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 - 러브레터 프리미엄 : "팔도비빔면 같은 게임"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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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9-7 오전 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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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16년

게임 타입 : 플레이어제거, 카드게임, 마이크로게임, 추리

플레이 타임 : 20-30분

플레이 인원 : 2-8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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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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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 게임을 정의함과 동시에 정점을 찍은 유명한 보드게임 러브레터. 오늘은 러브레터 프리미엄을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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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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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 프리미엄은 러브레터와 동일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카드 한장을 무작위로 게임에서 제거한 뒤 카드를 한장씩 나눠 받습니다. 각 플레이어는 자신의 차례가 되면 카드를 한 장 뽑고 손에 든 두 카드 중 하나를 내려놓으며 능력을 반드시 사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반복하다 혼자 살아남으면 1점을 획득합니다. 만약 덱이 다 떨어졌는데 여러 명의 생존자가 살아있다면 손에 든 카드의 숫자를 비교하여 높은 쪽이 승리합니다.

5인 이상이 되면 규칙은 유지한 채 새로운 역할을 덱에 포함하게 됩니다. 그 역할은 다음과 같습니다.

9. 주교
주교를 버리고 숫자 하나를 호명하면서 플레이어 한 명을 선택한다. 그 플레이어의 손에 그 숫자가 있으면 1점을 획득한다. 단, 라운드 종료시 카드를 비교할 때 공주(8)가 주교를 이긴다.

7. 황제후
다른 사람과 카드를 비교한다. 숫자가 높은 쪽이 사망한다.

6. 치안총감
라운드가 끝났을 때 치안총감 카드를 이미 버린 상태라면 1점을 획득한다.

5. 백작
라운드가 끝났을 때 손에 든 카드의 가치를 +1 한다.

4.아첨꾼

플레이어를 한명 선택한다. 한 명 이상의 플레이어를 선택하는 효과의 카드가 사용되면 선택된 플레이어는 반드시 대상이 되어야 한다.

3. 남작부인
한 명 또는 두 명의 다른 플레이어들의 손패를 본다.

2. 추기경
두 플레이어의 카드를 바꾸고 한 장을 본다.

0. 광대
라운드에서 승리할 것 같은 플레이어를 선택한다. 그 플레이어가 라운드에서 승리하면 1점을 획득한다.

0. 암살자
경비병이 암살자를 손에 든 플레이어를 지목하면 숫자에 상관없이 경비병이 대신 죽는다. 지목된 플레이어는 암살자를 버리고 카드를 새로 뽑는다.

승자가 정해지면 새로운 라운드가 시작됩니다. 이렇게 반복하여 4점을 먼저 얻는 사람이 게임에서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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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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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러브레터 리뷰를 쓰며 ‘장바구니에 넣어야 할 첫번째 보드게임’이라고 평가를 했습니다. 저렴한 가격, 2-4인을 커버하는 범용성, 짧은 플레이 시간, 쉬운 규칙, 다양한 변수, 작은 부피 등 16장의 카드만으로 상당한 재미를 불어넣은 작품이거든요. 개인적으로 배트맨, 반지의 제왕, 어드벤처타임, 크툴루 같은 어울리지 않는 테마를 씌우며 계속 팔아대는 마케팅 방식을 보며 눈살을 찌푸리지만 그만큼 인기 좋은 게임이니 가능한 것이겠죠.

예전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저는 기본판(빨간 주머니 혹은 일본판)을 정도(正道)로, 나머지는 사도(邪道) 쯤으로 보고 있는데요. 오늘 리뷰 할 러브레터 프리미엄은 정도도 사도도 아닌 꽤나 색다른 인상을 받았습니다. 장점과 단점을 살펴보죠.

1. 8인까지 지원!

러브레터는 팔도비빔면 같은 게임입니다. 비빔면을 먹으려고 한봉지 끓여보면 ‘…한 개는 좀 부족한데’ 하는 생각이 들죠? 러브레터도 마찬가지 입니다. 4명까지 게임을 즐길 수 있으니 얼핏보면 충분하다는 인상을 주지만, 실제로 해보면 ‘1~2명쯤 더 들어가도 괜찮지 않아?’ 하는 생각이 들곤 해요. 공격할 대상이 더 많아지고 혼란이 가중되니 훨씬 재밌을거 같죠.

팔도비빔면이 한정판 1.2인분을 출시한 것처럼, 러브레터도 팬을 위해 카드를 듬뿍 넣어주며 허용 인원 수를 크게 늘렸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 하나만 있으면 언제나 2-4인 기본 러브레터를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러브레터를 하고 싶은 사람이 더 늘어나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 폭 넓은 범용성을 가지게 되었죠. 그러나 똑같은 역할의 갯수만 늘린게 아니라 다양한 특색있는 역할을 만들어 게임에 변화를 주게 됩니다.

2. 다양한 역할

새로 추가된 역할을 살펴보면 기존의 역할을 살짝 비튼 것과 독창적인 것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남작과는 반대로 카드가 낮은 사람이 승리하는 황제후, 카드 한장을 볼 수 있는 사제와 달리 두장까지 볼 수 있는 남작 부인, 카드를 교환하는 왕을 살짝 비틀어 다른 사람들의 카드를 교환하게 만드는 추기경. 이런 역할은 기존의 카드를 조금 더 좋게 개량하거나, 개량하되 나름의 불리함을 안도록 밸런스를 조정했지요.

다른 사람을 강제 선택하게 만드는 아첨꾼, 경비병을 역공격 할 수 있는 암살자, 라운드의 승자를 찍을 수 있는 광대, 라운드 종료 시 손패의 숫자를 증가시키는 백작 같은 카드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담고 있습니다.

러브레터에서 나올 수 있는 역할이 총 집결 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각 역할은 다양성과 매력적인 면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카드가 섞이면 게임이 어지러워지고 복잡해질 법도 한데 생각보다 그렇지 않았어요. ‘한장 뽑고 한장 쓴다’는 규칙을 철저하게 지키면서 카드에 다양한 조건을 달지 않았기 때문이죠. 덕분에 기존 러브레터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한 차원 더 높은 혼란/예측/공방을 안겨줍니다. 기존 역할의 존재감을 모조리 싹 지워버릴 정도로 멋진 카드가 많아서 정말 즐거웠어요.

3. 훌륭한 품질

사진만 보아도 알 수 있죠? 자석 뚜껑, 붉은 트레이, 타로 사이즈의 카드, 하트 모양의 토큰, 게다가 슬리브도 동봉 되어있습니다. 그야말로 갓-품질이라는 말이 아쉽지 않을 정도예요.

자, 그럼 러브레터 프리미엄이 가진 단점에 대해 알아봅시다.

1. 팔도비빔면의 정신을 계승하다(?)

위에서 러브레터는 팔도비빔면 같다고 표현 했습니다. 재밌게도 러브레터 프리미엄은 팔도비빔면이 가진 단점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어요. 바로 1개를 먹자니 약간 모자라고 2개를 먹자니 배가 부른 악마의 딜레마 입니다 -_- 그 악마의 딜레마가 러브레터 프리미엄에 숨어있어요.

러브레터가 마이크로 게임으로 대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간단한 규칙도 있지만, 15분 내외로 끝나는 간단한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4명이 게임을 즐길 때 최대 13판을 플레이 해야 승부가 결정 됩니다. 말이 13판이지 정말 순식간이죠. 그런데 5명이 되는 순간 최대 16판을 해야합니다. 6명이 되면 19판, 7명은 22판… 이렇게 3판씩 늘어나죠. 별거 아니지 않냐고요?

인원이 문제가 아니라 사용되는 카드의 수가 문제입니다. 5명이 되는 순간 16장의 카드가 30장이 넘는 덱으로 바뀌거든요. 덕분에 라운드가 종료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큰 폭으로 증가합니다. 기존 러브레터에선 초반에 탈락하더라도 잠깐만 기다리면 다시 참전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프리미엄에선 초반에 죽어버리면 30장이 넘는 카드가 소진 될 때까지 구경하고 있어야 하는 일이 많아요. 순서 한번 못잡고 순식간에 사망하는 일이 종종 벌어지는 러브레터에선 꽤 치명적이죠.

아무리 봐도 5명… 많게는 6명까지가 적정 인원입니다. 러브레터의 짧고 강렬한 플레이가 좋았다면 프리미엄 구매는 조금 생각해 보세요. 그냥 러브레터를 즐기자니 특수 역할이 빠지는 것과 적은 인원이 아쉽고, 인원과 역할을 대폭 늘리자니 게임 시간이 대폭 늘어나서 더 이상 마이크로 게임이 아니게 되는 딜레마가 생깁니다. 이런 악마의 딜레마는 팔도 비빔면으로 충분하다면 프리미엄은 구매하지 않으시는게 좋습니다.

2. 타로 사이즈

러브레터가 대성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높은 휴대성 입니다. 특히 빨간 주머니에 담긴 러브레터는 청바지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정말 부피가 작아요. 그렇다보니 어디든 들고 다니며 러브레터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야금야금 주위 사람들을 보드게임의 세계로 데려오기도 했고요. 특유의 예쁜 주머니는 선물용으로도 아주 좋았죠.

그런데 박스가 화려해지고 카드가 조금 커지며 이 휴대성이 모두 날아갔습니다. 물론 어딘가에 들고 다닐 수 있긴 하지만, 게임성 & 휴대성으로 승부를 보는 러브레터에게 있어 이런 커다란 부피는 상당한 단점이 되었죠. 만약 잦은 이동을 해야하거나 짬짬히 돌아가는 마이크로 게임에 공간을 할애하고 싶지 않다면, 프리미엄보다는 기본판이 훨씬 적합하다고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재밌게 즐겼습니다. 자꾸만 경비병으로 나를 노리는 사람에게 암살자로 카운터를 먹이거나, 높은 숫자인 황제후로 더 높은 숫자의 사람을 찾아 죽이거나, 광대 카드로 승리할 것 같은 사람을 예측 했을 때 등 빵 터지는 경험이 훨씬 많았어요. 기존에 존재했던 미묘한 카드 (대표적으로 나와 카드를 교환하는 왕)가 다른 카드와 함께 쓰이며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내는 점도 좋았습니다. 6인부터는 게임이 다소 길어진다는 인상을 받았지만 5인까지라면 충분히 먹힐만한 좋은 게임인 것 같습니다.

러브레터가 있는데 프리미엄을 사야 하느냐? 하는 질문엔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러브레터를 즐기는 이유가 짤막한 시간 동안 즐기기 위함인가? 러브레터를 즐기는 이유가 초보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함인가? 기존 러브레터에 아쉬움이 없는가?” 세 질문 모두 ‘예’ 라고 대답하신다면 프리미엄은 패스하세요. 그저 품질 좋은 비싼 러브레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블로그 :: https://www.raccoonca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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