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 - 러브레터 : 장바구니에 들어가야 할 첫번째 게임

너굴너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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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5 오전 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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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12년

게임 타입 : 플레이어제거, 카드게임, 마이크로게임, 추리

플레이 타임 : 20분

플레이 인원 : 2-4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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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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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콤포넌트로 최대한의 재미를 뽑아낼 수 있음을 증명한 게임. 러브레터를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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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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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는 단 16장의 카드만 쓰는 마이크로 카드게임입니다. 총 8개의 직업이 있습니다. 게임이 시작되면 카드를 한 장 무작위로 게임에서 제거한 뒤 한장씩 나누어 줍니다. 이제 플레이어들은 자기 차례가 되면 카드를 한 장 뽑아, 자신이 손에 든 2장의 카드 중 한 장을 내려놓으며 반드시 능력을 사용해야 합니다. 능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1 – 경비병 : 다른 플레이어 한명을 지목하고 직업(혹은 번호)를 맞춥니다. 맞출 경우 상대방은 게임에서 탈락합니다.

2 – 사제 : 다른 플레이어 한 명의 카드를 봅니다.

3 – 남작 : 다른 플레이어와 손에 있는 카드를 비교합니다. 숫자가 적은 쪽이 탈락합니다.

4 – 시녀 : 다음 턴이 올 때까지 모든 공격을 방어합니다.

5 – 왕자 : 자기 자신을 포함한 플레이어 중 한명을 지목하여 카드를 버리고 새로 뽑게 합니다.

6 – 왕 : 다른 플레이어와 카드를 교환합니다.

7 – 백작부인 : 만약 손에 왕자/왕이 있다면 반드시 이 카드를 버려야 합니다

8 – 공주 : 이 카드를 바닥에 내려놓는 순간 게임에서 탈락합니다.

이렇게 반복하다 단 한명의 플레이어만 살아남으면 해당 플레이어가 1점을 획득합니다. 만약 덱이 소진 되었을 때 여러명이 살아있다면 손에 든 숫자를 비교합니다. 숫자가 똑같다면 바닥에 내려놓은 카드의 합을 비교합니다.

여러 라운드를 반복하여 일정 횟수만큼 점수를 획득한 플레이어가 최종 승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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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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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레터는 마이크로 게임이라는 장르를 개척함과 동시에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손색 없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습니다. 최소한의 콤포넌트로 최대한의 재미를 뽑아내고 있죠.

1. 더 이상 간단할 수 없는 탈락 시스템

플레이어를 게임에서 제외시키는 게임은 대체로 복잡한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뱅(혹은 뱅 다이스), 쉐도우 헌터즈, 킹 오브 도쿄, 캐쉬 앤 건즈가 있겠네요. 이러한 게임은 공격 / 방어 / 회피 / 회복 등 다양한 상황에 따라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게다가 각 단계별로 간단한 계산을 한 뒤 최종적으로 체력이 모두 소진 되었는지 추가로 확인해야 하죠.

러브레터에서의 공격은 정말 간단합니다. 공격 카드를 사용하고 상대방을 지목합니다. 조건이 맞으면 상대방이 "윽!" 하고 즉시 사망하죠. 카드 사용법이 워낙 간단하여 살인(?)이 정말 순식간에 벌어집니다. 안그래도 쉬운 게임인데 공방전까지 간단하니 잠시 다른 생각할 틈도 없이 내 차례가 찾아오지요. 게임 내내 무언가 걸리적 거린다는 느낌이 없습니다.

2. 황당한 상황

러브레터에선 정말로 황당한 상황이 자주 일어납니다. 대표적인 실수는 아무 생각없이 6번(교환) 카드와 1번(저격) 카드를 들고 있다가, 6번 카드를 사용하여 상대방에게 경비병 카드를 넘겨준 뒤 곧바로 상대에게 저격 당하는(…) 바보 같은 플레이죠. 진지하게 생각하면 이런 플레이는 나올 수가 없지만, 워낙 게임이 빠르게 흘러가는 편이라 의외로 종종 나옵니다.

또한 시작부터 처치 곤란 8번 공주카드를 들고 있다가 6번(교환) 카드로 상대방에게 넘겨주고 안심! 그러나 곧 이어지는 상대방 차례에 3번(비교)이 뽑히며 넘겨준 8번에 의해 사망하는 일도 종종 벌어집니다. 따로 노는 듯한 카드들이 한데 모였을 때 정말 다양한 상황이 벌어지죠.

지금까지 했던 러브레터 중 가장 빵 터진 기억이 하나 납니다. 선 플레이어가 4번(보호)를 깔았습니다. 다음 플레이어는 8번을 들고 있는 제게 3번(비교)을 썼다가 즉사. 다음 플레이어도 3번을 제게 썼다가 즉사. 제 차례가 되어 카드를 뽑아보니 5번(카드버리기). 상대방에게 써야 하는데 4번 때문에 쓸 수가 없어 제 자신에게 쓰며 8번을 버리고 자살.

플레이 타임 20초. 4번 한 장 때문에 3명이 자폭하는 정말 드문 광경이였습니다. 당연히 10분 가까이 게임은 중단 되었고, 모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채 턱을 한참 마사지 해야 했습니다.

러브레터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적당히 던진 돌에 맞아죽는 개구리 플레이어가 있는가 하면, 작정하고 노린 돌직구를 모조리 피하는 회피만렙 플레이어도 있습니다. 컨디션 좋은 날은 스나이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학살을 하는가 하면 뭘해도 풀리지 않는 날도 있죠.

깔끔한 룰을 보면 난장판을 유도하는 게임은 아닙니다. 점점 빠져나가는 카드를 보며 약간의 추리를 해야하는 다빈치코드 같은 게임이죠.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매 게임이 예측불가 합니다. 게다가 그 날의 운 + 직감에 따라 매 게임이 정말 다르게 흘러가죠. 이러한 다양한 느낌은 러브레터를 몇번이나 해도 질리지 않게 해줍니다.

3. 더 이상 작을 수 없다

러브레터는 단 16장의 카드만 사용하는 게임입니다. 현재 시장에 나와있는 보드게임 중 러브레터만큼 부피가 작은 게임은 극히 드뭅니다. 당장 생각해봐도 얏찌 정도만 떠오르는군요.

종종 리뷰에서 휴대성에 대해 언급할 때가 있습니다. 휴대성이 좋다 나쁘다를 이야기 할 때 여러가지 기준을 두고 판단합니다만 러브레터를 비교 대상으로 삼지 않습니다. 너무나도 높은 기준점이 되거든요. 러브레터의 휴대성은 가히 S급이라 평가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럼 러브레터의 단점을 두 가지 짚어보죠

1. 인원 최대로!!

황당한 상황이 자주 나오려면 가장 중요한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충분한 인원이죠. 2인 러브레터에서도 예측 못한 상황이 벌어지긴 하지만 그 효과는 떨어집니다. 누군가 한명이 사망하는 순간 라운드가 바로 종료되기 때문이죠.

4인 러브레터에서는 한명이 사망하더라도 나머지 사람들에 의해 돌발상황이 계속 벌어지기 때문에 재미난 상황이 겹치고 겹쳐 재미라는 시너지를 일으킵니다. 애초에 한 판이 오래걸리는 게임이 아닌만큼 인원을 최대로 한다 하여 게임이 늘어지는 일은 없습니다. 최소 3~4인과 함께 하길 강력히 추천드립니다.

2. 개울가보다 얕은 전략

돌발상황이 자주 벌어진다는건 플레이어들이 게임을 마음대로 이끌 수 있는 힘이 없다는 말과 같습니다. 러브레터엔 단기적 / 장기적 전략이라고 부를 것이 없습니다. 내가 들고 있던 카드와 지금 뽑힌 카드 중 하나를 골라 사용하기에 선택지가 상당히 좁은 편이고, 승패는 거의 운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물론 일부 카드는 상황에 따라 전략적 활용이 가능합니다. 5번(버리기)를 통해 스스로의 카드를 바꾼다던가, 7번(강제 내기)를 일부러 버리며 5번/6번이 있는 척 연기를 하고, 1번(저격) 카드를 들고 있는 채 마치 더 높은 카드를 들고 있는 듯 연기를 할 수도 있죠. 그러나 이러한 행동이 언제나 승리의 결정적 요인은 되지 않습니다.

만약 내려놓은 카드를 보며 상대방의 정체를 추리해가는 추리&전략 게임을 원한다면, 러브레터는 깃털과도 같이 가벼운 인상만 남기고 중고시장으로 보내지겠죠. 가벼워도 이렇게 가벼울 수가 없는 게임입니다. 너무 많은 기대를 하진 마세요.

지금까지 AEG (빨간 주머니에 담긴) 러브레터만 9개를 구매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아이들과 친구들에게 선물로 나누어 주곤 했죠. 비록 테마는 느껴지지 않지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게임 자체가 재밌기 때문이예요. 누군가 가볍고 쉬우며 재미난 카드게임 하나를 추천해달라 한다면 전 주저없이 러브레터를 고르겠습니다. 그 정도로 간단하며 좋은 게임입니다. 가성비가 뛰어나기 때문에 플레이용 / 선물용으로 하나씩 소장하셔도 좋겠군요.

+ 러브레터는 다양한 버전이 있습니다. 저는 일본판(세이지 카나이 판)과 AEG 판(빨간 주머니)를 제외하곤 일종의 사도(…)로 보고 있습니다. 각 버전마다 조금씩 다른 규칙이 있으니 테마 / 시스템을 보시고 취향에 맞는 것으로 고르시면 될 듯 합니다.

블로그 : www.raccooncave.com/lovele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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