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대신 맥주를. 맥주가 식수였던 산업혁명 시대 [테마산책#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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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2 23:01

안녕하세요.

브래스: 버밍엄을 해보시면,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맥주가 필요함을 아실 겁니다.

왜 생뚱맞게 맥주가 필요할까요?

‘당시에는 맥주를 물 대신 마셨데’

잉? 그냥 물을 마시지, 왜 술을 마셨지?

일꾼들이라서 술이 더 좋았나 보지.

그럼 술취해서 일했나?

오늘의 썰의 주제는 바로 유럽인들의 식수역할을 했던 맥주에 대한 얘기입니다.

<브래스 버밍엄> 맥주 컴포가 중요하다. 긱펌

근래 들어 인류의 위대한 업적에 관한 토의가 있었습니다.

이 스무 가지 중에는 전기, 자동차, 비행기 등이 속해 있었습니다. 이 중의 하나가 상하수도입니다.

수돗물을 공급하고 변기물을 처리하는 상하수도 시설은, 인간을 여러 전염병으로부터 보호해주었고,

인류의 평균수명을 30년 이상! 늘려주었습니다.

사실 인류가 보편적으로 누구나 상하수도를 사용하게 된 것은 그리 오래된 것이 아닙니다. 백년 남짓일까요.

상수도는 로마제국시절 이미 유럽 귀족들에게 보급되었습니다.

수십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식수원으로부터 깨끗한 물을 집집마다 보급한 기술은 정말 획기적인 일이었습니다.

우물을 찾거나 물을 길러갈 필요가 없었죠.

<로마 수로> 아직도 남아있는 로마의 수로용 다리. 수십키로 떨어진 곳으로부터 양질의 물을 공급하였다.

그런데, 로마제국의 멸망 이후로는 이런 수로를 유지 공급할 능력 있는 세력이 없었습니다.

마치 인류(귀족)의 생활수준이 퇴보한 듯 했습니다.

더욱이 중세시절 유럽의 길 곳곳은 동물과 사람들이 싸놓은 똥으로 냄새가 진동하였습니다.

<똥길> 유럽의 좁은 골목길은 공중화장실 역할을 했다. 지금도 유럽의 골목길의 곳곳은 ‘똥길’로 그 명칭이 남아있다.

그래서 유럽인들은 하이힐을 즐겨 신었습니다.

길거리의 말이나 사람의 똥이 섞인 오물을 피하려는 노력이었죠. 여기 저기 돌아다니는 활동적인 남성일수록 필요했습니다.

<하이힐> 지금은 길에 똥이 없는데……

<데크로투와> 유럽에서는 집안으로 들어가기 전 신발에 묻은 오물을 닦아 내는 소품이 필수였다.

여기 저기 동물과 사람이 싸 놓은 똥은 식수원인 강과 섞이기 쉬웠고 물을 마시고 수인성 전염병에 결려 죽는 사람들이 매우 흔했습니다.

유럽인들에게는 ‘물을 마시는 것이 공포’였습니다. 죽을 수도 있는 일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들에게는 맥주가 있었습니다.

그들은 경험적으로 맥주를 마시면, 수인성 전염병으로 죽는 일이 덜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사실 이 비밀은 맥주 제조과정에 있죠.

바로 물을 한번 끓이는 것이죠!

물- 보리- 홉- 효모

맥주의 재료입니다.

물에 정제한 보리를 넣어 한차례 끓이고,

홉으로 향을 내고 효모로 발효를 시켜 알코올이 생성됩니다.

<맥주의 재료>

<몰트> 물과 정제된 보리를 넣어 한번 끓인 것. 텁텁한 보리차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맥주의 제조과정에서 한차례 끓이기 때문에, 수인성 전염병인 콜레라, 이질, 장티프스 균들이 사멸되었죠.

하자만 그 시대 사람들은 균의 존재도, 끓여서 균이 죽는다라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맥주는 와인과 더불어 유럽의 음료였고, 맥주의 필수 재료인 홉을 공급하는 귀족은 현재 우리나라의 대기업 회장의 지위를 누렸습니다.

맥주를 물처럼 마신다?

유럽사람들은 우리들보다 술에 센 것일까요?

<우리나라 맥주들> 카스 4.5도, 하이트 4.3도, 클라우드 5.0도

벨기에 등 맥주 강국에서는 저알콜 맥주가 유행했습니다.

홉과 효모를 약화시키고, 보리물! 위주로 만들어 알코올농도가 1.5도 안팎인 저 알코올 벨기에 전통 맥주가 바로

테이블 비어(tafelbier, bière de table, table beer)입니다. 맛이 비어! 있는 우리나라의 맥주가 4.5도 안팎임을 감안하면

1.5도 안팎의 맥주는 음료처럼 마실 수가 있었습니다.

여담이지만, 우리나라 맥주의 풍미가 약한 것은 너무 높았던 주류세와 연관됩니다.

주류세가 매겨지던 시절, 맥주는 고위층의 술이었고, 양주와 똑 같은 주류세가 매겨집니다.

이후로 대학생들까지 맥주를 마실 정도로 보편화되었으나 우리나라 주류세는 변화가 없었습니다.

결국 우리나라 맥주회사들은 원가 절감에 매진하여 만들어진 것이 지금 우리가 마시고 있는 (소맥용) 맥주죠!

영국에서는 주류세를 메길 때 알코올 농도에 따라서 차등을 주었습니다.

Strong, Table, Small.

알코올 농도가 높을수록 높은 세금을 메겼고

이중 중간 등급에 해당하는 것이 테이블 맥주였습니다.

영국정부는 이후로 1830년부터는 맥주의 원료인 몰트와 홉에 따라서 주류세를 개편하였습니다.

하지만 저농도의 맥주는 Table beer로 지속하여 불리고 있습니다.

Table beer의 어원상 농도로는 중간이었지만 말의 어감이 테이블 위에 식수처럼 사용했던 저농도 맥주(Small)로 오용해서 불리웠습니다.

<테이블 비어> 저알콜농도 맥주로 통칭해서 불리운다. 식수로 사용되었다.

바로 이런 저농도의 맥주가 있었기에 산업혁명의 일꾼들은 맥주를 마셔도 술이 취하지 않고

수인성 전염병에 결려 죽을 위험이 없이 일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산업혁명의 말기인 1829년부터 아예 유럽 전역이 콜레라에 팬데믹 상태였습니다.

과학자들의 노력으로, 콜레라는 물을 통해서 전염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물의 여과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영국의 과학자 Edward Frankland는 1885년 여과된 물속에 균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현미경으로 확인하면서 상하수도의 개발이 시작됩니다.

이제 더 이상 테이블 비어가 필요 없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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