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부흥전쟁 디자인 및 워게임 작업의 진척사항
안녕하세요. 곰나루입니다. 간간히 근황을 업로드하고자 글을 끄적입니다.
먼저 백제부흥전쟁의 디자인에 대한 진척사항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위 지도는 제가 백제부흥전쟁에 대해 설명할 때마다 자주 꺼내고 있는 지도입니다. 하지만... 이 지도는 제 손에 없습니다. 윈도우가 터지며 함께 사라져버렸죠. 그래서 다시 만들고 있습니다. 지도를 만드는 노하우는 이미 충분히 익혀서 전에 하던 것을 그대로 답습하면 되는데, 관건은 역시 시간이네요 ㅠ
지도를 완성할 때까지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가안을 만들었습니다. 모 선생님의 추천으로 고지도를 활용하여 게임 지도를 만들고 있는데, 그 위에 게임에 등장할 지역과 경로를 설정했습니다.
현재 백제부흥전쟁의 중심 역사는 백제부흥운동(660년 백제부흥운동 시작 ~ 663년 백강전투)입니다. 만약 이 게임이 출품된다면, 훗날 추가 시나리오/확장 개념으로 백제멸망전(660년 7월 9일 황산벌 전투 ~ 660년 7월 18일 웅진성 항복)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백제멸망전과 백제부흥운동을 모두 감안한 소개임을 참고해주세요.
이상훈 선생님의 연구 결과에서 드러난 것처럼, 당나라가 맨 처음 덕물도*에 도착하고 신라가 이를 맞이한 다음 석두성*을 공격하였습니다. 석두성은 지금의 면천 인근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백제의 해상 보급창이 위치해 있는 성채였는데, 시작부터 이곳이 크게 당하면서 백제가 나당연합군의 동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덕물도: 인천광역시 옹진군 덕적도
*석두성: 당진시 면천면
이 지도는 신라군의 백제 침공 경로입니다. 신라군은 탄현*을 지나 황산벌*로 나아갔습니다. 개인적으로 보건대, 이상훈 선생님의 견해와 같이 김유신이 군을 나누어 각각 진례군*과 우술군*을 거쳐서 진격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탄현: 식장산 마도령
*황산벌: 논산시 연산면
*진례군: 금산군
*우술군: 대전광역시 회덕면
5만 대군이 하나의 길로만 진격하기에는 길목이 좁은 문제도 있고, 보급도 만만치 않기 때문입니다. 당연하지만 당시 보급은 수운을 적극 활용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하나의 길목만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게임 목적상 강을 활용한 작전이나 수운을 통한 보급 등을 구현하고자 노력해보고 있습니다.
또한 지도상으로는 편의상 한 길로 표시했으나, 게임에서는 신라군의 초기 배치에 변용을 주는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입니다. 신라군은 남천정*에서 남쪽으로 내려와 웅진성* 방면으로 공격을 가할 수도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서원*을 지나 우술군으로 들어가 황산벌로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이외에 군의 병목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진례군 방면에서 황산벌으로 나아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남천정: 이천시
*웅진성: 공주시
*서원: 청주시
또한 당나라군의 경우, 지도와 같이 기벌포*에서부터 진격을 시작하여 석성*을 거쳐서 사비성*으로 나아갈 수도 있습니다. 또한 석두성에서부터 진격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보령 일대에 당나라와 관련된 민간설화가 남았음을 생각하면, 보령 방면에서 곧장 사비성으로 진격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내용들은 백제멸망전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지금 디자인하고 있는 게임의 내용은 아니고, 훗날 추가 시나리오(확장?)로 등장할 부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기벌포: 서천군 장항읍
*석성: 부여군 석성면
*사비성: 부여군
이러한 내용을 소개한 취지는 제 게임이 단순히 역사를 그대로 따라가는 '재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 게임을 통해 당시 시대적인 상황에 가깝게 최대한 '구현'을 하되, 역사적으로 '가능성이 있을만한 사건'을 열어두고, 거기서 플레이어들이 색다른 경험과 즐거움을 느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디자인 하고자 한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백제부흥전쟁의 역사에 대한 지식 및 이해와 관심 및 흥미의 증진은 당연하게 따라오는 것이구요.
여기서부터가 본 게임인 백제부흥운동입니다. 백제부흥전쟁은 당나라의 소정방이 임존성*을 공격하면서 시작됩니다. 사비성과 웅진성이 함락되고 의자왕과 그 신하들이 모두 나당연합군에게 사로잡혔으나 지방에 있는 백제군들은 여전히 건재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임존성을 중심으로 백제의 잔존세력이 규합되기 시작하는데, 소정방은 그 기세를 꺾기 위해 공세를 감행합니다. 소기의 성과는 거두었으나 결과적으로 함락에는 실패하였고,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어 소정방은 귀국했습니다.
*임존성: 예산군 대흥면
소정방은 포로들을 압송하여 당나라로 귀국하면서 사비성에 1만여 명의 병사를 남겨두고 낭장 유인원으로 하여금 그곳을 지키도록 하였습니다. 이에 신라는 왕자 김인태와 7천여 명의 병사를 보내 합류하도록 하였죠. 백제부흥군은 소정방의 본대가 한반도를 떠나자마자 즉시 사비성을 포위하고 맹렬한 공세를 펼치기 시작합니다. 백제부흥군의 기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래의 전투에서도 나타나지만, 더욱 자세한 사항은 게임에 대해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 때 해보겠습니다.
마지막 지도는 신라의 장군 김품일의 대군이 두량윤성*을 공격하다가 패배하여 고사비성*으로 물러났을 때 백제부흥군이 이를 추격했던 상황을 나타낸 것입니다. 신라군은 군대를 둘로 나누었는데, 먼저 나아갔던 김품일 등의 부대가 빈골양*에서 대패하였고, 뒤에 따라나섰던 부대는 각산성*에서 백제군을 깨뜨리고 퇴각에 성공했습니다.
*두량윤성: 청양군
*고사비성: 정읍시 고부면
*빈골양: 정읍시 태인면
*각산성: 전주와 임실 사이?
이때 무열왕은 패배 소식을 듣고 크게 놀라서 장군 김흠순을 보내 구원하도록 하였는데, 복신은 백제부흥군을 이끌고 무려 가시혜진*까지 추격하였다가 되돌아갔습니다. 그야말로 백제부흥군이 기세가 어느정도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죠. 그러나 백제부흥군은 내부 분열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하고 약화되었고, 신라군은 사활을 걸고 끊임없이 백제와 전쟁을 벌이며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가시혜진: 고령군 개포리
마지막 백강 전투에서 왜국이 보낸 지원군만 3만여 명에 달했으나 결국 1천여 척에 달하는 백제-왜국 연합군의 함선은 모두 불에 타 사라졌습니다. 이후 백제부흥국의 국왕이었던 풍왕은 고구려로 급하게 도망쳐 망명했다가 고구려가 멸망하자 당나라로 끌려가 유배를 갔습니다.
더욱 자세한 역사, 그리고 그와 관련된 게임에 대한 이야기는 더 완성도를 갖춘 이후에 더욱 구체적으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현재 규칙서는 반절 정도 쓴 상황입니다. 목표는 2월 내로 완성하는 것이고, 조만간 있을 Zenobia Awards에 출품 예정입니다.
일각에서는 제 활동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고, 어떤 분들은 제가 실속은 없고 말만 거창하다며 뒤에서 비난하는 분들도 계시다는 것을 정말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저기서 관심을 끊지 않고 항상 많은 응원을 해주시는 분들에게 모두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거의 최면처럼 스스로 되뇌이는 말이네요 ㅎ.. "올해는 반드시 성과를 내고자 합니다."
아, 그리고! 여러 사주 어플을 보니까 올해는 제가 드디어 준비했던 것에 대한 결실을 맺는다고 하더군요! 당연히 믿을만한 것은 아니지만, 상당한 플라시보 효과가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ㅋ..
여기서부터는 최근 워게임 작업의 진척상황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
2020년부터 한국사 워게임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상당히 막연하게 도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2021년 중반 즈음에 멕시코에서 워게임을 디자인하고 있는 디자이너와 친해지게 되었고, 그 친구 덕분에 Zenobia Awards의 존재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 친구는 현재 8명만 뽑는 최종작까지 올랐고, 현재는 그 게임 출품이 확정되어 준비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2022년 Zenobia Awards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이유는 모르겠으나 개최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 게임을 무작정 출판사에게 컨택을 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게임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 Zenobia Awards에 출품한다면, 워게임과 관련된 출판사도 엄청 많이 개입하고 있는데다 여러 디자이너와 교수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 목표는 거기서 '사람들의 눈에 들어놓자'였습니다.
그러던 와중 2023년에 문의해보니 드디어 Zenobia Awards가 개최된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현재 초안만 만들어두었던 것에 박차를 가하여 완성시키고 있으며, 현재 진척상황으로 봐서는 별 문제 없이 제 계획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2.
현재 뜻이 있는 젊은 워게이머들을 모아 개별 워게임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디자이너, 시리즈, 출판사, 메커니즘 등 워게임 전반에 대한 정보글을 조직적이고 주기적으로 연재하고자 합니다. 현재 세이브 원고를 작성하기 시작했으며 3월부터 보드라이프와 다이브다이스 커뮤니티 등 각종 보드게임 커뮤니티에 관련 글을 게재할 계획입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워게임에 대한 정보를 얻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고자 하며, 보드게이머들에게 알려진 바와 달리 생각보다 워게임의 세계가 친숙하고 낮은 장벽일 수 있다는 점을 알려주고자 합니다. 더 뜻이 있는 워게이머가 또 있을지 물색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작성했던 워게임에 대한 윤리적 고찰처럼 해외 워게이머들의 담론이나 토론에 대한 번역도 해볼 계획입니다.
3.
일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워게임을 국내에 유통하기 위해 이것저것 정보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아마 지금 언급하고 있는 워게임 작업 중에서도 가장 늦게 실현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사안입니다. 현재 출판사와 직접 B2B 계약을 해야할지, 아니면 리테일 샵에서 주기적으로 수입을 해올 것인지, 또는 리테일샵과 계약을 할 수 있을지, 관세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어떻게 하면 더 값싸게 들여올 수 있을지 등... 여러가지를 폭넓게 파악하며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사실 관세 문제나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운영 방식 등은 좋은 서적들이 많아 어느정도 윤곽이 잡혔으나 아직 어떻게 하면 더욱 싸게 들여올 수 있을지에 대해 결론이 나질 않았습니다. 물론 많이 찾아보았기에 머리 속에 어느정도 기획안은 있지만, 계산을 아무리 해봐도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아직도 비싼 편입니다. 무엇보다도 기본적인 자금이 없으면 수입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지금은 준비 작업만 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뚜렷한 진척이 없는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습니다.
일단 여기저기 문의해보고 직접 책을 읽어보거나 관련 종사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칼럼 및 인터뷰를 읽으며 고민해보고 있습니다.
혹시나 해외 물품의 수입과 관련하여 정보를 잘 알고 계시는 분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가르침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4.
현재 Zenobia Awards에 게임을 출품하는 것과 더불어 가장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창업 공모전에 대한 준비입니다. 제가 Zenobia Awards에 출품하거나 해외 출판사와 교류하며 프로토타입을 보내달라고 제안을 받은 것들은 모두 워게임의 영역입니다. 모두가 다 아는 것처럼 국내의 워게임 시장은 협소하다 못해 없는 수준이라 국내에 워게임을 출판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워게임과 관련된 부분은 수입/유통을 제외하면 모두 해외와 연관을 짓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국내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올해 저의 가장 큰 목표는 역덕, 밀덕 등 워게임이나 역사 보드게임에 대한 잠재적 수요층을 시장으로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는 작년부터 역사 콘텐츠 제작 차원에서 준비했던 것인데, 창업 관련 공모전에 나서서 한국사 콘텐츠 제작을 위한 스타트업을 꾸리고 그에 대한 지원을 받고자 시도해볼 예정입니다. 조만간 콘텐츠 진흥원에서 공고가 올라올 예정이라 그것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창업 관련 공모전이 열리기를 기다리면서 국내에서 진행하고 있는 크라우드 펀딩 강연이나 스타트업 강의 등 다양한 것들을 신청해두고 여러 서적을 탐독하며 준비를 해두고 있습니다.
5.
뭔가 진척사항을 보면 거창해보이지만, 실상은 아직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되기 전입니다. 뭔가 문어발식으로 하나에 집중하지 못하고 여러가지를 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최소 1년에서 최대 3년 동안 준비해왔던 것을 올해에 한번에 푸는 셈이라 마냥 그렇게만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결국 이 글은 제가 이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정말 여러가지 시도를 해보고 있고,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탁드리고 싶어서 적어보았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또 근황글이나 백제부흥전쟁 디자인에 대한 설명글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