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여왕 혹은 버진퀸 13년 12월 14일 게임 후기

초코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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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3 오후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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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보니 후기를 제대로 적지 못해 이렇게 늦게나마 적게 되었네요. 그래서 그때의 기억이 많이 사라져 버렸답니다. 정말 이 게임은 사람의 성향과 인원수에 따라 게임의 양상이 많이 변해서 좋네요. 할때마다 다른 양상이 보이니 말이죠.

2:30분부터 시작이지만 눈이 내려서인지 제가 도착했을때는 아무도 오지 않으셨더군요. 좀 기다리니 하텔슈리님이 오셨습니다. 인사를 나눈 후 다른 분들이 언제 오시나 기다리면서 게임 셋팅에 들어갔습니다. 다만 제가 워낙 이 게임을 안한지가 1년 가까이 되어서 거의 백지상태에서 다시 시작하게 되었네요. 그래서 그렇게 못난 플레이를 하게 되었나 봅니다.

이번엔 붉은 남작님이 오셨습니다. 키 크고 덩치가 있으신 분이더군요. 반갑게 인사드리고, 세리님이 오실때까지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게임을 준비했습니다.

세리님이 지하철의 연착으로 인해 늦게 도착하셔서 4시부터 시작하게 되었네요. 세리님은 키 크고 잘생기신 분이더군요. 나이도 젊으신 것 같구요.

원래는 5인을 예상했는데, 한분이 오시지 않아 4인으로 하게 되었네요. 4인에서는 신성로마제국은 중립, 오스만 제국은 한 플레이어가 맡아서 운영하게 됩니다.

국가 카드를 랜덤으로 골라 선택하게 되니 각 플레이어가 맡은 국가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텔슈리 : 잉글랜드, 오스만 제국

붉은 남작 : 프랑스

초코벌레 : 에스파냐(스페인)

세리 : 신교/네덜란드 공화국

이번 버진퀸 모임은 초코벌레 게임 참여 역사상 가장 무기력하게 운영한 참혹한 흑역사라 생각되는 플레이 기록입니다. ㅠ.ㅠ 아! 얼마나 창피한지 난 워게임 소장할 사람이 아니야! 라고 생각할 정도였다니깐요. ㅜ.ㅜ

사진1 <각 국가 셋팅 모습>

처음엔 하텔슈리님이 전체적인 게임 진행에 대해 설명합니다. 워낙 방대한 내용을 설명하다보니 시간이 오래걸리기에 정말 간단한 것만 알려주려고 노력했네요. 나머지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알려주면 될것 같다고 합니다. 세리님은 특히 버진퀸과 here i stand 까지 소장하고 있었지만 게임 방법을 몰라서 이번에 참여해서 배우려고 했는지 많이 물어보았네요.

첫턴에서는 각자 병력을 이동시키고, 외교를 진행했는데, 이번에 모인 분들이 다들 소극적인 스타일이다보니 생각보다 외교가 많이 벌어지지 않게 되었지요. 저도 소극적인 모습이라 결혼만 진행시키고, 외교턴 끝. 버진퀸은 외교가 게임의 핵심인데, 이걸 간과해서 그런지 훗날 초코벌레의 에스파냐 제국의 몰락의 단초가 됩니다.

사진2 <1턴 진행 중 신교 등장>

각자 턴을 진행하던 중 세리님이 하텔슈리님의 조언에 따라 프랑스 라로셸에서 신교 독립을 선언했습니다. 신교의 근거지가 생기며, 그 지역에 신교 세력이 나타납니다. 붉은 남작님은 병력을 모아 신교의 근거지를 공략하려 준비하네요. 프랑스 장군 몽모랑시가 병력을 이끌고 라로셰을 지키는 신교 장군 콜로니를 공격합니다.

그동안 잉글랜드는 신대륙 탐험을 개시했으며, 해적질을 하기 시작합니다. 에스파냐는 미리 알고 순찰선이나 요새를 신대륙에 배치해야 하는데, 너무 늦어져 해적질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네요.

사진3 <턴 진행 중 지중해에서 오스만 제국의 준동>

특히 지중해에서 오스만 제국을 플레이 하는 하텔슈리님은 역시 경험자답게 함대를 모아 바로 동지중해에 나와버립니다. 사실상 이것 때문에 초코벌레의 에스파냐의 함대는 메시나에서 발이 묶여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고, 이것이 이후 계속 에스파냐의 발목을 잡게 됩니다. 곧이어 육상군대까지 끌고 몰타의 성요한기사단을 공격합니다. 이후 몰타를 점령하면서 에스파냐는 키마커 근거지 1곳을 잃게 됩니다.

사진4 <2~3턴 중 지중해에서 제해권을 장악한 오스만 제국의 모습>

사실상 에스파냐의 반격이 늦어진것을 파악한 오스만 제국이 함대를 더욱 보강해 섣불리 건드릴 수 없는 대함대가 되었습니다. 애초에 무리수를 써서라도 공격했어야 했는데, 시기를 놓친게 후회되네요. 어느덧 오스만 제국은 지중해 중앙까지 진출했고, 이젠 지중해에서 약탈을 벌입니다. 에스파냐를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지중해나 신대륙에서 약탈을 자행하면 에스파냐 몫으로 돌아가는 보물 4개의 마커 중 1개를 얻거나 해적점수를 얻을 수 있어 매우 요긴하죠. 에스파냐의 유능한 지휘관인 돈후앙이 제독으로 등장해 오스만 제국함대를 어떻게든 잡으려고 했으나 오스만이 더욱 행동이 빨랐습니다.

사진5 <이벤트를 통해 스코틀랜드를 장악한 잉글랜드>

프랑스가 지배권을 확보하던 스코틀랜드를 의식하면서 외교턴에서 스코틀랜드에 외교력을 쌓았던 잉글랜드는 이벤트 카드를 내려놓아 스코틀랜드에 대한 지배권 평가를 다시 하게 됩니다. 여기서 잉글랜드가 가장 우세하면서 단숨에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 손아귀에 떨어지게 됩니다.

사진6 <에스파냐의 혼란을 틈타 지브롤터를 정복하고 함대를 대서양으로 진출시킨 오스만 제국>

초코의 에스파냐가 어리버리한 가운데, 틈을 노리고 있던 오스만 제국이 제해권을 확보한 상태에서 병력을 이동시켜 지브롤터를 공략합니다. 놀란 초코는 급히 본국에 병력을 증원해 탈환하려고 하죠. 하지만 하텔슈리님의 목표는 함대를 대서양으로 진출시키는 것. 주사위도 잘 안터져 방어를 못해서 기어코 지브롤터는 함락되고, 급히 지중해 함대를 끌고 추격하지만 하텔슈리님은 저의 추격을 뿌리치고 대서양으로 진출하고 맙니다. 게임 역사상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사진을 찍을 정도였네요. ㅠ.ㅠ 그동안 잉글랜드는 해적질로 많은 점수와 보물을 획득합니다. 피말리는 에스파냐.

사진7 <신교에 의해 하나둘 함락되는 네덜란드 도시들>

그와중에 세리님의 신교는 네덜란드에 공화국을 만들고, 곧바로 병력 증강과 종교 분쟁을 통해 신교의 세력권을 늘립니다. 저도 그에 따라 종교 분쟁으로 맞섰지만, 병력 증강을 제대로 안해 힘을 모은 오라녜공의 공격에 허무하게 무너지게 됩니다. ㅠ.ㅠ 적이 너무 많아!

사진8 <신교에 의해 난장판이 된 프랑스>

어느정도 룰에 대해 파악한 세리님의 신교는 이제 프랑스로 그 눈을 돌려 프랑스를 본격적으로 공격합니다. 프랑스는 카드 부족에 따라 대항수단이 없다보니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되더군요. 사실 에스파냐와 프랑스가 서로 손을 잡고 상대방을 견제 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따로 하다보니 이런 문제가 생긴것 같더군요. 나바르의 앙리까지 등장해 남부 프랑스가 신교에게 점령당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또한 지브롤터를 회복했지만 대서양에서 노략질을 해대는 오스만 제국 함대를 잡으러 온 돈후앙 함대의 추격을 뿌리친 오스만 제국 함대는 잉글랜드 해협까지 도달하는 쾌거를 달성합니다.

이때가 게임 4턴쯤일 것입니다. 다만 하텔슈리님의 탐험가는 여러번 세계일주를 거의 완료했지만 막판에 주사위 실패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더군요.

사진9 <게임 종료 사진>

게임은 사실상 25점을 획득한 잉글랜드의 서든데스로 끝나게 됩니다. 에스파냐와 프랑스는 서로 사이좋게 꼴찌를 했고, 중간은 신교가 차지했네요. 게임을 종료하면서 하텔슈리님은 초코가 밀린 이유를 3개국과 홀로 싸워서 그렇다고 말합니다. 정말 잉글랜드와 오스만 제국의 노략질과 신교의 공세에 우왕좌왕 하다보니 제대로 전략을 세울 수가 없어서 휘둘리게 되었네요. 프랑스와 조기에 동맹을 맺고 견제를 부탁했다면 이렇게까지 밀리지 않았을텐데, 후회 막심이었습니다. 다음부터는 숙련자가 신교와 에스파냐를 맡고, 초보자가 나머지 국가를 맡아야 게임의 재미가 있을거라고 얘기합니다. 특히 외교부분에서 좀더 활발하게 했어야 한다고 하네요. 그건 맞는 말인것 같습니다. 이번처럼 외교가 거의 없는 경우는 처음이니깐요.

그래도 좋은 경험이었답니다. 아! 에스파냐는 이렇게 운영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으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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