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3 - 오버시어즈 : 스시고에 블러핑을 끼얹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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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6-26 오전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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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매년도 : 2015년

게임 타입 : 드래프팅, 셋콜렉션, 블러핑, 캐릭터능력

플레이 타임 : 30-45분

플레이 인원 : 3-6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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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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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프팅 + 셋콜렉션 게임에 블러핑을 끼얹으면 어떻게 될까요? 오버시어즈가 그런 게임입니다. 오버시어즈를 살펴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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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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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시어즈는 드래프팅, 블러핑, 결과 확인 단계를 3 라운드 반복하여 고득점을 내야 하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들은 무작위로 한 장의 캐릭터 카드를 받아 자신의 앞에 공개합니다. 그리고 총 6장의 카드를 받아 그 중 한 장을 뽑아 나머지를 옆으로 넘기고, 옆 사람에게 받아든 카드 중 한 장을 골라 나머지를 옆으로 넘기는 식으로 총 5장의 카드를 고릅니다. 카드마다 주는 점수는 다르며, 일부 카드는 모은 갯수가 많을 수록 기하급수로 점수가 커집니다.

참고로 저 근엄하게 생긴 칼 같은 카드는 리더 카드입니다. 동점/동률이 발생할 경우 리더가 결정 권한을 가집니다.

이렇게 고른 다섯 장의 카드 중 3장은 공개하고 두 장은 비공개로 엎어 놓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서로 공개한 카드를 보며 누가 1등이 될 것인가를 추측해야 합니다. 1등으로 지목된 플레이어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자신이 정말로 1등이라 생각하면 1등임을 시인하고 자신 카드 중 두 장을 버립니다. 둘째로 자신이 1등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1등이 아니라고 선언한 뒤 다음 단계(쇼다운)로 넘어갑니다.

만약 이전 단계에서 1등임을 부정한 플레이어가 1등으로 밝혀진다면, 가장 높은 점수를 주는 카드 두 장을 버려야 합니다. 만약 실제로 1등이 아니었다면, 보상으로 버려진 카드 중 한 장을 가져와 자신의 앞에 놓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욕심(Greed) 카드가 가장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서 카드 한장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단, 이 카드는 지목된 대상이 카드를 골라서 건네줍니다. 그리고 모두 자신의 앞에 놓인 카드의 점수를 합쳐 점수로 환산합니다.

오버시어즈엔 다양한 캐릭터가 존재합니다. 각 캐릭터마다 발동시기가 다르며, 이 능력은 반드시 사용해야 합니다. 카드의 성질을 바꾸거나, 카드를 교환하거나, 점수를 부풀리거나 하는 등 서로 다른 효과를 보유하고 있죠. 게임에 다양한 변화를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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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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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시어즈는 정말 흥미로운 게임입니다. 드래프팅과 블러핑이 묘하게 섞여있죠.

1. 1등 같은 2등이 되어라. 2등 같은 1등이 되어라.

오버시어즈는 독특한 스타일의 플레이를 장려하고 있습니다. 1등처럼 보이는 2등이 되거나, 2등처럼 보이는 1등이 되도록 블러핑을 해야하죠. 조금 복잡하게 들리지만 게임의 시스템을 차분히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1등으로 지목 되었을 때 플레이어에겐 두 가지 선택지가 있습니다. 자신이 1등임을 인정하거나 부정할 수 있죠. 만약 인정하면 2장의 카드를 골라 버려야 합니다. 부정한다면 쇼다운 단계(카드 확인)로 넘어가며, 정말로 1등이었다면 점수를 많이 주는 카드 2장을 버려야 합니다. 결국 1등일 때 1등으로 지목되면 반드시 피해를 입습니다. 결국 1등의 이상적인 플레이는 1등처럼 보이지 않는 블러핑이죠.

그럼 1위가 아닌 사람들의 이상적인 플레이는 무엇일까요? 내가 1등으로 지목 되도록 분위기를 몰아야 합니다. 그리고 지목되는 순간 1등을 부정함으로써 쇼다운 페이즈에서 카드를 한 장 더 획득하는 것이죠. 물론 속아넘어간 다른 플레이어들이 능력을 통해 갈굼을 먹이겠지만 그래도 충분한 점수를 확보할 수 있죠. 결국 1등이 아닌 사람들은 승리하기 위해선 1등처럼 보이는 블러핑을 해야합니다.

1등이지만 1등이 아닌척 해야하고 1등이 아니지만 1등인척 해야하는 분위기는 꽤나 독특합니다. 게다가 인원에 따라 이러한 전략이 미세하게 달라집니다. 이러한 오묘한 블러핑은 다른 게임에선 꽤 찾아보기 어렵죠. 오버시어즈만의 독특한 블러핑이며, 이 시스템이 취향에 맞는다면 오버시어즈는 취향저격 게임이 되죠.

2. 다양한 캐릭터

오버시어즈는 핵심만 두고 본다면 드래프팅을 통한 셋콜렉션 게임입니다. 독특한의 블러핑이란 요소가 들어가긴 했지만 여전히 골자는 드래프팅 + 셋콜렉팅이죠. 이 틀에 가장 큰 변화를 불어넣는 것은 캐릭터들의 존재입니다. 다른 사람의 카드를 두 장 본다거나, 카드를 강제로 두 장 드래프팅 하도록 압박을 넣거나, 셋 콜렉팅한 카드에 가치의 변화를 주거나, 버려진 카드 중 두 장을 뽑아 그 중 하나를 내 콜렉션에 넣는 등 드래프팅의 규칙을이리저리 비틀어버리는 역할은 게임에 더 큰 재미를 불어넣지요.

캐릭터의 존재는 단순히 드래프팅의 규칙을 바꾸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모두가 역할 카드를 공개하고 게임을 시작하기 때문에, 드래프팅 단계에서부터 심리전은 시작됩니다. 분노 카드의 점수를 올려주는 캐릭터를 받았다면 여러분은 얼마나 분노카드를 모을지 조심히 판단해야 합니다. 노골적으로 분노카드를 모으다간 잠시 후 시작되는 추노(…) 단계에서 1등으로 지목받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욕심을 내지 않자니 획득 점수가 줄어들어 곤란해지죠.

이렇게 캐릭터들은 드래프팅의 골자를 바꾸는 것 뿐만 아니라, 블러핑 단계에서 오는 심리전을 좀 더 강화시켜 주는 두 가지 효과를 줍니다.

3. 화려한 일러스트

오버시어즈의 일러스트는 수려하다는 단어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셋콜렉션에 쓰이는 카드와 캐릭터 카드 모두 정성이 가득 들어갔어요. 셋콜렉션에 이용되는 카드엔 멋진 필체의 한문과 강렬하고 뚜렷하게 구분 되는 색상이 사용 되었습니다. 선명한 느낌이 들어 좋더군요.

또한 캐릭터 카드는 인터넷에 흔히 떠도는 중국 미인도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섬세하게 그려져 있으며 채색의 정도 또한 지나치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습니다. 일부 카드(대표적으로 Xie, Lian)는 거부감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모두에게 좋은 인상을 주긴 어렵습니다만, 일반적인 보드게임에서 찾아보긴 힘든 화풍이라 꽤나 신선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 그럼 오버시어즈가 가진 단점에 대해 알아봅시다.

1. 아쉬운 일부 캐릭터

개인적으로 일부 캐릭터가 조금 아쉽습니다. 어떤 캐릭터들은 다양한 상황에서도 쓰일 수 있는 만능 타입인가 하면, 어떤 캐릭터는 특정 상황에서만 능력이 유용하거나(분노카드 점수 뻥튀기), 소수의 대상에게만 능력이 의미가(점수 삭감하기) 있습니다. 존재감이 너무 미미한(시작과 동시에 역할 바꾸기) 역할도 있죠. 그래도 다행인건 게임 종료시 플레이어들의 점수가 제법 비슷합니다. 게임이 망가질 정도로 힘이 일방적인 차이를 보이진 않는다는 뜻이겠죠. 블러핑이란 요소가 있는만큼 무언가 극적인 반전을 주는 캐릭터가 더 많았으면 좋았을 듯 해요.

2. 양파 같은 게임

오버시어즈를 음식에 비유한다면 양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캐릭터들이 능력을 펼치며 경쟁하는 면을 걷어내면 눈치껏 1등을 찾는 블러핑의 층이 존재합니다. 블러핑 층을 걷어내면 상대가 가질 수 있는 최강 패 / 최약 패를 짐작해야 하는 추리의 층이 있습니다. 이 추리를 걷어내면 속 알맹이인 드래프팅이라는 셋콜렉팅이 모습을 드러내죠. 이렇게 여러 층의 요소들이 겹치고 겹쳐 하나의 완성된 양파(게임)을 이루고 있는 것입니다.

문제는 높은 확률로 쉽게 썩을 수 있는(취향에 맞지 않는) 층이 하나 존재합니다. 바로 블러핑이죠. 블러핑은 사람의 취향을 강하게 타는 장르입니다. 판세를 읽을 수 있는 눈치, 능숙한 거짓말, 화려한 말주변, 분위기를 몰아가는 능력 등 여러가지 능력을 필요로 합니다. 게다가 매 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처해야 하기 때문에 반응도 빨라야 하죠.

게임 자체가 카드를 일부 공개한데다 1등이냐 아니냐를 두고 속고 속이기 때문에 블러핑의 난이도가 높은 편은 아닙니다. 덕분에 블러핑을 못하는 사람도 금방 적응할 수 있지만, 반대로 말하면 블러핑의 요소가 1등이냐 아니냐 뿐이기 때문에 심도있는 블러핑은 어렵습니다. 게다가 생각보다 블러핑의 결과가 게임을 크게 좌지우지 하지는 않습니다. 블러핑에 크게 성공하면 다음 차례에 오는 욕심(Greed) 단계에 바로 견제 당하는 일이 잦고, 블러핑에 실패해도 어느정도 득점은 가능하기 때문이죠. 즉, 사느냐/죽느냐의 살 떨리는 블러핑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블러핑 게임에 비해 긴장감이 높은 편이 아닙니다. 성공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인 느낌이랄까요?

오버시어즈 특유의 블러핑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오버시어즈는 죽은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셋콜렉션 & 캐릭터 단계가 모조리 무의미하게 되죠. 블러핑 하나 때문에, 애매한 셋콜렉팅 + 애매한 블러핑 + 애매한 캐릭터 사용법 식으로 하향평준화(…)가 이뤄집니다. 이런 분들에겐 차라리 블러핑 없는 순수한 카드 드래프팅 게임이 훨씬 나을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블러핑 때문에 인원이 많을수록 더 재밌다는 점과 보기보다 많은 단계 & 다양한 캐릭터 능력 때문에 첫 플레이는 상당히 느리고 정신없이 진행되는 단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플레이어들이 능숙해질 수록 그러한 문제는 사라지고 점차 빛나기 시작했죠. 전반적으로 저는 꽤 재밌게 즐겼습니다. 대박 게임이라곤 생각하지 않았지만요.

그러나 과연 모두에게 먹힐 게임인가? 라고 묻는다면 조금 머뭇거릴 것 같습니다. 셋콜렉션과 캐릭터 능력을 조합한 게임은 세븐원더스 같은 게임을 통해 이미 검증이 끝났지만, 블러핑이란 요소까지 끼얹은 게임은 오버시어즈가 처음이거든요.

플레이어 모두가 가벼운 마음으로 블러핑을 재밌게 즐길 수 있다면 오버시어즈는 최고의 게임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이미 많은 후기에서 그러한 점을 언급하고 있죠. 그러나 나의 블러핑이 게임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그런 게임을 기대했다면… 만약 죽느냐/사느냐가 걸린 살 떨리는 블러핑 게임을 기대했다면… 드래프팅+셋콜렉션과 따로 노는 듯한 가벼운 블러핑 단계에서 미묘함 & 애매함을 느끼며 실망하실거예요.

독특한 게임인만큼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참 상상하기 어려운 게임입니다.

블로그 :: www.raccooncave.com/overs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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