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 - 클랭크! 리뷰 : 본격 덱빌딩 어드벤처 게임!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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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13 오전 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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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16년

게임 타입 : 덱빌딩, 던전탐험

플레이 타임 : 30-60분

플레이 인원 : 2-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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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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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덱빌딩이 아직 살아있다는 걸 알린 게임, 클랭크!를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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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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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작성해놓고 깔~~끔하게 날려먹었습니다.... 제 멘탈도 함께 날려먹어서 오늘 중으론 복구 불가입니다... 크윽 ㅠㅠㅠㅠ

클랭크!가 어떤 게임인지 대강 아시는 분들은 바로 감상으로 넘어가도 괜찮습니다만... 클랭크!가 무슨 게임인지 전혀 모르시는 분들은 복구할 때까지만 불꽃손님의 클랭크 설명을 봐주셔요... 제가 본 클랭크 설명 중 가장 꼼꼼히 잘 설명한 글입니다.

http://boardlife.co.kr/bbs_detail.php?bbs_num=7631&tb=community_post&id=&num=&pg=&game_id=7326&start=&b_category=&game_category=

보신 분들은 불꽃손님에게 추천이라도 하나씩 남겨주셔요... 그럼 감상으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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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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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미니언을 시작으로 폭풍처럼 번져나간 덱빌딩. 카드를 이용한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이 시스템은 어센션, 썬더 스톤, 탄토 쿠오레, 스타렐름즈, 슈퍼마더로드 등 수 많은 인상 깊은 게임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물론 탄토 쿠오레는 조금 다른 의미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요 -_-;) 다만 덱빌딩 특유의 개성이 너무 강해서인지 무슨 게임을 해도 비슷하다는 느낌을 주더군요. 저 역시 짧은 기간 동안 너무 많은 덱빌딩을 접해서인지 일종의 피로현상을 느끼고 덱빌딩 게임엔 거의 좋은 평을 주지 않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제 콜렉션에도 도미니언 / 스타 렐름즈 / 슈퍼마더로드 / 클랭크! 를 제외하곤 덱빌딩을 쓰는 게임이 없을 정도니까요.

어쨌든! 오늘 리뷰할 클랭크! 또한 덱빌딩을 주 시스템으로 채택했는데요. 이 게임은 어땠는지 장단점을 통해 이야기 해봅시다.

1. 다른 느낌의 덱빌딩

지금까지 나온 많은 덱빌딩 게임은 도미니언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좋은 카드를 산다. 그 카드로 더 좋은 카드를 산다. 그 카드로 점수를 얻는다’는 패턴의 반복이었죠. 승리를 향한 공식이 너무 깔끔하고 이해하기 쉬워서인지, 이 방법을 따라하는 게임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비슷한 게임 속에서 관심을 받지 못한 채 사라진 게임이 대부분이었죠. 저만 해도 덱빌딩의 정의를 내림과 동시에 정점을 찍어버린 도미니언 대신 다른 덱빌딩 게임을 즐겨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하는 일이 종종 있었으니까요.

클랭크! 에도 덱빌딩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5장을 뽑아 사용하고 새로 5장을 뽑는 도미니언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죠. 그러나 클랭크! 는 덱빌딩을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며 차별화를 시도했어요. 바로 플레이어들에게 폭 넓은 선택의 자유를 주었지요.

일반 덱빌딩에선 플레이어에게 구체적인 행동을 지시합니다. 카드를 뽑고, 버리고, 바꾸는 등 카드가 지시하는 것을 따르면 되죠. 이러한 능력을 잘 조합하여 가장 이상적인 덱을 만드는게 목표죠. 그렇다 보니 플레이어의 의지가 반영되는 곳은 ‘어떤 순서로 카드를 사용하는가’ / ‘무슨 카드를 구입하는가’ 정도로 제법 제약이 있는 편입니다.

그러나 클랭크! 에 있는 덱빌딩은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을 늘어놓을 뿐 최종적인 결과는 캐릭터(플레이어)의 행동에 달려있습니다. 카드가 주는 혜택(이동/공격/돈)으로 이리저리 던전 속을 누비고, 아이템을 구입하며, 몬스터를 두들겨 패고 다니는 일련의 과정 말이죠. 다른 덱빌딩 게임처럼 어떤 카드를 사오느냐도 대단히 중요합니다. 그러나 안전한 플레이 & 과감한 플레이 사이에서 어떻게 캐릭터를 조종하느냐가 훨씬 중요해요.

똑같은 덱을 주더라도 결과는 천차만별 입니다. 지나치게 소극적인 플레이는 훌륭한 덱을 만들어놓고도 100% 활용하지 못하는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무모함은 캐릭터를 사망에 이르게 하며 덱을 무용지물로 만듭니다.

클랭크!에서 덱을 만드는 과정은 그저 캐릭터를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한 보조도구일 뿐이예요. 게임을 결정하는건 플레이어의 판단력이 더욱 큽니다. 그 점이 대단히 흥미로웠어요.

2. 독특한 형태의 눈치싸움

일반적으로 덱빌딩은 혼자 하는 게임이란 인상을 줍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게임을 하며 ‘인터액션이 없다’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요. 사실 덱빌딩 게임엔 상당한 인터액션이 숨어있습니다. 직접적으로 보이지 않을 뿐이죠. 상대방이 구입하는 카드를 보며 전략을 예측하거나, 상대방의 전략을 카운터 칠 수 있는 카드를 구입하거나, 준비가 되자마자 승점을 구입하며 게임 종료를 앞당기며 상대방의 행동에 압박을 가하는 것도 인터액션 입니다. 눈치싸움이라는 조금 다른 이름으로 불릴 뿐이죠.

클랭크!에도 이러한 인터액션(눈치싸움)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조금 다른 형태로 존재해요. 도미니언 같은 게임이 상대방이 구입하는 카드를 보며 승부의 타이밍을 재야 한다면, 클랭크는 상대방의 물리적인 위치와 행동 패턴을 관찰하며 승부 타이밍을 봐야 합니다.

상대방이 열심히 지하로 내려가는걸 보고 한동안 탐험하느라 바쁠거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숨겨진 토큰만 뒤집고 다니는 플레이어를 보며 당장엔 상점엔 관심이 없으니 당장 물건을 사재기 할 필요는 생각할 수도 있죠. 상대방이 돈을 묵묵히 쌓아두는걸 보고 아이템을 모조리 쓸어갈거라 예측하고 필요한걸 미리 사 둘 수도 있습니다. 혼자 이곳 저곳 누비던 플레이어가 시작지점으로 슬금슬금 움직이기 시작하면 긴장해야 하죠. 언제 게임을 끝낼지 모르니까요. 미칠듯이 카드를 구입하며 용의 분노를 일으키는 플레이어를 보며 죽기전에 탈출해야겠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클랭크!에는 서로 치고 받는 직접적 인터액션이 없을 뿐, 다양한 형태의 눈치싸움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 눈치싸움은 다른 덱빌딩 게임보다 훨씬 풍부하게 들어있어요. 기존 덱빌딩이 가진 혼자하는 느낌이 싫었다면, 클랭크는 좀 더 나은 재미를 안겨 드릴 겁니다.

3. 재밌는 운의 장난

클랭크!의 가장 큰 특징을 하나 고르라면 바로 용의 분노가 아닐까 싶습니다. 플레이어들은 던전 속을 돌아다니며 필연적으로 소리를 내게 됩니다. 소리를 낼 때마다 이 소리 큐브는 용 이벤트가 발동할 때 모두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 현재 용의 분노수치 만큼 다시 뽑혀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운의 장난이라고 해야할까요? 소리 큐브가 많이 들어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반드시 불리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언제나 확률은 우리를 배신하는 법. 6개 넘게 넣은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데, 1~2개의 큐브만 넣은 사람들만 게속 피를 보는 일이 꽤 자주 일어납니다.

당연히 잔뜩 들어간 내 소리 큐브가 뽑히면 억울하지나 않습니다. 1개 넣었더니 그게 뽑혀나오고. 2개 넣었더니 2개 뽑혀나오고, 이번엔 아무것도 안넣었는데 아까 넣은게 또 뽑혀나오면(…) 정말 돌아버리죠. 정작 시끄럽게 우당탕탕 돌아다닌 사람은 방글방글 웃으며 열심히 돌아다니는걸 보면 기가 막히고 어처구니가 없어요. 덕분에 게임의 분위기는 확 끓어오르죠. “왜 온갖 소리를 내는 저 놈은 안죽고 우리만 피해를 보냐”며 탄식이 오가고요.

이런 운의 요소가 초보와 고수의 벽을 낮춰주는 역할도 하지만 게임의 긴장도를 높히는 역할도 합니다. 클랭크에 덱빌딩이 없었더라도, 이 독특한 시스템 때문에 클랭크!는 자기만의 영역을 확실히 구축했을거라 생각합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요소였어요.

자, 그럼 클랭크의 단점에 대해 알아봅시다!

1. 정신없는 게임 진행

도미니언류의 덱빌딩 게임에 비해 진행이 조금 정신없고 난잡하다는 인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클랭크! 특유의 진행 방식 때문인데요.

도미니언이 ABCD(Action, Buy, Clean up, Draw) 라는 일정의 흐름을 가지고 있어 전체적인 플레이가 빠르고 깔끔하다는 느낌을 주는 반면, 클랭크!는 그러한 흐름이 전혀 없습니다. 플레이어가 하기 나름이죠.

예를 들면 이동해서 -> 몬스터를 잡고 -> 다시 이동하다가 -> 잠시 카드를 사고 -> 카드를 사기 위해 내려놓은 카드로 인해 -> 아까 사용한 카드에 또 다시 추가 효과가 붙고 -> 이 추가로 인해 발생한 효과를 적용하고 -> 적용된 효과를 통해 한번 더 이동하고 … 이렇게 이동 / 공격 / 구입이 일정한 흐름 없이 자유롭게 이뤄집니다.

이러한 자유로운 행동 순서는 던전을 효율적으로 돌아다녀야 하는 플레이어들에게 많은 고민거리를 안겨줍니다. 사실 굉장히 좋은 장점이죠. 그런데 한쪽에서 조금씩 늘어지기 시작하면 사람을 꽤 피곤하게 만들기도 해요.

도미니언에서 상대방이 어느 단계를 진행 중인지 시각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끝나갈 무렵에 내 차례를 준비할 수 있죠. 그런데 클랭크!에선 언제 상대방의 차례가 끝날지 감을 잡기 어렵습니다. 한참 하길래 곧 끝날 줄 알고 “내 차례니?” 하고 물었더니, “아! 아직이야. 이 효과로 인해 카드를 또 살 수 있어! 음~ 뭘 살까~” 하고 고민하는 플레이어를 보면 한숨이 나오죠. 이러한 문제는 플레이어들이 게임에 익숙해질 수록 점점 사라지지만 역시 상대방이 어느 차례를 진행하고 있는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대기시간의 체감도가 확실히 달랐습니다.

그나마 다행인건 여기저기 종료조건을 앞당기는 요소가 많아 게임이 질질 늘어지진 않는다는 점이예요.

2. 지나치게 강한 운 & 인터액션의 요소

도미니언에도 운의 요소는 존재합니다. 콤보를 내려고 사둔 카드들이 제각기 따로 놀 때. 필요한 카드가 덱의 가장 쓸데없는 부분에 놓여있을 때가 대표적이죠.

그런데 클랭크에는 몇 단계 더 강한 운의 개입이 존재합니다. 일단 도미니언과는 달리 구입할 수 있는 카드가 매 라운드마다 시장에 보충되는 방식이기 때문에, 내가 똥 카드(…)를 구입하며 시장을 비워버리면 상대방은 때 마침 나온 좋은 카드만 구입하며 ‘땡큐!’를 외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도미니언처럼 모든 카드 후보가 공개된 상태에서 구입하는 방식에 비교하면 상당한 불공평함이 발생할 수 있지요.

게다가 위에서 말했 듯, 나의 큐브만 계속 뽑히며 억울하게 피해를 입는다던가, 조용한가 싶더니 엉뚱한 사람이 갑자기 던전 입구쪽으로 움찔움찔 움직이며 간을 본다던가, 누군가 작정하고 용 이벤트를 발동시키며 모두에게 트롤링을 시전한다던가 하는 예기치 못한 행동들이 내 플레이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서로 꺅꺅거리며 재미난 덱빌딩 게임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은 이런 요소가 클랭크!가 가진 멋진 매력으로 다가오겠지만, 덱빌딩을 즐기는 사람 중엔 덱을 깎아내고 깎아내며 가장 이상적인 덱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후자라면 클랭크!는 효율성을 따지는 전략적인 게임보단 운에 좌지우지 되는 아주 가벼운 게임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네요.

기대치로 따지면 클랭크!는 하위권에 속하는 게임이었습니다. 덱빌딩 피로감 때문인지 마음 한켠에 자리 잡은 선입견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더군요.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 실제로 클랭크!를 접했을 땐 생각보다는 괜찮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생각보다는요.

덱빌딩 특유의 정신없는 카드 소비 때문에 챙겨야 할 것도 제법 되었고, 매 차례마다 시장에 깔린 카드가 달라지기 때문에 구입에 대한 제약이 많은 것도 제 취향엔 잘 맞지 않은게 컸습니다. 도미니언에선 내 입맛에 맞추어 카드를 구성할 수 있었는데 클랭크는 주어진 것 중에서 골라먹어야 하는 답답함(?)이 있더라고요.

그러나 용의 분노가 터지며 엉뚱한 사람들이 으억! 하고 죽어 나가는걸 보거나, 일부러 카드를 마구 사들이며 용의 분노를 발동 시키며 사람들을 괴롭히고(네, 위에 언급된 트롤러가 접니다 -_-;), 이것저것 줍고 다니며 던전을 돌아다니는 과정은 재밌더군요. 점수를 따낼 수 있는 루트가 다양한 것도 좋았습니다. 아이템이란 요소를 통해 갈 수 없는 곳에 가거나, 여분의 보물을 들고 다닌다던가 하는 점도 좋았으며, 아이템을 독점하여 나 혼자 콧노래를 부르며 아이템을 쓸어담는 과정도 좋았어요.

제 아쉬움은 거의 덱빌딩이란 장르 자체에서 오다보니, 게임을 하면서 구태여 덱빌딩어야 했을까? 싶은 생각이 조금 들었습니다. 덱빌딩이 없더라도 클랭크! 만의 매력이 가득한 요소가 대단히 많았거든요. 특히 용의 분노요. 이것 하나만 바라보고 게임을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가장 마음에 드는 시스템이었습니다. 아마 덱빌딩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를 이용했다면 클랭크!에 대한 호감도가 더 높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장점과 단점이 서로 상쇄되며 제겐 “괜찮은 게임이다” 정도의 인상만 남았습니다.

진지한 멤버가 많은 그룹보단 가볍고 분위기를 확확 띄워줄 수 있는 재미난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그룹에 추천합니다. 도미니언이나 다른 덱빌딩처럼 정갈한 느낌으로 플레이 하는게 아니라, ‘죽어라! 쓸어라! 담아라!’ 하고 공격적으로 던전을 탐험하며 죽음도 불사하는 자세로 게임을 즐기세요. 그래야 클랭크!를 제대로 즐긴다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블로그 : https://www.raccooncave.com/cl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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