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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 닥터 비커 리뷰 : "섞어라 휘저어라!"
너굴너굴 쪽지보내기   | 조회수 616 | 추천 3 | 작성 IP: 24.84.***.*** | 등록일 2017-08-08 07:54:06
내용 댓글 25


 
 
발매년도 : 2017년
 
게임 타입 : 퍼즐, 민첩성
 
플레이 타임 : 15분
 
플레이 인원 : 2-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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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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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행보를 주목하고 있는 회사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블루 오렌지인데요. 과학자를 컨셉으로 한 어린이용 게임 닥터 시리즈를 발매하고 있는데, 꽤 감탄할만한 아이디어로 매번 저를 놀래킵니다. 오늘은 닥터 시리즈 중 하나인 닥터 비커를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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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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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플레이어는 비커와 막대 하나를 받습니다. 그리고 색깔 별로 구슬을 2개 씩 지급받아 비커 안에 넣습니다. 비커를 흔들어 내용물을 섞은 뒤 각 공간에 구슬을 하나씩 배치하면 준비가 끝납니다.
 
문제 카드가 뒤집히면 모든 플레이어는 동시에 문제를 풀기 시작합니다. 막대를 통해 구슬을 중앙으로 빼내고, 비커 내부를 회전시켜 재배치 시키는 식으로 풀어야 합니다. 구슬을 중앙에서 들어올려 직접 배치하는 방식은 반칙입니다.
 
완성한 순서대로 문제카드를 점수로 차등 지급 받습니다. 인원에 따라 그 수가 다른데, 4인 플레이 시 1등은 3장, 2등은 2장, 3등은 1장 식으로 하나씩 차이가 납니다. 누군가 10장이 넘는 카드를 받으면 게임이 종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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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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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닥터 유레카를 굉장히 칭찬했던 기억이 납니다. 닥터 비커는 어떤 인상을 주었는지 이야기 해보죠.
 
 
 
1. 200% 살려낸 테마
 

 
블루 오렌지사의 아동용 퍼즐게임이 타사와 비교해 독보적으로 뛰어난 점을 하나 꼽으라면 테마를 정말 잘 살려낸다는 사실입니다.
 
닥터 유레카는 유명한 하노이의 탑 문제와 내용물을 흘리지 않도록 정확한 힘과 각도로 이리저리 옮겨야 하는 실린더의 특성을 조화롭게 섞었습니다. 게임과 테마간에 위화감이 전혀 없죠.
 
닥터 마이크로브는 찾고자 하는 미생물을 핀셋으로 골라내어 분리하여 살례에 담아내는 과정을 게임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닥터 유레카에 비하면 과학자 특유의 느낌은 조금 덜하지만 그래도 꽤 재미나게 잘 살렸어요.
 
닥터 비커는 비커 안에 내용물을 담고, 열심히 흔든 뒤, 막대로 휘젓는 비커의 특징을 고스란히 게임으로 녹여냈습니다. 비커 안에 있는 구슬을 이리저리 움직이기 위해 유리막대(투명 플라스틱 막대)로 달그락달그락 휘젓고 있다보면 실험실에 있는 느낌마저 들죠.
 
아이들에게 보드게임을 소개할 때 첫번째 인상은 대단히 중요한데, 닥터 비커를 비롯한 블루 오렌지사의 게임들은 단 한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습니다. 앞으로 무슨 과학기구를 게임으로 승화시킬지 기대마저 돼요.
 
 
 
2. 팔이 아닌 손가락으로!
 

 
닥터 유레카, 닥터 마이크로브, 그리고 닥터 비커는 문제를 파악하는 능력과 동시에 절묘한 손놀림으로 콤포넌트를 옮기는 민첩성을 중요시 하는 게임들입니다. 그러나 그 중요함을 풀어내는 방식은 정말 다르죠.
 
닥터 유레카와 닥터 마이크로브가 좀 더 팔의 전체적인 움직임을 중요하게 여긴다면, 닥터 비커는 막대를 움직이는 손가락 세 개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비커를 들고 있는 손의 기울기와 구슬의 위치에 따라 막대를 섬세하게 움직여야 하기에, 다른 두 게임처럼 허둥지둥 움직일 필요가 없죠.
 
게임이 너무 정적으로 느껴지지 않을까 우려하시겠지만, 남들보다 빠르게 구슬을 이리저리 달그락 달그락 움직이는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상당히 조급한 마음을 들게 만들어요. 특히 비좁은 비커의 입구 크기로 움직임이 한정 되기에 특유의 답답함 & 긴장감은 더 높아집니다.
 
 
 
3. 쉽지만 쉽지 않은 퍼즐
 

 
닥터 유레카와 닥터 마이크로브의 문제는 난이도가 높은 편이 아닙니다. 꽤나 직관적인 문제들이기 때문에 머리가 좋은 사람들은 이미지를 머리 속에 새기고 문제에만 집중하거나, 손재주가 좋은 사람들은 대부분 문제를 응시한 채 손만 움직이며 퍼즐을 풀기도 하죠.
 
닥터 비커 또한 문제가 어려운 편은 아닙니다. 딱 봐도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감이 오는데다, 나이에 구애받지 않고 천천히 정확하게 요령껏 막대를 휘저으면 충분히 풀 수 있어요. 그런데도 게임을 시작하면 생각보다 끙끙거리며 어려워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원인은 바로 회전하는 내부 구조 때문입니다.
 
방향이 언제나 고정 된 다른 두 게임과 달리 비커는 좌우로 계속 회전하기 때문에 아차! 하는 순간 문제의 방향을 잊어버립니다. 심지어 이 구슬이 왼쪽에 들어가야 하는지 오른쪽에 들어가야 하는지 헷갈리는 경우도 있죠. 결국 다른 두 게임에 비해 틈틈히 문제지를 확인하며 나의 비커를 확인하는 빈도가 더욱 높습니다. 이렇다 보니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건가?’ 하고 스스로에게 묻는 일이 더욱 잦죠.
 
당연하지만 게임에 익숙해질 수록 비커를 정확하게 필요한만큼만 회전시키며 효율적으로 문제를 풀 수 있게 됩니다. 다른 시리즈에 비해 배우는 과정이 좀 더 어려워서 더욱 재밌게 느꼈어요.
 
 
 
4. 등수에 따른 점수 차등 지급
 

 
의외로 가장 혁신적인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대부분의 민첩성을 요하는 게임은 1등이 아니면 의미를 두지 않습니다. 내가 얼마나 완성에 근접하였든 1등이 아니라면 점수는 0점이죠. 그러나 닥터 비커는 등수에 따라 점수를 차등 지급하기 때문에 1등이 되지 못하더라도 2등이나 3등을 노려 어느정도 점수를 따낼 수 있습니다. 물론 잘하는 사람만 계속 1등을 하는 게임의 특성을 완전히 보완하진 못했지만, 최선을 다한 사람들에게도 어느정도 보상을 해주는 시스템은 참 반가웠어요.
 
 
 
자, 그럼 닥터 비커의 단점에 대해 이야기 해봅시다.
 
 
 
1. 전체적으로 떨어지는 속도감
 

 
할리갈리 류가 극도의 인지능력과 민첩성으로 승부를 보는 게임이라면, 닥터 시리즈는 인지능력 + 문제해결 능력 + 민첩성을 요하는 복합적인 게임입니다. 그런데 다른 두 시리즈에 비해 닥터 비커는 이 민첩성의 비중이 상당히 커요. 그런데 이 민첩성이란 녀석이 우리가 평소 알고 있는 그 민첩성이 아닙니다.
 
비커의 주둥이로 움직임이 한정 되는데다 막대로만 모든 것을 해야하기 때문에, 시원시원하고 빠른 민첩성이 아닌 섬세하게 구슬 이동하는 민첩성입니다. 이렇다보니 생각보다 속도감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게다가 다른 두 게임처럼 필요한 물건을 와르르르- 우르르르- 시원하게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이 없다보니 이 점은 더욱 두드러지죠. 게임의 긴장감이 다른 두 시리즈에 비해 모자라진 않습니다. 빠른 행동에서 오던 조바심이 신중한 한걸음에서 오는 조바심으로 대체 되었기 때문이겠죠.
 
만약 빠른 속도 속에서 난리가 벌어지는 게임을 찾으신다면 비커보단 다른 민첩성 게임을 찾아보시는게 좋습니다.
 
 
 
 
 
 

 
 
 
단점에서 언급하진 않았지만 닥터 비커에서는 구슬을 위로 들어올려 직접 정답 위치에 올려놓는 행동을 금하고 있습니다. 퍼즐의 의미를 잃기 때문인데요. 다른 플레이어의 진행을 볼 수 없는 민첩성 게임의 특성상 개인의 양심에 맡겨야 합니다. 게임의 한계지만 그것에 별다른 불만은 없어요. 구슬을 손으로 건드리면 안되는 닥터 유레카도 그랬으니까요.
 
그래도 닥터비커 만큼은 비커 내부에 유리 덮개를 넣어 충분히 방지할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반칙으로 풀 수 없도록요. 그러나 충분히 이해해요. 비커를 흔들어서 구슬을 무작위로 배치하는 과정 또한 실험(게임)의 일부라 생각해서 일부러 덮개를 뺀 거겠죠. 반칙을 노리다가 구슬이 잘못 튀어 엉뚱한데 들어가면 손해가 더 크니 방치한 것일 수도 있고요. $25 라는 저렴한 가격도 고려해보면 불만은 없습니다.
 
 

 
 
저는 아이들과 보드게임 하길 대단히 좋아합니다. 제가 알려주는 것들을 아이들이 흡수하는 모습을 보는게 그렇게 행복할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게임의 선정에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까다로운 편인데요. 게임에 퇴짜를 놓는 기준은 여러가지가 있습니다만, 되도 않는 테마를 게임에 붙여서 억지 교육의 이미지를 덧씌우는 걸 가장 싫어합니다. 특히 재미까지 없으면 최악이죠. (지금 당장 떠오르는 게임만 서너가지가 있군요. 아쉽게도 해볼 기회가 없어서 리뷰를 못쓸 뿐…)
 
블루오렌지에서 발매하는 닥터 시리즈는 제 까탈스러운 기준을 가볍게 통과하는 몇 안되는 게임입니다. 우리 생활에 너무나 중요한 과학을 게임 속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어, 게임을 하면서 ‘이런 과학기구가 있구나’ 하고 사용법을 재밌게 배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학교에서 과학기구를 보았을 때 ‘아, 이런 보드게임을 했었지!’ 하며 일상 속에 숨은 보드게임을 찾아낼 수 있기도 하죠.  이 모든 과정을 ‘과학 영재 개발!’ / ‘문제해결 능력!’ 같은 불필요한 캐치프레이즈 없이 테마성 & 게임성으로만 해내고 있습니다. 정말 대단한거예요.
 
아이들이 많은 학급 / 모임을 운영한다면 닥터 시리즈를 하나쯤 비치하길 추천합니다. 아주 재밌어요. 앞으로도 블루오렌지 사에서 어떤 닥터 시리즈를 발매할지 정말 기대되네요.
 
 
 
+ 4인 이상일 땐 2명이 한 팀이 되어 한 명은 설명하고 한 명은 문제를 푸는 팀 대결 규칙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 정도 인원이 있다면 다른 게임을 하는게 낫다고 생각하지만… 알아두시면 좋을 듯 합니다.
 
 
 
블로그 :: www.raccoonca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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