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Top 100 - #41~50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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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2-21 오전 5:39

IP: 20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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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심한 새벽을 틈타 업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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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 어콰이어

2015 - 59위
2016 - 68위

50위는 시드 색슨의 명작 주식게임 어콰이어입니다. 2016년에 살짝 떨어지는가 싶더니 다시 반등했네요. 어콰이어의 황금기는 1998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어마어마한 퀄리티의 어콰이어가 발매된 적이 있는데 가격이 5만원 중반대였죠. 그런데 약 20년이 지나도록 이 때의 퀄리티를 뛰어넘는 어콰이어가 안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러한 퀄리티로 인해 중고매매가는 높게 책정되고 있습니다. 어콰이어 밀봉으로 주식게임을 즐긴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죠 ㅋㅋ

어콰이어는 타일놓기 + 핸드관리 + 영향력을 절묘하게 섞은 주식게임입니다. 타일이 두 개이상 붙으면 새로운 회사가 설립되며 주식 구입이 가능해지고, 회사가 망해야만 해당 회사에 대한 주주 보너스 및 대주주 & 소주주에 따른 보너스를 지급 받습니다. 이렇게 회사를 설립하고 합병시키면서 돈을 불려나가는 게임이예요. 시드색슨 특유의 간결하고 깔끔한 규칙이 잘 녹아있는 게임입니다. 아무래도 90년대 특유의 느낌이 남아있는데다 앗!? 하는 순간 벌어지는 스노우볼 효과를 어찌할 수 없지만, 초보들을 위한 주식게임의 교과서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괜찮은 게임입니다.

작년에도 언급했지만... 저는 1998년 버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돌리지 못하는 신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이 딸칵거리는 특정 소리에 귀가 예민하게 반응해서 고막이 찢어질 것 같이 아프거든요. 병원에 어콰이어 타일 두 개를 들고가, 돌로 조개를 깨먹는 해달(...)처럼 의사 앞에서 딸칵딸칵 타일을 부딪치며 귀검사를 받았던 적이 있었어요. 한참 청력 테스트를 했는데 의사선생님도 이유를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구판 어콰이어를 할 땐 언제나 이어폰을 꽂은채 노래를 들으며 한답니다.

#49 - 쉐도우런 크로스 파이어

2015 - N/A
2016 - 29위

새로운 시나리오 + 새로운 캐릭터 등 다양한 버프를 받았건만 20위나 하락했군요. 고정 멤버를 꾸리기 어려운게 역시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해요. 제가 가진 협력 게임 중 쉐도우런: 크로스파이어만큼 자비없고 어려운 게임은 없는 듯 합니다. 팬데믹과 패스파인더는 비교조차 할 수 없어요. 매턴마다 뇌를 쥐어짜야 하죠. 덱빌딩 + 협력 + 레거시 개념이 절묘하게 섞인 이 게임은 모든 플레이어가 자신이 가진 카드를 최대한 활용해야 간신히 시나리오를 클리어 할 수 있습니다. 게임이 종료되면 경험치를 얻게 되며, 이 경험치로 새로운 스킬을 구입할 수 있죠. 난이도가 헬 오브 헬인만큼 스킬 하나가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생각보다 굉장히 커요. 그렇기 때문에 애지중지 키운 캐릭터에게 정을 가질 수 밖에 없죠. 플레이어 중 단 한명이라도 쓰러지면 미션은 바로 종료되며 테이블에 나온 적들이 나머지 플레이어들을 함께 다구리 치기(…) 시작합니다. 한 명이라도 살아남으면 최소한의 경험치라도 받는데, 모든 적이 동시에 때리기 때문에 그야말로 원펀치맨급 데미지가 들어와요. 웬만해선 버틸 재간이 없습니다. 그 악랄함이 재밌지만요. 다음 해엔 순위가 좀 더 올라가려나요?

#48 - 9회말

2015 - N/A
2016 - N/A

새로 진입한 게임이군요. 웬만해선 주사위 게임은 잘 안하려고 하는 편인데 이 게임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만 있으면 자꾸 하고 싶어집니다. 15분이란 짧은 시간 내에 투수와 타자의 심리전, 선수간의 관계, 주루의 긴박함, 타격의 실력 & 운이 잘 녹아있어요. 느낌이 좋은 날은 삼구 삼진으로 타자를 모조리 처리하는 일도 있고, 정말 운이 나쁜 날은 초구에 홈런맞고 바로 패배하는 일도 있습니다. 1~2시간이나 되는 복잡한 게임이었다면 이런 운의 개입에 분노를 느끼겠지만 너무나 짧은 시간의 게임이기 때문에 "야, 다시 해 ㅡㅡ" 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참 좋아요. 부피도 작아서 들고다니기 좋고, 게임 여기저기에 녹아있는 센스도 아주 맘에 듭니다. 이번에 확장을 구입했어요. 아직 해보진 못했지만 정말 기대하고 있습니다.

앱도 나왔는데 노래가 너무 중독성 강해요 ㅋㅋ

#47 - 미스터잭포켓

2015 - 66위
2016 - N/A

2016년에 모습을 감추었다가 더 높은 순위로 돌아왔네요. 모임에 두뇌 쓰는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주 플레이 되어서 그런듯 합니다. 잭 더 리퍼와 형사들의 추격전을 그린 이 게임은 3x3이라는 굉장히 좁은 장소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4개의 액션 코인을 던져 선이 1개, 후가 2개, 선이 나머지 1개를 가져가며 행동을 합니다. 그리고 골목길을 따라 범인이 보이냐 안보이냐를 기준으로 포위망을 좁혀가죠. 다음 라운드는 이미 던진 4개의 액션 토큰을 그대로 뒤집어서 다시 1-2-1 순으로 가져가기 때문에, 현재 라운드 뿐만 아니라 다음 라운드까지 예상해야 합니다. 접전이 벌어지는 곳이 워낙 좁다보니 두뇌 싸움이 치열하게 벌어져요. 이 게임을 처음 했을땐 100% 지곤 했습니다. 단순히 1~2턴의 수만 읽었기 때문이었죠. 게임에 익숙해지고, 내 선택으로 인한 상대방의 선택지까지 깊게 고민하기 시작하니까 승률이 50:50으로 가까워지니 더욱 재밌더군요. 꼭 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하세요.

#46 - 퓨지티브

2015 - N/A
2016 - N/A

미스터 잭 포켓과 비슷한 장르의 게임입니다. 추격자와 도망자가 추격전을 벌이죠. 차이점이 있다면 카드를 이용한다는 점입니다. 도망자는 시작 지점(0)부터 도착지점(42)번 카드까지 도망쳐야 하는데, 자신이 방문하는 장소를 항상 비공개로 내려놓습니다. 숨은 장소는 반드시 오름차순으로 놓여야 하며, 각 이동마다 1~3 의 간격이 있어야 합니다. 즉 1 에서 4로(3의 차이) 갈 수 있지만, 1에서 5로(4의 차이) 갈 수는 없지요. 3칸 이상 건너뛰기 위해선 손에서 추가로 장소를 내려놔야 합니다. 추격자는 자신의 턴이 되면 추격자가 있다고 판단되는 위치의 숫자를 부릅니다. 정답이면 해당 위치가 공개되죠. 여러개도 부를 수 있는데, 모두 맞아야만 합니다. 모든 카드가 공개되면 도망자가 집니다. 추격자가 빠르게/느리게 가길 반복하며 추격자를 떨치려 하고, 추격자는 그것들을 고려하며 위험을 감수하고 여러개의 숫자를 부르는 식으로 포위망을 좁혀가는게 아주 재밌더군요. 이벤트 카드로 인한 반전도 재밌습니다. 오래 즐기다보니 도망자의 카드 운이 중요하단걸 알았는데, 그렇다고 게임이 터질 정도로 큰 영향을 주진 않더라고요.

#45 - 컬러레또

2015 - 43위
2016 - 60위

오호라, 이녀석 보게? 60위까지 물러나는가 싶더니 다시 원래 위치로 돌아왔네요. 똥칠하기 게임으로 유명하죠. 매 턴마다 카드 한 줄을 가져오고 라운드에서 빠질건지 아니면 카드를 한장 뽑아 카드 줄에 붙일건지 고민해야 하는 게임입니다. 모든 종류를 다 모으는게 아니라, 딱 3종류만 가산점이고 나머지 종류는 모두 감점으로 먹이기 때문에 남에겐 최대한 골고루 색을 먹여주고 나는 1~3종류의 색만 집중적으로 모아야 합니다. 물론 여기저기서 날아오는 똥 때문에 마음에 드는 것만 가져가는건 정말 어렵습니다. 간혹 모든 색을 다 모은 사람이 나오는데, 포켓몬 마스터냐고 놀리는 재미가 일품입니다. 보드게임 디자이너가 이 시스템이 먹힌다고 생각했는지 줄로레또, 줄로레또 미니, 아쿠아레또처럼 여러가지 버전도 존재합니다만 전 가장 깔끔하고 휴대성이 높은 컬러레또를 최고로 칩니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은 저랑 인연이 없는건지 3번 구입하고 3번 모두 기증 & 분실 & 도난 당했습니다 -_-;;;

#44 - 하이브

2015 - 65위
2016 - N/A

2016년에 모습을 감추었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군요. 심지어 더 높은 순위로! 다양한 능력을 가진 벌레들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상대방의 여왕별을 포위하는 추상전략 게임이죠. 약 2년전에 다음과 같은 말은 한 적이 있습니다.

"2인 추상전략 하면 떠오르는 게임 중 하나인 하이브. 처음엔 정말 많이 했지만... 하다보니 수의 한계가 보입니다. 한번 전세가 밀리기 시작하면 좀처럼 역전하기가 쉽지 않아요. 상대와 실력이 대등하면 더 그렇구요. 가끔씩 하기엔 좋지만... 처음처럼 막 연구하고 고민하는 그런 열정은 사라진지 오래네요. 그래도 하자고 하면 재밌게 할 순 있습니다. 수많은 벌레들 좀 추가해주면 좋겠어요. 벌레 종류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자주 듭니다."

그런데 이 게임에 몰두하는 멤버가 생긴 이후로 자연스럽게 하이브 연구회가 생겼어요 (그래봤자 두명이지만). 게임이 끝나면 어느 부분이 문제였는지 짚어보고, 어떤 기물이 어느 타이밍에 효율적인지 분석하고, 특정 전략을 파훼하는 전략을 만들고, 그 전략을 또 파훼하는 전략을 짜내는 등 게임에 생기가 돌아왔습니다. 최근 '새로운 게임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라는 생각을 자주 하는 편인데요. 하이브가 그 생각의 심어준 결정적인 게임이었습니다. 이미 빛바랜 보석이라 생각했는데 다시 다듬고 닦아보니 제가 미처보지 못한 부분이 많았던거죠. 그 때부터 신작은 관심을 끊고 제가 가진 게임들에 더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어요.

선수가 굉장히 유리하다는 평이 많은데, 실제로 대회 통계를 보니 아마추어들은 선수와 후수가 거의 비슷비슷한 승률을 보이더라고요 (단, 마스터급 대회에선 선수가 확실히 좀 더 유리한 경향을 보입니다). 선수가 너무 유리하다고 느낀다면 3~4수를 두고 후수에게 진영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해보세요. 좀 더 밸런스가 맞습니다.

#43 - 라티스

2015 - N/A
2016 - N/A

루미큐브류의 타일놓기 게임이죠. 자신에게 주어진 타일을 가장 먼저 모두 털어내면 승리하는 게임입니다. 이 게임의 핵심은 보석과 바람패입니다. 타일을 놓았을 때 인접한 타일이 2개면 파랑 보석 1개를, 3개면 노랑 보석 1개를, 4개면 노랑 보석 2개를 주는데요. 이 보석들을 활용하면 추가 액션을 받으며 타일을 여러차례 버릴 수 있습니다. 바람패는 타일을 이리저리 밀어 공간을 확보하는 용도로써, 바람패와 보석을 잘 활용하면 한번에 5개를 털어버리는 콤보를 터뜨릴 수 있죠. 가족게임으로 참 좋습니다. 제 모임 멤버 중 라티스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분이 계시는데 모임 때마다 라티스를 찾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한가봐요. 루미큐브보다 머리가 덜 아프면서도 집중하게 만드는 게임이라 저도 굉장히 좋아합니다.

#42 - 잠보

2015 - 64위
2016 - 61위

잠보가 계속 상승세를 보이네요. 저는 2인 게임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그 중에서 잠보를 특히 좋아합니다. 매 턴마다 5개의 액션 포인트를 이용하여 내 도구를 개발하고, 상대방을 견제하고, 상품을 사들이고 판매하는 과정이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더군요. 카드만 숙지하고 있으면 게임의 속도도 빠른데다 이를 이용한 다양한 형태의 공방이 치열해서 좋아요. 특히 열심히 팔고 사고 팔고 사고 했는데 꼴랑 2~3원 벌었을 때의 허탈감. 그리고 그 과정을 보고 빵터지는 상대방을 보는게 정말 즐겁습니다. 잠보 2.0 이라고 불리는 아샨티도 있지만 저는 잠보로 만족합니다. 비슷한 게임을 두 개나 가지고 있을 필요는 없거든요. 참, 확장은 너무 많이 넣지 마세요. 덱 회전이 되질 않습니다.

#41 - 던전트위스터

2015 - 72위
2016 - 16위

으아닛 16위에서 41위로 폭락이라니...! 일단 게임 소개 후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볼까요.

-- 2016년 Top 100에서 발췌 --

던전 트위스터는 피규어를 이용한 체스라고 불릴 정도로 수읽기와 심리전을 요구합니다. 각 플레이어는 개성강한 몬스터들을 지급받고 2×4 형태의 보드의 끝에서 마주본 채 게임을 시작합니다. 게임 내내 몬스터는 서로를 죽이거나 / 상대방 진영 끝에 도달하여 던전에서 탈출해야 합니다.

개성 강하다고 말한 것은 단순한 능력치의 수치 차이가 아닙니다. 어떤 캐릭터는 던전의 비좁을 틈을 비집고 이동하거나, 일부 캐릭터는 던전을 회전(!) 시킬 수 있으며, 특정 캐릭터는 다른 캐릭터들이 지나갈 수 없는 곳을 가볍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캐릭터의 특성을 충분히 살려야 게임에서 이길 수 있죠.

전투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반지의 제왕 대결처럼 서로 전투 카드를 하나씩 골라 동시에 공개하는 방법이죠. 그렇기 때문에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선 필요없는 전투 카드를 소모해야 할 때도 있고, 상대방이 그럴 것임을 읽어내고 간신히 이길 정도의 카드를 내는 눈썰미도 필요합니다. 물론 상대방이 그것을 읽어내고 최고 강한 카드를 낼지도 모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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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별거 없습니다... 이렇게 재밌는데 아무도 나랑 안해줘요... 취향에 안맞는대요... 으앙...

추상전략과 테마게임의 사이에 애매~하게 위치한게 오히려 독약이 되었나봅니다. 판타지 게임을 기대한 사람들은 추상전략 냄새에 당황하고, 추상전략을 기대한 사람들은 서로 카드를 뽑아 힘을 비교한다는 점에서 테마게임의 냄새를 맡으며 당황하나봐요. 이 게임을 나와 함께 해줄 사람은 누구일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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