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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러너 리테마 후기

2,173 조회

2017.06.13 00:09

안드로이드 : 넷러너 라는 카드게임이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게임을 너무나도, 정말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좋아하는 게임이라면 당연히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어지는 것이 인지상정, 여기저기 영업을 하고는 있지만 생각보다 순탄치 않았습니다.

룰이 어려웠을까? 너무 운빨에 의존하는 호불호 강한 게임인가? 설명이 많이 부족했나?

많은 생각을 하던 어느 날, 함께 게임을 하는 지인분께서 룰을 배우시고는 카드를 읽어보겠다며 빌려가시고, 그 다음주에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진짜 룰은 다 이해했는데, 카드를 아무리 봐도 테마가 와닿지 않아. 내가 진짜 컴맹이라서 뭐라는지 머릿속에 들어오질 않더라고"

물론 넷러너는 그 시스템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게임입니다.

하지만 그래요. 솔직히 그 용어에 대한 부분은 초심자가 접근하기 어려운 부분이 없잖아 있습니다.

기업의 드로우덱이 알앤디(연구개발부) 라거나 러너의 버린카드 더미가 힙 이라거나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물론 이쪽도 만만찮은 벽입니다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카드 이름만 듣고 카드의 성능을 떠올리는 과정이 직관적이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적인 예를 들어 바이오틱레이버 라는 카드 이름만 듣고는 이 카드가 추가로 사용할 수 있는 2액션을 벌어주는걸 연결시키기는 솔직히 어렵거든요.

암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넷러너는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고, 테마 때문에 이 게임을 놓치기엔 너무나도 아까운 게임입니다.

상술했듯 테마를 떠나서 시스템만으로도 매우 매력적인 게임이라서 어느정도 게임에 빠지게 되면 테마야 어찌되었든 빠져들거란 확신이 있었거든요.

중요한건 게임에 빠지게 하는 그 과정이겠죠. 그래서 리테마를 결심합니다. 될지 안될지 몰랐지만 일단 구상부터 해보았습니다.

일단 기업과 러너의 대결이라는 근 미래적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조금 더 친숙한 판타지 세계관으로 바꾸었습니다.

부자의 집에 어마어마한 보물이 있다는 사실을 접한 도둑이, 부자가 그 보물을 완성시켜서 팔아버리기 전에 보물을 훔쳐온다. 라는 컨셉으로요.

하드웨어에 프로그램을 깐다는 컨셉은 가방에 장비를 넣어서 다닌다는 컨셉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프로그램의 메모리는 장비의 무게로 바꾸었습니다.

전문가용 가방을 추가적으로 멘다거나(툴박스) 작은 주머니(아카마츠 메모리)등을 통해 들고다닐 수 있는 제한을 올리도록 했지요.

더불어 서버에 설치하는 아이스는 부자의 저택의 방에 채워놓는 자물쇠, 혹은 각종 기계장치로 바꾸었습니다.

아이스 라는 용어 보다는 방에 자물쇠를 채워서 침입을 방지한다 쪽이 조금 더 직관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더불어 아이스를 해체하는 아이스브레이커의 개념을 자물쇠를 따버리는 자물쇠 해제도구로 적용을 시켰습니다.

자물쇠와 자물쇠 해제도구에는 정밀도가 있어서 힘 비교를 하고, 배리어, 센트리, 코드게이트의 타입을 드워프, 용족, 엘프 자물쇠라는 타입으로 바꾸어서

해당 자물쇠는 각각 해당하는 락픽으로만 열 수 있다...라고 갖다붙였습니다. 네네.

추적-태깅 같은 경우는 딱히 문제가 있었다기 보다는 배경테마에 맞추어서 추적해서 성공하면 감시역을 붙여놓는것으로 바꾸었습니다.

감시하고 다니다가 기회가 생기면 도둑의 지원요소(리소스)들을 꽝꽝 깨부수고 다니는거죠.

그리고 도둑은 자신의 은신도(링크)를 높여서 이러한 추적으로부터 피할 수 있게 했습니다.

뭐 이런식으로 여기저기 손을 대긴 했지만 역시 가장 중요시 여겼던건 카드 효과와 카드 이름간의 연결성을 높이는 작업이었습니다.

카드를 세 장 뽑는 러너의 카드의 이름이 디젤입니다. 설정을 자세히 뜯어보면 일리있는 이름이긴 하지만 설정은 저같은 덕후들이나 파고드는거죠.

작업을 들어가기에 앞서 준비를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판단했습니다. 작업준비로 사용할 수 있는 손 패를 미리 늘려둔다. 간단하잖아요?

기업이 추가로 행동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바이오틱 레이버. 도둑이 들어오기 전에 부자가 시간을 벌어두는 이미지면 충분합니다.

이렇게 여러가지 카드를 조금 더 카드 이름만 보고서도 효과를 추측할 수 있게끔 바꿨습니다.

더불어 코어셋, 특히 하스와 쉐이퍼의 기본덱만 쓸 때에는 필요없는 밋뎀/넷뎀이라거나, 링크/광고 등의 무의미한 하위타입 분류들을 모두 없앴습니다.

어차피 하스 기본카드에 넷뎀은 없으니 그냥 피해 1점으로, 단, 브레인 데미지는 체력피해로 바꾸었습니다.

도둑의 손 패가 체력이고, 이 체력이 다 떨어지면 사망한다. 라는 느낌을 원했거든요.

아무튼 장장 주말 2일간, 약 6여시간의 작업을 거쳐서 나름의 대작업이 끝났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리테마로 초심자를 끌어모으고, 그 분들께 "코어를 사시면 더 멋진 카드들이 여러분을 기다려여!" 라고 약을 파는거겠죠.

잘 될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그리고 여러분들도 넷러너 하세요!!

덧) 노파심에 덧붙입니다. 이 리테마는 제가 보유중인 투코어에 맞춰서 그만큼의 카드 수량만을 사용하기위해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귀찮아서 세장씩 찍어냈지만 어디까지나 제가 보유중인 부분 외의 카드들은 건드리지 않으려고요.

더불어 이미지는 도미니언, 하스스톤 등을 메인으로 구글링으로 찾아낸 이미지들을 차용했습니다. 상업적 이용이 아니라 괜찮으리라 생각했는데..

혹시라도 문제가 된다면 빠르게 삭제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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