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삼리뷰] 라마나타의 재미있는 게임, 재미없는 리뷰 - 아줄

라마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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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7 오전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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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라마나타 입니다.

삼삼리뷰는 세 명의 리뷰어가 각자의 독특한 색으로 한 가지 게임을 리뷰하는 삼인삼색 리뷰 시리즈입니다.

재미를 찾아 주관적이고 편파적인 보드게임 리뷰를 하는
삼삼리뷰의 에코 그린, 라마나타 입니다.

이번엔 작년 에센 신작, 아줄 입니다.

저에게 과연 무엇이 재미 있었는가, 무엇이 재미 없었는가 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전체적인 게임의 흐름 정도만 중간 중간 설명할 예정입니다.

게임 방식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싶으시면 룰북이나, 다른분들의 룰 설명을 참고해 주세요~!

(사진은 전부 보드게임긱 이미지를 사용 하였습니다)

---게임 소개---

아줄은 아줄레주을 줄여 부르는 말로, 남부 스페인, 포르투칼에서 널리 사용 사용되는 파란색 타일을 부르는 말입니다.

포르투칼의 왕이었던 남 스페인 알함브라 궁전을 방문했을때, 이 아줄레주 패턴과 사랑에 빠져서
자신의 궁전을 덕질에 사용 하기로 합니다.

여러분은 전국구 타일 장인으로, 왕이 여러분들을 소환하여
에보라 대궁전의 벽을 아줄 타일로 장식하기 위해 모였습니다.

---기본 규칙---

아줄의 규칙은 매우 간단합니다.

공장 이라고 불리우는 원형 공간에서 한 종류의 타일을 가져오거나,
아니면 공장에서 픽업 되지 않고 버려진 타일들 중에서 한 종류의 타일을 가져옵니다.

그리고 자신의 패턴라인에 채워넣게 되죠.

패턴 라인에 채워넣는 규칙은 두가지 입니다.

a. 이미 벽을 장식한 타일은 놓을 수 없다.
위 그림에서 2번,3번째 줄에는 이미 노란색 타일을 완성 시켰기 때문에 a에 해당합니다.

b. 패턴 라인에 다른 모양의 타일이 들어가 있다면, 놓을 수 없다.
위 그림에서 4번 줄에 해당합니다.

1번 처럼 가져온 타일에 비해서 놓을 공간이 부족하다면,
남은 타일은 바닥에 떨어져 벌점이 됩니다.

라운드는 모든 타일이 드래프트 되면 끝이 나게 되고
꽉 채워진 패턴 라인의 타일은 오른쪽 벽에 장식하면서, 이어진 타일에 따라서 점수를 받게 됩니다.

게임은 누군가가 가로줄 하나를 다 채우게 되면 끝이나게 되며
가로,세로줄을 다 잇거나, 한가지 타일을 5줄에 다 놓았다면 추가 점수를 받게 됩니다.

+++무엇이 재미있었는가+++

1. 깔끔한 드래프팅

아줄은 굉장히 깔끔한 오픈 드래프팅입니다.

저번에 소개해 드렸던 모렐은 좋은 카드와, 나쁜 카드가 명백한 점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아줄은 플레이어들의 선택과 타일의 갯수에 따라서 가치가 빠르게 변합니다.

1라운드에 결정한 선택에 따라서, 점점 선택지가 줄어들고
좋았던 타일들의 가치이 하락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냉정하게도, 변화하는 타일의 가치는 공개 정보로 모두에게 약점이 공개됩니다.

이게 이 게임의 후반부를 마이너스 싸움으로 만드는 부분이기도 한데
2인플에 후반부는 거의 위기관리 게임 수준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저 색깔과 숫자만 변하는 타일들을 가져와서
정해진 규칙대로 놓는다 라는 이 심플한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초반부에서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타일의 가치가 급격하게 변하는 것이 정말 놀랍습니다.

카드의 복잡한 능력이나, 복잡한 텍스트, 콤보, 블러핑이 없이
오픈된 정보의 드래프팅으로 이런 게임을 만들어 냈다는것에 굉장히 감탄 했습니다.

2. 부담이 없는 게임

이 부분에 있어서는 설명을 더 드릴것도 없습니다.
플탐도, 룰도, 게임방식도, 스코어링도, 그 어떤것도 부담을 주는 요소가 없습니다.

정말 편안한 마음으로 생각없이 나 좋은것만 한다고 해도 충분히 즐길 수도 있고
각 잡고 이기겠다고 악을 쓰고 한다면, 이 게임은 그것도 허용해 줄 것입니다.

제가 꺼낸닷고 했을때

전략게이머들 이라고 해도 "그래 뭐 필러니까, 가볍게 한판하지" 라고 할법하고
초보여도 "오 이거 이쁘다 한번 해보자" 할법합니다.

인원수에 따라서 다른 재미도 주면서, 2인플이 굉장히 훌륭한 편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다고 해도 못돌릴것 같다는 생각이 안듭니다.

3. 환상적인 컴포넌트

현재 아줄은 추상 게임 1위에 올라가 있습니다.
최근 들어 추상전략에 멋진 아트워크와 컴포넌트를 덧씌우려는 노력이 이루어 지고 있죠.
대표적으로 산토리니가 있었고, 패치워크나, 최근 광합성도 있었죠.

이러한 게임들은 게임에 대한 접근성과 게임을 하는 경험의 질을 매우 높여줍니다.
마이쮸 다섯가지 색깔만 구할 수 있다면 할 수 있는 게임이
쓸대없이 고퀄인 컴포넌트로 인해서 "해보고싶다!"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사진은 새콤달콤이지만 전 마이쮸를 더 좋아합니다)

또한 하면서 타일을 만지작거리며 기분까지 좋아지는 경험 또한 정말 훌륭하죠.

저처럼 게임의 접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부분은 매우 크게 작용합니다.

그리고 광합성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테마를 살리려고 노력한 부분도 높이 삽니다만...

---무엇이 재미 없었는가---

1. 디테일을 놓쳐버린 테마, 그리고 컴포넌트

네에 솔직히 아줄같은 추상게임에서 테마성을 논하는건 너무 지나친 이야기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컴포넌트부터 시작해서 테마적인 연결성에 신경을 쓴 작품 치고는 디테일이 너무나도 아쉽습니다.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은, 공장에서 버려진 타일이 이동하게되는 "가운데" 부분,
그리고 뜬금포 없는 종료조건 입니다.

룰 설명을 할때 맥이 확 끊기는데..

"자 우리는 이제 궁전을 장식하는 타일 장인이 되는거야
공장에서 타일을 가져오거나, 아니면 공장에서 버려진... 어... 이 가운데 공간..에서도 타일을 가져올 수 있어..."

대체 이 공간은 뭔가요?
뭐 쓰고 남은 타일이 모여있는 창고 같은건가요?

다른 모든걸 타일 장식 이라는 테마에 연결시켜 놓고는

저 공간에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다는게 매우 신경에 거슬립니다.

또한 누군가가 가로줄을 채운다면 게임이 끝난다는 조건도 선뜻 납득이 안됩니다.
아마 여러번의 플레이 테스팅을 통해서 "이정도면 적당하겠다" 라고 나중에 정한듯한 느낌일까요?

아름답게 벽을 장식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뜬금없이 공사를 중단해 버려야 합니다.

5일안에 공사를 끝내달라는 의뢰를 받은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벽을 가득 채운것도 아니고,
타일이 부족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시스템적으로는 알겠는데,

영화나 책을 읽다가 뜬금없는 급전개에 집중이 확 깨지는 느낌입니다.

또한 선타일과 개인보드의 질감은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왜 선타일은 같은 모양의 플라스틱 타일이 아닌거죠??
대체 개인보드는 왜 그리 얇아야만 했던거죠..??

거의 완벽했던 다른 컴포들 때문인지, 이런 디테일에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2. 폭탄 돌리기로 변질되어 버리기 쉬운 시스템

이 부분은 게임 초반 보다는 게임 극후반, 그리고 다인플에서 나타나기 쉬운 단점입니다.

보드판이 채워지기 시작하면서 까딱 잘못하면 크게 벌점을 먹을 수 있게 됩니다.
서로 나쁜 타일을 먹지 않으려고, 점점점점 폭탄이 커지다가

더러운 턴순서 때문에 어쩔수 없이 먹게되는 누군가는 급 좌절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게임 숙련도가 올라가면서 타일 수를 계산하거나,
폭탄이 커지기 전에 미리 먹어버리는 방식의 플레이가 가능합니만....

게임 시스템 적으로 이런 폭주기관차 같은 변화를 막지 못했다는 점은 조금 아쉽습니다.

아쉬운 디테일과, 플레이어의 영향력이 제한된 시스템이 결국

아줄을 깊이가 떨어지는 게임으로 느끼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마치며...

아줄의 포지션은 평범해서 독특해진다고 생각합니다.

퍼즐도 아니고, 추상전략도 아니고, 어려운 게임도 아니고, 쉬운 게임도 아닙니다.
길지도 않지만, 그리 짧지도 않습니다.
꿀잼 게임도 아니지만, 노잼 게임도 아니죠.

어정쩡한게 매력이 되버린 게임이랄까요?

적당한걸 좋아하는 저에게는 꽤나 애정이 가는 게임입니다.

독특함과 신선함은 조금 부족하지만, 하면서 기분이 좋아져서
폭탄을 먹게되도 "망했어!!" 하면서 웃어 넘길 수 있는 그런 게임이거든요.

극단적인 취향을 가진게 아니라면, 아줄은 하나정도는 가지고 있을만한 게임 같습니다.

아 그런만큼 뚜렷한 취향을 가진 분들에게는 추천하기 어렵겠네요.

휘향찬란한 물감과 금박으로 가득찬 화려한 장식이 아니라
흰색과 청색만으로 이루어진, 어찌 보면 심심하기까지한 아줄레주 벽화 같습니다.

대단하고 화려한 무언가 보다는,
친숙하고 부드럽게 어우러지는 무언가가 더 좋다면 아줄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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