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보드게임콘 - 사진없는 건조 후기

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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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8-1 오전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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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들과 보드게임 콘을 다녀왔습니다. 일요일에 갔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지난번 페스타보다는 한산하네했는데 그것도 잠시 그냥 인기있는 게임은 순식간에 예약제더군요. 작년엔 블러드 레이지 정도만 예약을 받아서 하는 분위기였는데 이젠 아주 기본입니다. 사람이 많아서 체험하는데도 예약이 필요하다니... 좀 불편할 수는 있겠지만 보드게임 인구가 늘었다는 생각에 격세지감 감개무량입니다.

만두게임즈

요즘 제일 주목하는 회사입니다. 첫 게임이 방금 출시된 따끈따끈한 게임 "센추리"로 화제의 돌풍을 일으키더니 두번째는 뜬금없이 올드 게임인 "맨하탄"이네요. 구작 신작 가릴거 없이 괜찮은 게임들을 잘 찾아내는 안목이 있는거 같아서 출시된 게임은 많지 않아도 신뢰가 갑니다. 그래서 기대하면서 맨하탄을 해봤는데...

와우 재밌네요. 간단한 규칙이라서도 좋지만 하는동안 진짜로 그림이 볼만하게 나오는 게임입니다. 그야말로 군더더기 없이 담백하네요. 가볍게 할 게임 찾을때, 초보인 친구들에게 들이밀기에 이래저래 딱입니다.

그러고보니 "센추리"도 그런 게임이었죠. 깔끔하고 빠르고 초보에게 권하기 좋고. 게임 방식은 다르지만 쉽고 예쁘고 멋진 게임을 만드는게 만두 게임즈의 컨셉인듯. 또 하나 라이징 5는 못해봤지만 역시 보기만 해도 멋져보입니다. 딜럭스 에디션은 매진되었지만...일요일 오후에 간 주제에 기대도 안했습니다. ㅠㅠ 일반판이라도 사야죠. 앞으로 그냥 믿고 사는 회사가 될거 같아요.

"맨하탄"은 빨리 소장하고 싶네요. 온라인 예약각입니다.

모두의 마블

회사 이름은 뭔가 있었는데 기억은 안납니다. 요즘 계속 출전하던데 모두의 마블 빼고는 없더군요. 마블 덱빌딩 게임을 만들기라도 한다면 모를까... 언제나 이 부스는 자동 패스일듯.

행복한바오밥

기대작 중 "카나지"를 해봤는데... 아쉽게도 오늘 했던 게임 중 기대 대비 실망이 컸습니다. 일단 게임이 가볍지는 않습니다. 라운드마다 히든으로 카드 배치를 하고 각 카드에 있는 병력을 비교해서 전투력 처리를 한 뒤 라운드 우승자가 점수를 따는 방식인데, 하고 있노라면 계속 기계적인 반복만 이어지더군요. 그러다가 상대방을 전멸 시키면 "카나지!!!!"라고 외쳐야 하는데 지루하게 가던 게임이 엉뚱하게 소리지르는 순간을 재미 포인트로 잡습니다. 처음에는 제일 먼저 외치는 사람에게 점수를 주는 순발력인줄 알았더니 그냥 소리만 지르면 되더군요. 전략 게임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운게임에다가 파티 분위기 내려는 게임이랄까요.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 거라고는 알겠는데 본 게임이 재미가 없다보니 소리지르는때마다 살짝 짜증도 났습니다. 게다가 게임도 생각보다 길었고요. 또다른 화제작인 "리코세로봇"도 추억소환을 하기에는 너무 힘겨운 게임이라 해보고 싶은 마음이 별로 없었고요. 그러던차에 예약 전화가 와서 거의 도망가듯이 보드엠 부스로 갔습니다.

보드엠

역시 화제는 "에스노스". 온라인에서 게임 소개는 잘 읽었지만 그외의 정보는 전무하지만 그냥 거의 반자동으로 구입버튼을 누르... 아니지, 구입했습니다. 내놓는 게임들이 대부분 취향저격이어서 그냥 여기 게임은 기계적으로 컬렉션을 하게 됩니다.

체험은 예약이 필요했는데 거의 열 테이블을 돌리고 있는 분위기라 금방 할 수 있을거 같아서 이름을 적어놨습니다. 그리고나서 바오밥에서 "카나지"가 끝나고나서 전화가 와서 해봤습니다. 그런데 저희 둘 외에 다른 분들과 함께 게임을 해도 되겠냐고 하셔서 그러겠다고 했고 아리따운 여성분 두분과 함께 미팅...아니 게임을! 감사했습니다. 흐흐흐.

게임은 정말 쉽고 뻔합니다. 그런데 진짜 게임을 하다보면 묘한 부분이 있습니다. 일단 카드를 쓰고나서 남은 카드를 공개로 놓습니다. 핸드관리의 중요성을 알려준달까요. 그래서 계속 손에 몇장있냐고 묻는 코메디 상황이.. 덕분에 초면인 분들과도 곧 어렵지 않게 게임을 즐기게 되더군요. 이런 류의 게임은 영향력 토큰에 관심 집중을 해야하는데 이 게임은 거기에만 신경 쓰면 질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규칙 이해를 못하는 편이셨던 여성분이 일단 시동이 걸리고나니까 카드 쌓기로 완전 폭격을 으아... 그리고나서 게임이 선택하는 종족 조합따라 달라지는 점까지 생각하면 거의 더 바랄게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박이었습니다. 이로서 보드엠은 연타석 취향저격. 그래서 솔직히 "요코하마" 한글판은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잘 몰랐던 게임을 한글판으로 만나서 깜짝 놀랄 재미가 없어서요. ㅋㅋ

"에스노스" 같이했던 분들도 너무 재밌다고 하시면서 다른 게임은 해본거 있냐고 하시길래 안해보셨다면 "러브 레터"가 교과서라고 했더니 가르쳐달라고 하셔서 수백번도 더했던 "러브 레터"를 또 했습니다. 저와 제 친구(둘다 남자)가 서로가 원망스러워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혼자 올걸... (이렇게 우정은 금이 가고..)

게임뿐만 아니라, 게임이 아닌 에피소드도 즐거웠던 보드엠 부스였습니다.

팝콘에듀

뭐랄까 출시하는 게임들이 약간 인기작들의 아류같다는 느낌이 나서 과연 어떨까했던 회사였지만... 나온 제품들을 보니 깔끔하네요. "하나미코지"는 많이 해봤던 게임이고 언어도 없어서 굳이 한글판을 살 생각을 안했고 대신 "쇼텐토텐"을 해봤는데 정말 정말 재밌더군요. "하나미코지"의 업그레이드 버전처럼 느껴진달까요. 두 게임이 비슷한데 "쇼텐 토텐"이 한수 위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두 게임이 모두 같은 회사 게임...)

생각보다 수를 많이 써야하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 반전도 일어나고요. 특히 "하나미코지"와 다르게 마치 포커를 치는것처럼 내쪽으로는 카드 조합을..바라보는 상대방으로는 카드 사용눈치를 봐야하니 진짜 머리가 터질 수준입니다. 그러고보니 "하나미코지"의 업그레이드가 아니네요. 그냥 범점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요즘 나와도 명작이라는 이야기를 들을만한 게임인데 이 게임이 클래식이라니. 끝나자마자 스르륵 가서 사왔습니다. 아쉽게도 "노터치 크라켄"은 안나왔지만 "쇼텐토텐"이 너무 재밌어서 모든 아쉬움을 상쇄하네요.

앞으로도 기대합니다~!

젬블로

뒤늦게 합류한 회사 멤버가 와서 3명이 되었습니다. 보드엠에서의 미팅은 비밀로 하기로....게다가 그는 유부남. (하지만 이 글을 보면 알아버리겠지)

"쇼텐토텐"이 재밌어서 같은 이엘료의 게임인 "영웅을 빌려줘"를 즉시 해봤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재밌네요. "쇼텐토텐"만큼의 충격은 아니지만 드래프트와 카드사용이 절묘합니다. 드래프트의 묘미를 보여준달까요. 게다가 추리의 요소도 있고요 다양한 재미를 잘 혼합시켰습니다. 즉시 구입. 오늘은 그냥 이엘로의 날이군요.

지난번 "스시다이스"가 다소 실망스러웠는데 그런 실망을 완전히 상쇄시켜준 젬블로 부스였습니다. 아이들 만화를 테마로 입힌거라 큰 관심이 없었고 시간문제도 있어서 패스한 "가디언즈"도 옆에서 설명을 대충 듣다보니 흥미롭더군요. 나중에 꼭 해보고 싶었어요. 게이머들이 하기에도 좋은 게임 같았습니다.

궁금한게 이엘로의 작은 게임들이 팝콘에듀에서도 나오고 젬블로에서도 나오는데 로고는 또 같이 있더군요. 그러면 같이 만든걸까요? 한 게임에 로고가 너무 많아서 좀 헷갈리더군요. 괜찮습니다. 많이만 나와주세요.

코보게

그냥 온 에너지가 "임호텝"에 집중되었던 코보게였습니다. 저희 멤버들에게 아쉬웠던 점은 이미 다 해본 게임이라는거. 하지만 한글판의 의의가 있는지라 구입했습니다. 주변 반응을 보니 정말 재밌어들 하네요. 하기야 그럴만한 게임이죠.

부스가 제일 큰데 정작 게임은 이미 해본 게임이라 후기가 제일 짧습니다. 주륵... 하지만 집에 가면 오늘 산 게임중에서 "임호텝"을 제일 많이 할것이라는건 당연지사.

사실 게임 후기가 없어서 그렇지 가격 보면서 침질질 흘리는 건 언제나 코보게였다능

우보펀앤런

임진왜란게임은 시간상 해볼엄두가 안나서...그리고 오타가 제법 있다는 이야기때문에 약간 꺼려지더군요. 대신 데어이쎄를 리메이크한 "윌유매리미"를 해봤습니다. 2인 게임으로 무척 좋아하는데 3인 게임도 가능하게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해서 관심이 생겼습니다.

3인플 소감은... 그냥 2인플 같네요. 재미가 없다는게 아니라 진짜 "데어이쎄"를 세명이서 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왜 애초부터 이 게임을 다인플로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데 말입니다. 약간은 블러핑과 추리의 요소가 두 사람 사이에서 팽팽했던 게임이 세명이서 하니 약간 김이 샌달까요. 그런건 또 있었습니다. 아마 그래서 랜돌프 옹이 일부러 2인용으로 만든게 아닐까라능...

그래도 다인플이 된다고 해서 2명이 안되는건 아니니까요. 다만 웹툰의 팬이 아니어서 온라인에서 볼때나 실물이나 크게 끌리지는 않더군요.

오픈앤플레이

여기서는 그냥 "오버시어즈"를 샀습니다. 주변에서 재밌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서 온라인으로 사야지했는데 마침 보이길래 행사 참가의 풍성함을 누리기 위해 그냥 샀습니다. 기대됩니다. (오타 그까이꺼...)

그외 회사들

그외에는 대부분 교육관련 회사들이어서 관심밖이긴 했습니다. 꼭 교육이어서 관심밖인건 아닌데.... 쉬운 게임도 코드가 맞는다면 가볍게 체험해볼법한데 "키즈스쿨"이니해서 너무 교육한다~~라고 홍보를 하니 저희는 지나칠수밖에.

독특한 점은 렉시오가 이제 루미큐브처럼 딱 자리를 잡았다는 점이었습니다. 한동안 보라에서 좀 말이 많았는데 이제 정리가 된건가요? 나름 한국의 루미큐브로 정착이 되어도 좋겠네요.

어쨌든 갈때마다 풍성해지는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손도 무거우니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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