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밴쿠버 나이츠 후기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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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19 오전 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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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리뷰 슬럼프가 온 것 같군요. 쓰고 싶은 말은 많은데 표현의 한계에 부딪친 느낌이 듭니다. 고치고 고치고 또 고쳐도 좀 더 잘 설명 할 수 있었는데...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네요. 올리고 나서도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 계속 틈틈히 고치는 잠수함 패치(?)도 하고 있어요. 그러다보니 써놓고 마음에 안들어 1~2달을 묵혀놓는 일도 많네요.

좀 더 가볍고 즐거운 톤의 후기를 몇번 남겨보면 새로운 영감을 받지 않을까 싶어 후기를 남겨봅니다.

풍부한 한글 표현과 부담없이 술술 읽히는 글쓰는 방법을 배우려면 무슨 책을 읽는게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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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글룸헤이븐은 모임 내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남자 한정이지만요. 게다가 일부러 시나리오 책자에 있는 맵도 한번에 세팅하지 않고 일부러 탐험하는 느낌이 들도록 조금씩 조금씩 맵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마치 디아블로처럼 말이죠. 그러다보니 다들 몰입감이 높아진건 좋은데...

개성강한 사람들만 모여있다 보니

"딜은 안하고 돈 줍느라 바쁜 탱커"

"내 돈 안남기면 힐 안주겠다고 협박하는 힐러"

"딜 & 함정해체 & 돈도 못 주워 팀원들에게 <넌 왜 거기있냐>는 소릴 듣는 도둑"

"제일 레벨이 높은데 전방을 뺏겨 뒤에서 쓸데없이 장애물 만들고 부수며 경험치 모으는 리더"

이런 헬팟(...) 이 만들어져 시나리오 하나도 너무나 버겁게 깨고 있습니다. 뭔가 조별과제 하는 느낌이예요. 덕분에 즐거워하면서도 정신적으로 상당한 피로감을 느낍니다.

아발론 같은 추상전략은 모임에서 좀처럼 돌아가지 않는 비운의 게임이지만 저희 모임에선 다릅니다. 추상 전략을 좋아하는 사람이 몇 있기 때문에 의외로 자주 돌아가요. 아무래도 경험이 제일 많은 제가 그나마 승률이 높은 편이죠 (최근엔 산토리니에서 패패패를 기록중이지만...). 어쨌든 경험자의 눈으로 초보자들의 게임을 보고 있으면... 예상외로 엘클라시코 매치급 긴장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한명이 치명적인 악수를 터뜨리는걸 보고 뜨악!! 하고 속으로 놀라는 것도 잠시. 그 악수를 무시하고 또 다른 악수를 두는 상대편을 보며 뜨악!!! 하고 또 놀라거든요. 이렇게 번갈아가며 실수를 하는걸 보면 제가 다 정신적으로 피곤해져요 ㅋㅋㅋㅋ 졸전(?)이 끝나면 둘은 뿌듯한 표정을 지으며 "아주 멋진 게임이었어" 이러는데, 옆에서 다른 게임하다가 빵 터지는 일이 가끔 있습니다.

아콜도 생각보다 자주 돌아가는 게임중 하나입니다. 좀 더 긴장감 있는 게임을 위해 "드래프트 룰로 하자"고 제안해도, 쿨한 우리 멤버들은 "귀찮다. 그냥 줘라. 무슨 카드를 받는가도 실력이다. 알아서 살아남아라. 나약한 플레이어는 게임에서 탈락할 뿐이다." 라고 말하며 그냥 합니다. 이번 판은 똥패 + 다른 플레이어들의 쉴새없는 견제로 인해 뒤에서 2등을 하는 굴욕을 맛보았네요. 다들 실력과 견제가 늘어가다보니 평균 점수가 낮아지는 기묘한 현상을 보이고 있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잉카의 황금은 최근에 처음 알려준 게임인데요. 다들 빠질거라면서 계속 동굴을 탐험하거나, 계속 탐험한다면서 스르륵 빠져나가는 식으로 야부리를 잘 털더군요 ㅋㅋ 이런 야부리(?) 요소를 잘 모르는 사람들과 하면 재미가 급감하는 게임인데, 우리 멤버들은 이런 게임이 잘 맞나봐요.

웨어워드는 우리 모임에서 가장 자주 돌아가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게임을 하다보면 시어/늑대인간의 여부는 둘째치고 사상검증이 들어가기 시작해요. 시장(문제 출제자)이 생각하는게 나와 같은가?를 중점으로 보기 시작하죠. 하다보면 정답이 지구인데 "집에 있느냐" 라는 질문에 '지구본이 있으니까 있다고 할 수 있다'며 Yes 를 주거나, 정답이 금성인데 "하늘에 있느냐"는 질문에 '우주에 있으니까 하늘은 아니다' 라며 No를 주기도 합니다. 정체가 공개되면 '왜 이딴 식으로 대답하느냐' 며 실랑이를 벌이죠. 주로 게임을 던진 시장. 시장의 뻘소리 때문에 당황하며 도움을 못 준 천리안. 그리고 감조차 못잡은 마을사람들 순서로 욕을 먹습니다.

언제나 게임이 끝나면 결론은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 예요.

슬루스 또한 거의 매번 돌아갈 정도로 인기 있는 게임입니다. 이런 추리게임은 취향이 크게 작용하는 편인데, 신기할 정도로 우리 멤버들은 전부다 이런 게임을 좋아하네요.

저는 게임을 할 때 굉장히 수다를 많이 하는 편인데요. 질문을 했을 떄 "없어요" 같은 망한 대답이 돌아와도, 침착하게 "고맙습니다. OO씨의 그 대답이 사건 해결에 큰 도움이 될거예요." 라거나 "그럴 줄 알았습니다. 이미 예측한 범위 내의 대답이군요." 혹은 "역시 그렇군요. 이미 사건은 해결되었다고 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등 쉴새없는 드립을 던집니다. 물론 모임장이라고 개그를 받아주거나 하진 않아요. 다들 자기 추리시트만 쳐다보며 무시합니다. 그래도 언젠가 받아줄거라 믿으며 꿋꿋히 드립을 던집니다. 물론 승률은 최하위군요.

음~~~~~ 후기를 다 썼지만 역시 뭔가 영감을 받진 못했습니다. 역시 글쓰기의 비결은 그냥 꾸준히 쓰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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