠. 하지만 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유는 결국 두 가지로 나뉩니다. 내적 vs 외적 원인이죠. 그럼 이 중에서 무엇을 고치면 그나마 단기간에 설명 실력을 늘릴 수 있을까요?
외적 이유는 제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니 고치긴 어렵습니다. 그러니 패스.
그럼 내적 원인이 남네요. 긴장, 언변 부족, 말 더듬기, 당황, 웅얼거리기, 계속 룰북 들춰보기... 이 모두가 한번씩은 경험해본 일이죠. 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저도 설명이 그렇게 무서울 수 없었어요. 저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입을 떼려면 손발이 차가워지며 저릿거리는 느낌이 들어 손을 계속 쥐었다 폈다 할 정도로 수줍음이 많거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룰 설명을 잘할 수 있을까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가장 처음 떠올린 질문은 "나는 가르치려는 규칙을 확실하게 이해하고 있는가?" 였습니다. 내가 설명해야 할 것을 모른다면 어떻게 잘 설명 할 수 있을까요? 제가 규칙을 잘 모르니까 패닉을 일으킨 것이라 생각 했습니다. 룰북 내용이 머리에 박힐 때 까지 읽고 읽고 또 읽었습니다. 걸으면서 읽고, 버스에서 읽고, 기차에서도 읽고! 계속 읽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전했어요. 여전히 막히고, 헛소리하고, 정정하고, 룰북을 들춰보고... 크게 바뀐 것은 없었죠. 다시 고민한 끝에 내가 하는건 룰북을 그대로 사람들에게 똑같이 반복하는 것 뿐이라는걸 깨닳았습니다. 심지어 룰북보다 더 못하고 있었죠.
내가 설명하는 것에 자신감을 가지려면 "정보를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 내가 말하기 쉬운 형태로 재구성 해야겠다" 라는 결론에 도달 하였습니다. 그리고 실수를 거듭하며 모자란 부분을 고쳐나가자 그제서야 실제로 효과를 보기 시작했어요.
네, 맞아요!
오늘 글에서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은 어떠한 형태로 내용을 재구성하여 사람들에게 전달하면 좋은가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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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의 구조
룰 설명은 글쓰기와 굉장히 닮았습니다. 수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을 제대로 가공하지 못한 채 전달하면 의사소통의 효율이 급격히 떨어지죠.
다들 이런 경험이 있을겁니다. 친구가 무언가 정신없이 설명을 하는데 "아니...;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건데. 다시 천천히 설명해 봐." 하며 당황했던 적 있나요? 업무 / 과제 지시가 내려왔는데 지시사항이 명료하지 않아 뭘 원하는건지 몰라서 나름대로 이해한 방식으로 했다가 혼나거나 처절한 점수를 받은 적은요? 설명을 들었는데 내가 제대로 이해한건지 아닌지 어리둥절 한 적은요? 이해 못했다고 다시 물어보면 방금 전에 뭘 들었냐고 욕을 먹은 적도 있을테고요.
자, 이제 내가 보드게임을 설명할 때를 생각해봅시다. 게임을 설명하던 도중 '내가 제대로 설명을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거나 사람들의 표정에서 혼란을 느낀적이 있었나요? 그 때 나는 무엇을 잘못했길래 그런 당황스러운 상황에 빠진걸까요? 내 설명이 어려웠나? 내용이 앞뒤가 안맞았나? 단어가 어려웠나? 놓친게 있었나? 이런 생각을 염두한 채 제가 룰을 설명하는 방식과 비교해보시길 추천합니다.
제 설명 방식이 최선은 아닙니다. 하지만 다양한 게임을 설명한 경험을 통해 나름대로의 패턴을 만들었고 지금은 온갖 게임을 설명하는데 잘 써먹고 있어요.
저는 설명의 구조를 크게 아래와 같이 나눕니다.
정말 큼직하게 잡은 틀입니다. 룰북이 내용을 전개하는 순서와 큰 차이점은 없는 것 같죠?
하지만 일부 다른 점을 가지고 있으니 상세한 내용은 하나씩 짚어가며 이야기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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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게임의 소개
저는 게임을 소개할 때 테마를 아주 짧게 언급하고 바로 설명에 들어가는 편입니다.
예를 들면, 아그리콜라는 "전염병 때문에 여러분은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그런 고통스러운 환경 속에서 여러분은 농부가 되어 가정을 꾸려나가셔야 합니다." 정도? 테라포밍마스라면 "여러분들은 화성을 개발하는 기업이 됩니다. 다양한 연구과 개발을 통해 척박한 환경을 개선하여 이주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해요." 정도겠네요.
흥미로운 테마를 가지고 있다면 좀 더 살을 덧붙이긴 하겠지만 이 정도만 해도 테마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짧고 간단한 소개에서 플레이어들은 어떤 배경의 게임을 하게 될 지, 앞으로 어떤 용어들이 튀어나오게 될 지 어느 정도 감을 잡을 수 있으니까요. 생각보다 담백하게 설명하죠?
테마를 소개하며 게임 디자이너 경력이 어쩌구 저쩌구... 이 게임은 10년간 세계 1위 어쩌구 저쩌구... 내가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하는 게임 어쩌구 저쩌구... 올해의 게임 수상작 어쩌구 저쩌구... 이런 것들도 함께 설명하며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높히는건 어떨까요?
저는 보드게임을 즐겨하니까 이런 정보에 의미가 있고 흥미를 느낍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렇게 느낄까요? 저는 이런 정보는 게임을 이해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호평과 함께 게임이 마무리 된다면 그제서야 배경 지식을 조금 덧대죠. 반응이 시큰둥 했다면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습니다.
특히 게임이 1. 굉장히 유명하다. 2. 상을 받았다. 3. 인기가 많다. 는 표현은 오히려 독 같다고 생각하며 지양합니다. 사람들의 기준치를 불필요하게 높힘으로써 충분히 괜찮은 게임도 "하지만 유명할 정도는 아닌데?", "하지만 상 받을 정도는 아닌데?", "하지만 인기가 많을 정도는 아닌데?" 식으로 조그마한 실망도 부정적인 감정으로 매듭 지어지는 일이 자주 있었어요. 그래서 좋은 반응을 얻었을 때만 위와 같은 정보를 주었더니, 게임에서 받은 긍정적 인상 + 세간의 긍정적인 평가가 시너지를 일으키며 게임에 대한 호감도가 전체적으로 더 높아지는 경우가 더 잦았고요.
2. 게임의 종료조건 및 점수계산 (매우 중요!!!!)
저는 언제나 게임의 종료조건과 점수계산 방법을 최우선으로 설명합니다.
실제로 플레이어들에게 적당히 콤포넌트를 나누어주곤 대충 세팅한 다음에 "게임이 끝나면 대충 이렇게 생겼을거예요." 라고 말하곤, "12 라운드 뒤에 끝나고 점수는 이것, 이것, 이것을 합산하여 비교합니다. 동점자가 나오면 이걸 비교합니다. 그래도 동점자가 나오면 그땐 이걸 비교합니다." 라며 승자를 판단하는 방법을 시연합니다. 점수 계산이 다소 복잡한 게임이라면 설명 후 콤포넌트를 적당히 재배치 한 뒤에 방금 설명한 대로 다시 한번 점수를 카운트 하도록 시켜보는 일도 있죠. 점수 계산을 어려워하면 다양한 예시를 들어가며 몇차례 더 반복합니다.
전 이 과정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진심으로요. 테마는 성의가 없을 정도로(?) 짧고 간략하게 넘어가는데 왜 종료조건과 점수계산은 이렇게 다양한 예시를 들어가며 정성을 들이는걸까요?
그 이유는 앞으로 설명할 모든 것들이 바로 이 순간. 게임의 종료를 위해 달려가는 과정의 연장선에 놓이기 때문입니다. 플레이어들이 하는 모든 행동은 승패로 귀결되며 순간의 선택들이 모이고 쌓여 점수로 나타나죠.
목표를 이해 시키지 못한 채 게임 설명으로 넘어가면 지옥같은 경험이 시작됩니다. 앞으로 나오는 모든 규칙 설명마다 '이걸 왜 하는데?' 라는 생각에 사로잡힌 플레이어은 혼란에 빠집니다. 그리고 "왜?" 라는 질문을 계속 던지죠. 맥이 끊기지만 그때마다 대답을 해줄 순 있어요. 그런데 이 맥 끊기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설명이 계속 이리저리 튀게 되니 플레이어들의 머리 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합니다. 아까 설명한 목적이랑 같은 이야기인가? 아니면 다른 설명인건가? 내가 아는 그거 말하는건가? 정보의 흐름이 엉망진창이 되니 설명을 하는 사람도 패닉. 설명을 드는 사람도 패닉에 빠집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몰랐을 때가 더 나은 상태가 되죠.
처음부터 목표지점을 설정 해주면, 플레이어들이 앞으로 듣게 될 규칙과 목표 사이의 관련성을 찾는데 큰 도움을 줍니다. 함께 예를 들어보죠.
일꾼을 보내면 큰 건물이나 작은 건물 하나를 짓는 액션이 있다고 해봅시다. 아무런 맥락이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걸로 뭘 하는데?' 라는 생각이 들겁니다. 그렇죠? 그런데 만약 이전에 점수계산 단계에서 "건물로 최대한 촘촘하게 보드를 채워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빈 칸당 -1점입니다." 라고 설명했다고 가정하면 여러분은 건물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를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건물이 뭘 하는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지만 일단 채우는게 유리하니 가져와야 한다는 걸 알게 되죠.
만약 점수계산 설명 단계에서 "큰 건물은 개당 -5점입니다. 하지만 뭉쳐있으면 개당 +5점으로 바뀝니다." 라고 추가로 설명했다면? 그러면 여러분들은 자연스럽게 이 액션 하나로 인한 성공과 실패의 모습을 예상 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큰 건물과 작은 건물 사이에서 어떤 것이 더 이득인지 계산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되겠죠.
어쩌면 내가 가진 캐릭터 시트에 쓰인 "이 캐릭터는 게임 종료시 건물 점수를 모조리 무시하는 대신 자원의 갯수에 따라 추가점수를 받습니다."는 글을 보고 해당 액션에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판단한 채 건물 관련 설명은 흘려 들을지도 모르죠.
재밌지 않나요? "일꾼을 보내면 큰 건물이나 작은 건물 하나를 짓는다" 라는 설명은 한번도 바뀌지 않았는데도 여러분들은 목표/점수단계에서 무엇이 제시 되었느냐에 따라, 여러분들이 놓인 처지에 따라 건물 짓기의 존재 이유 / 가치를 다르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룰을 설명하는 입장에선 얼마나 편한가요? 저는 행동 그 자체만을 설명 했는데도 그 이면에 숨겨진 의미는 플레이어들이 자체적으로 해석하고 있잖아요.
물론 이해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럼 플레이어들은 질문을 하겠죠. 그런데 "이걸 왜 하는데?" 같은 막연한 질문이 아니라 "이게 어떻게 게임 끝나는거랑 관련이 있는데?" 라는 구체적인 닫힌 질문을 던집니다. 당연히 전체가 아닌 해당 부분만 설명하면 되니까 설명하기에도 훨씬 더 편합니다. 목표가 없으면 플레이어들은 이유를 모르고, 이유를 모르면 모든 규칙은 암기과목이 됩니다. 목표를 먼저 제시하여 그들이 이유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3. 라운드의 진행
이제 전반적인 라운드의 진행에 대해 간단한 설명을 시작합니다. 이때 보통 라운드마다 찾아오는 준비단계나 플레이어의 보드 위에 벌어지는 일들을 설명 해줍니다. 카드를 새로 받는다던가, 자원이 초기화 된다던가, 빈칸이 메워진다던가... 종류는 다양하겠죠.
대부분 게임 설명을 맡은 사람이 이 단계를 담당하는데다 라운드 마무리 단계과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저는 가끔 "라운드가 시작되면 라운드 준비 작업을 하고 각 차례가 시작됩니다. 이건 제가 하게 될테니 신경 안쓰셔도 됩니다" 정도로 퉁치고 넘어가는 일도 많아요.
너무 많은 것을 다 설명하려 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4. 내 차례의 진행
이 부분이 플레이어들에게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게임마다 진행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플레이어들의 이해를 크게 도울 수 있는 두 가지 요소. 바로 숫자와 분류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싶습니다.
a. 숫자
정말 단순한 게임이 아니고서야 게임 내에선 자기 차례 때 할 수 있는 밟아야 하는 단계가 두 세개는 있고 단계마다 해야 하는 행동이 최소 1~2개는 될 겁니다. 복잡한 게임이라면 5~6개의 단계에 10개가 넘어가는 액션이 있을지도요. 복잡하면 복잡할 수록 플레이어의 턴에 대한 설명을 해야할 때 꼬이기 쉬운데요. 총 몇가지의 단계와 액션이 있는지 정확하게 언급해주는게 설명하는 측과 듣는 측 모두에게 유리합니다. 손가락을 쫙! 펴고 하나씩 접어가며 설명하면 시각적으로도 좋죠.
이것도 예를 들어볼까요. 자, 플레이어의 턴은 몇 단계로 이루어져 있고 각 단계 별로 몇 개의 액션이 존재하나요? 대답하기 쉽지 않죠. 조금 다르게 설명해보겠습니다. "네 차례가 되면 4가지 단계를 밟게 돼. 1. 패 뽑기 2. 패 정리하기 3. 패 사용하기 4. 차례 넘기기. 1단계인 패 뽑기에선 3장을 뽑고 끝. 2단계인 패 정리하기 단계에선 3가지 방법으로 패를 정리할 수 있어. 1. 폐기처분 2. 기부하기 3. 플레이어에게 팔기. 어떤 방법으로든 뽑은만큼 버리면 3번째 단계인 패 사용하기가 시작 돼. 이 때 4가지 행동을 원하는 만큼 할 수 있어. 1. 3원 내고 효과 적용하기 2. 플레이어에게 팔기. 3. 플레이어와 교환하기 4. 앤액션 없이 카드 모두 버리고 새로 5장 뽑기. 여기까지 오면 마지막 단계인 차례 넘기기야. 카드 한 장을 비공개로 놓고 턴을 넘기면 돼"
이제 각 행동을 짚어가며 상세한 설명을 해야 한다면 다시 한번 번호를 부름으로써("자 2번째 단계 패 정리하기에서의 첫번째 행동 폐기처분에 대해서 대해서 설명해줄게.") 플레이어들로 하여금 현재 어느 부분을 설명하고 있는 것인지 파악하기 쉽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b. 분류
사실 쓸데없이 말이 번드르르 해보일 뿐. 결국 비슷한 것끼리는 묶어서 설명하라는 얘기입니다. 보드게임을 하나 집어들어 룰북을 살펴보시면 비슷한 행동이 여기저기에서 반복하거나, 크게 달라보이는 여러가지 행동이 결국 특정한 목표를 위해서 설계 되었다거나 하는 등 패턴이 있어요. 이를 묶어서 쉽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플레이어들에게 도움이 됩니다.
예를 들면 자원 하나를 가져오는 액션이 있을 때 설명을 마치고 나서 한참 뒤에 "아까 자원 칸 기억나? 얘도 똑같아" 하는 식으로 이전의 설명을 참조하는 것 보단 설명 직후에 비슷한 역할의 칸을 가리키며 "얘도 똑같은 원리야. 여기도. 저기도. 이것도 마찬가지야." 라고 바로 설명하고 넘어갈 수 있어요. 별거 아닌 것 같아보이지만, 비슷한 정보를 한데 모음으로써 설명의 파편화도 막을 수 있는데다 설명하는 시간을 크게 절약 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는 아그리콜라를 들 수 있겠네요.
곡식, 채소, 멧돼지(돼지?), 소, 양, 나무, 돌 등등... 하나하나 뭘 가져오는지 카드를 보여주며 설명 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만 설명하고 "여긴 곡식. 여긴 채소. 여긴 돼지..." 이렇게 설명해도 충분해요. 집을 증축하는 칸도 "여기랑 여기", 카드를 쓰는 칸도 "여기랑 여기" 식으로 묶어서 설명해도 됩니다. (애초에 액션 칸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이렇게 까지 안해도 되지만요).
플레이어의 차례 설명이 끝난 시점이지요. 뭐 별거 없습니다. 차례가 끝나고 어떻게 다음 사람이 시작하면 되는지 설명하는 것이예요. 형식적으로 진행과 마무리를 나눠놓긴 했지만 물 흐르듯 함께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턴을 넘기며 특별히 해야 할 것이 있다면 여기에서 언급하는 편입니다.
6. 라운드의 마무리
모두의 차례가 끝나면 라운드가 마무리 되고 뒷처리 작업이 시작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아까 라운드의 시작 부분에서 '간략하게 넘어간다' 라고 했었죠? 플레이어의 턴을 진행하면서 예시를 보여주다보면 자연스럽게 약간의 진행이 됩니다. 이것을 활용하여 마무리와 새로운 라운드 준비하는 과정을 보여주면 좋아요.
마찬가지로 너무 꼼꼼하게 설명 할 필요는 없습니다. 어차피 설명하는 사람이 담당할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자잘한 것보단 전체적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려주는 정도로도 충분해요. 다만 특정 조건에 따라 라운드가 크게 달라진다면 그 부분은 언급하는 편입니다.
7. 게임의 마무리
테마. 목표. 라운드 진행. 플레이어 진행... 여기까지 왔다면 마지막으로 한번 더 언제 어떻게 게임이 끝나는지. 그리고 아까전에 배웠던 방법으로 승자를 가리게 됨을 언급합니다. 플레이어들에게 우리가 무엇을 목표로 게임을 하는 것인지 한번 더 환기 시켜주는 역할을 하지요. 글로 치면 나의 주장을 한번 더 짚어가며 말하고자 하는 것(설명을 통해 알려주려 한 것)이 무엇인지 정리하는 단계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자, 이렇게 해서 전체적인 설명의 구조가 완성 되었습니다! 복잡해 보이지만 실제로 이렇게 구조를 잡고 설명하는건 전혀 어렵지 않아요. 전체적인 흐름을 글로 표현한다면
"자, 이 게임은 ~~~~~~ 하는게 테마야. 게임에서 이기려면 ~~~~ 할 때까지 ~~~~~~~~~를 많이 해야해. 라운드가 시작되면 ~~~~~~~~ 를 하는데, 각 라운드마다 네 차례가 오면 너는 ~~~~~~~~ 중에서 ~~~~~를 할 수 있어. ~~~~~~는 3가지가 있는데 각각 ~~~~, ~~~~~~, ~~~~~~ 이야. 모두가 차례를 가지면 라운드가 끝나고 ~~~~~~~ 를 할거야. 이렇게 반복하다 종료되면 아까 말한대로 ~~~~~~~를 비교해서 승자를 가릴거야"
식이겠네요.
선택지가 많은 게임을 한다면 참조표를 곁들여 주면 구조를 시각화 하는데 더욱 도움이 됩니다. (눈치 채셨나요? 제 설명 방식은 룰의 요약본인 참조표와 거의 같은 틀을 취하고 있어요.)
그러나 계획과 달리 설명을 시작하는 순간 이 설명의 구조를 쉽사리 망가뜨리는 두 악마가 있습니다. 바로 잔룰과 아이콘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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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잔룰
잔룰은 계륵과도 같습니다. 설명을 하자니 시간이 너무 걸리고, 그렇다고 설명을 하지 않자니 게임 도중 흐름을 끊는 방해요소로 작용하죠.
둘 다 시도해보았지만 결과적으로 잔룰은 넘겨버리고 상황이 닥칠때마다 처리하는 것이 훨씬 나았습니다. 세세한 것을 가르치다가 플레이어들의 뇌에 과부하를 거는 바람에 기껏 설명한 것이 모조리 무너지는게 더 나쁜 결과를 초래했어요.
마법의 문장인 "잔룰이 좀 있는데 그 상황이 오면 알려줄게." 를 활용하세요. 정말 쉬운 게임이 아니라면 언급하세요. 이렇게 한번 말해두면 게임 도중 갑작스러운 규칙의 등장에 사람들이 놀라지 않습니다.
저 역시 몇 차례 겪었던 일인데요. 처음 룰 설명땐 아무말도 없더니 나중에 갑자기 "맞다! 이땐 이런 규칙이 적용 돼. 그래서 그건 못해." 라며 제 행동을 제지하자 당혹스러움이 느껴지더군요. 모든 것을 다 배웠다는 것을 전제로 전략을 짜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벽 때문에 모든게 흐트러지니까 1시간 가까이 작업해온 모든 것이 다 수포로 돌아갔어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결과적으로 부정적인 경험이 되더라고요.
이 말 한마디로 플레이어들은 "아, 우리가 모르는 뭔가 있구나. 뭔지 모르니까 일단 이거저거 해봐야지." 하고 게임에 임하게 됩니다. 모르는 룰이 갑자기 등장하게 되어도 훨씬 받아들이기 쉬워집니다.
그러니까 잔룰은 미리 떡밥을 뿌리고 게임 도중에 회수하는 편이 좋습니다. 떡밥 회수 할 일이 없었다면 그냥 맥거핀으로 끝나는거고요 :)
b. 아이콘
게임을 하다보면 수많은 아이콘들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 하는 사람들에겐 룰도 벅찬데 아이콘 까지 외우려면 정말 죽음이죠. 적당히 선을 긋지 않으면 너무 많은 시간을 아이콘에 할애하게 되고 사람들은 지쳐버립니다. 지친 사람들 앞에서 떠드는 당신의 목소리는 그저 허공을 맴돌 뿐...
아이콘이 중요한 게임이라면 설명을 안할 순 없죠. 저는 그런 게임을 할 때 비유를 많이 들어줍니다. 아이콘 가독성이 나쁜 게임으로는 레이스포더갤럭시가 악명 높은데요. 예를 들어볼게요.
물론 더 좋은 방법은 참조표를 주는 것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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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룰북 같이 훑어보기
휴~ 설명이 대충 끝났습니다. 그럼 실제로 룰북을 하나 콕 집어서 저는 어떤식으로 룰을 이해하고 설명을 준비하는지 보여드리고자 해요. 많은 분들이 친숙해 하실 아그리콜라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한글 번역본은 저작권 문제가 있을지도 모르니 온라인에 공개된 영문 버전으로 진행할게요. (내용이 중요한건 아니니까 해석을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럼 아그리콜라를 처음 본 것처럼 룰북을 뒤적거려 보겠습니다. (실제로 아콜을 처음 했을 때도 비슷한 방식으로 이해했어요)
우와... 유명한 게임이라고 해서 샀더니만 이건 뭐 박스를 열자마자 콤포넌트가 어마어마하게 쏟아지네요. 게다가 룰북을 집어들었더니 여기에도 콤포넌트가 한가득...;;;
일단 봐도 모르겠으니까 룰북 맨 위에 쓰여있는 게임의 배경에 대해 읽어봅시다. 뭐 유럽에서 병이 퍼졌고 사람들이 죽어나갔지만 재건을 해야 한다고 하네요. 잘 먹고 잘 사는게 목적이랍니다. 음, 오케이.
페이지를 넘겨보니 상단에 게임의 목표를 좀 더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14라운드 동안 행동을 취할거고 각 가족 구성원이 나가서 액션을 취하게 된다네요. 밥도 먹어야 하고요. 흠. 밥이라. 이제 보드게임에선 그런 것도 하나보죠? 게임이 끝나면 채소, 동물, 가족 구성원, 카드, 농장의 상태 등 여러가지를 살펴보고 점수를 준다고 합니다. 할게 꽤나 많은 게임인가봐요.
하단을 살펴보니 세팅에 대해서 설명을 간략하게 하고 바로 카드 설명으로 넘어가네요. 흠... 전 아직 게임이 어떻게 점수를 매기는지 잘 몰라요. 지금은 세팅도 카드도 읽어봤자 기억 못할테니 일단은 그냥 넘깁시다.
제가 보고 싶은건 점수계산법인데... 맨 뒤에 있으려나요?
으억... 좀 더 카드에 대해 설명을 하는가 싶더니 냅다 게임 진행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하네요.
뭐라는건지 하나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찾는게 아니니까 일단 팔락팔락 넘겨서 끝자락으로 가봅시다.
오호, 드디어 제가 찾는 정보가 나왔어요. 점수계산법!
총 14라운드 진행하고...(꽤 오래하네요?) 밭, 외양간, 곡식과 채소, 동물, 사용하지 않은 칸, 울타리 쳐진 칸, 집, 가족 구성원의 수, 카드마다 점수를 매기는군요.
아하... 칸은 채울수록 좋고 나머지는 많을수록 좋네요. 뭘 어떻게 모아야 하는진 모르지만 일단 많은게 좋은 것이다.
이건 알기 쉬워서 좋네요.
흠... 잠깐 여기에서 멈추고 곰곰히 생각해 봅시다. 의외로 이것만으로도 꽤 여러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곡식과 채소는 밭에서 자라죠. 그럼 농사과 관련된 행동을 할 수 있겠군요. 외양간, 울타리, 동물은 사육에 관련된 뭔가를 할테고요. 집의 상태/크기과 가족 구성원은 아마도 함께 묶이겠네요. 빈칸은 없을수록 좋다고 하니 밭, 울타리, 외양간, 집으로 열심히 하려나요? 카드는 많이 쓸 수록 좋은 것 같아요. 게임 중간중간 카드를 뽑아서 쓰는 방식인가?
지금까지 알아낸 정보로는 대충 이렇게 알 수 있겠네요.
게임이 구체적으로 뭘 원하는지 이해하고 머리속으로 대강 정리 했으니까 다시 게임의 첫페이지로 가봅시다.
후후후~ 콤포넌트 목록을 보니 이제야 좀 단어가 좀 눈에 들어오네요. 동물은 큐브고(너굴 주: 그냥 룰북 아무거나 집어왔는데 구버전 아콜일줄이야...) 곡식과 채소는 둥그런 디스크네요. 집도 어떻게 생겼는지 이제야 알겠고. 가족과 외양간도 알아 볼 수 있어요. 주황색 카드는 보조설비. 붉은 카드는 주요설비군요. 흐음 그럼 노란 카드와 파란카드는 뭐죠? 노랑은 직업이라는데... 점수계산 설명에는 딱히 없지 않았나요? 파란색은 라운드 카드라네요. 어떻게 쓰는건지 감이 안옵니다. 게임 내에서 설명하겠죠 뭐.
그럼 이제 세팅방법을 찬찬히 읽어보며 따라서 놓아보겠습니다.
(잠시 후)
...홀리 쒯... 이렇게 텅텅 비어있다고? 여기에다가 점수단계에서 필요로 하는걸 다 채우라고? 밥은 겨우 2개 남짓 밖에 안줘?
뜻 밖의 황량함에 제가 제대로 읽은건지 서너차례 다시 읽어보지만 얼추 맞는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세팅을 하면서 주요설비와 보조설비의 차이점 (손에 드느냐 들지 않느냐) 직업카드와 보조설비의 차이점도 어렴풋이 알게 되었습니다.
카드가 엄청 많은 게임이네요.
자, 그럼 대충 준비는 된거 같으니 이제 실제로 게임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볼까요?
여기에서 제가 알고 싶은건 흐름이예요. 상세한 정보를 파고들기엔 아직 너무 모릅니다. 빠르게 스스슥- 훑어보며 흐름에 대한 감을 먼저 잡아보자고요.
이름이 직관적이긴 한데... 이름만으로는 감이 안오는건 조금 더 읽어보았어요. 이렇게 살펴보니
1. 라운드 카드를 뒤집고 2. 자원을 보충하고 3. 각자 돌아가며 일꾼을 보내고 4. 끝나면 일꾼이 돌아오고 5. 가끔 추수를 한다. 이런 흐름이네요.
추수는 일정 라운드 때만 하나봐요. 음음, 알겠어요.
그나저나 라운드 진행 설명 마지막에 게임 종료 조건이 갑자기 튀어나와서 조금 놀랐습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 이런 내용이 적혀있네요. 혹시 다른 조건이 있는건가 싶어 읽어보았지만 별 다른 특수조건은 없네요. 그냥 14라운드 후 추수하고 점수 계산한다는거예요. 왜 여기 있는거지?
흠... 그럼 지금까지 알아낸걸 머리속으로 정리해보면 대충 이런 구조인 것 같습니다.
좋아요. 전반적인 흐름을 알았으니 각 라운드 단계마다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탐독하겠습니다.
(잠시 후)
아하, 액션이 하나씩 공개되면서 선택지가 늘어나네요. 자원을 지속적으로 보충하는 칸도 있고 아닌것도 있고... 플레이어들은 돌아가면서 일꾼을 하나씩 보내는거군요. 거기에 자원이 있으면 가져오고 액션이 있으면 할 수 있고요. 둘 다 할 수 있는 경우도 있군요. 내 차례의 마무리 때는 별로 할게 없네요? 좋아요. 생각을 조금 더 다듬어 봅시다.
플레어어가 자원 가져올 수 있다는건 알았으니 나머지 액션은 뭐가 있는지 살펴봅시다.
자원은 아까 보았던 점수계산법에서 아무 역할도 하지 않으니, 분명 이걸로 뭔가를 하겠죠.
오~ 눈 아플뻔 했는데, 상단에 이미 어떤 종류의 액션이 있는지 요약까지 해주었군요. 덕분에 시간을 아낄 수 있었어요.
1. 플레이어는 집을 확장하고 업그레이드 할 수 있고 2. 집이 늘어나면 가족 구성원을 늘릴 수 있고 3. 밭은 심고 그 위에 곡식을 심을 수 있으며 4. 울타리를 설치하고 동물을 키울 수 있습니다.
흠... 점수계산 방식을 보며 머리 속에 떠올렸던 질문들에 대한 답이 여기 나와있군요. 심지어 잘 살펴보면 처음에 점수계산 단계를 보며 추측했던 관계도 얼추 다 맞음을 알 수 있어요!
(너굴 주: 득점이 너무 간략하고 단조로울 경우 정보가 너무 없어서 추측이 모조리 빗나가는 일도 허다합니다)
그럼 머리속에 있는 "내 차례의 진행도"는 대충 이렇게 바뀝니다.
.... 생각보다 플레이어가 해야하는게 많네요... 설명 해줄 때 이걸 다 기억할 수 있으려나 잘 모르겠어요. 일단 각 액션의 상세한 내용을 읽어봅시다.
(한참 읽는 중 x 100)
뭐, 자잘한 차이는 있지만 대충 각 액션마다 무엇을 하는건진 알겠어요. 그리고 어떻게 점수와 연계 되는지도 어렴풋이 알겠고요. 그래도 좀 많은거 같은데...
이제 전체적으로 룰북을 다시 찬찬히 읽어보면서 빠진 내용은 없는지 내가 착각한 것은 없는지 다시 읽어봅시다.
(읽는 중... 잘 이해 안되는 곳은 반복해서 읽는 중... x 999)
음! 이제 게임의 흐름을 확실히 알겠습니다.
이 정도면 게임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는 모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맘에 걸리는 부분이 있어요. 내 차례의 진행에서 액션 종류가 너무 방대하고 다양한 것 같습니다. 설명할 때 할 수 있는 액션을 계속 나열하면 사람들이 헷갈려 하지 않을까요?
설명하기 쉽도록 플레이어의 행동을 조금 더 세분화 해보죠.
이렇게 생긴 못생긴 진행도를.
요렇게 나누어 보았어요. 어떻게 할까 이리저리 머리를 굴리다가 그냥 점수계산 방식대로 액션을 분류 해보았습니다.
이러면 설명을 할 때
"자, 농사를 하고 싶은 사람? 밭과 곡식에 집중하면 돼." "동물 키우고 싶은 사람? 울타리와 외양간에 집중하면 돼"
식으로 사람들의 목표를 크게 좁힐 수 있을것 같거든요.
(페이지 길이 때문에 세세한건 넘겼지만) 전체적인 설명 흐름은 이렇게 되겠군요. 그럼 준비 끝!
이제 머리속에 정리된 이 내용을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내려가며 플레이어들에게 설명 해주면 됩니다.
잔룰은 그때 그때 설명하죠 뭐. 그 수많은 카드를 언제 다 설명할 수도 없고... 어려워하면 카드는 빼면 되니까요.
......
어떤가요? 위는 제가 룰북을 읽을 때 머리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글로 구현화 해본 것이예요. 실제로 저는 룰북을 읽을 때 앞에서부터 탐독하지 않고 앞을 보았다가(테마), 뒤를 보았다가(종료 조건 및 점수), 점수를 보고 어떤 행동을 하게 될지 생각해보기도 하고, 라운드의 흐름을 먼저 살펴보고 상세한 내용을 탐독, 라운드마다 벌어지는 플레이어의 행동의 흐름을 먼저 살펴보고 상세한 내용을 탐독. 그리고 전체적인 흐름을 알게 되었을 때 처음부터 다시 룰북을 읽어내려가며 제가 이해한 내용이 맞는지 재확인 합니다. 다른 사람이 보면 미친게 아닌가 싶을지도 모르겠네요 ㅋㅋ 룰북을 펄럭거리며 앞을 보다 뒤를 보고, 뒤를 한참 보더니 다시 앞을 보고, 중간을 보는가 싶더니 다시 덮어서 처음부터 보니까요.
이게 올바른 룰북 읽기는 절대 아니예요. 설명을 하기 위해 내용을 재구성 하다보니까 순서를 맞추기 위해 이렇게 읽는 것이다- 하고 보여드린 것 뿐입니다. 실제로 페이지가 1~2장 밖에 안되는 경우 그냥 처음부터 탐독하는 일도 많아요! (내용이 엉망이면 위 방법을 활용하긴 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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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마무리
제가 쓴 글이 얼마나 큰 도움이 될런진 모르겠습니다. 100명의 보드게이머가 있다면 100가지의 설명하는 스타일이 존재할테고 거기에 가장 이상적인 왕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설명에 많은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제가 룰을 숙지하는 방법을 보여드리고 내가 좀 더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비교해볼 기회를 드리고 싶었어요. 나름의 노하우를 쌓은 저도 빼곡하게 적힌 룰북을 보면 한숨부터 나오고 남들에게 이걸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지 많은 걱정이 듭니다. 하지만 결국은 어떻게든 하게 되더라고요. 여러분들도 거듭된 노력을 한다면 언젠가 "니가 설명하는 건 체계적이라서 정말 이해하기 쉬워." 라는 칭찬을 받을 수 있으실거예요.
좀 더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 싶지만 벌써 글을 작성하기 시작한지 4시간째라 슬슬 체력의 한계도 오고 있네요 ㅋㅋ 이 글은 틈나는 대로 조금씩 조금씩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고민에 빠진 수 많은 룰마분들. 화이팅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