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의 기본 4. 기본적인 구도

루트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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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4 오전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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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루트의 구조

루트는 4명이서 하는 게임입니다. 5~6인플이 가능하다고 하는 건 사기입니다. 2인플과 3인플도 물론 확장을 더하면 할 수는 있지만, 4인 루트와는 다른 게임입니다. 5,6인 루트도 마찬가지입니다. 4인 루트와는 다른 게임입니다.

저는 루트는 4명이서 하지 않으면 게임의 구조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작처럼요. 3인 마작도 가능하고 2인 마작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4인 마작하고는 룰을 빌려 쓴 다른 게임이죠?

2인에서 루트를 하려면 하이어링(고용인)을 추가하면 되고, 3인이면 태엽 장치의 AI를 추가하면 됩니다만... 둘 다 네 명이서 하는 루트의 기본적인 구도와는 명백한 차이가 있습니다.

그런데 4인 게임이라는 루트의 특성에 앞서 루트라는 게임에 대한 인식, 그리고 오해부터 정정하고 넘어갈게요.

2. 게임에 대한 오해

1) 협잡게임이다.

2) 귀여운 게임이다.

3) 룰이 어렵다.

4) 밸런스 안 맞는다.

조금 피상적인 인식인데... 하나하나 짚어본 다음, 게임의 근본적인 구조에 대해서 얘기해볼게요.

2-1. 협잡게임이 아예 아닙니다.

가장 큰 오해로 이 게임을 협잡게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진짜로 전 게임을 안 해봤다고 생각할 정도로 그런 인식을 이해가 불가능합니다. 전혀 아니에요.

물론 협잡질을 할 수도 있죠. 하지만 그런 협잡질은 어떤 게임에서도 가능한 거라고 생각해요. 전략게임에서 협잡질 하는 플레이어들이 있는 것처럼요. 하지만 '협잡게임'으로 분류되려면 협잡질을 해서 결국 게임성이 더 나아지거나 재밌어야 하잖아요?

근데 아니란 말이죠. 루트는 단적으로 말해서 '날 때리지 않으면 내가 다른 세력을 때려줄게'의 협잡이 통하는 게임이 아닐뿐더러 그게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루트는 완전 다른 논리를 가집니다. '난 널 때리는 걸로 이기지만 넌 날 때리면 져.' '알고 있어. 그러니까 난 너한테는 맞고만 있고 쟬 때리면 되지?' 라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거죠. 다른 세력 네 명이 각각 다른 플레이어에게 각각 난제를 강요하고 그 과정에서 최고 효율로 점수를 뽑아낸다. 그게 게임성의 본질이에요.

여기서 협잡질이 들어가면서, 게임을 진지하게 하지 않으면 그 순간 모든 게 망가져버립니다. 사실 이게 좀 당혹스럽기도 해요. 엄청나게 비직관적이거든요.

그러니까 저번에 A가 B한테 맞았으니까 A는 이번 턴에 C를 때려야만 한다. B에게 반격한 순간 D가 이기기 때문. 이게 정상적인 경쟁 게임의 논리로는 너무 이해하기 힘들단 말이죠? 그런데 이 논리를 모두가 숙지하지 않으면 게임이 붕괴해버립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게임을 하는 네 사람이 전부 게임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으면, 루트는 보드게임으로조차 성립이 되지 않습니다.

의외로 네 사람이 전부 진지하게 임하지 '않으면' 생각보다 즐겁게 돌아갑니다만, 그 경우도 조만간 한계를 맞이하게 됩니다. 왜냐면 게임의 진짜 재미와는 관계 없으니까요. 굳이 그렇게 즐길 거면 더 나은 다른 게임이 많아요. 그러니까, 게임이 진짜로 비정합니다.

2-2. 일러스트만 귀엽습니다.

도대체 제작진들은 왜 루트라는 게임의 일러스트와 구성물을 이렇게 귀엽게 만든 거야?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루트의 디자인은 실제 게임 플레이 및 노리는 층과 다릅니다. 전 도시의 슬럼가를 두고 싸우는 판타지 범죄조직의 항쟁으로 했다면 오히려 게임의 본질이 더 잘 묘사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쩌면 귀여운 걸 노리는 층과 이런 게임성을 좋아하는 보드게이머 양측을 다 노린 것 같기도 한데, 그래서 게임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차이나게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일단 이건 설정부터 암울하기 짝이 없는 게임이고, 거기에 더해 실제 게임 플레이도 엄청나게 살벌하고 비정합니다. 단적으로 말해서, 보드게임 초보자에게 내미는 거야 뭐... 당연히 안 하겠지만, 귀엽다는 걸 포인트로 언급할 수도 없는 레벨입니다. 심지어는 루트라는 건 하면서 웃고 떠드는 게 메인이 될 수도 없어요. 그냥 자기 차례 때 점수 계산하면서 효율 생각해야 이깁니다. 모르면 맞아야 하고, 알면 알수록 다 이기는 미친 썩은물 게임이죠.

2-3. 룰이 아니라 게임이 어렵다

일단 게임이 엄청 어렵긴 합니다. 룰도 어렵죠. 근데 더 정확한 표현이 있습니다. 루트는 룰이 많습니다.

사실 게임에서 세력별 특수 규칙을 제외한 부분을 보면 대단히 간단합니다. 내놓은 병사들로 병사들로 공터 지배한다. 지배한 공터에서 뭔가 한다. 이동 전투 제작 다 근간은 같습니다.

그런데 루트는 모든 세력이 근간만 같지 디테일이 다 다릅니다. 아예 의식적으로 그렇게 만들었어요. 대충 분량 때우기용 조잡한 세력 없이 모든 세력이 다 고유한 방식을 지니고 있고. 심지어 세력들이 '카드' '병사' '공터' '공격' '이동' '아이템' '건물 슬롯' '토큰' '건물' '폐허' 등 게임 내에 존재하는 모든 요소를 바라보는 근본적인 시선 자체가 다르고 세력마다 가치도 다릅니다. 사실 그래서 팬들에게 고평가 받는 것이기도 하죠? 세력 수가 적으면서, 룰이 그렇게 많지도 않은데 완벽히 개성적인 세력들이 존재하니까요.

더 심각한 건 뭐냐면요. 이 모든 세력이 가지고 있는 각 자원 및 게임 내 요소에 대한 시선을 '모조리' 달달 외워야 한단 겁니다. 안 그러면 게임에서 못 이겨요. 정확히 말하면, 더 많이 알고 있는 플레이어를 못 이깁니다. 세력별 역학 구도와 그 개성, 인식 등등을 모조리 꿰고 그게 실제로 4개의 세력이 조합됐을 때 어떤 상호작용을 일으키는지 대답할 수 없으면 루트는 승률이 팍팍 떨어지고 처맞기만 하니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습니다.

거꾸로 그런 부분에서 흥미를 느끼면 엄청나게 재밌습니다! 그러니까 열광적인 팬덤을 거느리고 있고, 저 또한 게임의 진입 장벽을 아주 조금이라도 낮추기 위해서 이렇게 공략글을 쓰는 것이죠.

2-4. 네 이놈! 루트의 밸런스가 안 맞는다고 말한 것이냐!

반박 불가능하군요. 밸런스 안 맞아요.

사실 어떻게 밸런스가 맞겠어요. 저그 프로토스 테란 패치를 할 수 있는 게임도 종족 세 개 밸런스를 못 맞추는데 어떻게 패치도 확장팩마다 2년 주기인 게임이 어떻게 수백만 가지 조합 밸런스를 다 맞춥니까.

사실 그런 불균형함은 플레이어들이 게임 플레이적으로 알아서 맞추게 되어 있긴 합니다만... 그래도 알아도 못 막는 게 있어요. 가장 큰 게 방랑자죠.

방랑자는 다만 전투 점수 너프 딱 1줄 하면 밸런스가 놀랍게도 대충 맞습니다. 심지어 이후 환경이 계속 방랑자에게 나빠지고 있기도 해요. 결과적으로 게임사가 이미 불균형한 것을 더 불균형하게 만드는 일은 하지 않았고, 게임이 심지어는 전투 점수를 너프하지 않은 디지털판조차 방랑자의 승률은 평균보다 높은 정도지 모두를 압살하는 무적의 세력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맞지 않는 밸런스에서도 이길 방법이 있죠. 그래서 게임이 진짜로 망가지진 않았어요.

루트에 대한 변명을 했으니 이제 게임의 구조에 대해 근본적으로 얘기해보도록 할게요. 먼저 루트에 있는 세력은 공식적으로 2개로 구분됩니다.

3. 군사 세력과 반군 세력

군사 세력(militant faction)은 루트에서 직접적으로 공터의 지배권을 노리는 세력입니다. 말하자면 우드랜드의 패권을 노리는 세력이죠.

우드랜드의 패권을 노리는 만큼 많은 액션, 많은 병사, 높은 공터 의존도, 판의 활동성을 높이는 '적합도' 수치가 7 이상입니다.

대신 제약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직접적으로 다른 군사 세력과 경쟁하며, 또한 반군 세력들을 진압하느라 그 강력한 전투력의 상당수를 낭비하죠.

군사 세력으로는 고양이 후작, 이어리 왕조, 지하 공국, 머라우더 팩의 로드 오브 헌드레즈, 키퍼 오브 아이언이 있습니다.

반군 세력(insurgent faction)은 루트에서 공터의 지배권이 아닌, 다른 세력과 상호작용으로 점수를 버는 세력입니다. 주된 대상은 군사 세력이죠. 적합도은 5 이하이며, 게임 내에서 직접적으로 공터나 대상을 노리기보다는 자기 혼자 알아서 내정해서 다량의 득점을 노리나, 템포 자체가 군사 세력에 비해 모자라므로 다른 세력을 방해하고 템포를 늦춤으로써 승리를 노립니다.

반군 세력으로는 우드랜드 연합, 방랑자, 도마뱀 교단, 리버포크 컴퍼니, 까마귀 모략단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게 왜 중요하냐면, 이것이 루트의 상호작용의 근간이기 때문입니다.

4. 공터 논리

게임의 구도를 이해하려면 먼저 공터 논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축약했지만, 다시 말해서 각 세력이 게임을 이기기 위해, 혹은 게임을 압도하기 위해 몇 개의 공터를 지배해야 하냐는 거죠. 루트를 관통하는 개념입니다. 게임의 구도는 이 공터 논리로 거의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유가 뭐냐. 루트는 어쨌든 모든 세력이 게임판 위에 올라와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게임판에 있는 영역은 '공터'와 '오솔길' '숲' '강' 등이 있지만, 결국 모두가 머무를 수 있는 영역은 공터고 가장 중요한 영역도 공터입니다.

그리고 그 공터를 지배할 수 있는 세력은 공터 하나당 단 하나입니다. 다시 말해서 게임 내에서 12개의 공터 소유권을 두고 싸우는 게임이라고 봐야 하는 것이고. 이 게임은 그래서 전쟁 게임으로써 성립합니다.

공터 논리를 이해하셨나요? 그러면 이제 루트에 존재하는 10개 세력 중 공터를 두고 경쟁하는 것은 군사 세력, 공터의 지배권에 관심 없는 게 반군 세력이라는 전제에서 생각해보죠.(물론 예외가 각각 하나씩 있지만요)

그렇지만 공터에 관심 없는 세력이라도 각자 특별히 원하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그러한 요소들, 특히 공터를 근간으로 한 영역에서 각자 경쟁하죠. 때문에 각 세력은 자기가 원하는 것이 충족되느냐, 안 되느냐에 따라서 조합의 우위가 갈립니다.

확장된 공터 논리라고도 할 수 있죠. 그러면 각 세력이 원하는 게 뭔지 간략하게 볼까요? 세력의 세부 공략에서 더 자세한 것을 언급하겠지만요.

4.1 고양이 후작

원하는 것: 최소 11개 정도의 건물 슬롯과, 그 건물 슬롯으로 연결된 공터.

루트의 기본 3에서 언급한 것처럼 18점 정도를 얻으면 이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제소 5개로 10점. 작업장 2개로 2점. 모병소 4개로 6점. 이렇게 18점. 다시 말해 고양이 후작은 11개 정도의 건물 슬롯과 연결된 공터가 있으면 게임을 이길 수 있고, 그것은 12개 공터에 18+4개의 건물 슬롯이 있는 루트의 환경을 생각했을 때 7개의 공터, 폐허 감안하면 6개의 공터는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게임 내에서 정말 넓은 영역을 원하는 세력이고, 건물 슬롯과 지배 영역만 있으면 고양이 후작은 무적입니다. 즉, 만약 고양이 후작이 조합 내에서 자체적으로 7개 정도의 공터를 확보하는데 지장이 없다면, 게임을 이긴다고 볼 수 있겠네요.

4.2 이어리 왕조

원하는 것: 슬롯과 무관하게 최소 4개의 공터. 최대 7개의 공터. 그리고 많은 '적' 기물.

고양이 후작에 맞서는 이어리도 넓은 공터를 필요로 하지만 승리를 기준으로 하면 4개만 있어도 됩니다. 매 차례 3점을 먹으면서, 군사를 안정적으로 뽑고 이동과 전투가 확보되는 양이죠.

다만 이어리는 의외의 것을 요구합니다. 싸울 상대입니다. 이어리는 싸울 상대가 없다면 약해지는 기이한 세력입니다. 게임 내에서 기물을 잘 안 올려놓는 세력이 있죠. 그런 세력이 있으면 이어리는 급격히 약해집니다. 거꾸로 넓고 많이 지배하는, 강한 세력일수록 이어리에게 처맞게 되죠.

4.3 우드랜드 연합

원하는 것: 최소 2개. 최대 3개의 반란 공터. 그리고 시간.

우드랜드 연합은 버티면 무조건 이깁니다. 결국 쌓이는 자원의 량이 소비되는 량보다 많아서 언젠가는 한 번에 10점 이상을 내서 30점에 도달해 버리죠.

그렇지만 그런 우드랜드 연합이 게임판에서 끼칠 수 있는 영향은 미미하고, 때문에 다른 세력이 자신을 공격해서 자원을 낭비하게끔 해야만 합니다. 그러니 우드랜드 연합은 상대에게 '점수'를 퍼주는 대신, '액션'과 '카드'를 낭비시킵니다. 그것으로 적의 승리는 가까워지지만, 점점 느려지거든요. 반란을 3번 성공하면 게임에서 이길 수 있고, 2개도 승산이 있지만 1개로는 불가능합니다.

4.4 방랑자

원하는 것: 공터를 지배하지 않음. 많은 아이템.

방랑자는 공터를 지배할 수도 없고 지배할 이유도 없습니다. 대신 아이템을 원해요. 많은 아이템이 곧 많은 점수죠. 때문에 제작 친화적인 환경이 되길 바랍니다.

그런데 방랑자의 존재가 제작 친화적인 환경 자체를 억제합니다. 다시 말해 방랑자가 있으면 다른 세력이 아이템을 안 만듭니다. 때문에 방랑자는 다른 세력이 점수 엔진을 돌리게끔, 필사적으로 다른 세력을 지원하고 공격하면서 템포를 최대한 늦추고 각 세력의 균형을 유지시킵니다. 일종의 별동대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죠.

4.5 도마뱀 교단

원하는 것: 최소 3개의 공터 및 4~6개 가량의 건물 슬롯. 군사 세력의 건물 중요도.

도마뱀 교단은 고양이와 맥락이 같지만 비교적 적은 공터와 적은 건물 슬롯을 요구합니다. 높은 수비력 덕에 적들의 어중간한 공세는 꺾을 수 있으니, 거꾸로 엄두도 못 냅니다. 다른 세력의 공세를 역으로 받아쳐서 스윕하죠. 군사 세력이 건물을 더 많이 필요로 할수록 도마뱀 교단은 강해집니다.

4.6 리버포크 컴퍼니

원하는 것: 적들이 가장 절실히 원하는 공터 차지하기. 기금.

리버포크 컴퍼니는 공터를 먹을 필요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남들이 공터를 원하니 차지하고 대신 팔아먹죠. 그래서 기금을 획득합니다. 기금이 병사이자 카드이자 액션이고 점수죠. 게임 내 최고의 제작 능력으로 인해 일정 임계점을 넘으면 게임판에 아무 기물 없이 제작만으로 이길 수 있고, 그러려면 기금이 많이 필요하고 다른 세력이 원하는 공터를 제거해서 억지로 자기 용역을 사게 해야 합니다.

아이템을 두고 경쟁하므로 제작에. 아이템을 독식하니까요. 문제는 리버포크의 존재가 바로 제작 환경을 유리하게 만든다는 거죠. 리버포크는 게임 내 최고의 공격성을 가진 세력이므로 이동과 공격이 많을수록 유리합니다.

4.7 지하 공국

원하는 것: 건물 슬롯이 2개 이상인 공터 1개에서 3개.

지하 공국은 히키코모리와 같습니다. 건물 슬롯 많은 방구석에 처박혀 있을수록 강해집니다. 지하 공국은 그냥 내정만 하고 싶지만, 비교적 느린 템포로 인해 남들이 템포를 빠르게 달리면 급격히 불리해지죠. 특히 극단적인 하이리스크 덕분에도 그런 경행이 있습니다. 적의 공격에 취약하기도 해서요.

4.8 까마귀 모략단

원하는 것: 적들의 공터 요구량이 적음.

까마귀 모략단은 남을 견제하라고 있는 세력이 아니라 그냥 아무도 없는 곳에서 혼자 음모 꾸미고 있을수록 강해집니다. 다시 말해 각 세력이 자기 공터에 처박혀 있고 밖으로 내돌지 않을수록 강해지죠. 때문에 공터에서 최대한 적들을 줄이며 적들의 세력을 약화시킵니다.

5. 기본판의 구도

자. 그러면 각 세력마다 요소가 다양하지만 가장 기초적인 공터 논리만 보고 기본판의 4세력 구도를 보죠.

고양이 후작은 공터를 6개 정도 필요로 합니다. 폐허를 지워줄 방랑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어리 왕조는 최소 4개에서 최대 7개의 공터를 원하고, 우드랜드가 적어도 1~2개의 공터를 차지하니 다시 말해 이어리 왕조만 막으면 게임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이어리 왕조도 간단합니다. 후작이 공터 6개를 차지하고 우드랜드 연합이 2개는 먹으니, 후작을 공격해서 후작의 공터를 5개 이하로 줄이면 확실하게 게임을 이길 수 있습니다.

우드랜드 연합은 2~3개를 원하고 방랑자는 공터를 차지하지 않는데, 두 세력 다 둘의 싸움 능력과 템포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니까 공터 논리만 보면 게임에서 져요. 그런데 실제로 보면 네 세력의 승률이 대충 비슷하거든요? 그 이유가 뭔지 알아보죠.

5.1 고양이 후작의 논리

고양이 후작은 게임 시작 시점 이미 11개 공터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어리가 점차 파먹겠지만, 이어리가 파먹는 쪽 반대편의 공터 6개만 먹으면 게임 이길 수 있잖아요?

고양이 후작이 게임 내에서 가장 템포가 빠르니 후작은 내정만 하면 이깁니다. 그러니 첫 턴 3액션으로 건설-야근-건설로 템포를 당기고 안쪽부터 내정합니다.

5.2 이어리 왕조의 논리

이어리 왕조는 공터부터 먹어야 합니다. 폭군이나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를 택해서 모병력과 둥지를 확보하고 빠르게 확장에 나섭니다. 후작이 자기 진지를 구성하기 전에 빠르게 파고들어서 그 장악력을 상실시켜야 합니다. 후작은 그냥 공터 6개가 필요한 게 아니라 연결된 공터 6개가 필요하거든요. 그러니까 적진 깊숙히 침투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규율에 달렸고, 때문에 이어리의 첫 턴 플레이는 마음대로 못하고 운에 달렸습니다.

5.3 우드랜드 연합의 논리

우드랜드 연합은 일단 반란에 성공해야 합니다. 고양이 후작이 이어리에게 맞서 싸우고 이어리는 파고드니, 그 빈자리에 가서 아무것도 아닌 곳에 동조를 뿌리고 아무도 자길 공격하지 않도록 한 다음 첫 턴에 있는 모든 패를 지지자로 만들거나 제작해서 소모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만약 고양이 후작이나 이어리 건물 쪽으로 동조를 뻗으면 어떻게 될까요? 각 세력은 그걸 제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결과적으로 다른 세력이 받을 공격 횟수가 줄어듭니다. 결과적으로 우드랜드는 동조를 어디로 뻗느냐에 따라 판 구도를 일그러트립니다. 그리고 그 동조 토큰은 첫 턴은 100% 운입니다. 어디에 놓을지 내가 마음대로 못 정하죠. 지지자 주는 대로 뻗어야 해요.

우드랜드는 첫 턴 카드가 안 되어서 동조 토큰을 2개만 뿌리고, 하나는 구석, 하나는 후작의 건물 측에 놓기로 결정합니다.

5.4 방랑자의 논리

방랑자는 지금 폐허를 털고, 아이템을 소진해서 다른 세력에게 카드를 주고 점수를 얻어 템포를 당깁니다. 폐허에서 망치가 나오거나 땜장이면 제작도 한 번 해서 더 템포를 당기겠죠? 그런데 우드랜드가 후작 쪽으로 뻗었으니, 방랑자는 기꺼이 후작 대신 우드랜드 동조도 제거하고 두 세력의 부담을 덜어주며 자기 템포를 당깁니다. 왜냐면 후작이 우드랜드랑 싸우느라 이어리를 저지하지 못하면 이어리가 이기니까요.

5.5. 다시 후작의 논리

보시죠. 이어리가 내 영역으로 파고들었고, 우드랜드는 방랑자의 어시스트로 구석에 빠져 동조 토큰이 1개 있습니다. 방랑자는 내 공터 쪽에서 폐허를 뒤적거립니다.

후작의 선택 중 뭐가 정답일까요?

1. 이어리에게 이동해서 반격한다.

2. 구석에 놓인 동조토큰을 하나 제거한다.

3. 방랑자를 공격한다.

4. 반격하지 않고 그냥 맞아주며 내정만 한다.

1번을 할 경우. 두 세력이 싸우는 과정에서 액션을 낭비하며 결과적으로 우드랜드나 방랑자에게 시간을 줘버립니다. 그러니 저쪽이 날 때려도 난 반격하면 안 됩니다.

2번을 할 경우. 점수를 1점 정도 얻고 우드랜드의 영향력을 한 라운드 동안 완전히 상실시키겠죠. 대신 액션을 낭비해서 내정력 자체가 낮아집니다. 그러면 다른 세력의 승산이 더 높아질 겁니다.

3번의 경우 방랑자를 다음 라운드 때 쉬게 만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폐허가 줄어들지 않네요? 그러면 건물 슬롯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얘기고 이건 후작이 원하는 바가 아닙니다.

맞아요. 4번입니다. 후작은 지금 두 세력에게 공격받았고 방랑자가 내 세력권 내에서 얼쩡거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다시 건물 짓고 모병하고 야근하는, 그냥 맞으면서 내정만 하는 게 승률이 가장 높습니다.

만약 우드랜드 동조가 내 쪽으로 파고들었는데 방랑자가 안 치워줬다면, 그걸 치울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그러면 후작의 템포가 대폭 늦어지게 되고, 따라서 다른 세력의 승률이 올라갑니다.

이후 판은 계속됩니다. 후작이 이어리에 대한 방어를 포기하고 내정만 하니 달아오른 건 다른 세력들입니다. 이어리는 더 병사를 끌어모으고 확장하며, 우드랜드는 반란에 성공해서 미친 듯이 동조 토큰을 뿌려댑니다. 방랑자는 계속 폐허를 지워서 후작을 지원하지만 방랑자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뿐입니다. 이어리가 가는 길을 우드랜드가 막으니 이어리는 동조 토큰을 때려부술 수밖에 없고, 후작은 다시 여유를 얻습니다. 방랑자는 석궁을 제작해 우드랜드를 저격합니다...

결과적으로 후작은 이어리에게 방어만 하면 이기고, 이어리는 모든 세력을 패고, 우드랜드는 후작만 견제하고, 방랑자는 그런 후작을 계속 도우면서 판의 균형이 유지되는 것입니다.

여기서 누가 아이템을 제작해서 방랑자 측에 추가 기울거나, 이어리가 혼란에 빠져서 급격히 후작이 유리해지거나, 우드랜드가 3번째 반란에 성공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에 따라서 각 세력의 논리가 새로 구축되고, 또 새로이 행동합니다.

그리고 이거 다 외워야 해요. 그게 루트의 기본입니다.

다음 공략. 고양이 후작 편에서 모두가 사랑하면서, 또한 증오하는, 약캐라고 욕먹지만 사실 플레이어가 제풀에 자빠지는 경우가 많은, 룰은 가장 쉬우면서 정작 외워야 하는 건 가장 많은 고양이 후작의 정석과 고양이의 각 세력에 대한 대응법 및 다른 세력의 고양이 후작 상대법을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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