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보드게임을 모르던 때로 돌아가고 싶네요
먼저 푸념글 죄송합니다.
개인적으로 올 한 해를 돌이켜보면 이번 년도는 본격적으로 보드게임에 입문한 한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네요.
원래부터 보드게임에 관심이 있었는데, 친구들과 몇 번 보드게임방을 다니다보니 '아 이 돈이면 모았다가 게임을 직접 사서 플레이하는게 더 싸게 먹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하나둘씩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ㅜㅜ
처음에는 다들 그렇듯이 간단한 카드게임 위주 (고려, 보난자, 시타델 등)로 사다가, 역시 보드게임은 보드판이 있어야지! 하면서 큰 애들을 사고...그러다 보드라이프를 알게 되면서 보드게임 선배님들께서 남겨주신 후기와 리뷰를 읽으며 '와 이 게임 엄청 재밌어보이네!' '오 이 게임 평이 괜찮다고?' 하는 게임을 사모으고...sdj와 kdj라는 상을 알게되면서 '그래 상받은 게임은 가지고 있어야 보드겜 유저지!' 하는 생각에 지르고...ㅋㅋㅋㅋㅋㅋ 개미지옥이 따로 없더라구요. 저도 모르는 사이에 통장 잔고가 슴풍슴풍 빠져나가던 ㅜㅜ
그래서 아 이대로는 돈이 너무 많이 나가니까 중고장터를 애용해야겠다! 하는 생각에 중고장터 눈팅러가 되었는데, 이건 이거대로 또 중독성이 크네요. 하루종일 틈날때마다 중고장터 새로고침하는 통에 일과에 집중이 안됩니다. 특히 아까는 제가 잠깐 중고장터 안 본 10분 사이에 한글화 된 타임스토리가 이미 팔려있는 글을 보고선 진짜 너무 내 자신이 밉고 후회되고 별별 생각이 다 들면서 오늘 일과 내내 전혀 집중이 안되고 타임스토리 생각만 납니다. 알바를 구해서라도 한글화 해야되나 하는 생각도 막 들고...괜한 억울함에 눈물도 찔끔 나고ㅋㅋㅋ 허허...
취미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안 주는 범위 내에서 즐겨야되는건데, 이미 제 삶이 보드게임에 잠식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뭐든지 한 번 빠지면 푹 빠지는 스타일이라 ㅜㅜ 거기다 예전 온라인게임에 빠졌을 때보다 지금이 자금 사정에 여유가 조금 생겨서 더 심각한 것 같네요.
스팀 유저분들이 가끔 자조적으로 자기는 게임을 사모으는 게임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던데, 제가 딱 그런 것 같습니다. 근 한 달 넘게 바빠서 보드게임을 못돌리고 있는데, 사고싶은 게임이 입고 될 때마다 마구마구 사모으네요. 벽장 가득 꽉 찬 게임들 보면 괜히 뿌듯하긴 합니다만...ㅋㅋㅋ 한 편으론 이 게임 중에 아직 한 번도 안해본 게임들을 언제 해보나 하는 생각도 드네요. 거기다 이제는 저랑은 전혀 관계없을 줄 알았던 한글화까지 손을 대다보니 일과고 뭐고ㅋㅋㅋ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드게임 중독에 안 빠지고 사시는지 궁금하네요. 어디 중독센터 상담이라도 받아봐야되려나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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